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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49호] 용산철거민 학살과 현 정세 인식
노정협   2009-03-13 16:11:17, 조회:1,579, 추천:113

  
  

용산철거민 학살과 현 정세 인식



정세변화의 가능성과 현실성


노동자계급이 승리하기 위해서는 경제투쟁은 정치투쟁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투쟁의 상승은 단순히 ‘경제투쟁에서 출발해서 정치투쟁으로 나아가는’ 하나의 방향으로만 진행되지 않는다. 공황 시기에 노동자들은 보통 절박한 생존권 투쟁으로 출발하지만 투쟁을 깨뜨리기 위해 개입하는 국가권력과 직접 싸우면서 정치적 각성을 통해 정치투쟁으로 나아간다. 그러나 그리스 노동자들의 투쟁에서 보듯, 공황시기는 작은 불씨가 쉽게 반정부 정치투쟁으로 타오르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이러한 정치투쟁은 실업과 빈곤이라는 경제적 박탈과 분노가 누적돼 있었기 때문에 폭발적으로 터져 나온 것이다.(노동자정치신문 48호 공황기 노동자계급의 전략과 전술)

현 정세의 핵심은 경제공황이다. 공황 시기 정세는 대단히 가변적이다. 공황기 정세를 고정된 것으로 보는 것만큼 커다란 정세인식의 오류를 범하는 것은 없다. 공황 시기는 경제적 분노와 박탈감이 축적돼 있고, 자본과 정권은 위기에 빠져 양보할 여지가 없고 더욱 더 폭력적인 모습을 보이기 때문에 작은 불씨 하나가 광야를 태우는 거대한 불길로 타오를 수 있다. 그러나 객관적 가능성을 가지고 공황 시기 자체를 곧바로 혁명적, 준혁명적 정세로 규정한다면 그것 또한 모험주의나 또 다른 편향으로 패배주의, 청산주의에 빠질 수 있다. 또한 과도하고 무리한 전술구사로 인해 대중투쟁으로부터 철저하게 고립될 수 있다.
객관적 가능성이 현실의 정세로 되는 것은 오직 노동자계급이 힘찬 투쟁으로 솟구쳐 나오는 경우뿐이다. 정세변화의 가능성에 내재된 현실적 요소를 능동적으로 포착해내지 못하면 공황이라는 객관적 정세는 반대로 실업과 정리해고를 근거로 해서 자본과 정권으로 하여금 경쟁과 양보를 더욱 부추겨서 노동자계급을 위축시킬 수 있다. 지난 97년 공황 때를 보더라도 노동자계급은 끊임없이 위축되고 후퇴하면서 일방적으로 공격을 당했다.

용산에서의 철거민 학살에 맞서는 투쟁은 현 정세의 핵심적 요소다. 사실 미포투쟁의 일정 정도의 성과는 굴뚝 농성 동지들의 목숨을 건 투쟁과 지역, 전국 노동자들의 연대투쟁의 힘도 있지만 용산 철거민 학살로 인해 정권과 자본이 수세에 내몰렸기 때문에 가능한 측면도 크다. 음식물 공수투쟁의 성공으로 인해 농성자들에게는 고통스런 시간이었지만 굴뚝 농성을 지속할 시간을 벌었다. 하지만 이밖에 현장에서의 고립과 용인기업 비정규직 주체들의 동요, 울산지역본부의 흔들리는 태도 등 다른 요소들은 최악의 상황이 되어가고 있었다.

그러나 용산 학살이 벌어진 뒤에 미포의 실질적인 소유주인 정몽준이 교섭에 실질적으로 나서면서 그렇게 완강하던 미포자본의 상당 부분의 양보로 설전 타결이 이뤄졌다. 자본과 정권으로서는 노동자 투쟁과 철거민 학살로 인한 민중투쟁이 하나로 결합하는 것을 두려워했기 때문에 박일수열사 투쟁과 다르게 비교적 성과 있게 마무리 됐다고 분석할 수 있다. 그 동안의 현대자본의 완강하고 야만적인 행태로 볼 때 단순히 음식공수의 성공만으로 교섭에서 양보를 할리는 만무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용산 철거민 학살 이후에 벌어지는 투쟁은 곧바로 정권에 맞서는 정치투쟁이 되고 있다. 경제적 박탈감과 분노의 축적 등 생존권 투쟁이 학살사건으로 인해 돌연 정치투쟁의 계기로 전화한 것이다. 용산에서의 철거민 학살로 다시 한 번 촛불투쟁이 타오르고 있다. 이명박정권은 당황하고 있다. 이명박정권은 전철연에 대한 악선동과 여론조작으로 용산학살이라는 정치적 위기에서 벗어나려고 술책을 벌이고 있다.


정세변화의 핵심 고리를 집중적으로 움켜쥐자!


지금 시기 용산 철거민 학살과 투쟁은 대단히 중요한 정세변화의 촉발점, 계기점이다. 그러나 용산투쟁이 곧바로 정세 자체를 급진적으로 고양시키고 있는 것은 아니다. 용산학살에도 불구하고 아직 전면적이고 폭발적인 대중투쟁은 벌어지지 않고 있다. 다만 고무적인 것은 촛불시위대 내부에서 작년 같은 평화주의가 많이 사라지고 전투적으로 변모하고 있다는 점이다.
용산투쟁이 더 굳건하고 전투적으로 타올라서 계급역관계를 변화시켜야 한다. 이명박정권에 맞서는 용산의 정치투쟁이 정세변화의 다른 요소들과 결합되어야 한다. 앞으로 mb법안 상정, 1만 9천 명의 공기업 정리해고와 선진화 공세, 쌍용자동차, GM대우자동차 등 자동차 정리해고 공세, 비정규직법 개악, 청년실업과 개강 이후 등록금 투쟁 등 정세변화의 요소들이 널려 있다.

용산투쟁은 정세변화의 핵심적인 요인이지만 아직 이 투쟁이 전면적인 계급투쟁으로 타오르지 못하는 것은 노동자계급이 이 투쟁에 조직적으로 참여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노동자계급은 전면화 될 정리해고 공세에 앞서 진행되는 비정규직 우선 정리해고 공세에 맞서 제대로 투쟁하지 못하고 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여전히 고립분산적인 저항을 계속하고 있을 뿐이다.
노동자계급은 계급 내부의 단결을 강화해야 하지만 용산 학살을 계기로 민중투쟁에 전면적으로 나서야 한다. 이명박정권이 마음 놓고 철거민들의 농성장을 공권력으로 유린하고 학살만행을 저질렀던 것은 그만큼 노동자계급의 투쟁이 약해서 투쟁전선을 형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용산학살은 철거민만의 문제도 아니고 노동자계급의 주택문제와 자본주의의 경제적, 사회적 폭력과 밀접하게 관련이 돼있다. 용산학살에 맞서는 투쟁에서 패배한다면 그것은 철거민만의 패배가 아니라 전체 노동자계급과 민중들의 패배가 될 것이다. 공황은 더욱 더 심화되면서 자본의 위기는 더욱 더 깊어지고 있기 때문에 이명박정권은 더욱 더 폭력적이고 반동적인 모습을 보일 것이다.

여전히 정치투쟁과 경제투쟁의 결합이 강화돼야 한다. 이명박의 학살만행에 맞서는 투쟁은 현장에서의 생존권 투쟁을 더욱 촉발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현장에서의 정리해고와 구조조정, 임금삭감 공세에 맞서는 생존권 투쟁은 투쟁의 저변을 넓히고 용산 철거민 투쟁에 노동자계급이 연대할 수 있는 고리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명심해야 할 것은, 경제투쟁과 정치투쟁을 결합한다는 것이 집중점 없이 현장에서의 생존권 투쟁, 용산에서의 정치투쟁으로 따로 따로 분산적으로 진행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용산 철거민 학살투쟁이 이대로 정리된다면 정리해고와 여타의 생존권 투쟁 등 정세변화를 촉발하는 다른 요인들은 집중성을 잃어버리고 고립분산적으로 진행될 것이다.

지금 시기는 용산 학살에 맞서는 투쟁에 더욱 집중함으로써 정세의 핵심고리를 움켜쥐고 생존권 투쟁을 확산시켜야 한다. 용산투쟁은 김석기 경찰청장의 사퇴로 요구를 제한하지 말고, 반동적인 이명박정권에 맞서는 학살 정권타도 투쟁으로 뻗어나가야 한다. 용산 철거민 학살로 촉발된 지금의 투쟁은 민중의 전위인 노동자계급이 전면에 서서 민중들과 함께 자본주의 체제에 맞서 싸우는 전면적 계급투쟁으로 뻗어나가야 한다.
<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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