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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51호] 계속되는 민주노총 탈퇴행렬은 무엇을 말하는가?
노정협   2009-05-25 11:45:03, 조회:1,934, 추천:179
  
민주노총 탈퇴행렬은 무엇을 말하는가?



세계적인 공황이 엄습하면서 자본은 대대적으로 자본의 위기를 노동자에게 전가하고 있다. 이미 구조조정과 해고는 때로는 노골적으로 때로는 소리 소문 없이 진행되고 있고 많은 사업장 노동자들의 임금이 동결되거나 삭감되고 있다. 직접적인 노동탄압과 다른 한편으로는 귀족노동자와 노동자이기주의라는 이데올로기 공세도 자행되고 있다. 실질적인 노동자 투쟁을 주도하고 있는 민주노총 대다수 조합원이 대기업 사업장의 노동자라는 것에서 이 이데올로기 공세는 일반 대중들에게 노동자의 투쟁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게 할 뿐만 아니라 당사자들에게도 투쟁의 명분을 잃게 하고 있다.

현재 이러한 이데올로기 공세는 극에 달하고 있는데 얼마 전 민주노총 간부의 성폭력 사건이 크게 이슈화되면서 민주노총의 도덕성에 치명적인 타격을 주었고 자본과 정권은 이를 놓치지 않고 민주노총의 투쟁력을 약화시키고 더 나아가서는 민주노총 자체를 사분오열 시키려고 달려들고 있다. 계속해서 민주노총의 도덕성 타락을 부각시키면서 고 권영목의 ‘민주노총 충격 보고서’와 현대차, 기아차 간부의 도박사건까지 잇따라 터지게 되고 이를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이를 틈타 현재까지 민주노총을 탈퇴하는 노동조합이 계속해서 생겨나고 있다. 이를 조중동을 비롯한 많은 언론매체에서 대서특필하면서 그 파장은 커지고 있다.


민주노총 탈퇴행렬과 이데올로기 공세  

예전에도 민주노총을 탈퇴한 노동조합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이번에는 줄줄이 탈퇴가 계속되고 있다. 작년 12월 태성공업지회에서 민주노총과 금속노조 탈퇴 투표를 진행했다. 이 투표는 결국 부결이 되었고 이를 상정한 지회장의 불신임 투표까지 진행되면서 지회장이 탄핵까지 당했다. 하지만 민주노총 탈퇴 선언은 멈추지 않았다. 3월 울산의 NCC노조를 시작으로 영진약품이 탈퇴 선언을 했다. 민주노총의 노사화합 불가 기조에도 불구하고 NCC노조와 영진약품은 노사화합을 단행하면서 징계논의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탈퇴를 결정한 것이다. 이후에도 승일실업, 진해택시, 그랜드힐튼호텔, 단국대노동조합이 민주노총 탈퇴 선언을 했다.

계속되는 탈퇴 행진 속에서 얼마 전 인천지하철, 인천국제공항공사노조가 조합원 투표를 통해 민주노총을 탈퇴했고 서울 도시철도노조는 임시대의원 대회를 통해 민주노총 탈퇴 안건 발의를 가결했다. 인천지하철공사노동조합은 지난달 민주노총을 탈퇴하기 위해 규약개정 투표를 진행했지만 찬성표가 투표자수의 3분의 2를 넘지 못해 부결되었다. 하지만 이번 달 10일 재투표로 결국 규약개정이 가결 되었고 탈퇴를 선언했다. 규약개정의 가결이 투표자수의 3분의 2를 넘어야 하기 때문에 어렵다는 것을 안 노동부에서는 즉각 상급단체 탈퇴 투표는 일반투표(과반수 투표 과반수 찬성)로 해야 된다는 유권해석을 내놓았다.

이번에 탈퇴한 인천지하철은 서울지하철 등 전국 6개 지하철 노조와 함께 전국지하철연맹을 만들 계획을 갖고 있다. 당사노조들은 부정하고 있지만 언론은 계속 제3노총 이야기를 꺼내면서 민주노총의 대안 형식의 투명한 운영과 이념적 정치 투쟁이 아닌 노동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노총이라는 듯이 선전을 하고 있다.

공공부분의 대단위 노조들까지 민주노총 탈퇴 행렬에 같이하자 자본과 정권은 이를 대대적으로 환영하면서 예전에 민주노총을 탈퇴한 현대중공업과, 코오롱 노조의 성공(?) 사례들을 보도하고 나섰다. 언론은 계속되는 탈퇴행렬에 동참한 노조들은 하나 같이 강성노조였다고 이야기하면서 이제는 투쟁이 아니라 노사상생이 대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경제위기 시대 노동운동의 새 방향’ 이라는 주제로 김홍렬 코오롱 노조위원장, 정연수 서울메트로 노조위원장, 오종쇄 현대중공업 노조위원장, 이성희 인천지하철 노조위원장이 좌담회를 갖고 더 이상 강경일변도의 투쟁중심 노동운동은 대안이 아니라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오종쇄 현대중공업 노조위원장=경제위기라는 상황진단에는 이견이 없는 듯 하지만 해법은 제각각이다. 각 단위사업장들로선 살아남는 게 목표이지만 처한 형편이 달라 똑같은 투쟁과 대처방식을 강요할 수는 없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중공업노조는 우선 고용을 선택했다. 복지나 임금은 위기상황을 벗어난 이후에도 충분히 얻어낼 수 있다고 판단한 때문이다.
◆정연수 서울메트로 노조위원장=정부의 리더십이 부족하고 정치권이 정쟁에만 매몰된 상황이어서 노동계가 정신을 차리고 사회통합에 일조해야 한다. 노동운동도 계급투쟁에서 벗어나 주인노동운동으로 바뀌어야 한다. 과거 노조는 노동자들을 지시하고 계몽하고 통제하려고만 했는데 이제 그런 구태에서 벗어나야 한다. 요즘은 조합원들이 환경에 더 빨리 변화하고 적응한다. 자본을 적으로 보는 노동운동에서 자본을 공유하고 창조하는 노동운동으로 가야 한다.
◆김홍열 코오롱 구미공장 노조위원장=20년간 노동조합 활동을 하면서 가장 싫어한 단어가 '운동', '투쟁, ''동지'라는 말이다. 노조는 회사를 내부에서 도와주는 존재라고 생각한다. 20년 전에도 나는 투명성만 담보되면 활동가로서 회사를 돕겠다는 입장을 천명했다. …
◆이성희 인천지하철 노조위원장=공기업과 사기업 간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하지만 민간기업이 어렵고 국민이 어려우면 국가세수가 적게 걷히고 예산이 위축돼 결국은 공기업도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공기업노조도 사회적 역할을 일정 정도 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노조와 경영진이 서로 터놓고 솔직하게 의견을 나눌 수 있어야 한다.[한국경제, ‘노동운동 혁신 4인방 긴급좌담’, 09년 3월 8일]


자본과 정권의 나팔수들은 탈퇴행렬의 선전뿐만 아니라 기아노조 ‘노조사수대책위’의 지역지부 반대 요구를 탈퇴 행진과 엮으면서 민주노총이 ‘민주노총에 대한 종속도를 높이려고 한다’는 식의 선전을 하고 있다. 거기에 2년 전 민주노총을 탈퇴한 세아제강의 한국노총 가입 건 까지도 꺼내가면서 민주노총 죽이기에 온갖 악선동을 진행하고 있다.


실리주의, 탈정치화가 대안인가  

탈퇴한 노동조합들의 탈퇴 이유는 하나같이 민주노총의 도덕적 타락과, 노동자들의 이익증진이 아닌 이념적인 정치를 목적으로 한 강경투쟁이라고 말했다. 더 이상 민주노총은 노동자들을 위한 노동자들의 단체가 아니라는 것이다.

물론 민주노총의 쇄신이 필요한 것은 전적으로 맞는 말이다. 그동안의 민주노총 내부에서 벌어진 도덕적 타락은 분명 사실이고 내부의 종파적인 싸움과 정치투쟁을 위시한 일회적이고 관료적인 투쟁, 그리고 이랜드 투쟁에서 보았듯이 이랜드 투쟁을 승리하지 못하면 깃발을 내리겠다던 민주노총 간부들의 장담에도 불구하고 투쟁을 주도했던 간부들이 전부해고 당하는 패배적인 결과 이후 전혀 책임지지 않는 등의 모습은 조합원들의 민주노총에 대한 신뢰를 하락시켰다.

탈퇴행렬은 자본과 정권의 공세에 의한 것이지만 지금의 현상은 민주노총의 약한 고리가 깨어지고 있는 현실이 표현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탈퇴한 노동조합의 구성원들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그들이 말하는 노동자들의 이익을 가져다주기는커녕 기존의 투쟁성과를 날려버리는 반동적인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마디로 실리주의 탈정치화를 표방하며 탈퇴한 노조들의 기조는 결국 자본과 정권이 바라는 바를 실현시켜줄 뿐이고 지금도 만연한 조합주의 강화의 표출일 뿐인 것이다. 지금 당장은 온갖 자본의 선전과 도움으로 탈퇴한 노동조합이 실리적 이득을 취하는 듯해도 결국 자본에 맞서 투쟁하지 않는 노동자들에게 돌아올 것은 실리적 이득은커녕 임금과 단협의 삭감, 아무도 책임지지 못하는 고용불안일 뿐이다.


민주노총 탈퇴는 항복일 뿐 대안은 아니다  

탈퇴한 노동조합들은 과거의 경력을 예로 들면서 강성노조로 탈바꿈되고 민주노총은 노동자들과는 상관없는 이념 투쟁을 강경하게 하는 연합체로 탈바꿈되었다. 귀족노동자 공세를 펴오던 자본과 정권의 나팔수들은 그들만의 대기업 노조설립에 온갖 미사여구를 동원해 박수를 보내고 있다.

그렇다면 대안은 무엇인가? 그것은 앞에서 말했듯이 민주노총의 쇄신이다. 노동조합의 도덕적 타락은 노동조합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다. 이러한 것들을 우선 단호하게 떨쳐내야 한다. 지난 성폭력 사건처럼 숨기려다가는 더욱더 심한 공격을 받을 것이다. 도덕적 문제를 경시하면서 민주노총은 내부부터 썩어 들어갔다.

두 번째로 현장투쟁과 정치투쟁을 연결시켜야 한다. 정치투쟁 거부감은 그것이 현장투쟁과 괴리되면서 현장 조합원들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그동안의 현장투쟁은 방기하면서 각 현장 투쟁을 전국적인 전선으로 만들지 못하고 관료적인 해결만으로 일관하면서 투쟁력을 소진시켰다. 이러한 현장 투쟁을 정치투쟁과 연결시키지 못하는 한  비정규악법, FTA 반대 투쟁은 노동자들과 동떨어진 투쟁이 되어버릴 뿐이다. 현장과 전국적인 정치사안이 긴밀히 연결된 전체 노동자계급에 대한 공세라는 것을 분명히 하면서 이를 방어하고 자본에 파열구를 내야한다는 것을 분명히 선전하면서 투쟁을 조직해야 한다.

세 번째로 정규직과 비정규직 투쟁의 연대다. 이것은 현 지도부가 내걸고 있는 사회 연대 전략 즉 정규직이 양보해서 비정규직을 살리는 것이 아니라 비정규직 투쟁에 적극적으로 연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노동귀족론을 돌파하기는커녕 스스로 정규직 이기주의에 빠져가고 있는 것은 비정규직과의 계급적 연대를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규직의 양보로 비정규직을 도와주어야 된다는 논리는 결국 전체노동자의 양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관료적인 산별 전환이 아니라 현장에서 부터의 정규직 비정규직 연대를 실천해야 한다.

계속되는 민주노총 탈퇴는 결국 노동자계급 의식의 하락이 불러온 것이다. 적의 공세이기는 하지만 이것을 기회로 삼고 민주노총이 진정한 노동자계급의 이해를 대변할 수 있는 노동자들의 조합으로 바뀌어야 한다. 자본과 정부가 말하는 환골탈태는 바로 이런 뜻으로 써야 한다! <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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