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분류 :
Category |
 |
![]() |
 |
![]() |
제목 : [46호] 미국의 재앙에 미국 노동자 계급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
![]() |
 |
![]() |
 |
|
노정협
|
2008-12-02 15:20:01, 조회:2,365, 추천:244
|
![]() |
|
|
![]() |
미국의 재앙에
미국 노동자 계급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미국경제의 위기가 심화되고 있다.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로 시작되었던 위기는 페니메와 프레디맥, 메린린치, 리먼브라더스와 같은 거대 투자은행들을 파산으로 몰고 갔고, 보험회사인 AIG마저도 위기로 몰았다. 부시정부는 경제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7천억 달러라는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 부었지만 미국의 경제위기는 결코 해결되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금융위기의 파장과 경제위기, 실업에 따른 소비 위축으로 신용카드사의 위기가 또 다시 위협이 되고 있다. 이미 지난 상반기 아메리칸익스프레스(아멕스)와 같은 미국 거대 신용카드사는 210억 달러의 손실을 입었으며 내년 말까지 손실액이 550억 달러(79조원)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공황이라는 현상으로 나타났던 미국경제 위기가 이제는 실질적인 공황의 원인이었던 생산부분에서도 깊게 나타나고 있다. 미국의 3분기 GDP성장률은 -0.3%로 감소했으며, 소비지출은 80년대 이후 최대 하락폭인 -3.1%를 기록했다. 실물경제의 상태를 나타내는 미제조업판매지수는 최악으로 나타나고 있다.
뉴욕타임즈는 “현재 미국 제강소의 29개 용광로 중 17개가 가동을 중단했다”며 미국 산업 분야의 위기를 묘사하고 있다. 특히 자동차산업에서의 과잉생산 위기는 자동차산업을 파산직전으로 몰아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27일 연방 정부의 지원이 없을 경우 제너럴모터스(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미국 자동차 ‘빅 3’가운데 2개사가 1년 내에 파산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러한 미국발 경제위기는 이미 전 세계적인 현실이 되었다. 아이슬란드의 국가부도에 이어, 우크라이나, 헝가리, 파키스탄, 벨로루시 등의 국가가 IMF 구제금융을 신청했다.
계속되는 해고와 강화되는 노동자 공격
자본의 위기는 어김없이 노동자들에 대한 공격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9월 만 해도 미국에서 50명 이상 대량해고를 한 경우는 2,269건이었으며 한 주에 신청되는 실업수당 청구가 48만 건에 육박했다. 9월 공식적인 실업률 통계치는 6.1%이며 구직단념자 등을 포함한 실업률은 11%에 이른다. 자동차 부문에서만 올해 들어 9만 4,900명이 해고되었다(뉴욕타임즈).
크라이슬러는 “2개월간의 시한을 두고 자율적 퇴직을 유도하겠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강제해고 조치도 불가피 할 것”이라는 내용의 편지를 노동자들에게 보냈다. 또한 제록스, 월풀, 펩시코, 제너럴일렉트릭 등에서 대규모의 감원 계획을 발표했다. 이로써 10월에만 20만 명의 실업자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정부가 금융자본의 위기를 구원하기 위해 천문학적인 구제금융을 쏟아 부을 때 미국 노동자계급은 더 이상 탐욕스런 자본을 위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 구제금융의 결과로 거대 금융자본은 살아남았다. 그러나 AIG는 지원받은 1천억 달러를 순식간에 써버렸고, 주요 은행 매입을 위해 1천 2백억 달러를 투입하며 GM과 크라이슬러 합병 비용을 위한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
이렇게 대대적인 공적자금을 투입하였지만 여전히 미 주식시장에서의 요동과 불안은 계속되고 있다. 금융업체를 살리고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투입한 공적 자금은 오히려 은행에 대한 인수 합병 자금으로 쓰일 것이라고 한다(wsws.org ‘미국 금융구제금의 더러운 비밀’ 10/27일).
세금을 바탕으로 한 천문학적인 구제 금융에 대중들은 분노하였고, 구제금융과 금융공황에도 불구하고 진행된 월가의 보너스, 연봉 잔치에 또다시 대중은 분노하였다. 정부가 공적자금 지원의 전제조건으로 경영합리화를 요구했기 때문에 노동자의 정리해고가 늘어나고 임금은 대폭 삭감됐기 때문이다. 또한 공적자금이 구조조정과 인수 합병을 위한 비용이 되면서 또다시 노동자들의 목을 겨누고 있다.
오바마의 입만 쳐다보는 미국 노동자들
이렇게 미국 노동자들은 자본 위기의 책임을 전담하게 되면서 죽어나가고 있다. 이미 미국 노동자계급은 8년간 부시 정권 하에서의 자본을 위한 감세정책과 복지의 후퇴, 빈부격차의 심화에 의해서 고통을 받을 만큼 받았다. 그러나 부시는 퇴임 이전에 또 다시 정리해고와 구조조정이라는 생존권 전면 박탈의 마지막 선물(?)을 안기려 하고 있다. 이것은 세계 최고의 강력한 국가인 미국, 세계 최약체의 미국노동자계급이라는 모순된 상황이 빚은 비참한 상황인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대선이 며칠 앞으로 다가 왔다. 화려한 대선 잔치가 벌어지는 가운데 대선 후보들은 저마다 자신이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서민의 삶을 위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 미국 노동자계급은 투쟁 대신에 투표를 택하고 있다. 자본과 부시정부의 공격에 맞서는 투쟁을 조직하는 대신, 부시 공화당 정부가 아닌 민주당 오바마 정부가 들어서면 자신들의 삶이 조금이나마 바뀔 것이라고 위안하고 있다. 미국 노동자계급은 오바마의 입만 쳐다보고 있고 여전히 자본가 정당인 민주당에 대한 기대를 버리지 못하고 있다. 오바마의 자선에 자신들의 현재와 미래를 저당 잡히고 있다.
과거 1800년대 후반에서 1920년대까지 전투적 노동운동을 일궜던 미국 노동자계급은 세계 최강의 부강한 국가 미국이라는 국가주의와 반공주의에 사로잡혀 체제순응적으로 변모했다. 이러한 현상이 나타난 것은 부패하고 개량주의적이고 협조주의적 노선을 가진 미국 노동자계급 상층부가 있었기 때문이다.
정권은 이들을 매수하고 결탁하여 철저하게 노동자계급의 이해와 분리시켜 새로운 어용 관료집단으로 만들어 버렸다. 이러한 어용 관료집단의 집결체가 바로 미국노총(AFL-CIO)이다. 현재 미국노총의 의장을 상대적으로 개혁적인 존 스위니가 장악했지만 미국노총의 어용성은 근본적으로 달라지지 않았다. 미국노총은 부시정권을 반대하는 대신에 여전히 민주당에 대한 이중대 노선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미국노총은 지난 6월 오바마 공식지지 선언을 했다. 미국노총 홈페이지는 오바마를 지지하는 글로 도배가 되고 있다. 미국노총은 사실상 오바마에 대한 지지를 넘어서 대선캠프 역할을 하고 있다.
“오바마는 ‘노동자가족의 최근의 경제 위기는 피할 수 없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것은 노동자 가족의 부는 줄이는 대신 부자들의 세금은 대폭 줄이는 부시 행정부의 무책임한 경제 정책 때문’이라 말한다.” (AFL-CIO 사이트의 오바마 경제 공약 소개 글에서)
미국노총은 ‘노동자 가족’이라는 부르주아 정당 대선후보의 위선적인 말을 그대로 인용하고 있다. 미국노총은 미국의 경제위기가 자본주의 자체에 모순이 있는 것이 아니라 부시의 잘못된 정책에 있다고 보는 오바마의 입장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특히 부시의 세금정책이 부자들한테는 세금을 깎아주고 노동자들한테는 세금을 올리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미국노총은 오바마가 미국 경제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구세주고, 미국 노동자들의 세금을 감면시켜주고 생존권을 보장해줄 수 있다고 선전하고 있다.
오바마는 노동자계급의 지지를 받기 위해 친 노동자 정부인 냥 자신을 포장하고 있다. 그리고 미국의 변화를 통해 중산층을 다시 살리겠노라고 다짐하고 있다. 오바마는 특히 한미FTA를 예로 들며 부시가 협상에서 지나치게 양보해서 미국 자동차산업 노동자들의 일자리가 빼앗길 것이라고 하고 있다.
“한국이 수십만 대의 자동차를 미국에 수출하는 반면 미국산 자동차를 수천대 만 수입하도록 하는 FTA가 ‘현명한(smart) FTA’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2008년 6월, 연합뉴스에서 재인용)
지난달 부시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 한-미 FTA를 ‘아주 결함이 많은 FTA’라고 지적하면서 재협상을 촉구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그는 “우리는 경쟁을 환영하지만 미국 경제정책은 강하고 현명한 무역정책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면서 월스트리트로 대표되는 특수 이익집단이 아닌, 미국 노동자들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오바마는 “나는 미국 소비자의 지출을 줄이고, 미 수출업자들의 사업을 창출하며 세계 차원의 부를 확대하는 자유무역을 좋아한다.”며 “하지만 조지 부시나 존 매케인과 달리 아무 FTA나 좋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오바마는 한-미 FTA협상에 대한 재협상을 통해 미국 자동차산업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되찾아줄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그는 공화당은 자유무역이라면 무조건 좋다고 하면서 비난하고 공정한 FTA를 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오바마는 자유무역협정 자체를 반대하는 보호무역론자가 아니다. 역사는 자유무역과 보호무역에 대한 그들의 위선을 잘 보여주고 있다. 제국주의 국가는 자국의 산업이 경쟁력이 없을 때는 철저하게 보호무역을 주장했고, 이러한 보호무역을 통해 자국 산업이 경쟁력을 가지면 타국에 대해 자유무역을 강요해왔다. 국가는 보호무역을 하는 동안 자국 노동자들에 대한 철저한 착취를 통해 자국 산업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했다.
오바마는 이러한 제국주의 국가의 무역노선을 철저하게 신봉하고 있는 것이다. 오바마는 이러한 제국주의 국가의 이중적인 무역노선을 통해 미국 자동차산업 독점자본의 이익에 더 철저하게 자유무역협상을 하겠다는 것이다. 결국 오바마가 말하는 한-미 FTA에서의 공정함이란 미국 자동차 산업 살리기이며, 경쟁력 있는 자동차 산업을 위해서 결국 자동차 노동자들에 대한 공격과 구조조정을 진행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오바마가 진심으로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위한다면 당장 자행되고 있는 자동차산업 노동자에 대한 구조조정과 정리해고를 반대해야 하지만 오바마는 오히려 그것이 경제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수순으로 생각하고 있다. 만약 오바마가 당선된다면 그는 ‘친노동자적’ 입바른 공약을 뒤로 하고 자동차 구조조정에 앞장설 것이다.
미국 노동자계급이 제국주의 심장부를 타격해야 한다!
공화당 대선주자인 메케인이 이명박 노선이라면 오바마는 노무현 노선에 가깝다. 그런데 우리는 이명박이나 노무현이나 노동자계급에 대해서 취하는 태도가 근본적으로 다르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다만 이명박이 더 노골적이고 직접적으로 노동자를 탄압한다면 노무현은 더 교묘하게 이데올로기를 동원하여 노동자를 탄압했다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더군다나 공화당 매케인은 물론이고 민주당 오바마 역시 이후 행보는 미국의 경제공황이라는 위기 상황을 극복하는 것에 제약될 수밖에 없다. 지금 대선에서도 누가 더 위기에 처한 미국 경제를 살리는 적임자가 될 것인가가 핵심 쟁점이다. 미국 언론에서도 ‘차기 대통령, 상당한 경기침체 물려받아 어려운 일 할 것’이라고 보도하고 있는 실정이다. 차기 미국 정권은 이러한 미국의 공황문제를 해결하는데 손발을 걷어 부치고 나설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미공황이라는 경제위기의 해결은 항상 그러했듯이 노동자계급과 미국 인민들의 희생, 타국에 대한 위기의 전가와 타국으로부터의 초과이윤을 담보하기 위한 온갖 수탈과 폭력으로 얼룩지게 될 것이다.
며칠 앞으로 다가온 대선에서 현재로서는 민주당 오바마가 당선될 가능성이 높다. 오바마의 당선은 미국 최초의 흑인당선이라는 신기원을 기록할 것이지만 사실 인종문제는 빈곤문제, 부의 불평등 문제와 깊이 관련되어 있다.
흑인에 대한 차별은 여전히 뿌리 깊게 미국 백인들의 머릿속에 새겨져 있지만 흑인에 대한 차별의식은 사실 현실적, 물질적 차별의 결과다. 오바마 당선은 잠시 동안 흑인들에게 감동을 주겠지만 흑인들의 계급적 차별과 계급모순을 전혀 해결하지 못할 것이다. 오바마가 당선이 된다면 전체 노동자계급에 대한 공격을 자행할 것이고 그것은 미국 노동자계급의 주로 최하층을 이루고 있는 흑인 노동자들과 이민노동자들에게 더욱 가혹하게 다가올 것이다. 오바마의 검은 돌풍은 검은 대통령에 의한 노동자탄압으로 나타날 것이다.
마치 김대중정권이 97년 공황으로 인해 오랜 군사정권의 어두운 그림자를 떨쳐버리고 대통령이 됐을 때 노동자들의 막연한 기대가 무너졌듯 오바마와 민주당에 대한 지지는 한 순간에 무너질 수밖에 없다. 물론 오바마에 대한 미국노동자들의 지지는 적극적인 지지가 아닐 수 있다. 그것은 다른 정치적 대안이 마련되지 않은 가운데 소극적인, 체념 속에서 지푸라기라도 잡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서의 강요된 지지일 수 있다. 미국 노동자들도 수 십 년 동안 번갈아 가며 공화당과 민주당 정권을 경험하면서 실망과 체념을 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 노동자계급이 또 다시 민주당의 2중대 노선을 반복한다면 미국 노동자계급의 삶은 더욱 더 벼랑 끝으로 내몰리게 될 것이다. 메케인이 당선된다고 해도 이명박이 그런 것처럼 자본과 정권의 공세에 적극적으로 맞서지 못한다면 더욱 더 절망적인 상황으로 내몰릴 것이다.
미국 노동자계급은 자본주의 모순과 자신들이 당하는 고통이 특정한 정권의 정책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라 자본주의 체제 자체의 모순에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반공주의와 국가주의가 팽배한 미국의 심장에서 미국 노동자들이 미국 자본주의에 맞서는 투쟁을 전개해야 한다. 미국 노동자들이 전 세계 공황의 시발점이 된 미국 제국주의의 심장부에서 자주적인 투쟁을 전개한다면 노동시간 단축투쟁에서 그랬던 것처럼 미국 노동자계급은 또 다시 세계 노동자계급의 희망이 될 것이다. 세계노동자계급 운동은 자본주의의 약한 고리가 아닌 가장 중심부에서 제국주의의 심장부를 타격하는 격렬한 투쟁을 고대하고 있다.<노/정/협>
|
|
|
![]() |
![]() |
 |
|
![]() |
|
전국노동자정치협회
(150-898)
서울시 영등포구 신길4동 215-3 301호
노동자정치신문 Tel. 070-8254-1917 / E-mail labor04@jinbo.net
copyleft by 노정협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