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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노동자정치신문 46호 목차 /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이명박정권의 미친 부동산 정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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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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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1-03 17:39:51, 조회:2,799, 추천: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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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노동자정치협회(노정협) 홈페이지 : http://lmagit.jinbo.net
TEL : 02-6414-1917 / E-mail : labor04@jinbo.net
노동자정치신문46호(통합 58호)입니다.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이명박정권의 미친 부동산 정책
자본주의 공황은 건설자본을 도미노처럼 무너뜨리고 있다. 최근 2년 동안 신일, 세종건설, 세창, 효명건설, 우정건설 등 250개가 넘는 주택전문 건설업체들이 줄줄이 부도로 쓰러져 나갔다. 이러한 부도업체 수는 올 상반기에만 181개로 지난 해 같은 기간에 비해 45%나 늘어났다. 몇 년 전부터 시작된 건설산업의 위기가 올해 들어 집중적으로 터져 나오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최근에는 C&그룹 계열 C&우방은 워크아웃을 앞두고 있으며 신성건설도 부도에 직면해 있다. 앞으로 11월, 12월에는 많은 건설업체들의 어음만기가 닥쳐오고 있기 때문에 부도 사업장은 더 속출할 것이다. 자본의 부도로 건설 노동자들의 실업도 속출하고 있다.
건설업체 부도의 직접적인 원인은 주택의 과잉공급으로 인한 미분양에 있다. 공식 추정은 16만 채지만 업계 추정으로는 사실상 이미 전국적으로 30만 채의 주택이 과잉공급돼 있다. 주택도 하나의 거대한 상품으로 자본주의의 무정부성 때문에 과잉생산돼 있는 것이다. 주택이 과잉생산 되면서 주택가격이 폭락하는데도 아파트가 팔리지 않으면서 건설자본은 금융기관으로부터 빌린 돈을 갚지 못하고 부도를 내는 것이다. 이점은 미국도 마찬가지다. 미국에서도 600만 채의 주택이 과잉공급돼 있다. 이러한 주택의 과잉공급을 해결하려면 수년이 걸린다고 한다. 미국 공황의 원인이라고 하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도 사실은 위기의 원인이 아니라 결과인 것이다. 다만 서브 프라임 모기지 위기와 금융업체의 파산은 생산공황을 더 깊게 하면서 위기의 원인과 결과가 전도되어 때로는 뒤섞이면서 나타나기도 하는 것이다.
한국에서도 건설산업이 국내총생산의 18%를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건설산업의 위기는 전산업의 위기로 금방 전파된다. 몇 년 동안 투기에 가까울 정도로 아파트에 대한 광적인 수요가 일어났다. 건설자본은 부동산에 대한 광적인 수요가 일자 맹목적으로 아파트를 지어왔다. 이미 2006년에 미분양 아파트는 71,818채로 늘어났고, 2007년에는 100,887채의 아파트가 팔려나가지 못했다. 실질적인 미분양 수치는 이 보다 훨씬 높았다. 이러한 미분양 수치는 IMF 이후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아파트의 과잉공급이 분명한데도 아파트 가격이 폭락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맹목적 믿음 때문에 아파트 건설붐은 끊이지 않았다. 결국 이러한 믿음은 아파트 가격이 폭락하면서 산산이 부서졌다.
건설자본은 은행에 돈을 빌려서 아파트를 짓고 아파트를 팔아서 부채를 갚고 다른 아파트를 지어 왔는데 이 순환고리가 단박에 끊어져버렸다. 생산의 지렛대인 신용이 위기가 깊어지면서 생산을 가로막고 위기를 심화시키는 악역을 하게 된 것이다. 결국 건설자본의 위기는 돈을 빌려준 은행으로까지 파급되고 있다.
사실 은행의 경우에도 부동산 가격이 계속적으로 오르리라는 맹목적 믿음은 건설자본 못지않았는데 시중은행의 기업여신 중 건설업과 부동산, 임대업에 대한 여신잔액이 지난 2005년 45조2천억 원에서 지난 해 88조5천억 원으로 거의 두 배나 늘어났다. 은행은 심지어 외환차입 등의 형태로 빚내서 대출을 하기도 했다. 결국 은행은 건설자본의 부동산 과잉공급을 부추겨왔는데 이것이 부메랑이 되어 건설자본의 부도가 늘어나자 은행도 동반부실하게 된 것이다. 결국 부채를 돌려받지 못하는 은행은 부실어음이 더 늘어날 것을 우려해서 어음만기 연장을 거부하고 금리를 올리고 유동성을 통제하고 있다. 그런데 은행의 유동성 통제는 단순히 건설자본뿐만 아니라 다른 자본에 대해서도 유동성을 통제하게 되면서 건설자본의 부도는 산업 전체의 부실로 삽시간에 번져가고 있다.
여기에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지난 6월말 현재 예금은행을 기준으로 해서 가계대출이 377조원인데 주택담보대출은 248조7천억 원에 달한다. 이 중 내년에 거치기간이 만료되어 원금상환을 해야 하는 주택담보대출 규모가 33조5천억원이나 되기 때문에 은행의 부실은 한층 더 깊어지게 될 것이다. 결국 자본주의 무정부성으로 인한 맹목적인 과잉생산과 대중의 빈곤이 가져온 소비부족이라는 자본주의의 모순이 위기를 더 심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위기를 심화시키는 이명박의 전도된 의식
이명박정권은 건설산업의 위기가 경제전체의 위기로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모든 정책을 다 쏟아 붓고 있다. 이명박정권은 부동산 시장을 활성화시켜 경기를 부양하려 하고 있다. 이를 위해 1가구 2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을 감면해주고 경기도 분당이나 용인 등 수도권 투기지역과 투기 과열지구를 대거 해제한다는 방침도 발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분양가 상한제 폐지와 소형주택 의무비율과 임대주택 의무비율을 완화함으로써 건설자본의 부담을 줄여주려 하고 있다.
소형주택 의무비율과 임대주택 의무비율은 이른바 건설자본이 아파트를 지으면서 서민들을 위한 주택을 의무적으로 짓게 하는 것인데 건설자본은 이것이 이윤이 별로 남지 않는다고 반대해왔다. 이것조차도 이번 건설자본의 위기를 기회로 부담을 줄여준다는 것이다. 여기에 이명박정권은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법인세율을 줄여주는 감세와 미분양 아파트를 직접 매입하는 것을 통해 9조원 규모로 건설사에 대한 자금지원을 하는 등 노골적으로 자본을 위한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미분양 아파트 매입은 어느 부동산 전문가의 말대로 “코끼리에게 비스킷 하나 던져주는 꼴”인 고작 1만5천 채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수십만 채의 과잉공급된 미분양 아파트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택도 없이 모자란다. 그런데도 자본을 위해 재정지출을 확대하고 미분양 아파트를 직접 매입한다는 것을 보면 ‘작은 정부’라는 신자유주의 정책이 자본의 요구 앞에서 얼마나 위선적인지를 잘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명박정권은 그 동안 종합부동산세 완화 등 여덟 차례의 부동산 정책을 내놓고 아파트 미분양을 정부에서 직접 사겠다는 방침을 내놓고 있지만 건설사의 부도는 줄지 않고 있다. 여기에는 자본의 위기에 대한 이명박정권 특유의 전도된 의식이 한 몫 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이명박정권의 전도된 의식에서 나오는 완전히 엉뚱한 해결방식은 위기를 심화시키고 있다.
그 동안 노무현정권은 과잉공급 된 주택시장을 안정화시키기 위해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전매제한 등 10여 차례에 걸쳐 각종 부동산 억제정책을 내놓았다. 그러나 노무현정권의 부동산 규제정책은 다른 한편으로 기업도시, 신도시 건설, 뉴타운 등 각종 개발정책으로 인해 부동산 과잉공급은 계속해서 늘어났다.
그런데 이명박정권은 미분양이라는 주택의 과잉공급에 부동산 위기의 원인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정반대로 노무현정권의 부동산 규제정책이 부동산 거래를 침체시켰다고 보고 규제완화를 통해 부동산 시장을 활성화시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심지어 소형, 임대주택 의무비율을 완화함으로써 자본의 부담을 줄여주는 정책을 쓰면서 한 편으로는 서민을 위한 정책을 쓴다면서 그린밸트를 해제하는 ‘서민주택공급확대방안’을 내놓기도 했다. 여기에는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 내년부터 2018년까지 연평균 50만 가구씩 10년간 500만 가구의 신규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건설자본의 경우에도 지난 해 9월 도입한 분양가상한제가 건설업체가 신규사업을 꺼리면서 아파트 공급이 줄어드는 부작용을 유발했다면서 궁극적으로 제 발등을 찍는 분양가상한제폐지를 요구해왔다.
자본과 대부분의 부르주아 언론에서는 자본을 위한 이명박의 규제완화 정책을 지지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언론에서는 번져나가는 위기에 기름을 붓는 격인 이명박정권의 미친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 비판하고 있다.
당장 500만 호 주택공급 계획안은 2010년대 이후 주택공급 과잉으로 부동산 시장을 장기 침체로 몰아갈 수 있다. 이미 미분양 물량이 넘쳐나고, 뉴타운과 2기 신도시 등 수도권에서 계획된 물량만으로도 2010년 이후 막대한 공급이 이뤄진다. 반면 저출산, 고령화 추세에 따라 주택수요 인구는 2010년대 이후 급감하고 수도권 인구 유입도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또다시 추가 공급 대책을 내놓은 정부를 보니 어이가 없다.(주간동아 10월 8일, “부동산 거품 빼야 경제가 산다”)
요 몇 년 주택 호황기 때 건설업체들이 수요를 따지지 않고 수도권·지방 할 것 없이 무더기로 아파트를 지은 탓이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분양가 상한제 시행을 앞두고 이를 피하기 위해 전국에 19만가구를 밀어내기 식으로 아파트를 공급하면서 미분양을 부추겼다. 미분양 물량이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건설업체들의 연쇄 부도 소문도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있다....정부 대책이 과잉 공급에 따른 미분양 아파트를 해소하는 데 중점을 두지 않고, 이와 반대로 물량 공급 위주로 짜여지고 있다는 점이다. ... 거품으로 거품을 막겠다는 우둔한 짓이다.(경향사설10/30일,거품으로 거품 막겠다는 우둔한 짓은 그만)
이러한 “어이가 없”고 “거품으로 거품을 막겠다는 우둔한 짓”을 벌이는 이명박정권의 정책은 ‘서민’들에게 아무런 혜택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린밸트를 훼손시켜 환경을 심각하게 파괴할 뿐이다. 노동자계급을 비롯한 ‘서민’들의 심각한 주택문제는 주택이 공급되지 않아서가 아니라 주택은 이미 충분하게 공급됐는데도 불구하고 자본가들이나 금리생활자들이 수채, 수십 채의 주택을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생겨나는 것이다. 이미 주택공급 비율은 100%를 넘었는데도 자기 주택 소유비율은 50%가 되지 않는다고 하면 대부분의 나머지 주택을 이들이 투기목적으로 소유하고 있다는 말이 된다. 여기에 미분양된 아파트가 30만 채나 되는데 1년에 50만 채를 추가로 공급하고 뉴타운 25곳을 추가 지정하겠다는 것은 미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짓이다.
주택은 넘쳐 나는데 집 없는 고통도 넘쳐난다!
자본주의의 위기가 정권의 정책의 문제나 관료들의 무능력 때문에 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명박은 미친 정책으로 위기를 부채질하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자본가 국가답게 철저하게 독점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 중소건설자본과 일부 대자본의 부도에도 불구하고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상대적으로 유동성도 풍부하고 안정적이다.
이명박정권은 이참에 대자본은 살리고 경쟁력이 없는 건설업체는 구조조정을 하여 과잉공급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 그래서 국토해양부 주택기금 과장은 “자구노력 기울이는 업체만 선별 지원할 것”이라면서 건설업체를 신용등급에 따라 A-D등급으로 나눠 살릴 업체는 지원하고 가능성 없는 부실업체를 퇴출시키겠다고 하고 있다. 이러한 퇴출업체에는 약 30%의 건설업체가 포함되어 있다.
이러한 이명박정책의 선별 지원과 선별 퇴출 정책은 건설자본의 독점화를 진척시킬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은 건설산업에 자본이 몰려들어서 과잉생산이 발생하는 것을 근본적으로 막지 못한다. 독점화의 진척은 일직선으로 자본의 초독점으로 나아가서 무정부성을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자본의 몰락과 재진입, 새로운 경쟁이라는 모순적인 길을 가기 때문이다. 이때 독점자본은 새로이 진입한 자본과의 경쟁, 기존 독점자본과의 경쟁 속에서 독점을 강화하거나 또는 몰락하기도 한다. 독점은 경쟁을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독점적 수준에서의 새로운 질의 경쟁을 하는 것이다.
실제 IMF를 전후로 2,718개 건설업체가 퇴출됐다. 98년에만 대형건설 업체 16개와 중소형 416개 업체가 도산했다. 그러나 IMF경제공황으로 과잉자본이 해결되고 또 다시 경기가 회복되자 건설업이 급물살을 타면서 2002년, 2003년에 각각 1,413개와 1,670개의 건설업체가 새로 주택시장에 진입했다. 이때부터 투기 붐과 아파트 건설 붐이 다시 일면서 새로운 위기가 만들어지는 악순환이 시작됐다.
이명박정권의 이러한 과잉자본을 해결하는 정책은 자본주의가 얼마나 낭비가 심하고 비효율적인 체제인지를 보여준다. 자본주의는 상품의 부족이 아니라 상품과잉으로 인해 모순을 겪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과잉은 절대적 과잉이 아니라 소비할 수 있는 능력이 없는 가운데에서 오는 상대적 과잉이다. 자기주택을 소유하지 못하는 대부분의 노동자계급이나 인민들이 남아도는 주택에 들어가 살면 주택과잉 문제는 간단하게 해결된다. 그러나 자본주의는 구조조정을 통해 신규업체를 퇴출시켜서 과잉투자를 줄일 수 있다고 하지만 주택이라는 상품은 쉽게 해소할 수 있는 상품이 아니다.
주택시장에 몰려든 자본의 과잉은 경쟁력 없는 자본의 퇴출로 해결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상품의 과잉은 해결되는 것이라 아니라 흉물스럽게 방치된다. 남아도는 주택상품은 한 쪽에서 흉물스럽게 방치되어 있는데 다른 한 쪽에서는 주택문제로 죽어나가는 사람이 속출하고, 노동자계급은 자기주택을 마련하기 위해 자본에 굴종하면서 10년, 20년을 주택부금을 갚기 위해 모든 고통을 감수하기도 한다. 자본은 기존 주택을 철거하고 재개발을 통해 주택가격을 올리고 엄청난 이윤을 챙긴다. 건설자본의 재개발로 인해 세입자들과 일부 가옥주들은 천정부지로 올라간 주택가격을 감당하지 못하고 철거민이 되어 쫓겨나기도 한다. 이것은 자본주의의 발전된 생산력에도 불구하고 무정부적인 자본주의의 생산관계가 얼마나 모순적으로 작용하는지를 잘 보여준다. 자본주의의 근본모순인 생산력과 생산관계의 모순은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주택은 넘쳐나는데 집 없는 고통도 넘쳐난다. 이 얼마나 해괴한 일인가?<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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