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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47호] 엎친 데 덮치기! 비정규직 우선 정리해고에 비정규직법 개악까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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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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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29 16:46:38, 조회:2,620, 추천: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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엎친 데 덮치기!
비정규직 우선 정리해고에 비정규직법 개악까지!
지속되는 비정규직 우선 정리해고
“구조조정이 가속화되는 데 있어서 가장 큰 고통을 겪는 층은 여전히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될 것이며, 구조조정이 폭력적인 양상을 보일수록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 또한 격렬하게 전개될 것이다. …… 물론 정규직의 비정규직 우선 정리해고, 외주화 등의 양보교섭은 곧바로 정규직에 대한 추가적인 공격으로 연결된다. 그렇기 때문에 비정규직-정규직이 자본의 공세에 맞서는 공동의 전선을 구축해야 하는 것이다.” (노동자정치신문 38호, 왜 여전히 우리의 전략적 기조는 지켜져야 하는가?)
우리는 2008년도 정세파악과 우리의 투쟁 기조를 정함에 있어 위와 같이 말했다. 그 정세는 지금 현실이 되어 우리에게 당면과제를 안기고 있다. 쌍용자동차에서는 희망퇴직 명목으로 이미 비정규직 우선 정리해고가 진행되고 있다. 정규직 노조가 합의해 준 비정규직 우선 정리해고에 대해 금속노조는 쌍용자동차지부의 비정규직 희망퇴직 관련 노사협의회 합의에 대해 중앙쟁대위 차원의 입장표명과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하자고 제출된 안건에 대해 쌍용자동차지부의 입장표명과 조합 주무부서의 대책방안 등을 차기 중앙쟁대위에서 보고하는 것으로 결정하였다.
현대자동차는 에쿠스 생산 중단에 따라 비정규직 노동자 115명이 집단해고 된 상태이다. 에쿠스를 만들던 정규직 노동자들이 전환배치 되면 그 자리에 있던 비정규직도 해고 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현대자동차에 납품하는 부품업체들의 폐쇄 등으로 인해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 부품을 포장 수출하는 곳의 업체들 중 두 군데가 폐업되어 12월 1일부로 약 140여명이 정리해고 된다. 그리고 두 군데는 '최근 글로벌 금융위기 상황이 실물경제로 이어져 회사의 도급물량이 격감하여 2008년 12월 1일부로 도급계약 축소 운영이 불가피한 현실로 직면함에 따라 회사에서는 인원 감축을 공지합니다.'라고 사실상 희망퇴직 없으면 정리해고 하겠다는 공고를 붙여 각각 6명과 7명이 희망퇴직이든 정리해고든 당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은 대상자가 170명 정도라도 현대차가 감산을 통해 정규직의 잔업과 특근마저도 없는 상황에서 앞으로 경제위기가 지속되면 비정규직 해고는 훨씬 더 늘어날 것이다. 이에 현대자동차비정규직지회는 28일 원,하청 노조가 공동으로 업체들의 구조조정 움직임에 따른 대책 마련에 나설 것을 현대차지부에 요구했다. 또한 소식지를 통해 “계속된 감산으로 시간당생산대수(UPH)를 줄여야 하는 상황까지 오면 정규직보다는 비정규직이 정리해고 최우선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8+8로 한두 달 가고 잔업 특근 없이 생활임금보장이 어렵다는 정규직의 불만이 터져 나오면 … 10+10에 특근 두개 보장하려면 현재 UPH(시간당 생산량)를 절반 이하로 다운시켜야 한다고 말하고, UHP 다운으로 인한 비정규직의 대량해고가 불가피하다고 할 것이며, 정규직의 손에 의해 비정규직이 정리해고 되는 모양새도 만들고, 노노 갈등도 유발시켜 손쉽게 정리해고를 단행할 것이다 … 사측은 세계경제 여파로 위기감을 더 부풀려 위기를 조장할 것이다. 그리고 UPH 다운으로 비정규직을 대량 정리해고하고, 정규직을 비정규직 공정으로 배치함으로써, 현재 비정규직 작업물량을 고스란히 정규직이 받아 안으면 … 조금 더 위기를 조장하면 정규직의 구조조정도 손 댈 수 있다는 시나리오다."(현대자동차비정규직지회 박민호 대의원)
12월 중순부터 전체 공장의 생산을 멈추는 GM대우도 비정규직의 현실은 다르지 않다. 10월 29일 제주에서 열린 라세티프리미어 신차발표회장에서 구조조정 가능성에 대해 마이클 그리말디 사장은, “비정규직에 한해 내년 시장 상황을 보면서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경제위기가 닥치면 닥칠수록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연대는 쉽지 않다. 정규직의 경우 비정규직은 해고되더라도 자신이 전환배치 되는 자리라면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비정규직을 고용의 방패막이로 생각하는 경향이 크기 때문이다. 평상시에는 그런 생각이 크지 않을지 몰라도 당장 자기문제로 닥치면 그렇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 전부터 선전, 선동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대자동차 비정규직지회 대의원 말처럼 비정규직 다음은 정규직의 구조조정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구조조정을 시작하지 못하게 싹부터 잘라 버리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상적인 정규직-비정규직 연대투쟁이 절실하다. 그러나 노동조합 내의 개량주의, 조합주의로 인해 이것은 실질적으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것을 깰 수 있는 핵심고리는 비정규직 투쟁이며 정규직 활동가들 역시 비정규직 투쟁과 연대하며 조합주의에 빠져 있는 전체 운동을 바꿔내고자 하는 노력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럴 때만이 정규직을 향한 구조조정의 칼날도 무디게 하고 결국에는 부러뜨릴 수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비정규직 투쟁의 중요성과 그 투쟁에 연대하는 것에 대한 중요성에 대해 언급해 온 것이다.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짓밟는 구조조정 투쟁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 말이다.
다 고용안정을 위한 것이니 참고 인내하시오!
2년 일하고 짤릴 것을 4년 일하고 짤릴 것으로 늘려 주겠소!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올 상반기 583개 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1.8%가 앞으로 비정규직 고용을 늘릴 예정이고 30.4%는 현재 수준으로 채용할 계획이라고 응답했다고 한다. 그리고 정부 출연 연구기관의 비정규직 고용은 매년 늘고 있다. 13개 기관의 올해 연구, 보조인력 기간제 노동자(비정규직)는 3,714명으로 지난해 3,523명, 2006년 3,371명에 이어 증가세가 계속되고 있으며 박사 후 연수과정 노동자는 최근 2년 동안 50.4%가 늘었다.
고용기회와 고용안정, 노동조건, 노동기본권, 사회보장 등 '좋은 일자리'를 구성하는 지표들에서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 가입국 중 거의 최악의 수준에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특히 저임금 노동자 비율, 성별 임금격차, 연간 노동시간, 인구 10만 명 당 산재 사망자 수는 1위를 차지했고 임시직 비율은 2위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7월 대한상공회의소는 노동부 등에 비정규직 사용기간을 4년으로 늘려달라고 요구한 바 있다.
이러한 가운데 11월 28일 한겨레는 노동부의 ‘비정규직 고용개선 종합대책 수립 방향’이라는 문건을 입수했고 말로만 돌던 ‘비정규직 정책의 윤곽을 문건으로는 처음으로 확인한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경제난국 극복 대책이라는 명목으로 올해 안에 비정규직 법 개정안 국회 제출을 희망한다고 했던 것이 현실이 되고 있는 것이다.
그 문건 안에는 (비정규 노동자) 당사자의 동의가 있는 경우 기간제 사용기간 연장, 파견근로 대상 업무 확대 검토 등 네 가지를 큰 방향으로 제시했고 노동부는 문건에서 ‘기간 연장은 현실적으로 불가피한, 지금으로서는 최선의 선택’이라고 했다. 국회에 대표발의하는 형식은 정부 입법이 아닌 여당 의원이 하는 형식을 취할 예정이라고 한다. 노동부는 일찌감치 경제위기로 인한 일자리 감소를 운운하며 비정규직 사용기간을 늘려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이에 대한 노동부의 근거는 다음과 같다.
"법 개정을 통해 사용기간을 연장하면 우선 고용안정 효과는 물론 향후 정규직화 가능성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 파견업은 용역근로자보다 근로조건이나 임금면에서 혜택이 더 좋다고 판단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파견업종이 확대로 가야 맞다고 판단하고 있다 …… 계약을 반복 갱신하면 정규직화 될 가능성이 크다. 비정규직 기간연장이 고용안정에 큰 도움이 될 것"(노동부 이기권 근로기준국장)
“30세 미만 젊은이에겐 비정규직법을 유예하자는 식으로 청년들에게 비정규직을 과감하게 도입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한다 …… 고용구조가 유연화 될수록 고용이 늘어난다 …… 지금은 정규직 한 자리 늘리는 것보다 비정규직 두 자리를 늘리는 게 근로자가 더 원하는 상황일는지 모른다 …… 좋은 일자리를 찾는 상황이 아니라 일자리라도 구해야 한다는 절박한 상황 …… 비정규직이 '나쁜 일자리'라는 표현은 잘못됐고 고정 관념이다. 차라리 '덜 좋은 일자리'로 하자"(이영희 노동부장관)
사용기간 연장은 비정규직으로 평생 써먹겠다는 것이다. 비정규직으로 얼마나 오래 써야 정규직화가 되는가? 이미 7년 많게는 10년 이상 비정규직으로 살아간 사람들이 정규직화가 되었는가? 오히려 더 먼저 짤리고 있지 않은가?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별을 넘어 비정규직 내의 차별까지 고착화시키려고 하는가?
파견업종의 비정규직 노동자가 다른 비정규직 노동자보다 나으니 파견노동자를 늘리자고 하는 것은 어처구니가 없다. 파견업종의 비정규직 노동자보다는 정규직노동자가 더 임금면에서 좋은데 왜 그렇게 하지 않으려고 하는가? 이 뿐인가? 정규직노동자들을 다 자르고 2배의 비정규직을 만든다고 하면 누가 좋다고 할 것인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현실을 몰라도 너무 모르기 때문에 저런 막말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비정규직은 덜 좋을 뿐이지 나쁜 것이 아니라는 것도 말장난에 불과하다. 왜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투쟁하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는 것인지, 인간답게 살고 싶다고 절규하는지 단 한번이라도 진지하게 고민해 보았는가? ‘비정규직이라도 일자리가 있다는 것을 감사하고 살아라, 괜히 투쟁하다 짤리지 말고...’라는 협박성 문구에 다름 아닌 말이다.
소부르주아와 부르주아 신문이 바라보는 비정규법
지난 7월 비정규법 시행 1주년 시기에 가장 많이 평가 나왔던 내용은 ‘효과는 분명히 있다. 미비한 것은 보완하면 된다. 그 방향으로 법 개정이 되어야한다.’였다. 이번 개정 움직임에도 그러한 얘기들이 대부분이다. 이병훈 중앙대 교수는 경향신문 ‘부자정부의 비정규직 대책(11월 16일)’이라는 글에서 비정규법의 효과에 대해 “비정규직 보호법은 기간제 근로자들을 정규직 또는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는데 일정한 성과를 거뒀”기 때문에 “비정규직 보호법은 충분치는 않지만 지난 1년 동안 기간제 근로자의 정규직화를 유도한 것으로 확인되”었다고 이야기했다.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장 역시 한겨레 기사를 통해 “비정규직법이 그나마 기간제 노동자의 정규직 또는 무기계약직 전환 등에서 긍정적 효과를 나타냈는데, 사용기간을 없애거나 늘리면 이런 효과마저 없어진다”고 평가했다.
가까이 있는 것은 크게 보이고 멀리 있는 것은 작게 보인다고 했던가? 당장의 성과를 보면서 비정규법이 효과를 운운하는 것은 맞지 않다. 비정규법이 왜 만들어졌는지를 벌써 잊었는가? 자본과 자본가 정부가 비정규직을 보호하기 위해서 그 법을 만든 것이 아니라는 것을 잊으면 안 된다. 부르주아 신문에서는 아예 모든 노동자의 비정규직화를 직간접적으로 얘기하고 있다.
파이낸셜 뉴스는 10월 3일 사설에서 비정규직법에 대해 “당초 취지와 달리 ‘비정규직해고법’으로 둔갑할 조짐이 뚜렷”하다며 그 이유로 “기업들은 정규직 ‘철밥통’에 손을 못 대는 대신 비정규직 근로자들을 우선적으로 자르고 있”는 것을 이야기한다. 그러면서 “비정규직 차별을 줄이는 근본적인 대책은 고용시장의 유연성을 높이는 데 있다. 해고 문을 넓히면 채용문도 저절로 넓어진다. 그러나 지금처럼 정규직이 평생고용이라는 기득권을 꼭 붙들고 있는 한 비정규직이 비집고 들어갈 자리가 없다.”고 하고 있다.
이는 결국 차별을 없애되 비정규직을 없애는 것을 통해서가 아니라 차별 기준이 되는 정규직을 다 없애버려 차별을 없애버리자는 말에 다름 아니다. 정규직이 과연 ‘철밥통’인가? 정규직 역시 언제 구조조정으로 인한 정리해고를 당할지 몰라 불안에 떨고 있는 대상이다. 다만 비정규직이 ‘더’ 떨고 있을 뿐이다. 평생직장은 보장 못해도 평생 일자리는 보장하겠다는 달콤한 말로 노동유연화를 강화하려는 것이다. 평생을 눈치보고 불안해하고 생계를 걱정하면서 산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너무 끔찍하지 않은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기득권이라고 한다면 우리는 그 기득권을 포기할 수 없고 비정규직 노동자들도 그 기득권을 누리게 하기 위해 더 싸워야 할 것이다.
중앙일보는 역시 11월 24일 사설에서 경제위기를 돌파할 수 있는 ‘가장 바람직한 방법은 임금을 낮추더라도 일자리를 유지해 함께 살아남는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이렇듯 비정규법은 노동의 유연화, 모든 노동자의 비정규직화를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왜냐하면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자본주의는 노동유연화를 핵심으로 자본축적을 하고 있기 때문이고 그 중심에 비정규직의 확산이라는 목표가 있기 때문이다.
민주노총이여, 정신 차리고 투쟁에 임하라!
올 3월 중순부터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운운하며 비정규법을 3년으로 연장하는 것을 흘리고 다녔던 노동부가 이제는 4년으로 하자며 더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우리는 노동자정치신문 42호에서 이러한 움직임과 더불어 ‘적극적인 연대와 투쟁계획으로부터 비정규악법 폐기 투쟁을 이끌어 내야 하는 것이 민주노총 지도부의 역할’이라고 얘기했다. 그러나 ‘정부가 개정된 비정규법을 국회에 상정할 경우에는 즉시 총력투쟁에 돌입’한다며 2006년 비정규악법이 국회를 통과할 당시와 다를 바 없이 저들의 비정규법 개악시도를 기다리는 꼴만 되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이에 대해 금속노조 미조직비정규사업국장은 “소수 노동조합 간부들과 민주적인 사회단체가 국회 앞에 모여 물대포를 맞으며 상징적으로 투쟁하는 것을 넘어서 촛불학습의 효과가 발휘되어 가두에서 역동적인 대중투쟁을 만들어 갈 수 있느냐에 따라 승패가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금속노조 대대에서는 “노동법 개악에 맞선 총파업 태세를 전혀 갖추지 못하고 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격렬한 투쟁만이 깃발을 지키고 있을 뿐이다. 강력한 투쟁태세를 갖춰야 할 이 때 민주노총 등 주요 노조 지도자들이 ‘이명박 정부가 실천한다면 우리도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거나 ‘우리가 결단해 경제를 살릴 수만 있다면 임금동결을 결단할 수 있다’는 ‘임금동결론’을 언급해 현장을 혼란시키고 있다.
비정규직법을 필두로 한 전면적인 노동법 개악에 맞서 불법과 합법을 넘어선 전면적인 총파업 전선을 구축하고, 전국적인 총파업 투쟁과 촛불투쟁을 전개해야 한다. 강력한 투쟁을 통해 사업장에서 강요되는 임금동결, 희망퇴직, 구조조정을 막아내야 한다.”는 ‘고용안정-노동자살리기 투쟁본부’ 안이 제출됐다. 그러나 이 안은 제대로 토론되지도 못하고 중앙집행위에 위임하는 것으로 어물쩡 넘어 갔다. 실제 이 안이 토론에 부쳐졌다 하더라도 금속노조 산하 대부분의 기업지부에서 비정규직 우선 정리해고를 인정하거나 합의하는 상황에서 대의원대회에서 채택될 리 만무하다. 결국 이런 투쟁은 현장 활동가들 스스로의 임무이다.
민주노총은 지금 투쟁하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나 비정규직 우선 정리해고에 내몰려있는 비정규직들을 만나 투쟁을 조직하는 것 대신 민주당과 민노당을 만나 간담회를 하는 것을 하고 있다. 이는 비정규악법 개악에 대한 민주노총의 투쟁방향이 ‘비정규직법 개악저지 및 비정규직 권리보장입법 쟁취를 위해 총력 투쟁’, ‘민주노동당과 ‘비정규직법 개악철회 및 올바른 전면재개정을 위한 대책팀’을 구성하고 ‘원내외 투쟁의 유기적 결합력을 높이고 국회 환노위 위원 면담 및 항의를 진행’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정부와 여당의 비정규악법 개악에 대해 민주당은 11월 14일 차별 시정제도 강화, 용역 전환 때 노조와 협의, 불법 파견 때 파견 노동자 고용보장 강화, 특수고용형태 근로종사자 근로조건 보호 등 4개 법률 제·개정안을 당론으로 확정하고 대표 발의했다. 민주노동당은 정부가 개정안을 내는 즉시 홍희덕 의원이 대표 발의한다는 방침이다.
이러한 가운데 민주노총은 11월 18일 민주당과 간담회를 가졌다. 민주당은 이번 촛불투쟁에 있어서 배신자요, 비정규악법을 통과시킨 노무현 정권이 간판만 바꿔단 당이다. 이 자리에서 진영옥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노무현 정부 시절에는 한미 FTA 문제라든가 비정규직법 등 다른 입장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고 서운한 관계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생존권이 걸려있는 문제가 어떻게 ‘서운한’ 것일 수 있는가! 몇 명이 죽어가고, 굶고, 철탑위에 올라가고 두들겨 맞고 구속되고 손배를 맞고 하는 가운데 말이다. 간담회에서 더 나아가 민주노총은 “민주당·민주노동당과 공조를 강화해 법안 통과를 막겠다”고 밝혔다. “정규직, 비정규직과의 연대고리를 만들어 더 큰 투쟁으로 법안을 폐기시키겠다.”는 말은 없다.
민주노총이 反이명박정권에 대한 공동대응의 필요성을 운운하며 민주당과 같이 하고자 하는 것은 분명히 반계급적인 행동이다. 민주당은 11월 25일 노사관계로드맵을 합의해 주고 한나라당과 정책공조를 한 한국노총을 찾아가 "한국노총과 민주당은 결국 가까워질 수밖에 없는 운명을 갖고 있다 …… 길게 보면 함께 할 수밖에 없는 공동운명체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다"며 한국노총과 이후의 관계를 희망하는 발언을 했다. 한국노총과 공동투쟁 하는 것은 아직 아니라던 민주노총이 민주당을 중심으로 다시 한국노총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인지 의문스럽다.
비정규직 없는 세상 만들기를 하고 있는 비정규넷은 “비정규직은 결코 정상적인 고용형태가 아니라고, 그것은 반드시 없어져야 한다고, 비정규직의 고통을 만들어내는 현재의 비정규법은 반드시 없어져야”하고 “‘재개정’은 오히려 이 법의 정당성만 부여해줄 뿐”이라며 비정규악법 폐기를 이야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노총은 기자회견을 통해 비정규직법 개악 중지와 전면 재개정, 원청사용자 책임 확대 등 간접고용 노동 보호 입법 시행 등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비정규직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으로 “기간제한을 더욱 강화하여 현 2년을 1년 혹은 1년 미만으로 줄이고 법적 강제력을 높이기 위해 고용의제화해야 하며 사용사유를 제한하는 방향으로 개정”하는 방법을 이야기하고 있다.
투쟁을 통한 악법폐기라는 기조는 민주노총 내에 없다. 이젠 총파업도 없고 ‘총력투쟁’이라는 공허한 문구만 있을 뿐이다. 비정규악법 철폐를 기조로 힘차게 싸우자고 현장에서부터 민주노총에 대한 압력과 항의를 시작하자. 그리고 기간을 1년으로 줄이거나 하는 등 법의 문구를 바꾸는데 우리의 역량을 낭비하지 말자. 그 시간에 아직도 전국에 흩어져있는 미조직비정규노동자들을 조직하고 힘겹게 싸우고 있는 장기투쟁비정규직노동자들의 투쟁을 어떻게 승리로 이끌 것인지 고민하자! 현장에서 정규직 노동자와 비정규직 노동자의 분열의 악순환의 고리를 끊자! 그것은 지금 당장 비정규직 우선 정리해고 저지를 중심으로 투쟁을 조직하는 것이다.<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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