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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48호] 공황기 노동자계급의 전략과 전술
노정협   2009-02-04 16:16:15, 조회:1,588, 추천:122

  
  
공황기 노동자계급의 전략과 전술
  



이 발제문은 2008년 12월 20일 토요일 노동사회과학연구소 주최로 열린 '공황과 노동자계급의 대응' 토론회에 제출된 전국노동자정치협회의 발제문입니다.



1. 전략의 문제 : 노동자의 경제적 요구를 정치권력 장악과 사적 소유철폐라는 정치적 목표와 결합시켜야 한다.

1) 이제 전 세계적 공황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명백한 현실이 되었다. 다만 아직도 공황의 성격, 공황의 원인을 둘러싸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공황의 성격과 원인을 파악하는 문제는 과학적 분석의 문제뿐만 아니라 그것을 어떻게 보는가에 따라 대응 전략과 전술이 판이하게 달라진다. 현재의 공황을 금융공황의 문제로 보는 세력은 대체로 공황을 금융 시스템의 문제로 보면서 금융시스템을 개혁하고 금융통제, 금융규제를 강화하는 것으로 공황을 극복할 수 있다고 처방전을 제시한다.

그러나 현재의 공황은 금융 시스템의 문제가 아니라 과잉생산 공황으로 자본주의 생산의 내재적 모순에서 기인한다. 자본주의 공황은 생산력과 생산관계의 모순, 과잉생산과 대중의 빈곤의 모순, 사회적 생산과 사적 전유의 모순, 생산과 금융의 모순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그렇기 때문에 자본주의 체제를 극복하지 못하면 공황이라는 자본주의 모순을 절대 해결하지 못한다.

2) 공황은 자본주의 체제의 위기의 표현이지만 자본주의는 노동자계급과 인민에게 공황의 모순을 고스란히 전가함으로써 위기를 탈출하려 한다. 공황의 위기를 전가하여 공황을 탈출하려 하는 자본과 정권의 공세로 인해 노동자계급은 대량 정리해고와 미취업으로 실업의 공포에 떨고, 취업 노동자들의 임금삭감과 대폭적 복지후퇴 등 생존권의 위협을 당하게 된다.

노동자계급은 자본의 대대적 공세에 맞서 생존권 사수투쟁으로 떨쳐 일어선다. 그러나 정치투쟁과 결합하지 못하는 생존권 투쟁 즉 경제투쟁은 대부분 패배로 돌아간다. 그 이유는 첫째, 자본과 국가권력이 노동자를 분열시키고 투쟁을 한 단사의 문제로 고립시키기 때문이다. 둘째, 자본가 국가는 노동자계급의 생존권 투쟁을 폭력적 탄압으로 깨뜨리려 한다. 결국 공황시기에 노동자의 투쟁은 경제적 요구를 내걸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본의 이해를 대변하는 국가권력과 직접적으로 부딪힐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제한된 경제적 요구로는 국가권력과의 투쟁에서 승리할 수 없기 때문이다.

3) 노동자계급이 승리하기 위해서는 경제투쟁은 정치투쟁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투쟁의 상승은 단순히 ‘경제투쟁에서 출발해서 정치투쟁으로 나아가는’ 하나의 방향으로만 진행되지 않는다. 공황 시기에 노동자들은 보통 절박한 생존권 투쟁으로 출발하지만 투쟁을 깨뜨리기 위해 개입하는 국가권력과 직접 싸우면서 정치적 각성을 통해 정치투쟁으로 나아간다. 그러나 그리스 노동자들의 투쟁에서 보듯, 공황시기는 작은 불씨가 쉽게 반정부 정치투쟁으로 타오르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이러한 정치투쟁은 실업과 빈곤이라는 경제적 박탈과 분노가 누적돼 있었기 때문에 폭발적으로 터져 나온 것이다.

4) 공황의 원인이 자본주의 체제 자체의 모순에 있고, 자본이 이 모순을 노동자계급에게 전가하여 돌파하려 한다면 노동자계급은 자본주의 체제를 넘어서는 정치적 전망을 가져야 한다. 공황기에 자본은 양보할 여지가 없기 때문에 자본주의 내에서 회사의 지불능력에 따라 노동자의 임금과 복지를 향상시키는 조합주의와 실리주의는 설자리를 잃고 대단히 무기력할 수밖에 없다.

자본주의를 철폐하고자 하는 정치적 목표가 없이 자본주의 내에서 노동자의 요구를 쟁취하려 한다면 노동자계급의 투쟁은 수세적인 양보교섭으로 점철하다가 패배로 끝날 수밖에 없다. 이것은 지난 날 모든 고용불안과 부도사업장의 투쟁으로부터 얻은 뼈아픈 각성이고 교훈이다. 공황이라는 노동자 계급의 삶의 불안정과 위기를 정치적 각성과 계급 역관계를 변화시켜서 자본주의를 변혁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5) 공황시기에 자본주의 체제는 대단히 무능력하다. 경제예측이 대부분 빗나가고 공황이 도대체 어디에서 오는지 모르고 재정, 금융정책 등 온갖 정책을 허둥대며 다 써도 자본주의 위기는 더욱 더 깊어진다. 자본은 조합주의를 육성할 개량의 여지를 전혀 가지지 못하고 자신에게 떨어진 발등의 불을 노동자에게 전가하기 바쁘다. 대중들은 빈곤과 실업으로 지배계급에 대한 불만과 불신을 가지게 된다. 지배계급은 노동자계급을 탄압하는 것 외에는 별다른 대책이 없이 속수무책이 되고 지배계급 내부는 혼란과 분열, 무기력함에 빠진다.

미국에서 보듯, 평소에 국가개입 최소화와 규제완화를 부르짖던 자본은 오직 구제금융을 통한 국가의 개입만이 살길이라며 국가만 쳐다보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국가의 구제금융은 오직 독점자본 살리기에만 집중되고 노동자계급은 자본주의 국가에 대해 배신감과 분노를 가지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본주의 체제가 노동자계급과 인민을 도탄의 구렁텅이로 몰아넣고 최소한의 절박한 생존권 요구도 해결하지 못하는데도 노동자계급과 인민은 반자본주의 투쟁으로 떨쳐 일어서지 못한다. 오히려 반대로 국가 경제 살리기, 회사 살리기라는 부르주아 이데올로기의 포로가 된다.

체제의 위기를 해결하는데 무기력한 자본주의가 대중에 대한 지배적 헤게모니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자본주의 체제를 대신할 수 있는 정치적 전망이 없기 때문이다. 부르주아계급은 정치적 대안과 전망의 부재를 틈타 여하튼 경제가 살아야, 회사가 살아야 노동자도 산다는 이데올로기로 노동자 투쟁을 사회로부터 고립시킨다. 투쟁하는 노동자들은 부르주아의 지배적 이데올로기 앞에서 경제를 망치는 반사회적 집단, 이기주의 집단으로 몰려서 주눅이 든다.

6) 민주노총은 98년 당시 사회적 합의라는 이름으로 정리해고와 근로자파견제를 직권조인 했던 것처럼 노골적으로 타협을 주장하거나 배신행위를 저지르지는 않고 있다. 그러나 민주노총은 자본주의 내에서의 정책대안으로 노동자계급의 요구를 해결하려 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내수 경제 활성화를 통해 자본주의 경제위기를 극복하려 하고 있다. 자본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경제를 살려야 한다고 주장한다면 민주노총은 노동자계급은 요구를 실현하기 위해 경제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하고 있다. 그런데 민주노총이 선의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경제위기를 극복해서 노동자의 목표를 실현한다고 하면 그것은 현실성도 없을 뿐더러 반노동자적 결과를 초래할 수밖에 없다.

7) 민주노총의 자본주의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정책대안’은 유럽의 사민주의 정당이 추구한바 있는 좌파 케인즈주의에 바탕을 두고 있다. 좌파 케인즈주의는 노동자계급의 임금인상과 복지향상으로 소비를 진작시켜서 자본주의 내수경제를 살릴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자본주의가 1929년 세계 대공황을 극복하고 1945년 이후에 대호황을 맞을 수 있었던 것은 케인즈주의의 성과가 아니라 2차 대전이라는 참혹한 인류의 재앙을 통해 과잉자본을 해소했기 때문이다. 또한 그것도 수천만의 노동자들은 실업과 빈곤으로 공황의 대가를 혹독히 치르고 난 결과였다.

복지국가로 표현되는 노동자계급의 상대적 안정은 케인즈주의라는 정책의 효과가 아니라 노동자계급이 투쟁을 통해서 교섭력을 확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자본은 노동자계급이 자본주의 체제를 위협하는 것보다는 양보를 통해서 체제를 수호하는 것이 더 절실했기 때문에 노동자계급한테 양보를 했던 것이다. 당시는 소련 사회주의가 노동자계급의 현실적 대안으로 버티고 있었기 때문에 자본으로서는 양보하지 않을 수 없었다. 민주노총이 추구하는 내수 경제 살리기는 전 세계 공황을 맞은 상황에서 더욱 현실성이 없는 것이다.

8) 민주노총은 자본주의의 전 세계적 공황이라는 위기를 정치적 전망을 가지고 투쟁으로 돌파하려 하기 보다는 정책대안으로 후퇴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대안론은 사회주의라는 정치적 전망보다 현실성이 있다는 이유로 채택하고 있는데 사실은 지극히 현실성이 없는 반동적 대안에 불과한 것이다. 민주노총 식의 경제 살리기는 의도와 다르게 자본주의 모순을 철폐하기 보다는 자본주의의 생명을 연장하는데 복무할 수 있다. 또한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노동자의 양보가 필요하다는 자본주의 이데올로기에 무장해제당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정책대안적 해결은 민주노총뿐만 아니라 금속노조, 민주노동당, 사회당, 진보신당, 민생민주국민회의, 시민단체에서 공히 나타나고 있다.

9) ‘경제, 민생위기 극복을 위한 제 정당, 시민사회단체, 각계인사 연석회의(이하 연석회의)는 이명박과 반한나라당 전선을 치고 있다. 이 연석회의는 민주당과 창조한국당 같은 부르주아 정당들이 참여하는 반독재 민주연합을 통해서 자본주의 위기를 극복하려 한다. 이러한 반독재 민주연합은 노동자계급의 자주성과 독자성을 포기하고 부르주아 분파와 같이 하기 때문에 노자간의 대립전선을 무너뜨리고 있다.

연석회의의 3대 방향 중에는 ‘이명박 대통령 대오각성과 국정운영 전면쇄신 촉구’가 들어가 있다. 이들 개량주의 세력들은 이처럼 부르주아 분파와의 연합을 통해서 이명박정권을 압박하고 지금의 정책과는 다른 정책노선을 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연석회의는 강만수장관 퇴진 요구를 걸고 싸우는 것은 이명박정책의 핵심적인 위치에 있는 강만수장관을 교체함으로써 이명박정권의 정책노선을 바꿀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이처럼 연석회의는 반자본주의로 나아가지 못하고 경제위기 극복을 하는데 있어서 이명박과 정책적 방향이 다른 문제로 접근한다. 이것은 이들 개량주의 세력들이 자본주의의 근본적 모순을 단순히 이명박 정부의 국민과 소통하지 않는 통치 스타일의 문제로 보고, 자본주의의 근본적 모순과 독점자본을 대변하는 자본가 정권의 본질을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10) 이러한 개량주의적 노선을 파탄내는 노동자계급의 전략적 노선을 세우지 못한다면 어떠한 공황기 전술도 수립할 수 없다. 공황기 노동자계급의 전략노선은 노동자의 경제적 요구 투쟁을 정치권력 장악과 사적 소유 철폐라는 정치적 목표와 굳건하게 결합시키는 것이다. 노동자계급의 현재의 요구는 미래의 노동자계급의 발전이라는 전략적 목표와 일치해야 한다. 그런데 노동자계급의 전략적 목표는 소련 사회주의의 붕괴와 함께 무너져 내렸다. 이때부터 정치적 전망을 상실한 청산주의가 노동자계급 운동의 대세가 되었다. 청산주의가 오늘날 노동자계급의 패배와 후퇴를 불러온 주범이다.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같은 개량주의자들은 우익 청산주의 세력이라 할 수 있다. 이들 우익 청산주의자들을 운동진영에서 패퇴시키지 않는다면 노동자계급은 정치투쟁은 물론이거니와 경제적 요구투쟁에 있어서도 한 걸음도 전진할 수 없다.

11) 그런데 대중운동 내에서는 우익 청산주의 세력처럼 유해하지는 않지만 노동자계급의 정치적 전망을 세우는데 있어서는 걸림돌이 되는 세력들이 있다. 이들은 우익 청산주의의 정반대 편에서 급진주의의 이름으로 행세를 하기 때문에 위험성이 쉽게 드러나지 않고 있다. 이들 좌익적 경향들은 소련 사회를 반동체제인 국가자본주의로 보고 있다. 국가자본주의론은 지극히 비과학적일뿐더러 노동자계급과 대중들에게 사회주의에 대한 청산주의와 패배주의를 유포시키고 있다.

이들은 제국주의의 포위와 내부 반동세력들의 반란, 문화적, 기술적 후진성으로 생산력이 저발전한 국가에서의 사회주의 건설 과정에서 나타나는 난관과 오류, 왜곡을 근거로 국가자본주의로 본다. 그런데 사회주의 건설 과정에서 나타난 오류와 왜곡은 주체적인 문제도 있지만 객관적 조건이 강요하는 속에서의 주체적 오류의 측면도 있다. 그런데 이들은 이러한 악조건과 투쟁하면서 소련 사회주의가 일궈왔던 거대한 물질적, 지적, 문화적, 기술적 발전을 외면한다.

소련 사회주의는 내적으로만 성장한 것이 아니라 파시즘과의 투쟁에서 인류를 구원하고, 민족해방 투쟁에 기여했다. 또한 소련 사회주의 체제의 존재 자체만으로도 자본주의에서의 복지체제 형성에 거대하게 기여했다. 소련의 몰락 이후에 자본주의 국가의 노동자들이 역사의 전망을 상실했을 때 부르주아 계급은 얼마나 의기양양하게 노동자계급을 공격했는가? 소련 사회주의의 패배 이후에 제국주의는 거칠 것 없이 노동자계급을 공격했을 뿐만 아니라 제국주의가 강요한 내전과 제국주의 전쟁으로 얼마나 많은 인류가 고통을 받고 있는가?

이들은 원리적으로 완전한 사회주의, 가상의 사회주의를 그려놓고 그것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현실 사회주의를 반동체제로 규정한다. 이들은 현실 사회주의 건설의 모순에 찬 역사를 단순화된 눈으로, 비과학적으로 재단하면서 진공 속에서 사회주의가 건설될 수 있는 것처럼 관념적, 낭만적으로 보고 있다.

12) 국가자본주의론자들은 소련 사회주의의 패배의 문제를 스탈린주의의 문제로 간단하게 돌려버린다. 이들은 레닌 당시에는 사회주의 원리가 작동했지만 스탈린 시대에 관료주의로 인해 국가자본주의가 되었고 이것이 소련의 몰락을 가져왔다고 보고 있다. 이들에게는 70년 존재하면서 인류발전에 강력한 영향을 미쳤던 소련 사회주의가 없다. 다만 1917년 혁명을 기점으로 해서 1924년 레닌의 사망 전까지 사회주의의 원리가 제대로 작동했고, 레닌 사후부터는 서서히 관료주의의 길을 가다가 1928년에는 스탈린 반혁명으로 국가자본주의가 되었다고 분석한다. 그런데 사실 레닌 시대에도 브레스트 강화조약, 전시경제, 신경제정책을 거치면서 모순 속에서 사회주의 건설을 했다.

국가자본주의론자들은 소련이 1928년 이후부터 사회주의가 아닌 국가자본주의였다는 주장으로 간단하게 사회주의에 대한 대중적인 불신을 극복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70년 동안 존재했던 현실 사회주의를 국가자본주의로 봄으로써 대중들에게는 사회주의는 현실에서 이룰 수 없는 체제로 인식하게끔 만들고 있다. 개량주의자들은, 현실 사회주의는 체제로서는 몰락했지만 사회주의적 이상과 가치는 여전히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민주노동당의 강령이나 진보신당에서 주장하는 사회주의적 이상과 가치는 현실에서 사회주의를 이룰 수는 없지만 그 이상은 훌륭했다는 식으로 기만하며 사회주의의 가치를 깎아내리고 오히려 사회주의에 대한 대중적 불신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 점에서 개량주의자들과 마찬가지로 국가자본주의론 역시 현실 사회주의에 대한 청산주의적, 패배주의적 흐름을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다.


2. 전술의 문제 : 자본의 지불능력의 문제를 넘어서지 못하면 공황기 전술을 세울 수 없다.

1) 87년 노동자대중투쟁과 민주노조 운동은 대체적으로 남한 자본주의의 호황기를 바탕으로 임금인상 투쟁과 성과분배 투쟁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그런데 97년 경제공황에서는 자본의 지불능력이 문제였다. 민주노조운동은 휴업과 기업 도산이 판치는 자본의 위기 상황에서 정리해고에 맞서는 투쟁을 해야 했다. 하지만 이 투쟁은 양보교섭으로 일관하다가 희망퇴직을 수용하고 마침내 정리해고까지 수용하는 굴욕적인 패배를 하게 되었다.

자본의 부도 상황에서 기아자동차 이재승집행부가 걸었던 회사 살리기 노선은 그 중 가장 극악한 노선이었다. 회사 살리기는 회사가 살아야 노동자가 살아야 한다는 자본의 논리를 수용하여 노조스스로가 회사 살리기를 위해 노동자를 죽이는데 앞장서게 되는 전도된 의식의 극치에서 나온 배신행위였다. 현대자동차 김광식집행부는 직접적으로 회사 살리기에 나서지는 않았지만 현대자본의 일방적인 요구에 양보교섭으로 일관하다가 희망퇴직에 정리해고마저 수용하게 되는 굴욕적인 패배주의 노선을 걸었다.

2) 과거 이재승집행부의 회사 살리기 노선에 대해 민주파 현장조직에서는 ‘노동자 살리기’를 대안으로 제출하고 투쟁했다. 11월 24일 금속노조 대의원대회에서는 금속노조를 노동자살리기 투쟁본부로 전환하자는 안건이 제출됐다. 이 안건은 중집으로 이관되었는데 이후 금속노조 20차 중앙쟁의대책위원회(5차 중집)에서는 ‘노동자-서민 살리기’ 조합 대책위 및 투쟁본부를 구성하는 것으로 결정이 났다.

금속노조는 조합 차원의 대책위를 구성하고 1월 초에는 투쟁본부로 전환하여 지부-지회 투쟁체계를 구축하는 것으로 했다. 금속노조의 투쟁본부는 ‘총고용 보장’, ‘양보교섭 불가’, ‘비정규직 조직화 전략실현’를 자본의 구조조정에 대한 대응의 원칙으로 삼기로 했다. 금속비정규직노조대표자회의는 이미 ‘비정규직 우선 정리해고 반대’, ‘총고용 보장’을 내걸고 투쟁본부로 전환하여 투쟁을 하고 있다.

3) 금속노조가 3대 원칙 하에 노동자-서민 살리기 투쟁본부로 전환하기로 한 것은 회사 살리기 노선의 파멸적인 결과와 노동자 살리기 투쟁의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금속노조가 이러한 원칙을 가지고 투쟁본부 전환을 하기로 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단위 사업장에서는 비정규직 희망퇴직에 합의하거나 비정규직 우선 정리해고를 방관하고 있기도 하다. 총고용 보장이라는 요구는 비정규직도 총고용에 포함시켜서 전진적인 측면을 가지고 있지만 실제적인 단사에서 벌어지는 비정규직 우선 정리해고와 희망퇴직 합의를 막지 못하는 한 분명한 한계를 가진다. 또한 금속노조는 내수, 지역경제 발전이라는 요구로 내건다고 하기 때문에 노동자 살리기가 경제가 살아야 한다는 전제 아래에 묻혀버릴 수 있다.

4) 기아자동차노조는 12월 4일 경영설명회를 개최한 자리에서 경제위기 극복을 한다는 명분으로 ‘기아자동차 노사합의문’을 발표했다. 이 합의문에서 기아자동차 김상구집행부는 물량 재배치와 혼류생산 등 유연 생산체제 확립을 합의했다. 현장에서는 이 합의와 함께 공공연히 전환배치가 이뤄지고 있다. 그런데도 기아자동차노조는 고용안정에 노사가 최선을 다한다는 합의가 이뤄졌다고 선전하고 있다.

이 합의서가 체결된 뒤에 부르주아 언론에서는 기아자동차노조를 극찬하면서 상생의 합의가 이뤄졌다고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현대자동차노조는 직접적으로 이 합의서를 체결하지는 않았지만 노조 소식지에서 “노동하는 모든 노동자들의 총고용이 보장되고 조합원이 동의하는 위기극복 방안이 제안된다면 위기극복을 위해 함께 노력을 다해 나갈 것이다”라는 입장을 발표했다.

현대자동차노조의 입장은 ‘조합원이 동의하는’이라는 전제가 있지만 고용이 보장된다면 언제든지 위기극복을 위해서 자본에 협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GM대우에서도 고용보장을 조건으로 노사대타협을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이러한 합의는 총고용보장이 보장된다면 임금과 단협은 양보할 수 있다는 양보교섭에 빠지게 할 수 있다. 과거 단위사업장에서 고용안정협약서를 체결했지만 고용의 문제는 노사협조가 아니라 노동자의 투쟁에 달려 있고, 자본의 위기가 극심해지면 자본은 언제든지 정리해고를 들고 나올 수 있다.

5) 이런 점에서 노동자 살리기는 과거 노골적으로 회사 살리기에 나섰던 것에 비해서는 진일보한 것이지만 여전히 회사가 살아야 노동자가 산다는 자본의 논리를 원천적으로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자본의 위기 정도가 심해지면 이러한 한계는 언제든지 노골적인 회사 살리기를 위해 노동자가 양보하는 것으로 나타날 수 있다. 회사의 경영상황설명회를 노조가 먼저 개최할 것을 요구한 것은 자본의 지불능력에 따라 노조의 요구가 언제든지 제한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6) 개별자본의 지불능력의 문제에 갇히면 공황기에 어떠한 원칙적인 전술도 수립하지 못한다. 공황기에는 위장폐업을 예외로 하면 실제 수많은 자본이 망해서 쓰러져 간다. 자본이 망해 가는데 당연히 지불능력이 있을 수 없다. 그럴 때 지불능력에 따라 노조의 요구가 변화한다면 임금삭감, 단협후퇴, 유급휴직, 무급휴직, 희망퇴직이라는 수순으로 양보를 하다가 결국은 정리해고를 수용할 수밖에 없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지불능력의 문제는 개별자본의 문제로 제한하면 안 된다. 지불능력의 문제는 개별자본의 문제가 아니라 전 사회의 문제, 자본주의 전체의 문제로 봐야 한다. 자본주의의 공황은 상품의 부족 때문이 아니라 과잉생산으로 인해 발생한다. 전 사회적으로 자본은 과잉돼 있고, 지불능력은 차고 넘친다. 아파트만 보더라도 한편에서는 미분양 된 아파트가 넘쳐나는데 대부분의 노동자인민들은 철거민이 되거나 자기주택을 소유하지 못해 허덕이고 있다.

자본가 국가는 건설자본에 투입된 과잉자본을 해소하기 위해 중소건설자본을 구조조정하고 대자본 중심으로 재편하려 한다. 이렇게 해서 과잉자본은 해결될지 모르지만 구조조정으로 인해 건설노동자들은 무수히 정리해고 되고 전셋집에서 쫓겨나는데 미분양 된 아파트는 흉물스럽게 방치될 것이다. 주택을 만들어내는 자본주의의 생산력은 고도로 발전했는데 생산관계의 모순 때문에 얼마나 많은 사회의 자원이 낭비되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고통 받고 있는가?  

7) 자본가 국가는 전사회적 차원의 남아도는 지불능력을 기업을 구제하는데 쓰고 있다. 그런데 자본가 국가는 기업을 살리기 위한 구제금융의 조건으로 노동자의 정리해고와 구조조정을 요구한다. 이것이 지금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고, 과거 대우자동차 부도 시에도 자본가 국가는 구제금융의 조건으로 노조에 구조조정 동의서를 요구했다.

노동자계급은 구제금융의 조건으로 국가와 자본이 요구하는 노동자의 양보를 철저하게 거부해야 한다. 노조가 거부해서 회사를 살리지 못하겠다고 협박하면 그렇게 하라고 맞받아 쳐야 한다. 미국의 사례에서 보듯, 자본가 국가는 빅3을 죽이지 못한다. 미국 자본주의 체제가 망할 생각이 없다면 빅3에 대한 구제금융을 할 것이다. 그런데도 상원에서 구제금융이 부결된 것은 노조의 양보를 최대한 이끌어내서 자본의 경쟁력을 회복시키려 하기 때문이다.

자본이나 노동자나 마주 달리는 기차와 다를 바 없다. 누군가는 죽지 않으려면 비켜서야 한다. 그런데 기업을 구제하는 조건으로 노동자가 정리해고 된다면 그것은 도대체 누구를 위한 구제인가? 노동자는 기업을 살리기 위해 노동자를 죽이는 자본주의의 구제를 결단코 거부해야 한다. 지불능력의 문제는 개별기업 차원에서 사고에서 풀릴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총노동과 총자본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 단사 차원의 노동자들이 단결을 구심으로 해서 전체 노동자계급의 투쟁을 이끌어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정리해고에 맞서는 경제적 요구투쟁은 경제투쟁인 동시에 전 계급차원의 정치투쟁이 되어야 한다. 결국 지불능력의 문제는 전술 수립의 문제인 동시에 전략적 차원의 문제이기도 하다.

8) 부도 사업장 투쟁은 공장점거 투쟁을 중심으로 해야 한다. 회사가 파산이 나서 생산타격 효과가 없는데 공장을 점거하는 전술이 무슨 소용이 있느냐고 물을 수 있다. 하지만 공장점거 투쟁은 개별공장에서 벌어지지만 전체 부르주아 사회를 경악하게 한다. 공장점거 투쟁은 설령 그것이 빈공장일지라도 공장의 주인이 노동자라는 것을 전 사회에 각인시킴으로써 자본주의의 사적 소유권을 위협하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와 한라중공업 공장점거를 비교해봤을 때 공장점거는 회사 관리자나 자본의 끄나풀들을 내쫓고 철저하게 공장을 장악하는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 한라중공업은 공장전체를 장악하고 선상과 골리앗을 공권력 침탈에 대비하는 거점으로 활용했다. 현대자동차는 관리자와 노동자들이 동거하는 형태의 불완전한 공장점거 투쟁이었다. 확고하게 거점을 다지고 공장점거를 하면서 일부는 다른 공장을 순회하면서 연대를 호소하는 투쟁과 집회투쟁을 전개해야 한다.

내년 초부터 금속노조 차원에서 단사별, 지역별로 꾸려질 조합 대책위나 투쟁본부가 민주노총 차원에서 단사, 지역별로 꾸려질 수 있도록 하고, 단사, 지역별 선봉대를 조직해야 한다. 현장조직과 비정규직 노동자, 노동단체나 정치조직이 독자적으로 투쟁체를 꾸려서 공조직 차원의 투쟁본부와 연대하고 독자적으로 투쟁할 수 있는 전투 대오를 구축해야 한다.  

9) 이명박정권은 내년도 공무원 임금동결 방침을 발표했다. 정권은 공공부문 사유화와 구조조정 조치를 민간 부문 전체의 임금동결과 구조조정으로 확산시키는 계기로 활용하려 한다. 공공부문 투쟁은 곧바로 정권과의 정치투쟁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다. 철도와 서울지하철의 투쟁에서 보듯 공공부문 투쟁은 필수업무유지제도라는 악법의 굴레를 단호히 넘어야 한다. 공공부문의 임금과 구조조정에 대한 공격은 국가가 망하지 않는 한 민간부문 사업장처럼 지불능력의 문제에 갇힐 이유가 없다.

정부 재정이 적자라고 해서 망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정권이 공세적으로 공공부문을 선제공격하는데 맞서서 공세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공공부문 사업장은 정부의 임금동결 시도에 맞서 생활임금 쟁취를 내걸고 당당하게 투쟁해야 한다. 임금동결 반대와 대대적 임금인상, 사유화 저지, 필수업무유지제도 철폐를 내걸고 대정부 정치투쟁을 전개해야 한다.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공세적 투쟁은 지불능력의 한계로 수세에 갇혀 있는 민간기업 노동자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줄 수 있을 것이다.  


3. 계급적 단결과 계급동맹의 문제 : 노동자 계급 내부의 단결을 구축함과 동시에 농민, 철거민, 노점상 등 전투적 소부르주아 좌파와 계급동맹을 맺어야 한다.

1) 쌍용자동차나 GM대우에서는 휴업이 실시되고 있는 가운데 금속노조 거의 모든 사업장에서 감산과 조업단축, 인력감축이 발생하고 있다. 비교적 조건이 좋다는 사업장도 잔업과 특근이 없어지면서 시간이 지남에 따라 공황의 여파가 급속도로 전체 사업장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이 중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나 부품사, 협력사 등 취약한 부분이 가장 먼저 정리해고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정리해고 당하지 않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일찌감치 잔업통제에 이어서 조기퇴근으로 내몰리고 있다.

이러한 투쟁에서 전선이 형성돼야 한다. 그런데 노동자계급의 총단결 전선은 자본이 강요하는 분열주의 때문에 좀처럼 형성되지 않고 있다. 자본은 공황기에 상대적 과잉인구라는 실업자의 존재나 실업의 위협을 통해서 취업 노동자들의 임금을 삭감시키고 과도노동으로 내몰고 노동조건을 악화시킨다. 자본이 요구하는 데로 취업 노동자 대오 내부는 더욱 극심한 분열과 경쟁이 만들어진다. “나만 아니면 돼”라는 분열의식으로 인해 누군가의 방패가 되려 하기보다는 내가 아닌 다른 모두를 방패막이로 삼으려 하고 있다.

정규직은 비정규직 우선 정리해고를 자신의 고용안정의 방패막이로 생각하고 외면하거나 적극 동의하기도 한다. 비정규직 우선 정리해고를 반대하는 비정규직 내부에서도 2, 3차와의 분열논리가 작용하고 있고, 계약직의 계약해지나 연장자의 조기퇴직을 원하는 경향이 높아지고 있다. 자본이 조장한 분열논리가 노동자계급 내부를 휘젓고 다니는 동안 노동자계급의 최하층(?)인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정권의 야만적 단속과 강제추방이 거칠 것 없이 자행되고 있다.  

2) 총자본 차원의 공격에 대해 정규직과 비정규직, 비정규직 내부가 이리저리 갈라져 있는 채로 단사 차원에서 대응한다면 이 투쟁은 반드시 패배한다. 노동자계급 내부의 분열을 막아내고서 계급적 단결이 이뤄질 때만이 총노동 대 총자본의 전선이 펼쳐진다. 개별자본의 지불능력이 없는 공황기에 정규직 노동자들도 개별기업과의 전투가 아닌 총자본과의 전투를 치러야지만 승리할 수 있다. 노동자계급 내부의 공고한 단결이 선취하지 않고는 다른 계급과의 동맹에서 노동자계급이 주도권과 권위를 발휘하기 어렵다.

3) 노동자계급이 정치권력을 획득하는 투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노동자계급의 힘만으로는 어렵다. 민주노동당은 민주당 같은 독점 부르주아 분파와 의회 내에서 손잡고 반독재 민주연합노선을 걷고 있다. 이 노선은 노동자계급의 독자성과 자주성을 파괴하는 파렴치하고 반동적인 짓거리다.

노동자계급은 농민과 도시빈민, 영세 소상인, 철거민, 노점상 등 전투적 소부르주아 좌파와 계급동맹을 맺고 자본주의 독점자본과 권력을 포위하고 소부르주아 우파를 중립화시켜야 한다. 소부르주아 좌파는 자본주의에서 노동자 계급 이상으로 열악한 처지로 내몰리고 있기 때문에 누구보다도 자본주의 체제에 대해 혐오감을 가지고 있다. 사실상 도시빈민, 철거민 중에는 노동자계급도 포함되어 있지만 이들을 단일한 계급으로 포함시킬 수 없기 때문에 소부르주아 좌파로 통칭하는 것이다.

이 중에서 농민과의 동맹이 특히 중요한데 농민은 극소수 부농을 제외하고 대부분이 소농이거나 중농이다. 소농은 사실상 半프롤레타리아로 전락했고 중농조차도 초국적 농업자본과의 경쟁에서 몰락해가고 있기 때문에 노동자계급의 든든한 동맹군이 될 수 있다. 생계형 노점의 경우에도 넓게 보면 프롤레타리아로 분류할 수 있는데 이들의 숫자상 비중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노점상과의 동맹은 도시에서 노동자계급의 주요한 지원군이 될 수 있다. 소부르주아 우파는 소수의 노동자를 고용했지만 자본가 자신도 직접노동을 하는 소자본과 기업형 노점상, 상인, 전문직 종사자, 지식인, 시민단체가 무정형적으로 존재하고 있다. 이들은 기회주의적으로 노동자계급과 자본가 계급 사이를 줄타기하려 할 것인데, 노동자계급은 이들 소부르주아 우파들을 때로는 설득하고 견인하고 때로는 힘으로 견제하면서 중립화 시켜야 한다.

4) 각 정치세력과의 관계와 전위정당 건설의 과제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독점자본의 정치정당이다. 자유선진당과 창조한국당도 마찬가지다. 현대 자본주의의 부르주아 분파는 모두 독점자본의 이해를 대변한다. 다만 자유주의적 분파와 보수주의적 분파는 독점자본의 이해를 대변하는 방식의 차이를 가지고 싸운다. 부르주아 분파는 총노동과의 전선에서는 총자본의 이해를 철저하게 대변한다.

이들 정치 정당 중 한나라당과 자유선진당은 독점자본의 보수주의 분파라 할 수 있고, 민주당과 창조한국당은 자유주의 분파라 할 수 있다. 자본주의 이행기나 초기에는 산업 부르주아의 이해를 대변하는 정당과 봉건귀족의 당, 지주의 당으로 명확하게 구별되었다. 소부르주아당은 소부르주아의 다양한 특성상 일관되게 자신들의 이해를 대변하는 당이 없다.

독점자본주의 시대에는 지배계급의 정당은 모두 독점자본의 이해를 대변한다. 그것은 계급분화가 철저하게 이뤄졌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독점자본의 이해를 대변하는 정당은 자신의 지지기반과 대변하는 계급이 다르다. 노무현의 열린우리당은 소부르주아지의 광범위한 지지기반을 가지고서 개혁정당을 자처했으나 결국 자본주의에 대한 지배력을 가지고 있는 독점자본의 힘과 영향으로 인해 독점자본의 이해를 철저하게 대변하면서 소부르주아의 분노를 사게 됐다.

이처럼 부르주아 정당이 독점자본을 대변하면서도 지지기반이 다른 것은 독점자본은 숫자상으로 한 줌도 안되기 때문에 다른 계급의 지지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독점자본의 당일지라도 부르주아 정당은 국민정당으로 자처해서 노동자계급의 후진적 부위와 광범위한 소부르주아를 지지기반으로 다지려 한다.

개량주의 정당은 노동자계급의 지지를 받고 있다. 그러나 개량주의 세력은 집권하면 사실상 자유주의 분파와 별반 다를 바 없는 반동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자본주의는 부르주아 분파가 있기 때문에 한 분파가 위기에 빠지면 다른 분파를 내세워서 마치 새로운 대안인양 자처해서 대중들을 혼란시키고 또 다시 자본주의에 헛된 기대를 갖게 한다.

노동자계급의 정치적 전망과 노동자계급의 이해를 철저하게 대변하는 정당이 없을 때 대중들은 시계바늘처럼 부르주아정당을 왔다 갔다 한다. 자본의 극단적인 위기의 시대에는 파시즘이나 사민주의 정당을 내세워서 자본주의를 위기에서 구출하려 한다. 미국 부시에 대한 대중적인 환멸을 오바마가 채우고 있듯이 남한에서는 노무현에 대한 환상이 깨지자 이명박이 정권교체를 하고 이명박이 1년도 되지 않아 극도의 대중적 불신으로 고립무원이 되자 이제는 박근혜가 보수주의 분파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개량주의 세력들은 독점자본의 한 분파와 결탁함으로써 노동자계급의 자주성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노동자계급이 부르주아 권력을 타파하고 정치권력을 장악하는 투쟁으로 나아가지 못하도록 가로막는다. 계급모순과 적대를 흐리는 반독재 민주연합 노선에 대해서는 한치의 망설임 없이, 한 순간의 틈도 주지 않고 즉각적으로 폭로해야 한다.  

5) 민주노동당은 민주노총을 중심으로 하는 조직된 노동자들의 지지를 받는 개량주의 정당이다. 진보신당은 반북반공을 특성으로 하는 개량주의 정당으로 계급적 기반이 허약한 전형적인 신좌파적 개량주의 정당이다.

사회당은 몰계급적인 전형적인 소부르주아 정당으로 전락해가고 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과는 분명하게 대적 전선을 쳐야 한다. 하지만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사회당과는 통일전선을 구축해야 한다. 이들이 정리해고 반대와 임금삭감 반대, 비정규직 철폐와 같은 노동자의 사활적 요구가 걸린 요구를 걸고 싸운다면 연대해서 싸운다. 이들과 연대함에 있어서도 의회주의의 한계와 환상을 대중적으로 분명하게 인식시키면서 연대해야 한다. 이들이 배신적 행위를 한다면 철저하게 대중적으로 폭로한다.

6) 결국 노동자의 계급적 요구를 배신하지 않고 일관되고 철저하게 대변할 수 있는 전투적 전위정당을 건설해야 한다. 전투적 전위정당은 노동자계급에게 반동적인 자본주의의 강력하고 현실적인 대안이 사회주의임을 공공연하고 설득력 있게 제시할 것이다.

전투적 전위정당은 개별자본의 지불능력에 갇히지 않는 전 사회적 요구로서의 투쟁을 일관되게 지도하고, 공황기 노동자계급의 전략적 목표를 가지고 전술을 펼쳐 나갈 것이다. 공황은 개량주의 정당이 얼마나 무기력하고 무능력한지 때로는 반노동자적인 지를 대중적으로 폭로하게 될 것이다.

노동자계급의 전투적 전위정당은, 머릿속으로 그려진 당건설 일정대로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공황기 자본주의에 맞서는 폭발적인 대중투쟁과 수년에서 수십 년 동안이나 지속될 공황의 여파로 지속될 자본의 공세에 맞서는 처절한 투쟁의 과정에서 만들어질 것이다. 강철이 수백 번의 담금질 속에서 단련되듯이 전투적 전위정당은 자본과 정권의 모진 탄압과 시련을 이겨내고 노동자계급의 전위로 우뚝 설 것이다.


4. 그 밖의 투쟁의 요구

1) 실질임금 삭감 없는 노동시간 단축 - 실질임금 삭감 없는 노동시간 단축 요구는 실업문제에 대처하는 노동자계급적 요구이다. 노동자계급은 임금삭감 없는, 노동강도 강화 없는, 노동조건 후퇴 없는 실질적 노동시간 단축을 요구해야 한다. 이것이 전제되지 않으면 자본과 정권이 추진하는 노동자가 임금을 삭감당하고 복지를 양보하는 일자리 나누기(잡 쉐어링)이 돼버린다.

독일에서 노조, 국가, 자본이 맺은 일자리 나누기 삼각동맹이 바로 이것이다. 이명박정권과 자본은 비정규직법의 추가 개악을 통한 노동의 유연화와 일자리 나누기를 통해 실업문제를 해결한다고 하고 있다. 하지만 자본가 방식의 대안은 비정규직이라는 半실업자, 불안정노동자를 확산시키고, 노동자의 양보를 요구하게 된다. 그러나 시장상황이 추가적으로 악화되면 자본은 노동자의 고용마저도 가차 없이 버린다.

자본주의에서의 자동화, 신기술, 신기계 도입 같은 생산력 발전의 성과는 노동자계급의 노동시간을 단축하고 위험, 위해 작업장에서 노동자를 자유롭게 하는 것이 아니라 노동자를 정리해고 하는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 자본주의적 기계의 이용의 결과다. 자본주의적 생산관계의 모순에 의해 자본주의적 생산력의 발전이 인간을 억압하는 족쇄가 된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개별 사업장에서는 물량이 없어서 노동시간이 단축되고 있는 상황이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잔업을 통제당하거나 강제적으로 조기퇴근에 내몰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실질 노동시간 단축이라는 요구가 무슨 의미가 있는가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문제도 지불능력의 문제와 마찬가지로 전 사회적 요구와 투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현대자본주의의 생산력 발전으로 인해 노동자는 4시간의 노동만으로도 노동력의 가치를 보전할 수 있다. 다만 자본주의이기 때문에 자본은 4시간의 두 배, 세 배나 되는 노동을 강요하여 이윤을 얻는 것이다. 노동자계급으로 투쟁으로 자본이 전유하는 이윤이 축소되거나 없게 된다면 노동자는 6시간, 4시간 노동만 해도 충분하다. 나머지 생산물량은 실업 노동자를 추가로 고용해서 만들어내면 된다.

2) 청년 실업과 등록금 대폭 인하 투쟁 - 미취업 노동자들의 대부분은 청년 노동자들이다. 청년 실업자 투쟁을 대대적으로 조직해서국가에 실업문제 해결을 요구해야 한다. 촛불대오의 중심이었던 청년, 청소년 노동자들이 중심이 되어 실업반대 투쟁을 촛불의 새로운 요구로 조직해야 한다. 청소년 노동자들은 아르바이트 등으로 불완전 노동자층으로 전락하게 되는데 이들 청소년 노동자들의 노조 조직화가 이뤄져야 한다. 청년 미취업자, 청소년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산별노조로 조직되어 투쟁할 수 있도록 기존 운동진영이 이 투쟁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 사립대학이 앞 다퉈 등록금동결 계획을 발표하고 있는데 지금의 물가인상을 볼 때 등록금 동결이 아니라 대폭 삭감을 주장해야 한다. 양질의 노동력을 공급받는 교육의 초대 수혜자인 자본이 대학 등록금을 부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3) 최저임금의 생활임금 수준으로 대폭 인상 투쟁 - 자본과 한나라당은 최저임금법을 개악하려 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최저임금은 정률로 다뤄져왔다. 최저임금 노동자의 기본급이 적기 때문에 기본급 대비 정률 인상으로 하면 총액은 터무니없이 작은데도 인상액은 비교적 높아서 최저임금이 오른 것처럼 사태를 호도해 왔다. 최저임금은 정액으로 해서 대폭인상 돼야 한다. 노동자들은 최저임금법 개악에 맞서 싸우면서 최저임금의 기준을 생활임금 수준으로 높이는 투쟁을 전개해야 한다.

4) 미분양 아파트 입주 투쟁 - 현재 미분양 된 아파트가 30만 채나 되는데도 대부분의 노동자인민들은 전세나 월세를 전전하고 있다. 건설자본을 위한 뉴타운, 신도시 개발 등의 각종의 개발정책으로 인해 노동자들은 주택가격 인상을 고스란히 뒤집어 써야하고 세입자들은 철거민으로 정든 주택에서 강제철거 당해야 한다. 정리해고 되는 노동자들은 정리해고 통보와 함께 사택에서 쫓겨나야 한다. 남아도는 미분양 주택을 무상영구 임대주택으로 지급할 것을 요구하자! 쓰레기가 된 과잉상품인 미분양 아파트에 대한 입주투쟁을 전개하자!  

5) 비정규직 우선 정리해고 반대와 비정규직 철폐 등 절절한 요구는 대중적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에 여기서는 다루지 않았다. 공황시 요구에 대해서는 더 풍부하게 논의해서 정식화된 형태로 제출하자!<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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