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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41호] 야만의 극치, 이주노동자 단속 할당제를 박살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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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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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30 23:38:17, 조회:2,342, 추천: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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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만의 극치, 이주노동자 단속 할당제를 박살내자!
2007년 2월 여수외국인보호소에서의 화재로 수십 명의 이주노동자가 끔찍하게 죽어갔을 때 우리사회는 인권의식의 부재, 소방안전 시설의 미비 등이 원인이라며 온갖 소란을 떨었다. 하지만 이주노동자들의 처절한 죽음은 이주노동자에 대한 강제추방 정책과 탄압정책에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 이러한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서는 이주노동자들은 또 다시 죽음으로 내몰릴 수밖에 없고 인권침해와 생존권 유린이 끊임없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온 사회가 들끓었던 이주노동자들의 참담한 죽음 이후에도 이주노동자들의 강제추방 정책과 단결권 거부, 인권유린은 아무 것도 달라지지 않았다. 심지어 열악함과 야만적인 감금실태가 폭로됐던 외국인 보호소에는 지금도 감금된 이주노동자들로 넘쳐나고 있다. 이주노동자들은 지금도 야만적인 강제단속을 피해서 창문에서 뛰어 내리다 죽고 다치고 있다. 이주노동자들은 감옥보다도 열악한 환경 속에서 수개월, 길게는 1년 정도 보호소 생활을 하다가 강제추방 당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여전히 초저임금이 강요되고 있고 임금체불, 끔찍한 중대재해, 직업병, 온갖 욕설과 폭력에 시달리고 있다. 심지어 최근에는 이주노동자 투쟁을 이끌고 있는 이주노조 지도부들까지 표적 연행해 가는 만행이 자행되고 있다.
아무 것도 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야만적인 탄압과 인권유린, 생존권의 파괴는 더 극심해지고 있다. 이주노동자들의 상태가 훨씬 더 열악해진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법무부의 이주노동자 단속 할당제와 실적제가 바로 그것이다. 법무부는 지난 5월 1일부터 7월 31일 까지 지역별 ‘할당제’, ‘실적 목표제’ 방식으로 미등록 이주노동자에 대한 집중 단속을 실시하면서 단속반들은 한명이라도 더 ‘잡아들이려고’ 혈안이 되어 있다.
법무부는 5월 한 달 기간에만 전국적으로 3천명의 ‘실적’을 세워두고 이주노동자들의 터전과 생활을 빼앗으려 밤낮을 가리지 않고 단속에 나섰다. 때문에 23만여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은 맘대로 시장에도 가지 못하고, 일하고 잠자는 그 순간까지 긴장해야 하는 숨죽인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주노동자들은 매일 같이 들려오는 단속 소식에, 어느 누가 잡혀 갔다는 소식에 혹시나 강제 추방되어 체불 임금조차 다 받지 못한 채 아무 것도 없이 빚만 안고 쫓겨나게 될까 필사적으로 숨고 도망치고 있다.
결국 단속 과정에서 자치거나 심지어 사망하는 사람 또한 발생할 수밖에 없다. 단속 과정에서 이런 사고가 매년 발생하지만 법무부는 꿈쩍도 하지 않고 또 다시 ‘집중 단속’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결국 단속 과정에서 다치거나 심지어 사망하는 사람 또한 발생할 수밖에 없다. 단속 과정에서 이런 사고가 매년 발생하지만 법무부는 꿈쩍도 하지 않고 또 다시 ‘집중 단속’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이주노동자가 무슨 극악한 범죄자라도 되는 듯, 반드시 퇴치해야 될 조류독감이라도 되는 듯 법무부는 강제로 실적을 세워놓고 실적 그래프를 올려 가며 과잉 단속을 진행하고 있다.
이것이 ‘CEO 대통령’ 운운하며 합리성을 강조하던 이명박식 ‘경영’의 본모습이다. 내리꽂기 식 실적 할당제, 무자비한 인간사냥, 이주노조 지도부 표적 연행. 이것이 이명박이 말하는 ‘합리성’, ‘경제논리’의 실제 모습인 것이다. 이명박은 이주노조를 ‘불법체류자들이 만든 단체’라고 말하며 이주노조가 대법원의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것조차 못마땅해 하고 있다. 이미 서울고등법원에서 합법노조로 인정받았고 대법원의 판결이 남아 있는 상태임에도 법적 절차나 내용은 사전에 무시해버리는 것이 이명박의 법의식이다.
이주노동자의 최소한의 인권과 기본적인 노동권을 보장받기 위한 조합 활동조차 짓밟으려는 이명박 정부의 태도는 이주노조 지도부에 대한 표적 연행과 강제 출국에서 또다시 드러났다. 지난 노동절 다음 날인 5월 2일, 촛불집회에 참석하려는 토르너 위원장을 연행했고 같은 날 소부르 부위원장까지 연행해 갔다. 인권위에서 이들에 대한 진정이 끝나기 전까지 강제 출국해서는 안 된다는 긴급구제 결정을 내렸는데도 이를 무시한 채 강제 출국 시켰다. 위원장과 부위원장은 동지들에게 인사조차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출입국관리소직원들에 둘러싸여 고난과 투쟁의 이 땅을 떠나야만 했다.
착취와 탄압의 끝은 강제 추방!
정권은 고용허가제 테두리 내에서만 이주노동자가 허용된다면 이주노동자의 노동권도 보장되고 강제 추방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기만적인 주장을 하고 있다. 이주노동자 때문에 실업 문제와 각종 범죄가 발생한다는 저급한 이데올로기 공세 또한 서슴지 않는다. 그러나 고용허가제가 시행 된 지 몇 년이 지났지만 이주노동자의 노동 환경은 나아지지도 않았고, 미등록 이주노동자의 수는 여전히 전체 이주노동자의 절반이 넘는다.
자본가 정권은 정녕 사업장 이동의 자유조차 없는 고용허가제가 노동 환경을 보장해 줄 것이라고 믿고 있는가? 정권은 고용허가제를 통해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최소한의 법적 보장을 해주는 척하지만 실제로 고용허가제는 이주노동자를 합법과 불법으로 구분 지으며 끊임없이 이주노동자를 착취하고 탄압하도록 보장하는 굴레일 뿐이다. 단기간의 체류만을 인정하며 갖가지 조건을 수반하는 고용허가제는 중소 영세 자본가들에게도 제약이 되어 여전히 미등록 이주노동자를 양산할 수밖에 없다. 고용허가제든 다른 이름이든 자본가 법률에서 갖가지 제약을 단 이주노동자 정책은 이주노동자들을 언제나 미숙련 노동자로 만들 수밖에 없으며 착취와 추방의 악순환을 가져온다. 이주노동자들에게 붙여진 불법 딱지는 착취를 위한 끝없는 탐욕의 희생자가 될 것을 강요하고 있다.
불법의 쇠사슬을 끊어내자!
이주지도부에 대한 표적 단속과 할당제 집중 단속에서도 드러났듯 앞으로 이명박 정권은 더욱 극악한 방법으로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을 탄압하고 잡아들이려 할 것이다. 이주노동자들의 투쟁은 자본주의의 기만과 위선을 가장 적나라하게 폭로해 준다. 이주노동자들의 조직과 투쟁은 남한 노동자 투쟁의 성장과 맞물려 있기에 정권은 끊임없이 이주노동자를 불법화하고 탄압하려 할 것이다.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탄압이 강화된다고 해서 ‘합법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입국하는 이주노동자들이 사라질 수는 없다. 때문에 고용허가제가 존재하는 한 대다수의 이주노동자들은 여전히 ‘불법 체류자’가 될 수밖에 없으며 불법 체류자라는 낙인은 이주노동자들의 끝없는 착취와 고통스런 노동 환경을 보장해 줄 것이다. 때문에 고용허가제는 반드시 철폐되어야 하며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노동허가제, 노동 3권 보장을 위한 투쟁은 중요하다.
하지만 집회한번 나오기 힘든, 존재 자체가 불법인 상황, 계속된 이주노조에 대한 탄압과 지도부에 대한 연이은 표적 단속, 강제 추방은 투쟁의 커다란 어려움이 되고 있으며 고용허가제 폐지를 위한 실질적인 힘을 조직해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질적인 조직과 힘으로 맞서지 않는 고용허가제 폐지 투쟁은 더더욱 어려움에 빠질 수밖에 없다. 때문에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현장 탄압과 강제 단속에 맞서는 대중적 조직이 더더욱 중요하다. 정권의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이데올로기 공세와 극악한 탄압에 맞서고 엄호하는 대중적 연대의 힘이 필요하다. 남한 노동자들과 이주노동자들의 국제주의적 동맹과 연대로 이주노동자 강제 추방정책과 노동권 유린, 생존권 탄압을 반드시 끝장내자! <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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