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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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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02 02:08:05, 조회:2,956, 추천:5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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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사태에 대한 계급론적 분석
비리와 범죄, 거짓말, 폭력. 이 모든 악행의 주범, 초거대 독점자본의 수장인 이건희가 회장 자리를 내놓겠다고 발표했다. 이 사회를 실질적으로 배후에서 지배해 왔던 삼성과 삼성의 지배자인 이건희가 회장직을 내놓고 물러나겠다고 발표한 만큼 이를 둘러싸고 전 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과연 삼성 이건희는 독점 자본가로서의 모든 기득권과 절대 권력자로서의 힘을 버리고 이대로 물러나는가? 분통터지게도 상황은 기대와는 정반대로 흘러가고 있다.
김용철 변호사와 함께 삼성의 비리를 폭로하는데 앞장서 왔던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은 오히려 "삼성특검은 의혹의 핵심이 되는 비자금 조성과 로비는 물론 경영권 승계과정에 대해서도 경영권 방어차원이라는 이유로 무혐의 처리했다. .... 이로써 삼성은 완전한 자유를 누리게 됐으며 부자세습마저 법적 정당성을 얻는 혜택을 입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자본에 의한 국가공권력의 매수와 타락상이 얼마나 심각한 수준인지 가늠하게 해주는 또 하나의 사례가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이처럼 이건희는 이 날의 사퇴 발표와 경영 쇄신안 발표라는 철저히 준비된 쇼로 비자금 조성과 로비의혹, 불법 경영승계에 대한 대중적 분노에 대해 면죄부를 받으려 하고 있다. 이미 특검은 비자금과 로비, 불법적 경영 세습 등에 대해서 덮고 가려고 하고 있다. 물론 특검의 조사 대상에는 삼성의 폭압적인 노동자 탄압은 들어가 있지도 않았다.
삼성사태는 우리에게 무엇인가? 삼성의 문제는 이 사회를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독점자본의 문제다.
“삼성그룹의 경우 4개 계열사가 50대 기업군에 속해 있는데, 그 자산 점유 비중은 15.1%, 매출액 점유 비중은 16.6%로서 여타의 5대 재벌에 비해서도 매우 높음”(경제개혁연대, 경제개혁리포트 2008-5).
삼성은 독점자본 중의 최고의 독점자본이라는 지배적 위치를 활용하여 국가권력을 매수하여 온갖 불법, 탈법을 저지르고 경영권 부자세습이라는 봉건적, 후진적 형태의 기업운영을 해왔다. 뿐만 아니라 삼성은 대규모 정리해고로 수만 명의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압살해 왔으며, 무노조 경영이라는 구호 아래 삼성의 폭력적 노동자탄압과 압살에 저항하는 노동자들을 납치, 감금, 협박, 매수하는 잔인한 폭력과 비열한 작태를 일삼아 왔다. 삼성과 이건희, 이재용이 이 사회의 대표적인 악을 모두 저지르고 있다. 거대 삼성 독점자본의 형성은 이러한 노동자 착취와 탄압에 기반하고 있으며 삼성과 이건희 일족은 이를 바탕으로 엄청난 부와 사치, 절대 권력을 누려왔다.
파렴치한 이건희와 이재용, 홍라희 일족과 하수인들을 둘러싼 추악한 비리, 삼성의 매수에 넘어간 검찰, 경찰, 법원, 정치인 등 각종 국가권력의 유착, 언론의 이데올로기적 비호, 검찰의 사건은폐와 면죄부 부여를 통한 법률적 비호 등 삼성의 문제는 전체 사회의 모순과 부조리와 연결돼 있다. 삼성사태는 삼성이라는 독점자본만의 기형적 문제, 특수한 문제가 아니라 독점자본 일반의 문제고 독점자본과 결합한 국가독점자본주의의 전반적 문제다. 삼성과 이건희의 문제는 자본주의가 얼마나 반동적, 폭력적, 위선적인지, 파렴치한 기생적 체제인지를 잘 보여준다.
삼성과 이건희의 퇴진을 둘러싼 말과 입장 하나 하나는 그것이 차지하는 사회적 위치만큼이나 대단히 민감하고 첨예하게 부딪히고 있다. 각 계급, 세력이 던지는 말 한 마디, 입장 하나 하나는 자신들의 계급적 지위와 위치, 이해관계에 따라 판이하게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삼성의 문제는 계급투쟁의 문제고, 각 계급, 세력들은 자신들의 계급적 위치, 이해관계에 따라 서로 다른 방식으로 인식하고 해석하며 계급투쟁에 임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과 이건희에 대한 저 마다의 복잡한 입장과 태도를 계급적 관점에서 대략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첫째, 가장 반동적인 방식으로 독점자본의 이해를 대변하는 입장이다.
이 입장은 삼성은 물론이고 독점자본의 총집결체인 경총과 전경련의 입장, 독점자본의 노골적 대변자인 가장 반동적인 언론인 조중동을 중심으로 하는 부르주아 언론의 입장이다. 삼성은 이건희의 사퇴와 경영 쇄신안 발표에 대해 "28층(삼성 본관 이건희 회장 집무실을 일컫는 말)에서 뛰어내리는 것 말고, 던질 것은 다 던졌다"고 표현하고 있다. 삼성은 이건희가 이번 발표로 모든 것을 다 내던졌다고 말하고 있다.
경총은 “우리 경영계는 오늘을 계기로 지난 4개월간 삼성은 물론 국가경제 전체에 차질을 빚었던 모든 논란에 종지부를 찍게 되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전경련은 “이제는 삼성과 관련된 추가적 의혹이나 더 이상의 사회적 논쟁을 지양하고, 삼성이 새로운 경영체제하에서도 세계 초일류기업으로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국민적 성원과 지지를 기대한다.”고 했다. 독점자본가 단체인 경총과 전경련은 이건희의 발표로 삼성에 대한 의혹은 끝나고 삼성은 이제 죄를 사했으니 더 이상 삼성을 건드리지 말라고 경고하는 것이다.
반동적인 형태로 독점자본의 이데올로기적 전도사를 자처해온 조중동 부르주아 언론 역시 이건희의 발표를 옹호하고 나서고 있다. 그 중 삼성 계열사인 중앙일보는 ‘삼성, 아픔을 딛고 세계 최고가 되라’는 사설에서 “삼성은 뛰어난 리더십을 보인 선장을 잃었다. ... 성공한 기업에는 독특한 DNA가 흐른다. 창업 이후 뛰어난 경영자와 조직원들이 오랫동안 쌓아온 유전 인자다.”라며 이건희의 사퇴 발표에 대한 애도와 이병철, 이건희, 이재용으로 이어지는 삼성가의 뛰어난 경영 유전자에 대해 생물학적 찬사를 보내기조차 했다.
둘째는 소부르주아적 입장이다.
소부르주아는 자본주의의 폐해를 인식하고 있으나 그것의 본질적인 부분에 까지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입장은 경실련과 참여연대,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경제개혁연대 등의 소부르주아 시민단체와 한겨레, 경향신문 등의 언론,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한국사회당을 들 수 있다. 시민단체를 경실련같은 우파 소부르주아와 참여연대 같은 좌파 소부르주아로 나눌 수 있지만 이 차이는 본질적으로 크지 않다. 이들은 자본을 좋은 기업과 나쁜 기업, 좋은 자본가 나쁜 자본가로 나누고 나쁜 기업, 나쁜 자본가의 상징인 재벌개혁을 통해서 좋은 자본주의, 건전한 자본주의를 만들려 하고 있다.
“경제개혁연대는 .... 거대담론의 실패 경험을 되풀이하기보다는, 구체적 성공 경험을 축적함으로써 변화의 가능성에 대한 신뢰를 확립하고, 이를 통해 결코 과거로 되돌아 갈 수 없는 근본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고자 합니다. .... 한국의 기업지배구조와 시장경제질서가 건전하게 작동하여 우리의 역할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는 그날까지 변함없는 원칙과 거침없는 행동으로 경제개혁연대는 스스로 선택한 소임을 다 해 나가겠습니다”(2006. 8. 24. 경제개혁연대 창립선언문).
이들은 이건희의 경영 쇄신안이 지주회사 전환을 분명하게 명시하지 않아서 미흡하다고 하면서 상호출자와 불법경영권 승계에 대한 해결책이 없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건희 회장은 지금이라도 과거 LG와 SK가 했던 것처럼 삼성 또한 선진적인 지배구조로 변화될 수 있도록 결단하여야 한다. 이것만이 삼성이라는 기업 가치를 지속적으로 높이는 것이며,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지속적 성장을 보장하는 것이 될 것이다. 삼성은 황제경영의 폐해에서 벗어나 경영 투명성과 책임성을 높이겠다는 분명한 의지를 가지고 전근대적인 지배구조를 혁신할 수 있는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여야 한다”(경실련 논평, 삼성 그룹 경영쇄신안 발표에 대한 경실련 입장).
이러한 입장은 진보신당도 다르지 않다. 진보신당은 삼성재벌 해체라는 보다 급진적인 언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독점자본의 지배 자체를 문제 삼는 것이 아니라 독점 자본의 지배구조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노회찬 진보신당 공동대표는 삼성의 지배구조의 개선을 요구하는 이유가 자본주의 모순을 철폐하기 위함이 아니라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강화하기 위함임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이번에 발표된 쇄신안 자체가 삼성의 여러 문제점들을 극복하려는 노력으로 평가되어 삼성에 대한 국제적인 신인도가 높아지는 측면도 있을 것이다. .... 하지만 해외에서 이 쇄신안에 대해 한국경제가 근본적인 재벌경제의 폐해를 치유하는 데는 이르지 못했다는 시각이 있기 때문에 여전히 한국경제를 저평가 시키는 계기가 되고 있는 것”
심상정 공동대표의 경우에도 “이건희 씨는 아들에게 경영권을 세습시키려는 야심을 버리고 소유와 경영을 분리해서 삼성을 국민기업으로 거듭나게 해야 한다.”면서 소유와 경영의 분리라는 선진 경영으로 삼성이 거듭날 것을 주문하고 있다. 그러나 소유와 경영이 분리된 미국식 선진경영도 마찬가지로 회계비리와 불법로비 같은 기업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다.
한국사회당은 특검의 수사종결을 보면서 “국민은 법과 정의가 돈과 권력 앞에서 휴지조각이 되는 것을 지켜봤다. 검찰은 삼성이 아닌 국민을 위해 일해야 하고, 사법정의를 세워야 할 의무가 있다.”고 말하고 있다. 한국사회당의 몰계급적 타락의 끝은 대체 어디까지 인가? 진보신당류에서는 운동권적 언어와 조직방식, 문화를 공격하지만 운동 없이는 사회발전과 진정한 진보가 없다.
사회당은 최소한의 사회과학적 인식과 운동적 이해가 전혀 없다. 사회당은 국가가 폭력을 본질로 하며 사법기구는 이 폭력기구를 유지하기 위한 집행기구라는 자본주의 국가에 대한 본질적 인식을 전혀 가지고 있지 못하다. 엥겔스는 사회민주당의 자유인민국가를 비판하면서 진정한 자유는 국가가 사라졌을 때 온다고 하면서 국가의 본질을 잊지 말 것을 당부했다. 그런데 한국사회당은 국가와 법이 정의를 위해 존재한다고 운운하면서 삼성에 대한 검찰의 수사종결로 인해 이러한 국가의 법과 정의가 무너졌다며 국가에 대한 맹신을 하고 있다.
노힘은 이건희의 경영 쇄신안이 지배권력과의 결탁으로 노동자 민중을 우롱하는 술수라는 것을 폭로하면서 기만적인 경영 쇄신이 아니라 삼성이 사회화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노힘은 “계열사 투명경영 또한 지주회사 전환을 거부하고, 이전보다 계열사들을 투명하게 경영하겠다는 하나마나한 소리를 반복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물론 노힘의 입장은 노골적인 소부르주아적 입장은 아니지만 노힘의 인식이 불철저함을 알 수 있다. 노힘은 이건희 쇄신안이 기만인데 그 이유 중 하나는 투명경영을 말하면서 지주회사 전환을 거부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말은 지주회사 전환이 마치 삼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 중의 하나인 것처럼 보이게 한다. 그러나 지주회사 전환은 독점자본의 지배를 강화하는 새로운 방식에 불과하다.
세 번째는 노동자계급의 입장이다.
노동자계급은 자본주의의 근본적 모순인 사적 소유를 철폐하지 않으면 해방될 수 없다. 삼성의 문제는 자본주의의 문제이고 그 본질은 독점자본의 사적 소유권에 있다. 자본주의에서 일반적인 기업지배형태인 주식회사에서 형식적으로 주식의 소유는 점점 더 개인들에게 분산 소유되면서 사회화 되어 가지만 그 지배는 독점자본가 1인에게 집중되고 있다.
소부르주아 시민단체와 언론, 진보정당에서는 삼성의 지배구조가 개선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지배구조의 개선은 결코 삼성이라는 독점자본의 사회 지배력을 무너뜨릴 수 없으며 이건희, 이재용이라는 독점자본가의 기형적인 지배를 침해할 수 없다.
노동자계급은 지배구조의 개선이 아니라 독점자본의 사회전체에 대한 지배를 끝장내야 한다. 삼성은 이건희, 이재용을 정점으로 하는 초거대 독점자본이다. 독점자본은 산업자본, 은행자본과 결합해서 금융과두제의 형태로 이 사회를 지배한다. 삼성의 지배는 거대 독점자본의 경제력을 바탕으로 해서 관료와 정치인, 법조인, 언론인 등을 매수하고 직접적으로는 삼성출신 인맥을 통해서 정치에 직접 참여함으로써 이루어지고 있다.
남한에서는 아직 직접적으로 산업자본이 은행을 소유하고 있지는 못하지만 생명보험, 증권회사 같은 제2금융권을 통해 금융자본과 결합하고 있다. 산업자본의 은행소유는 금산분리가 무너지면서 곧 실현될 수 있다. 남한의 독점자본은 독점자본의 가장 거대하고 고도한 형태인 콘쩨른 형태로 친족소유와 지배라는 후진적인 재벌의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건희는 삼성의 이 사회 지배를 유지, 강화하고 이 절대적인 지배력을 아들인 이재용에게 세습하려고 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비자금 조성과 차명계좌, 탈세, 주식증여 등 온갖 불법, 탈법이 저질러지고 있다.
계열사의 독립경영 같은 재벌개혁의 요구는 독점자본의 지배구조를 전혀 건드리지 못하고 지배방식의 변화를 통한 새로운 독점의 강화를 가져올 뿐이다. 재벌개혁이라는 온건한 표현 대신에 재벌해체라는 좀 더 급진적인 표현을 쓴다고 해서 달라지는 것은 없다.
2000년 ‘왕자의 난’ 이후 정주영이 현대그룹 해체라는 과격한 반자본주의 선언을 한 뒤에 현대차는 현대그룹으로부터 분리해 나왔다. 그러나 현대차의 분리는 결코 독점자본의 지배를 약화시키지 못하고 오히려 현대차 그룹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독점을 강화시켰다. 현대차 그룹은 현재 국내 5대 재벌 중의 하나로 해외 법인 100여개 이상을 거느린 초거대 그룹으로 성장했다.
현대차는 자동차 업종으로의 전문화를 통해 경쟁력을 향상한다고 했지만 실제는 자동차 제조를 중심으로 해서 부품, 철강, 물류 등 연관산업은 물론이고 건설, 광고, 골프장, 할부금융과 신용판매금융 등으로 계열사를 끊임없이 확대했다. 결국 재벌해체는 독점의 약화가 아니라 새로운 독점의 강화로 연결된다. 여전히 현대차 그룹에서는 친족경영이 판치고 있다. 친족경영이라는 봉건적 형태의 지배가 아닌 소유와 경영이 분리된 전문경영인 체제에서도 억압과 착취라는 현실은 달라질 게 전혀 없다.
삼성의 지주회사로의 전환과 계열사별 독립경영의 경우에도 일시적으로는 지분변경을 위해 비용이 들어갈지 모르지만 독점자본의 지배를 끝장내지 못한다. 오히려 지주회사로의 전환을 통해 지배구조를 개선했다는 LG와 SK의 경우를 보면 지배주주의 지배력이 강화됐다.
“LG(당시 LGCI)는 지주회사로 전환하기 위해 회사를 3개 사로 인적분할했다. .... LG는 분할한 LG화학 및 LG생활건강과 또 다른 계열사인 GS홈쇼핑을 자회사로 편입하기 위하여 이들 회사의 주식을 공개매수하고 그 대가로 LG의 신주를 발행하여 주었다. .... 지배 주주의 자회사 3개사에 대한 지분은 각각 -11.14%, -11.09%, -24.66%씩 감소한 반면 지주회사 지분은 12.63%에서 41.58%로 28.90%가 늘어났다.”(기업지배구조연구, 지주회사 전환을 통한 지배주주의 지배권 확대)
이밖에도 지주회사로 전환한 대부분의 기업은 모두 지배력을 강화했다. 뿐만 아니라 지주회사 전환 과정에서 실적이 좋지 않은 계열사를 구조조정하면서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위협하게 만드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지배구조 개선은 자본주의를 강화하고 지배구조 개선이라는 명목으로 독점자본의 지배구조와 노동자 착취를 강화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이건희의 경영 쇄신안은 기만으로 가득 차 있다. 이건희의 경영퇴진 선언은 그가 지배주주로 있는 한 실질적인 배후에서의 경영개입을 막을 수 없다. 오히려 이건희는 이참에 불법적 요소를 완전히 털어버리고 소독해버리고 잠시 후퇴했다가 합법적인 방식으로 이재용을 내세워 막후에서 기업지배를 강화하려고 하고 있다. 설사 이건희나 이재용은 불법에 대한 책임을 분명하게 져야 하지만 이들이 경영에서 물러나더라도 독점자본의 사회지배가 바뀌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노동자계급은 새로운 전문 경영인한테 전문적인 착취를 당할 뿐이다.
결국 삼성의 지배구조 개선이라는 소부르주아적 대안은 독점자본의 지배라는 현실을 조금도 건드리지 못한다. 소부르주아는 지배구조 개선이라는 얄팍한 대안으로 노동자계급의 자본주주의에 대한 불만과 저항을 누그러뜨릴 뿐이다.
지배구조 개선이 아니라 독점자본의 지배 자체를 철폐해야 한다. 이를 위해 우리는 온갖 불법탈법, 비리를 저지르고 지배와 착취, 억압을 강화하는 독점자본에 맞서 독점자본의 전횡과 소유권을 침해하는 다음과 같은 요구를 한다.
우리의 요구
불법적 비자금 조성, 비리 이건희 일가를 구속시켜라!
이건희 일가와 그의 수족들의 비리 재산 전액을 몰수하라!
삼성의 비자금에 대한 철저 수사로 비리에 연루된 자들을 전원 구속하라!
독점자본의 경영세습과 상속권을 폐지하라!
삼성의 노동자 탄압을 중단하고 무노조 경영 방침을 폐기하라! <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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