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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41호] 노사관계 선진화 방안과 외국 주요 사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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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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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7-01 01:13:22, 조회:2,242, 추천: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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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제2의 노사관계로드맵이 오고 있다!
지난 5월 6일 지식경제부는 8개 분야 152개 과제를 담고 있는 경제제도 선진화 방안을 제출했다. 이는 3월 27일 경제5단체가 지식경제부에 제출한 267개 규제개혁 건의과제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4월 4일 지식경제부는 “경제 5단체가 총 267개의 규제개혁 과제를 정부에 건의했다”면서 “이를 관계부처별로 분류해 19개 관계부처와 국무총리실 규제개혁실에 전달했다”고만 밝혔고, 그 세부내용은 비공개로 했다. 그러나 불과 한 달 만에 자본가계급의 이해를 노골적으로 대변하는 이명박정부는 자본 단체의 요구에 곧바로 민관 합동으로 구성된 ‘경제제도선진화기획단’을 구성하여 M&A, 산업환경, 노동시장, 경쟁정책, 통신시장, 안전 인증, 산업금융, 기업세제의 8개 분야에 걸친 경제제도 선진화 방안을 제출하는 것으로 화답하였다. ‘경제제도선진화기획단’에는 대한상공회의소와 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 출신의 위원들이 소속되어 있다. 또한 지식경제부 장관은 2007년 전경련 부회장 출신이다. 따라서 그 구성만을 보더라도 이번 지식경제부 보고서의 내용과 본질을 짐작할 수 있다.
지식경제부는 “보고서가 ‘세계 최고 기업하기 좋은 환경’이라는 비전 아래 공정하고 합리적인 시장규칙 정립, 기업규제 최소화, 효율적인 기업지원제도 구축이라는 정책목표를 제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계 최고 기업하기 좋은 환경’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이겠는가? 그것은 자본가계급에게는 최고의 착취 조건을 마련해주는 천국 같은 환경을 의미하고 노동자계급에게는 모든 권리를 박탈당하는 최악의 환경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번 보고서에는 집단적 노사관계와 개별적 노사관계까지 포괄하여 이러한 자본가 정권의 노동자 말살 정책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그 구체적 내용을 보자.
단 한 건의 파업도 용납하지 않겠다!
지식경제부는 6대 단기과제(시급 개선과제)로 ‘① 노사관계 법치화 확립 ② 노조전임자 급여 지원 금지 규정 시행 명확화 ③ 복수노조 교섭창구 단일화 방안 조속 마련 ④ 취업규칙 불이익변경법제 개선 ⑤ 기간제근로의 유연안정성 제고 ⑥ 파견근로의 유연안정성 제고’를 제시하였다.
그 첫 번째 과제로 제시한 ‘노사관계 법치화 확립’의 내용을 보자. 이명박정부는 대부분의 선진국 노조는 파업시 무노동 무임금을 각오하고 파업에 돌입한다면서 “분규사업장에 대하여 노사자율 해결을 유도하고, 불법행위 외에는 개입을 최대한 자제”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재산권의 심각한 침해, 인신을 위태롭게 하는 행위 등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하겠다고 한다. 또한 “개별 기업의 법과 원칙 확립 의지를 독려할 수 있는 인센티브 마련 등 무노동 무임금 원칙 준수 사업장의 지원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하였다.
노동자계급의 파업투쟁은 자본가계급의 이윤에 타격을 가함으로써 자본의 배를 불리는 이윤의 원천이 노동자계급에게 있음을 깨닫게 하는 것이다. 따라서 자본가계급의 ‘재산권의 심각한 침해’는 모든 파업투쟁과 동시에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는 겉으로는 노사자율 운운하지만 속으로는 모든 노동자계급의 투쟁에 직접적으로 개입하여 파업투쟁을 파괴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또한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적용하는 자본가에게 인센티브까지 주겠다는 것은 파업투쟁 무력화로 얻는 경제적 이익 외에 이중 삼중의 혜택을 안겨주겠다는 것이다.
이 밖에도 이명박 정부는 ‘노조운영의 민주성, 투명성 제고 방안’으로 현재 파업 찬반투표제 개악을 시도하고 있다. 현재는 “투표시 조합원들의 소신투표가 어렵고, 교섭 전 투표실시에 따른 교섭 압박 등 갈등을 유발하는 운영이 빈번하게 발생”하며 “경영계는 투표의결정족수를 2/3로 상향 조정토록 요구”한 바가 있다면서 그 개선 방안으로 “파업 찬반투표 실시 시기를 교섭결렬 또는 노동쟁의 조정 신청 시 실시토록 하는 규정 도입”을 제시하고 있다. 파업 찬반투표는 본격적인 전투에 임하기 전에 현장의 투쟁력을 높이고 노동자계급의 의지를 천명하는 일종의 선전포고와도 같다. 그런데 이명박정부는 이러한 절차마저 개악함으로써 노동자계급의 파업투쟁을 원천봉쇄하려 하는 것이다.
현재 이명박 정부의 의지대로 ‘경제제도 선진화’가 추진된다면 노동자계급이 이중 삼중의 규제를 뚫고 파업투쟁에 돌입한다고 하더라도 그 힘을 발휘할 수 없게 된다. 이번 보고서에 있는 ‘대체근로 금지 규정 개선’이 노동자계급 투쟁의 발목을 잡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는 “파업시 대체근로 금지는 사용자의 대항수단을 지나치게 제한하여 결국 노조의 과도한 요구를 수용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한다면서 “파업시 대체근로 금지 규정은 노사간 대등성 확보나 글로벌 기준에 맞지 않으므로 개선 추진 검토(노조법 제43조 삭제)”를 개선방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대체근로에 의해 기계가 돌아간다면 노동자계급이 파업투쟁을 전개할 근본적인 이유가 없어진다. 자본의 생산의 흐름을 끊어내지 못하는 파업투쟁이 어떤 힘을 가질 수 있겠는가? 보고서는 뻔뻔하게 “대체근로를 허용하더라도 노조는 합법적인 피켓팅이 보장되고, 파업 참가자는 원직 복귀가 보장되고 있으므로 노동기본권 침해의 우려가 없음”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들은 노동기본권 중 단체 행동권이 노동자의 파업권을 보장한다는 것조차 무시하고 있다. 이들의 규제에 따르면 자본의 공격에 대응하기 위하여 노동자계급이 할 수 있는 실천이란 고작 피케팅밖에 없는 것이다.
이렇게 이명박 정부는 노동자계급의 무기를 제거하기 위해서 파업 절차에서부터 파업이 전개되는 과정에까지 법개악을 통해서 직접적인 개입을 시도하고 있다. 이제 노동자계급은 파업권을 사수하기 위한 파업투쟁을 전개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는 것이다!
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을 규제하라!
누구나 알다시피 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은 노동자계급이 피와 땀으로 쟁취해 낸 기본 권리이다. 그러나 이명박정부는 이러한 기본적인 노동3권마저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선진형 노사관계 기틀 마련’이라는 명목으로 박탈하려 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내용이 노동자계급의 단결권과 직결되는 유니온 샵 개악이다. 이명박 정부는 노동자의 2/3 이상을 대표하는 노조가 있을 때, 취업과 동시에 노동조합 조합원 자격을 얻게되는 유니온 샵 제도가 “근로자에게 노조에 가입하지 않을 자유가 허용되지 않고 있”다면서 “노조를 과보호하는 유니온 샵 규정(노조법 81조 4호 단서) 삭제”를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단결권의 제약은 단체교섭권의 축소로 이어진다. 97년 노동법 개악 때 민주노총이 정리해고제와 맞바꾼 복수노조 허용을 앞두고 “교섭혼란 방지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노/노간 자율적 교섭창구 단일화 기간을 허용하되, 단일화가 안 될 경우 법령에서 정하는 절차에 의해 단일화하는 방안 도입”을 제시하고 있다. 노동조합의 가장 기본적인 권리인 단체교섭권이 자본가 법에 의하여 제약된다면 해당 노조는 더 이상 노조가 아니라 노사협의회로 전락하게 될 것이다. 그 이후의 상황은 불을 보듯 뻔하다. 단체교섭권조차 없는 노조에 조합원이 남아있을 리 없으며 해당 노조는 곧 존재 기반을 잃어버리고 스스로 자멸하게 될 것이다. 이는 말로만 복수노조를 허용하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이명박 정부는 민주노총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97년 노동법 개악투쟁에서 민주노총의 유일한 전리품인 복수노조 허용마저 무력화시키려 하고 있다.
노동조합 무력화 시도는 이 뿐만이 아니다. 이미 97년 개악되어 2009년 12월 31일 시행 예정인 노조전임자 급여지원 금지 규정을 “노조전임자 급여 지원은 사용자의 노조에 대한 지배개입행위인 부당노동행위로 보는 보편적인 법리가 확립”되었다면서 개악법의 “실효성 확보를 위해 규정을 준수하는 우수사례기업에 대해서는 인센티브 등과 같은 지원 방안 마련”을 준비하고 있다. 이렇게 이명박 정부는 이미 개악된 법안마저 재개악을 통해 노동자계급을 확인사살하려 하고 있다!
근로기준법을 개악하라!
이명박 정부는 ‘글로벌 노동환경을 고려한 근로기준법제도 개선’이라는 명목 하에 노동자가 죽지 않고 일할 수 있는 최저의 기준을 정해놓은 근로기준법마저 개악하려 하고 있다.
먼저 일반적인 노동자가 생활하는 데 필요한 비용의 절반도 안되는 최저임금 관련하여 “판례에서 통상임금으로 판단되고 있는 가족수당, 급식수당, 교통비 등”을 최저임금 산입에 포함시키려 하고 있다. 최저임금은 현장에서 대부분의 미조직,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는 임금 상한선으로 책정되어 지불되고 있다.
자본가계급은 최저수준의 생활을 하는 노동자에게조차 매년 최저임금 인상액을 기준으로 통상임금을 지불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뻔뻔스럽게도 실제로는 그 해의 최저임금 인상액이 결정되면 법적인 처벌을 피하기 위해 노동자들에게 인상된 최저임금 수준으로만 지불하면서도 마치 자신들이 임금을 인상해주는 것인 양 거드름을 피운다. 이제 그나마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책정되던 각종 수당마저 최저임금에 포함된다면 미조직,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실질임금은 대폭 삭감되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다.
이 밖에도 이명박정부는 현재 근로기준법 51조 1항, 2항의 ‘2주 단위 탄력적 근로시간제와 3월 단위 탄력적 근로시간제도’ 내용을 1년 단위 탄력적 근로시간제와 30인 미만 사업장의 경우 1주 단위 탄력적 근로시간제 도입으로 개악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변형근로제는 자본가가 물량이 많을 때 노동자에게 추가노동을 시키고 물량이 적을 때에는 노동시간을 줄이는 것을 말한다. 이 때 노동자는 추가노동에 대한 할증임금을 받을 수 없게 된다. 따라서 변형근로제의 확대는 노동자를 물량의 노예로 만들 뿐만 아니라 심각한 임금저하를 가져온다.
자본의 임금 공격은 이 뿐만이 아니다. “근로시간이 주40시간으로 단축되고 있음에도 근로자 보호 취지의 유급 주휴제는 종전대로 존치”되고 있다면서 “유급 주휴일제를 무급으로 전환”하는 것을 개악안으로 제출하고 있다. 유급 주휴일제가 무급으로 전환된다면 노동시간 단축의 의미가 없다. 현재도 생계비 부족분을 메우기 위해서 대부분의 노동자들은 휴일에도 공장에 나가서 일을 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유급 주휴일 마저 무급으로 전환된다면 노동자계급의 생존권은 나락으로 떨어질 것이다.
이러한 자본가계급의 임금에 대한 공격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자본과 정권의 정규직 고임금 공격에 스스로 위축된 결과 대공장 노조의 임금인상률은 한자리 수로 떨어진 지 오래다. 이는 대공장 노조 관료들이 “고용만 보장된다면...” 이라는 현장 노동자들의 고용불안 심리를 교묘히 이용하여 실질적인 양보교섭을 해 온 결과이다. 자본가계급은 고용안정확약서라는 종이 미끼만으로도 노동자들의 임금양보를 얻어낼 수 있었던 것이다. 노동자계급의 수세적 대응에 주도권을 쥐게 된 자본은 이제 직접적으로 고용에 대한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 해고제도 개악이 그것이다.
이명박 정부는 “현행법은 부당해고시 근로자가 원직복직을 고집할 경우 사실상 근로관계 계속이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사용자는 근로관계를 종료하지 못하는 사례가 발생”한다면서 “해고제한 규정이 채용시 곧바로 적용되어 검증되지 않은 근로자에 대해 근로관계 존속을 강요”, “경영상 해고시 일률적 협의기간(50일) 설정으로 적기 구조조정이 어”렵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그 개악방안으로 “사용자 신청의 금전보상제도도 일정한 요건하에서 허용”하고 “해고금지 규정 위반시 형사 처벌을 과태료, 과징금 정도로 조정”, “해고제한 규저 적용 최소자격기간을 3개월 내지 6개월 정도로 설정 검토”, “해고관련 분쟁시 3개월의 해고 제소기간 설정 검토”, “해고규모별 사전통보기간 차등 설정 검토”를 제시하고 있다. 이 개악안이 통과될 경우, 자본가계급의 완전한 해고의 자유를 보장받게 된다. 반면 노동자계급은 부당해고제도가 무력화됨으로써 상시적인 해고의 위협에 고통 받게 될 것이다.
고용보장이라는 달콤한 미끼에 현혹되어 양보교섭을 해 온 결과는 이렇게 부메랑이 되어 노동자의 고용을 위협하고 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더 이상 보호의 대상이 아니다!
그동안 자본가정권은 정규직 노동자들을 공공의 적으로 규정하면서 마치 자신들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이해를 대변하는 양 사기행각을 벌여왔다. 이명박 정부는 지난 수년 동안의 정규직 공격이 일정 성과를 얻게 되자 그 알량한 비정규직 보호 허울마저 벗어버리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비정규 보호라는 미명 하에 자행된 비정규법 개악으로 절대다수 노동자들의 고통이 확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재개악을 시도하고 있다.
“일자리 창출을 고려하는 비정규직 보호법제도 개선”이라는 이름으로 시도하는 “기간제 근로의 유연안정화 방안”과 “파견근로의 유연안정화 방안”이 그것이다.
먼저 기간제 근로 개악의 경우, 이명박 정부는 현재의 “기간제 근로자를 2년 초과 사용 시 무기근로계약으로 간주하고, 차별금지 및 시정절차를 마련”한다는 규정을 “사용기간 연장은 단기적으로 3~4년으로 하고, 단계적으로 유연화”를 시도하고 있다. 다음으로 파견근로 개악의 경우, 현재의 “파견근로자를 2년 초과 사용 시 직접 고용 의무를 부과하고, 차별금지 및 시정절차를 마련”한다는 규정을 “차별금지에 따른 비용부담 상승과 사용기간 및 허용업종 규제로 인한 상시적 고용단절 등의 부작용이 예상”된다면서 “단기적으로는 사용기간을 3~4년으로 연장하고, 단계적으로 유연화”, “파견허용업종 규정을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환”을 제출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스스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확산을 통한 일자리 창출을 제시하고 있다. “임기 중 연 7%씩 성장해, 10년 안에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를 달성하고, 세계 7대 경제대국에 든다”는 이른바 ‘747공약’을 내세웠지만 세계 경제위기에 직면하여 본인의 공약을 지킬 수 없게 되자 그 칼날을 노동자들에게 돌리고 있는 것이다. 당장 눈앞의 실업률을 줄이기 위해 비정규직 고용을 확산시킨 것은 이미 노무현 정부 때에도 써먹은 수법이다. 다만 이명박 정부는 법제도 개악을 통해서 비정규직 확산을 제도화시키려 하고 있을 뿐이다.
파견허용 업종의 대폭 확대는 당장 현장에서 정규직 노동자들 공정의 외주화 공격으로 나타날 것이다. 이는 당장 비정규직으로 고용되어 있는 노동자들뿐만 아니라 점차 소수화되고 있는 정규직 노동자들의 고용불안 심리를 자극하기 때문에 자본가 정권으로서는 1석 2조의 효과를 노리려는 의도이다.
자본과 정권이 정규직,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물론, 가장 취약한 계층인 미조직 노동자에게조차 공격의 화살을 돌리고 있다는 것은 ‘취업규칙불이익변경’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이명박 정부는 “고용안정과 임금체계 연계를 위한 취업규칙 불이익변경법제 개선”이라는 명목 하에 “고비용의 연공급 임금체계는 기업의 잠재적인 경쟁력을 저하시키는 것은 물론, 고령자 퇴출, 비정규직 선호 등을 초래”한다면서 “취업규칙 변경이 경영상 필요하거나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는 경우에는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되더라도 (근로자 집단의) 동의를 얻지 않아도 변경의 효력이 인정된다는 규정 신설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아직 노동조합이 조직되지 않은 사업장에서는 노동자의 임금을 포함한 노동조건을 결정하는 규정이 바로 취업규칙이다. 노조가 없는 사업장에서의 노동자 상태란 불을 보듯 뻔할 것이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는 이렇게 가장 밑바닥에 있는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조차 개악시키려 하고 있다. 이는 자본과 정권으로서는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으로 조직되어 있는 경우 당장 노동조건을 변경시키려면 단협개악 부담을 가져야 하기 때문에 최소한의 짐조차 벗어버리려는 것이다.
이렇게 이번 지식경제부의 보고서는 정규직 노동자 공격을 통해서 노노분열을 조장하고 노동자계급 단결의 고리를 끊어버리려 했던 자본과 정권의 본질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결국 이들의 공격대상은 정규직 노동자만이 아니라 노동자계급 전체였던 것이다!
(2) 영국과 미국 노동자들의 전철을 밟을 것인가!
자본가계급만의 이해를 관철시키기 위한 이명박 정부의 거침없는 행보가 계속되자 이들의 파트너를 자임했던 한국노총조차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지난 5월 8일 한국노총은 “일방적인 규제개혁, 공공부문 구조조정 정책 추진을 즉각 중단하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한국노총은 성명서에서 스스로 이명박 정부와 정책협약을 체결한 파트너라고 밝히면서 “이명박 대통령은 비즈니스 프렌들리는 친기업 친노동 모두를 포함하는 것이라고 해명했고, 공공부문 구조조정은 노총과 충분히 협의하겠다고 수차례 약속한 바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정부는 규제개혁이나 공공부문 구조조정과 관련하여 어떤 협의 요청도 없었으며 한국노총에 대해 일언반구 의견도 구하지 않았다”고 울분을 토했다. 그러면서 “일방적인 구조조정 및 규제개혁을 즉각 중단하고 노동계와 충분하고도 진지한 협의에 나서지 않을 경우 한국노총은 현 정부에 대한 지지와 협력을 철회할 수밖에 없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한국노총이 요구하는 것은 이명박 정부의 반노동자 정책 반대 자체가 아니라 자신들의 파트너 지위를 되찾아달라는 것이다. 대선 때부터 노골적으로 친이명박을 표방했던 한국노총다운 태도이다.
그렇다면 민주노총은 어떠한가?
민주노총 지난 5월 16일 중앙집행위에서 이 사안을 보고사항으로 처리했다.
보고 8. 지식경제부 노동규제완화 추진및 대응
3. 민주노총의 대응방향
1) 성명서 및 기자회견 ( 성명서는 즉각, 기자회견은 대변인실과 논의해서 시행여부 판단)
2) 항의방문
- 지식경제부및 노동부 항의 집회 및 방문
(조직담당자회의를 통해 적당한 시기 선정 시행)
3) 토론회 개최 - 발제자가 준비되면 즉각 5월 중 시행
4) 기타 대응 - 담당자회의 논의를 거쳐 시행 (5월 16일 2008년 5차 중앙집행위원회(투본회의) 회의결과)
현재 항의방문까지 진행되었으니, 이제 남은 것은 토론회 개최이다.
이번 지식경제부 보고서를 보면 선진국의 사례로 드는 대부분이 미국과 영국의 사례이다. 이명박이 대선 전부터 노골적으로 레이거노믹스를 표방했기 때문에 이는 당연한 결과이기도 하다. 레이거노믹스의 본질은 무엇인가? 그것은 가진 자들에게는 감세정책과 각종 규제완화를 통해서 각종 혜택을 주고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해서 노동자 민중에게 고통을 전가하는 것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소련을 항복시킨 레이건 행정부의 업적을 이야기하지만, 한편으로 레이건은 공산주의 확산을 막는다며 1983년 그라나다를 침공하고 이란에 무기를 팔아 니카라과의 우익 반군인 콘트라를 지원하는 등 수치스러운 중앙아메리카 개입 정책을 벌였다”, “‘스타워즈’로 알려진 전략적방위 구상은 결함투성이였고 소련과 맺은 무기 감축협상을 망쳐버렸으며, ‘Reaganomics 레이거노믹스’를 통해 부자들의 세금을 감면해주는 동안 수많은 가난한 미국인들은 수입이 줄어드는 것을 지켜보아야 했고, 엄청난 재정 적자를 불러왔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2004년 6월 7일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 ‘레이건의 업적 때문에 우리가 그의 실수에 눈 감아서는 안된다’)
레이건 정권은 미국 항공관제사 파업투쟁 당시 11,000명의 노동자들을 해고하고 지도부를국가반란죄로 구속하였다. 파업기금은 몰수되었고, 노조는 폐쇄되었다. 레이건 집권 시기인 81년에서 85년 동안 노동자들의 임금은 3.5% 삭감되었다.
영국의 대처 또한 79년 집권과 동시에 노동자 운동을 본격적으로 탄압하기 위한 법제도 정비에 착수했다. 1984년 노동조합법 개악이 그것이다. 우선 파업과 협약체결을 위한 조합원 투표를 비밀로 하는 우편투표제를 도입했고, 클로즈드 샵을 대폭 축소함으로써 기업이 비조합원의 고용을 거부하는 행위를 금지시켰다. 또한 파업찬반투표에서 승인을 얻은 파업에 대해서만 면책특권을 인정하고 동조파업, 지원파업 등의 2차 파업을 주도한 조합 간부의 면책특권을 박탈했다. 이는 현재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는 내용과 거의 흡사하다.
대처는 법제도 개악 다음에 곧바로 노동자 탄압을 자행하였다. 그 유명한 영국 탄광노조의 투쟁은 대처 정부가 폴란드, 호주, 프랑스 등으로부터 석탄을 긴급 수입하고, 운수노조의 비노조원들을 동원하여 운송시킴으로써 무력화되었다. 1년에 걸친 영국 탄광노동자들의 투쟁은 처참하게 무너졌다. 1만 명 이상의 광산 노동자들이 체포되었고, 현장복귀 이후 4년 동안 절반의 갱이 폐쇄되었다. 노동조합법 개악 다음해인 1985년은 20년 동안 파업이 가장 적은 해가 되었고, 영국 노동조합 조합원 수는 79년 집권 당시 1300만 명에서 85년에는 1070만 명으로 대폭 축소되었다. 사용자가 단체교섭에서 노조를 인정하지 않는 경우도 47% 가량이나 되었다.
이명박 정부와 자본가계급이 꿈꾸는 사회가 바로 이것이다.
지금 현재 이명박정부의 노동자탄압은 시작에 불과하다. 법제도 개악 추진은 이후 자유로운 구조조정과 노동자 탄압을 위한 것이다. 따라서 지금 당장 이를 막아내지 못한다면 영국과 미국의 처참한 노동자 상황은 당장 우리의 내일이 될 것이다. 성명서와 항방, 토론회만으로는 결코 법제도개악을 막아낼 수 없다. 예전 전노협 시기에는 노동법 투쟁이 1년 중 가장 중요한 투쟁이었고, 노동자 자본가 간의 계급투쟁이 가장 첨예하게 전개되었다. 민주노총은 이명박의 시계가 거꾸로 돌아가고 한탄만 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민주노총도 시계를 거꾸로 돌려서 전투적인 계급투쟁전선을 복원시켜야 한다.
대처는 후일 자신의 반노동자정책에 관하여 이렇게 자부했다.
“우리가 정권을 맡았을 때 영국은 쇠퇴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었습니다. 그런 영국을 건져 내기 위해 기업가 정신을 본보기로 삼았으며 흐트러졌던 법과 질서를 바로잡았습니다. 전적으로 부당하게 운영되던 노동조합 문제도 해결했습니다. 노동당 정부 하에서 나라가 쇠퇴로 치닫고 있었는데 그 상황을 중단시켰습니다”
후일 이명박의 자랑스런 성공담을 들을 것인가? 아니면 임기 중에 이명박 정부의 항복을 받아낼 것인가? 지금 남한의 노동자 민중은 그 기로에 서있다! <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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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8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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