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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47호] 비정규직 우선정리해고 분쇄, 생존권 쟁취를 기치로 전국적 현장공동투쟁체를 건설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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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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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29 16:06:00, 조회:2,339, 추천: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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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우선정리해고 분쇄, 노동자생존권 기치로
전국적 현장공동투쟁체를 건설하자!
- 기아자동차 활동가
경제공황이 전 세계로 급속히 확산되면서, 자동차 산업 또한 위기에 접어들었다. 미국 자동차 빅3인 GM, 포드와 크라이슬러의 판매량이 평균 35% 이상 감소했다. 미국 10월 자동차 판매량은 25년 만에 최악을 기록했다. 전체 생산량의 70%를 수출판매에 의존하고 있는 한국 자동차 산업 또한 전반적인 매출 감소에 들어가면서 자본은 일제히 “심각한 경영위기에 직면했으며 구조조정만이 해결책이다”라고 언론을 앞세워 거품을 물고 있다.
이미 구조조정은 진행되고 있다. 현대차 공장에서 에쿠스 단종으로 비정규직 115명이 우선정리해고 되었다. 쌍용차에서는 정규직 지부집행부와의 합의 속에서 350명에 달하는 비정규직이 정리해고나 다름없는 희망퇴직을 강요받고 길거리로 쫓겨났다. 비정규직에 대한 대량 정리해고 설이 현장에 파다한 가운데 대우차는 공장별 부분휴업에 들어가 있다. 기아차는 소하리 공장이 이미 부분생산을 해 온지 오래되었고, 기아차 화성공장 또한 1공장이 12월 셋째 주부터 생산계획이 없어 휴직에 들어갈 예정이다. 1월부터는 잔업, 특근 없이 전 라인이 8+8로 운영될 거라는 소문이 파다하다.
비정규직에 대한 정리해고가 정규직 구조조정의 서막으로 별다른 저항 없이 자행되고 있는 지금, 적극적인 여론 공세와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연일 내뿜고 있는 자본과 정권에 상반되게 현장은 폭풍 전야처럼 고요하다. 이것은 노동자 대투쟁의 태풍을 예고하는 고요인가? 아니면 자포자기 상태를 반영하는 무저항의 침묵인가?
경제공황과 구조조정 위기에 직면한 기아차 현장의 표정
11월 들어 기아차 현장에는 ‘현 경제공황과 자동차 구조조정 위기 상황’에 대한 각 현장조직들의 홍보물이 발행되고 있다. 각 현장조직의 현 위기에 대한 진단과 대안은 12월 집행부 선거와 맞물리면서 조합원들에게도, 집행부 선거에 출마하는 제 조직의 입장에서는 더더욱 주요한 내용이 될 수밖에 없다. 현장 제조직들의 입장과 이에 따른 조직 활동이 이후 현장투쟁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를 살펴보는 것은 더욱 유의미 할 것이다. 그 진단과 대응방안이 다르다면 더더욱!
✹ 구조조정 위기 조장하지 마세요! - 전노회
11월 24일, 기아차지부 현 19대 집행부 현장 조직인 전노회 중앙 홍보물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전면에 개재되었다.
[조.중.동의 나팔수인가? 사측의 대변자인가? 현장조직의 무분별한 위기조장, 노동운동의 선을 넘었다. - 예측하고 준비하는 것은 좋다만, 현장불안, 위기조장이다!
사측은 단 한마디도 없는데 현장조직이 앞서서 구조조정을 말하고 있다. 임원선거를 앞두고 세계금융위기에 이은 자동차산업의 위기를 예단(!)하며 기아차에 구조조정이 온다는 식의 홍보물을 쏟아내고 있다. (중략)
홍보물 내용이 조합원의 단결과 희망보다는 극도의 불안을 조장하는 내용들이다. (중략) 임원선거를 앞두고 극도의 불안과 위기를 조장하는 것이 득표에 얼마나 도움 될지 모르지만, 이와 같은 현장 흔들기는 사측이 원하는 것이다.] - 전노회 11월 24일자 홍보물 중
내용의 핵심은 회사가 구조조정 계획을 내 놓은 것도 아닌데 현장조직이 위기를 조장하면서 선거에 이용하려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명확한 위기 극복대처법을 제안한다.
전노회에서 덩달아 구조조정을 예견하고 공론화하는 것은 구조조정을 인정하는 꼴이기에 더 이상은 언급은 안하겠다. (중략) 이럴 때 일수록 조중동 신문이나 배껴 위기를 조장하는 동료에게는 단호한 질타를 하자. 그리고 절대 다치지 않고, 틈틈이 더 열심히 족구하고 장기두고 베드민턴하고 탁구하면서 상쾌한 현장을 만들자.
인터넷 보급 세계 1위를 자랑하는 초정보화 한국사회에서, 더군다나 현 집행부 현장조직에서 구조조정 위기를 조장하지 말라는 정세 인식은 놀라울 따름이다. 회사가 정리해고 발표를 하고 나야 위기는 시작되는 것인가? 더군다나 그 대안이 바로 옆의 동지가 희망이며, 더 열심히 체력단련을 하면서 상쾌한 현장을 만들자고 한다. 그냥 어이없이 웃고 넘어갈 수없는 이유는 이 현장조직이 현 기아차 19대 집행부 현장조직이며 기아차 현장 내 메이저 조직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 구조조정 위기가 닥치고 있는데 기업지부 해소가 웬 말이냐! - 지역지부 전환 결사반대
- 전민투
전민투는 06년 기아차 비정규직 투쟁 시, ‘비정규직 파업 반대한다, 비정규직 파업 때문에 회사 망한다.’를 기치로 비정규직 파업 반대 집회를 개최하는 등 적극적인 구사활동을 전개해 왔다. 정규직 조합원의 고용과 복지가 최우선이라고 하면서 민주노총 및 금속노조의 총파업 투쟁을 반대해 왔고, 07년 비정규직 거점파업 투쟁 시에는 06년과 마찬가지로 투쟁을 왜곡하고 구사대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전민투는 지금의 위기가 대단히 심각하며 그 원인은 ‘자본의 무분별한 해외공장 확장과 무능력한 경영’에 있으며, 그 책임은 경영진이 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경제공황과 구조조정의 위기를 인지하는데 있어서는 전노회 보다 낫지만 그 대안이 역시나 전민투답게 조합주의적이고 반노동자적이다. [경영이 이토록 위기인데 금속노조가 일방적인 기업지부 해소를 추진하고 있다. 기업지부 해소되면 다 죽는다, 지역지부 전환을 결사 반대한다]는 것이다. 기업지부 해소 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한 보완책을 마련한 후 지역지부로 전환해야 한다는 치장을 곁들이지만 핵심적 내용은 기업지부가 지역지부로 쪼개지면 기업지부의 힘이 약해지기 때문에 조합원의 고용은 물 건너간다는 식의 악선동이다.
✹ 97년 기아차 부도 시, 회사 살리기가 아닌 노동자 살리기 투쟁으로! - 금속노동자의 힘. 광주공장 현장연대
금속노동자의 힘과 광주 현장연대는 기획 홍보물을 통해 세계경제 공황의 현황과 원인 그리고 극복안을 제출하고 있다. 핵심내용은 위기의 원인이 자본의 무분별한 경쟁과 과잉생산에 있으며 강력한 노동조합을 건설하여 ‘노동자 살리기’ 투쟁을 전개해야 한다는 것이다.
97년 기아차 부도 사태 당시, 기아차 노조는 무노조 경영방침인 삼성인수반대투쟁을 하면서 기아 살리기 운동을 전개하였다. 이 회사 살리기 투쟁(?)의 결과는 8천명에 이르는 희망퇴직과 임금, 단협, 노동조건의 양보와 후퇴였다. ‘회사가 살아야 노동자가 산다.’ 자본의 이데올로기에 그대로 넘어간 투쟁의 결과는 노동자 생존권의 파탄이었다.
금속노동자의 힘과 현장연대의 주장은 현장 내에서 가장 원칙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기노회 또한 경제위기의 원인이나 대안에 있어 강력한 현장투쟁을 주장하고 있지만 보다 추상적 수준에 머물러 있다.
✹ 현장조합원
현장조합원들의 판단과 반응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계기는 아직까지 창출되지 않았다. 그러나 공장 내 고용불안은 확대되고 있고 보다 심화될 것임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기아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용불안은 심각하고 구체적이다. 현대차, 쌍용차, 비정규직의 정리해고 소식은 내일 진행될 기아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현실이기 때문이다.
이미 1라인 후속차량 생산 시, 정규직 여유인원이 발생하면 쌍용차, 현대차의 전철을 밟게 될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 정규직 조합원의 경우도 고용불안은 마찬가지지만 ‘비정규직 우선 정리해고, 양보를 통한 고용유지’ 등이 공공연하게 최악의 차선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미 제출된 자본의 구조조정 계획
: 노노분열->비정규직 우선정리해고-> 정규직 임금, 단협, 노동조건 후퇴-> 정규직 희망퇴직, 정리해고
07년 기아자본은 비정규직 점거파업 투쟁 시,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노노갈등을 조장하고 집행부가 이에 한 몫을 담당하면서 일부 정규직 조합원들을 구사대로 동원함으로써 비정규직 투쟁을 파괴할 수 있었다.
자동차 4사에서 진행되는 구조조정의 밑그림은 이미 진행 중인 비정규직 우선정리해고 속에서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경영위기와 이에 따른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무차별적으로 살포하여 자본의 이데올로기를 전 사회적으로 또한 현장 내에서 선점하고 고용불안을 정규직의 공포감으로 전화시키려 할 것이다.
정규직의 고용불안이 투쟁의지로 조직되지 못하고 공포감으로 전화할 때, 자본은 비정규직 우선정리해고를 내민다. 동시에 정규직에게는 임금, 단협, 노동조건에서의 양보를 요구한다. 노동자 계급의 원칙과 투쟁을 저버리고 배신으로 얼룩진 자본의 독사과를 삼키는 순간, 정규직에 대한 희망퇴직, 정리해고의 칼날은 생존권을 무참하게 참수하고 말 것이다.
이는 97년 회사 살리기 운동을 하다 8천명의 노동자가 희망퇴직으로 쫓겨난 기아차에서, 98년 양보교섭으로 끌려 다니다 8천명이 넘는 희망퇴직도 모자라 1538명에 이르는 정리해고 통보를 받았던 현대차에서, 불과 10년 전에 당했던 노동자들의 과거이자 현재인 것이다.
사생결단 투쟁이 필요하다!
무엇을 할 것인가?
1. 경제공황은 자본주의 체제의 필연적 결과이다. 자본주의는 공황의 위기를 철저히 노동자들에 대한 탄압과 착취, 일방적 희생, 그리고 수백만 노동자 인민의 목숨을 담보로 한 전쟁을 통해 극복해 왔다. 그리고 2008년, 자본은 되풀이되는 공황 속에서 똑같이 ‘노동자의 양보와 희생 - 구조조정을 인정하고 생존권을 포기하는 것’이 유일한 대안이라고 전 사회 내, 그리고 현장 내 자본의 이데올로기를 선점하려 하고 있다.
“회사가 살아야 노동자도 산다”는 자본의 이데올로기가 현장을 장악하는 것이 아니라, “경제위기의 책임이 자본과 자본가 국가에 있다는, 때문에 그 책임을 전적으로 져야 한다.”는 나아가 “자본주의 체제하에서 공황은 되풀이 될 수밖에 없으며 이를 근본적으로 극복하기 위해서는 노동자계급이 생산수단의 주인이 되어 경제를 통제하고 조직하는 정치체제를 건설해야 한다”는 노동자 계급의 이데올로기가 현장을 장악할 수 있도록 선전, 선동, 조직해야 한다.
2. 노노분열-> 비정규직 우선 정리해고-> 정규직의 양보와 노동조건 후퇴 나아가 희망퇴직, 정리해고의 수순을 밟고 있는 지난 과거와 현재의 악순환을 끊어내고 정규직, 비정규직의 단결과 투쟁만이 구조조정에 맞서는 유일한 대안임을 현장 조합원 내에 의식화하고 이를 위한 구체적 실천계획을 수립하여 전개해야 한다.
3. 현장 내 단사 투쟁만으로 자본과 정권의 전면적인 구조조정을 막아낼 수 없다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다. ‘싸울 수 있다, 이길 수 있다.’는 실질적인 물리력과 조직력을 구축하지 못하고서는 현장 조합원들에게 주장하는 대안은 허상일 수밖에 없다. 이상의 계급적 이데올로기를 현장에서 조직하고 투쟁을 조직하고 전개해 나갈‘비정규직 우선정리해고 분쇄, 구조조정 박살, 노동자 생존권 쟁취’를 내걸고 비정규직노조와 비정규직 활동가, 전국적인 현장조직 단위를 기반으로 한 현장공동투쟁체를 건설해야만 한다.
제대로 실천도 못해보고 정치적인 구호만 내걸었다 사라지는 공동투쟁체를 우리는 수도 없이 보아 왔다. 그래서 신뢰하지도 않거니와 시도조차 이제는 냉소적이게 되었다. 금속노조 22차 정기대의원대회에서는 금속노조를 투쟁본부 비상체계로 전환하여 자동차 구조조정에 맞선 노동자 살리기 투쟁을 전개하자는 안이 제출되었으나, 발제조차 하지 못한 채 중집에서 논의해보겠다는 것으로 망치 두 번 두들기고 넘어가 버렸다. 조합주의와 관료주의에 썩은 내가 진동하는 현 금속노조 지도부가 이를 심사숙고하고 투쟁을 조직해 나갈 것이라고 기대하는 사람은 없다. 철저히 투쟁하지 않는 2년으로 고통 받았기 때문이다.
때문에 보다 “현장으로부터 제안되고 조직되고 구성되고 실천하는 현장조직단위를 중심으로 하는 공동투쟁체를 구성하고 말 그대로 노동자의 생존권이 달린 투쟁에 걸 맞는 구체적이고 사활적인 실천투쟁을 전개해야 한다.” 당연히 구성과 실천의 과정에서 이에 동의하는 연대단위 조직들의 참관을 거부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현장단위의 실천적 조직적 책임성을 가지고 투쟁체가 구성되고 운영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전쟁은 시작됐다. 자본과 정권이 대놓고 강행하는 전략과 전술을 빤히 보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면서도 당한다면 투쟁하는 노동자에게 변혁을 지향하는 활동가에게 노동자 세상을 얘기할 자격도 권리도 없다. 현장의 태풍 전 고요, 자본가 세상을 흔들어 놓을 쓰나미를 우리가 조직하자, 현장에서 조직하자! <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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