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 Category
제목 : [50호] 꿈과 희망으로 덧칠된 오바마의 국가주의
노정협   2009-04-21 13:57:17, 조회:1,593, 추천:108

  
  
꿈과 희망으로 덧칠된 오바마의 국가주의
- 공격과 탄압의 또 다른 서막



Yes We Can!

미국에서 ‘후세인’이라는 이름을 가진 흑인대통령이 탄생했다. - ‘버락 후세인 오바마’
사회주의자, 공산주의자, 평화주의자 라는 말을 듣던 그가 미국의 대통령이 된 것이다. 당선 직후 연설에서 오바마는 변화와 희망과 단결을 호소했고, 수많은 사람들은 눈물을 흘리며 감동하고 환호하며 오바마에 대한 희망을 걸었다.

“젊은이, 노인, 가난한자, 부자, 민주당, 공화당, 흑인, 백인, 라틴계 미국인, 동양인, 아메리카 인디언, 동성애자, 이성애자, 장애를 가진 자들, 장애가 없는 자들 - 우리 모두가 사람들이 품었던 의문들에 답했습니다. 오늘은 세계에 미국은 단순한 붉은 주와 푸른 주의 집합이 아닌 하나의 미국이라는 것을 알리는 전보와도 같았습니다.”(- 오바마 대통령 수락연설에서)

부시정권에서 주택가격의 폭락, 숱한 상업은행의 파산, 구조조정과 실업률 급등 속에서 대중들은 삶의 위기와 불안감에 휩싸였다. 천문학적 구제금융과 구조조정은 자본 살리기 방편일 뿐이며, 그 속에서 삶은 더욱 나락으로 치닫고 있음을 대중들은 느끼고 있었다. 대중들은 분노하고 있었고, 진정한 변화를 원하고 있었다. 오바마는 대중들의 부시정권에 대한 혐오와 변화에 대한 욕구를 “그래 우리는 할 수 있다!”는 희망 섞인 말로 청사진을 제시했다. 그래 오바마는 과연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오바마의 ‘변화, 도전, 희망’이라는 상징적인 언사들, 월스트리트의 보너스 잔치에 대한 비판, 의료보험 개혁 등의 정책은 대중들의 기대와 희망을 불러 모았다. 오바마의 따뜻하고 화려한 말은 대중들의 분노를 일시적으로 잠재우고, 분노보다는 변화에 대한 기대와 희망으로 바꾸도록 했다. 오바마는 자신의 흑인으로서의 성장과정과 인권 변호사의 내력, 그리고 민주당 의원 시절의 소신 있는 말과 행동들로 대중들의 기대와 믿음을 샀다. 당선 직후 1월에는 오바마에 대한 지지율이 80%를 웃돌았고, 3월 현재까지도  60%가 넘는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다.


공황의 검은 그림자

그러나 오바마의 화려한 인기 한편에는 공황의 검은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오바마가 당선된 이후에도 주식가격은 계속 추락했다. 수많은 중소 은행과 기업이 도산했고, 씨티은행과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지급불능 상태로 국유화를 논의 중이다. 2008년 이후 구제금융액만 7조 8000억 달러(1경 920조원)이다.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200%에 육박할 수 있다(마크파버)고 한다.

지난 2월 7일 오바마 정부는 7080억 달러를 투입하고 대규모 국책 공사를 진행해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경기부양책을 발표 했다. 그러나 여전히 실질임금은 하락하고 있으며 공식 실업률은 8%를 넘어섰다. 워렌버핏조차 지난 6개월 동안 미국 경제가 ‘낭떠러지 아래로 떨어졌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오바마는 지금의 공황을 극복할 수 있는 ‘위기’이며 미국에 닥친 ‘도전’이라고 말한다. 지금의 위기는 미국이 하나가 되기 위한 일종의 장벽이라고 생각한다. 공황이 실업, 빈곤, 전쟁과 같은 방식으로 대중의 삶을 파탄으로 몰아가고 있다는 것과 자본의 탐욕스런 본성에 있다는 것을 감추며 서로 양보하고, 어려움을 나누며 반목하지 않아야 ‘위기와 도전’을 극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국민 여러분, 새롭게 불타는 애국심을 다지고, 봉사 정신과 책임감을 새롭게 해, 스스로 뿐만이 아니라 타인을 위하는 마음을 가질 것을 약속합시다. 이 금융 위기가 우리에게 가르쳐준 것이 있다면, 그것은 국민 여러분이 고생하는 한 월 스트리트 또한 잘 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 국가에서 우리는 모두 같이 하나의 국민으로, 하나의 연합으로 성장하거나 추락하게 될 운명입니다.”(- 오바마 대통령 수락연설에서)

오바마의 이러한 말은 애국심을 일깨우고 국가주의의 환상을 불러일으킨다. 조금 더 희생하고 노력하면 부강한 미국, 기회의 땅 미국이 다시 일어설 것이라는 환상을 가지게 한다.

2월에 발표한 경기부양책에 ‘바이 아메리카 조항’이 포함되어 보호주의 논쟁이 일어나고 있다. '바이 아메리카'란 국책 사업에서는 국내 철강, 공산품만 사용한다는 내용으로 미국의 산업을 보호하고 일자리를 보전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제국주의 미국에서 보호주의란 보호하여 유리한 일부 산업에만 해당하는 것이다. 무역, 금융에서 제국주의 국가들은 FTA같은 무역협정, 다국적 기업의 진출, 차관과 금융 정책을 벌인다. 제국주의 시대에 보호주의는 경쟁력이 취약한 독점 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자국 노동자들을 공격하는 명분일 뿐이다. 그러나 오바마는 ‘보호주의’라는 말로 국내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보호한다며, 노조의 환영을 받고 애국심을 강화하려 하고 있다.

오바마의 경기 부양책은 대규모 공공사업을 통한 일자리 창출을 포함하고 있다. 그러나 대규모의 파산과 구조조정으로 실업자가 넘쳐나고 있는 상황에서, 오바마 스스로 더 확실한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고 독려하고 있는 상황에서 공공사업으로 인한 일자리 창출은 모순일 뿐이며, 실업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오바마는 ‘하나의 미국’을 위해 서로 양보해야 한다고 한다. 한 계급의 일방적인 양보도 희생도 있을 수 없다고 말한다. 오바마가 취하는 정책은 표면상 ‘가진 자들, 부유한 사람들이 더 많이 양보하고 나누어야 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가 대표적 정책으로 내걸고 지지를 받은 의료보험 개혁이나, 누진세 강화, 노동자 세금 환급 정책들이 그렇다.

미국의 높은 의료비, 4600만이 넘는 무보험자로 심각한 의료 문제 상황에서 오바마는 보험수혜자를 확대하고, 공공의료보험을 강화하는 개혁책을 내어 지지를 받고 있다. 이러한 개혁의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부시가 만든 고소득자 세금감면혜택을 없애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과거 클린턴 때도 대대적인 의료보험개혁의지를 보였지만 의료자본, 제약자본의 반대와 로비로 성공할 수 없었다. 지금의 경제 위기 상황에서 반발은 더욱 거셀 것이다. 오바마는 아직까지 ‘가진 자들의 양보’를 이끌어 낼 의지와 정책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한 편에서 노동자들에 대한 더 큰 희생과 양보를 강요하고 있다.


노동자여 희생하고 양보해라!

“나는 노동운동을 문제의 하나로 생각하지 않는다. 나와 내 행정부에게 노동운동은 하나의 중요한 해결책이다. 우리는 노동자들과 노조가 자신의 이해관계를 표현할 기회를 더 넓혀야 한다. 노동자 운동 없이는 중산층 또한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난 8년간 보았던 노동자 정책에 대해 많은 것들을 뒤집어야 한다.”


오바마가 당선 이후 최초로 서명한 법안은 ‘공정임금법’이다. 양성 간 임금차별을 금지하고 임금차별에 대한 시정조치를 더욱 쉽게 하도록 하는 법안이다. 오바마의 노동운동에 대한 우호적인 발언들과 공정임금법 제정 등은 오바마는 부시와는 달리 노동자의 편에 서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듯하다. 그러나 GM과 크라이슬러 등 자동차 산업의 위기 속에서 오바마는 자동차 노동자들의 더 많은 희생을 요구하고 있다. 정부직속의 자동차테스크포스를 구성해 시한을 두고 자동차 자본의 구조조정 안을 내도록 하고 있다.

이미 GM은 2월 17일 발표한 자구책에서 구조조정과 관련해 전 세계 사업장에서 4만7천명을 감원하고 2012년까지 10개의 공장을 폐쇄하겠다고 밝혔으며 지난해 UAW는 GM과 크라이슬러가 정부 지원금을 받으면서 노동자들의 퇴직 연금을 현금이 아닌 주식으로 받는 것에 합의 했다.

“지금 우리가 필요한 것은 합심해서 위기에 용감하게 대응하고 미래를 위해 다시 한 번 책임을 지는 일”라고 말하며 자동차 산업에 대해서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다만 정부는 잘못된 판단을 내리는 자동차업체를 보호하지는 않을 것이다.” (2월 24일 오바마의 의회 연설에서)

가이스너와 서머스(자동차TF의 의장이며 재정장관이자 백악관 경제위원회 위원장)는 공장 폐쇄와 해고를 통해 자동차 노동자들의 대대적인 양보를 이끌어 내려 한다. 자동차 테스크포스는 3월 31일까지라는 기한을 정해두고 노동자들이 양보를 하지 않으면 구제금융을 회수할 것이며, 자동차 사업을 파산하도록 내버려 둘 것이라 한다(wsws. 2월 17일).


오바마는 최저 임금 인상, 노조 활동보장,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보호와 같은 선거 공약으로 노동자 대중의 편에 선 후보임을 자처했다. 변화에 대한 대중들의 열망과 그리고 관료적 노동조합의 공식적 지지를 통해 당선되었다. 그러나 오바마의 현실은 오바마 자신의 손으로 노동자를 해고하고,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요구하고 있다. 공정임금법을 제정하고 최저 임금을 높이겠다고 했지만 현실에서 실업자는 거리에 넘쳐나고 있다. 대대적인 파산과 경제공황, 인플레, 엄청난 의료 비용 때문에 노동자 민중의 삶은 더욱더 비참해지고 있다.

오바마의 연설은 화려하고 감동적이나 상징조작으로 일관할 뿐 구체적인 내용은 없다. 오바마의 개혁에는 구체적인 계획도, 물질적 토대 또한 없다. 오바마는 노동운동이 문제가 아닌 해결이라고 말하지만 노동자들이 ‘희생’을 받아들이라며, 저항하지 말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가 말하는 ‘봉사와 관용과 노력’은 현실에서 노동자들의 희생과 순응을 요구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오바마는 ‘하나의 미국’을 통해 모두의 양보- 자본가들에게는 추가적 세금납부와 절제, 투명한 경영을 할 것을 말한다. 이것은 오바마의 부시와 다른 계급 포섭 전략이다. 취임 초기 자신의 지지율을 지키기 위해 고소득자 세금 감면 혜택 폐지안, 의료보험 개혁 정책 등을  벌이고 있다. 오바마는 흑인이라는 조건과 소박한 삶(상대적으로)을 내세우지만, 자본가계급정당 속에서 정치 이력을 쌓았고, 자본가 계급의 정치적 분파인 민주당의 대선 후보로 선택받았다. 현재의 오바마는 대중의 분노를 애국심과 국가에 대한 희망으로 도취시키면서 계급적 분노를 잠재우는 역할로 현재 자신의 소임을 하고 있다.

경제공황이 심화될수록 오바마의 계급적 본성은 드러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미국을 자랑스런 국가로, 굳건한 국가로 만든다는 목적으로 자본을 살려야 한다. 희생과 고통을 감수해야 한다’며 개혁안을 개악안으로 뒤바꿀 수밖에 없을 것이다.

오바마는 국제 관계에서 가장 먼저 제국주의자로서의 계급적 본성을 드러내고 있다. 과거 오바마는 민주당 의원시절 다음과 같은 포부와 소신을 보여 주었다.

“누구를 지지할 것인가 고민하실 때에 새로운 미국의 리더쉽에 대한 제 판단과 비전을 고려하시기 바랍니다. 그 리더쉽이란 전투 여단들을 이라크에서 16개월 안에 철수시킬 리더쉽, 미국의 의료를 새롭게 할 리더쉽, 아프가니스탄에서 전투를 끝낼 리더쉽, 관타나모를 폐쇄할 리더쉽, 핵무기, 테러, 기후변화, 빈곤, 대량 학살과 같은 위협에 맞서 세계를 이끌 리더쉽입니다”(- 07년 상원의원 당시 연설에서).

그러나 당선 이후 오바마는 철저하게 미제국주의의 논리를 따르고 있다.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침공에 대해 어떠한 반대도 하지 않았다, 이라크에서의 전투병력을 2010년까지 유지하고 2011년까지 전면적인 철수를 말하지만 이는 아프간이나 파키스탄과 같은 지역에서의 군사적 필요에 집중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오바마는 아프간에 집중해야 하며, 아프간에 1만7천 명을 추가 파병할 것이라고 했다.

오바마는 미제국주의의 논리와 자본의 논리를 벗어날 수 없다. 현재 오바마는 노동자들에 대한 동정과 동감의 말로 지지와 협조를 얻어내려 하고 있다. 민주당의 열렬한 지지자인 미관료 노동조합은 이미 자본가 정부와의 협상과 협조 체제에 앞장서 노동자의 양보와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 때문에 팀스터노조의 의장 호파는 백악관 연회에 참석해 “우리는 마침내 우리의 중간 계급을 위해 헌신할 정권을 가지게 되었다. 미국의 꿈이 재건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던 것이다. 그러나 오바마의 달콤한 말과 개혁의 시도들은 일차적으로 공화당, 자본가들의 저항을 얻을 것이다.

경제 공황이 심화되고 개혁의 위선은 드러날 것이며 오바마가 부르짖는 ‘하나의 미국’이 독점자본을 위한 미국이며, 제국주의의 미국임이 드러나게 될 것이며, 노동자민중의 거대한 저항에 부딪힐 것이다. 약소국가에 대한 미제국주의 오바마 정권의 반동성은 결국 공황의 심화에 따라 자국 노동자들과 인민들에 대한 내전적 공격으로 그 실체를 노골적으로 드러낼 것이다. 미국 노동자들이 오바마의 실체를 얼마나 빨리 깨닫고 투쟁에 나설 것인가에 미국 노동자들의 삶과 죽음이 결정될 것이다. 하나의 미국, 위대한 미국이 아니라 하나의 노동자, 투쟁으로 떨쳐 일어서는 위대한 미국 노동자가 되어야 한다. 그래 미국 노동자들은 할 수 있다!<노/정/협>



번호 분류 제목 작성자 작성일 추천 조회
634 기고   [51호] 회생절차에서의 노자관계(새날법률사무소 변호사 김상은)    노정협 2009/05/25 147 2996
633 노동   [51호] 정규직 지부의 GM대우 비정규직 무급휴직 합의를 규탄한다!    노정협 2009/05/25 158 1920
632 쟁점   [51호] 계속되는 민주노총 탈퇴행렬은 무엇을 말하는가?    노정협 2009/05/25 179 1935
631 기타   [51호] 1917년 10월 25-26일 제2차 전러시아 노동자병사소비에뜨(최종)    노정협 2009/05/25 127 1617
630 전체보기   노동자정치신문 50호 목차 / 용산철거민 투쟁과 계급동맹의 문제  [1]  노정협 2009/03/14 136 2476
629 노동   [50호] 현중노조 임금 백지위임과 조선산업 공황 -현중 민주노조와 전투적 노동운동은 부활할 것인가?    노정협 2009/04/21 135 2164
628 기타   [50호] 민주노총 성폭력 사건을 계기로 본 여성해방과 계급해방    노정협 2009/04/21 187 1709
627 현장기고   [50호] 정부와 자본은 건설, 운수노조 탄압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 - 송주현(전국건설노동조합 정책기획실장)    노정협 2009/04/21 127 2114
626 노동   [50호] 양보교섭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는 금속노조    노정협 2009/04/21 106 1732
625 경제   [50호] 금값이 오른다(?)    노정협 2009/04/21 96 1908
국제   [50호] 꿈과 희망으로 덧칠된 오바마의 국가주의    노정협 2009/04/21 108 1593
623 정세   [50호] 청년 인턴제, 대졸초임 삭감 전체 노동자공격의 전초전!    노정협 2009/04/21 138 1721
622 기타   [50호] 제2차 전러시아 노동자병사소비에뜨 대회(지난 호에 이어서)    노정협 2009/04/21 143 1517
621 전체보기   노동자정치신문 49호/정권과 자본주의 체제가 저지른 용산 철거민 집단학살    노정협 2009/02/07 160 2236
620 인터뷰   [49호] 자본의 위기이데올로기, 구조조정 맞선 투쟁 조직하자! 쌍차노해투의장    노정협 2009/03/13 219 1931
[이전 10 개] [1]..[31][32] 33 [34][35][36][37][38][39][40]..[75] [다음 10 개]
       
Copyright 1999-2021 Zeroboard / skin by Nara

전국노동자정치협회 (150-898) 서울시 영등포구 신길4동 215-3 301호
노동자정치신문 Tel. 070-8254-1917 / E-mail labor04@jinbo.net copyleft by 노정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