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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공무원연금 개악, 전 민중의 생존권 약탈을 위한 전초전!
노정협   2014-11-06 01:06:12, 조회:2,375, 추천:258

공무원연금 개악, 전 민중의 생존권 약탈을 위한 전초전!




박근혜 정권은 지금 자신이 받아야할 분노와 적개심을 돌릴 대상을 찾고 있다. 대한민국 민중들의 절망과 분노는 극에 달해있다. 아무리 스펙을 쌓고 대학을 졸업하더라도 청년들의 상당수는 계약직 또는 취업준비생(실업자) 신세이다. 40대 이후가 되면 명예퇴직 또는 자영업 실패로 가정의 생계가 위협받아 온가족이 아르바이트 자리를 찾아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다. 50대 이후로가 가장 심각한데, 장년-노년층은 과거에 무엇을 했든 이제는 청소 또는 경비 일을 할 수밖에 없다. 그나마도 취업을 한다면 다행이고, 나머지는 폐지 줍는 일을 할 수밖에 없게 된다.

박근혜 정권은 고용률 70% 달성을 운운하며 작년대비 고용률이 증가하고 있다고 발표하지만 실제로 늘어나는 것은 간접고용, 계약직, 시간제 일자리들이다. 실업급여 수급자 또한 매년 증가(2014년 9월 수급자 수 작년 동월대비 12.3% 증가)하고 있어 실업급여 창구는 언제나 북새통이다.

지금 민중의 분노와 적개심이 국가나 자본에 대한 저항으로 조직되지 않고 있지만 분노는 언제든 폭발할 가능성을 갖고 있다. 때문에 ‘계급지배를 위한 폭력적 기구’라는 자신의 역할에 맞게 국가는 폭력적 방법을 쓰거나 혹은 ‘애국심, 반공주의, 지역감정, 노동자 내의 분열’과 같은 교묘하고도 일상적인 이데올로기적 수단으로 계급적 분노와 저항을 억누르려 한다.  

지금 박근혜 정권은 공무원 연금 개악을 추진하면서 자신이 받아야할 분노와 적개심을 공무원에게로 돌리고 있다. 공무원 연금 개악은 국민연금과 복지 제도 개악에 대한 전초전으로, 현재 얼마 되지도 않는 복지와 생존권마저 깡그리 강탈해 가기 위한 수순이다. 그럼에도 비열하게 정권은 자신이 고용한 전/현직 공무원들을 세금 축내는 철밥통, 무능력한 복지부동, 노동조합 이기주의 등으로 적대시하게끔 부추기며 공무원연금개악에 대한 지지를 얻어내려 하고 있다.


도대체 무엇을 양보하라는 것인가?


지난 10월 17일 안전행정부는 지금보다 기여금을 41% 더 납부하고, 연금은 34% 덜 받도록 하는 공무원연금 개혁안을 2016년부터 시행하겠다는 안을 발표했다. 불과 한 달 전에 ‘한국연금학회’라는 보험회사들로 구성된 단체에서 제시했다가 공무원들의 반발을 샀던 내용과 유사하면서도 더 강도 높은 개악안을 정부에서 내놓은 것이다. 개악의 근거는 공무원 연금 수령액이 높다는 것이다.

“공무원연금의 월평균 연금액은 219만원으로 국민연금 84만원보다 훨씬 많다”(<시한폭탄 공무원연금> ①정부 부담 급증…재정건전성 흔들린다, 연합뉴스 2014.10.24.)

악의적이고 무식한 비교이다. 언론은 연일 공무원 연금과 국민연금 수령액을 이렇게 단순 비교하면서 국민들로 하여금 상대적 박탈감과 공분을 일으키려 부추기고 있다. 공무원연금이 국민연금에 비해 28년 먼저 도입이 되어 가입연수가 30년이 넘을 뿐 아니라 기여금 납부율이 더 높다는 것, 공무원 연금에는 퇴직금까지 포함되어 있다는 점은 고려하지 않으려 한다. 그저 앞뒤 없이 ‘공무원연금이 너무 많다.’라고만 이야기한다.

생각하지마라! 의심하지 마라! 언제나 그랬듯 부르주아 언론이 앞장서서 진실을 왜곡하고 여론을 호도하고 사람들을 이간질 시키는 바람잡이 노릇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저들이 호도하고 있는 것이 있는데, 현재 공무원 연금 수급액이 평균 219만원이라는 것은 지난 2009년 공무원연금 개악 이전의 연금법을 적용받았던, 이미 퇴직한 공무원이 현재 수령하고 있는 금액이라는 것이다. 이미 공무원연금은 2009년에 대대적인 개악이 있었는데, 당시 기여금을 인상했을 뿐 아니라 수급 계산 방법을 변경하여 수급액을 삭감하고, 연금 수령 개시일을 65세로 늦추어 2010년부터 임용되는 공무원은 이미 국민연금과 큰 차이 없는(비슷하거나 약간 더 나은) 수준의 공무원연금을 수령하게 되도록 되었다. 이미 개악되어 더 빼앗아 갈 것이 없는 공무원 연금이라는 것이다. 이점은 주승용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또한 지적하고 있다.

주승용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24일 국정감사를 앞두고 공무원연금공단에 의뢰해 제출 받은 공식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9년말 개정된 공무원연금법에 의거해 산정한 2010년 이후 신규 임용 공무원들에 대한 퇴직연금수령액은 9급 공무원 입직자가 20년 재직기준 72만원, 30년 재직시 140만원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 의원은 20년 재직시 연금예상액 72만원은 비슷한 기간이 경과된 국민연금평균수령액 84만원보다도 한참 낮은 금액이며 30년 재직시 140만원도 국민연금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머니투데이, 2014.10.24.)


이충재 전국공무원노조 위원장 또한 다음과 같이 말한다.

“공무원들이 대학을 졸업하고 임용고시를 통해 9급으로 들어오면, 월 156만원을 받는다. 세금 안 떼고, 30년을 근무해서 6급으로 퇴직했을 때 2010년 개혁안으로 보면 140만원을 받는다. 그런데 이걸 또 개혁하게 되면 2015년 입직자는 국민연금에 비해서 4배를 더 내고, 96만원을 받는다.” (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2014.10.22.)

이것이 사실임에도 정권과 언론은 ‘고액 공무원 연금’ 거짓 선전을 하며 공무원이 대승적 차원에서 양보하라고 뻔뻔하게 거짓말을 하고 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국민연금과의 형평성 문제도 있어 더이상 현 제도 운영이 불가능한 상태에 이르러 근본적인 대책 필요하다", "그동안 박봉과 어려움 속에서 근대화 주역으로 일해온 전현직 공무원들이 다시 한번 애국적인 관점에서 연금개혁에 뜻을 모아주시길 바란다", "공무원 여러분의 애국심에 호소한다”(- 김무성, 10월 22일 새누리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의 발언)

도대체 무엇을 양보하라는 말인가? 마치 무언가 양보해야 할 것이 많은 것처럼 이야기하고 있다. 30년 동안 기여금 납부해서 140만원 받게 될 연금조차 양보하라는 것인가! 아니면 솔직하게 공적 연금제도 자체를 포기하자는 것인가?

‘국민연금과의 형평성’을 말하는 논리에는 국민연금보다 공무원연금이 더 많이 받는 것이 문제라는 의식이 반영되어 있다. 그런데 설사 공무원연금이 국민연금보다 많이 받는다 하더라도 그것이 문제라면 국민연금이 너무도 낮은 수준이기 때문에 국민연금을 공무원연금 수준으로 올려야 하는 것이 맞다.

이미 국민연금 또한 2007년 개악되어 소득대체율 70%에서 40%(많이 받아야 자신의 생애 평균 소득의 40%를 연금으로 받을 수 있다는 뜻이고 실제로는 더 적은 경우가 많다)로 삭감했고, 수급 개시일 또한 65세로 미루었다. 이미 국민연금은 적금 수준으로 전락했고, 임의가입자들은 줄줄이 탈퇴했다.

100만원도 안 되는 연금을 ‘연금’이라고 할 수 있는가. 박근혜 정부는 그것조차 많다고 주장하는 것인가? 어쩌면 그것이 자본가 국가의 진심일 것이다. 쥐꼬리만한 연금이라도 나오는 게 어디인가? 생활비는 청소, 경비, 지하철택배, 폐지수거를 해서 스스로 벌면 되지 않겠는가? 65세 이상은 지하철 운임도 받지 않으니 교통비도 안 들고 일 나갈 수 있지 않은가? 지금의 국민연금도 과분하다. 국민연금 재원도 곧 고갈될 것이니 더 적게 받을 준비를 해라. 공무원 연금이 국민연금보다 많이 받으니, 공무원 연금도 적게 받아야 된다. 모두가 평등하게 빈곤!


공무원 적자 2조 VS
삼성 R&D법인세 감면 1조 3천억 원



정권이 공무원 연금을 개악하려는 또 다른 근거는 공무원 연금 재원이 부족하여 밑빠진 독처럼 적자가 불어나 세금으로 충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공무원 연금 적자 2조5000억, 국민연금 1조4000억 등 4조원 가까이 적자가 난다. 앞으로 더 늘어나는 구조다. 이 부분을 그냥 가지고 갈 수는 없다. 일종의 시한폭탄과 같은 것으로 본다. 이 부분에 대한 개혁, 이 부분은 반드시 해야 할 과제다라고 생각한다.”(최경환 경제부총리, 2014.10.2. 관훈토론회에서, 머니투데이 기사에서 인용)

공무원연금은 2006년에는 적자가 6000억 원 선이었다. 하지만 2008년 적자액이 1조 원대를 넘어섰고, 2013년 2조원 대, 2014년 올해는 2조5000억에 달한다. 적자는 매년 늘어날 것이고, 공무원연금적자보전금은 ‘복지예산’으로 편성되어 있기 때문에 공무원연금 적자가 늘어날수록 다른 복지를 위한 재정에 부담이 된다. 그래서 ‘공무원들이여 복지를 위해, 적자해소를 위해 애국심을 갖고 양보하여라!’ 라는 논리를 내세우는 것이다.

공무원연금도 일종의 사회보험이라고 할 때, 이게 모두 상대적으로 먹고살 만한 사람한테 간다는 것이다. 사회보험은 다양한 사회적 위험에 노출된 사회·경제적 약자를 위한 것인데 되레 위험에 덜 노출된 이들한테 복지 재정의 대부분이 쓰인다. 지금 공무원연금을 개혁해서 적자폭을 줄이자는 건 공무원연금 제도 자체의 문제에서 비롯한 측면도 있지만 한정된 복지 재원을 좀더 어려운 이들한테 써야 한다는 문제의식에서 나오는 주장이기도 하다.("하후상박식 개편을" "공적연금 죽이기는 안돼", 한겨레, 2014.10.15)

‘한정된 복지재원을 좀더 어려운 이들에게 써야한다!’ 애초에 복지재원으로 쓸 돈은 정해져 있으니 조금도 더 줄 수 없다. 공무원연금부족액을 복지재원으로 메우고 있으니 공무원들이 양보해라. ‘어려운 이들’을 위해서! 하지만 왜 연금을 복지 예산으로 책정을 했는가? ‘어려운 이들’을 진실로 생각하는 정부라면 적자가 당연할 수밖에 없는 연금을 복지예산에 넣어두지 말았어야 했던 것이 아닌가?

‘한정된 복지재원’이라는 정권의 논리는 자본주의 초기 임금기금설을 연상시킨다. 임금기금설은 임금은 기금처럼 한정돼 있기 때문에 특정 노동자들이 임금인상 해봤자 다른 노동자들이 그 인상분만큼 손해를 보면서 결국 제 살 깎아 먹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이다. 이른바 임금인상 투쟁 무용론이다. 그러나 전체 노동자계급이 임금인상 투쟁을 하면 자본은 노동자들에게 지불하지 않고 무상으로 가져가는 자기들의 몫을 가지고 임금을 추가로 지불하게 된다.

그리고 연금은 저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시혜적 ‘복지’의 일부가 아니다. 노동자들은 자신들이 지급받아야할 임금의 일부를 떼어서 연금 납입액 절반을 내고 나머지는 국가나 자본이 ‘부담’한다. 그러나 국가나 자본의 부담 부분은 사실 저들의 부담이 아니라 애초에 노동자들이 만들어낸 가치의 일부를 가지고 국가나 자본이 생색내며 지불하는 것이다. 연금 납입 구성인 본인+자본, 정부 부담 이렇게 말하지만 사실은 이 둘 구성부분이 노동자들이 만들어낸 가치의 일부에 불과한 것이다.

그렇다면 이 가치를 임금이라는 형태로 현재에 지급하지 않고 미래에 지급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퇴직 이후에 최소한의 연금도 지급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는 노동자들이 들고 일어날 것이기 때문에 자본주의 체제 자체의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해서이다.

결국 연금은 지불 시기만 다르지 임금의 일부다. 그렇기 때문에 연금 납부액은 제한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자본이나 총자본 역할을 하는 국가로 하여금 더 지불하도록 강제할 수 있다. 공무원의 임금을 국가가 제공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공무원의 연금 또한 국가가 제공해야 할 것이고, 기금의 적자 또한 당연히 ‘복지재정’에서 메우는 것이 아닌 다른 정부재정으로 충당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도 정부와 국회의원들은 멋대로 공무원연금적자보전금을 복지 예산에 편성해 두고, ‘적자’ 운운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마찬가지의 적자 논리로 다른 복지 재정마저 줄이고 싶어 할 것이다. 공약은 내팽개치고 (노인)기초연금 지급 대상을 축소했던 박근혜처럼!

한편, 공무원연금적자 2조(2013년)가 그렇게 호들갑을 떨 만큼 재정적자에 주요한 요인이 되는가? 오히려 국가가 자본에게 쏟아 부었던 수십조 원의 자금들, 전쟁 위기를 스스로 고조시켜 오고 그것을 근거로 무기 조달 비용에 지불했던 수조원 등을 가지고 연금 지급을 하면 된다.

22조를 강바닥에 쏟아 부었던 이명박의 사대강 사업을 떠올려 보자. 그리고 차기전투기(F-X)사업 예산 7조3,000억 원과 한국형전투기(KF-X)사업에 드는 18조원 등 국방에는 매년 막대한 돈을 쏟아 부으면서 공무원에게는 적자를 스스로 감내하라고 하고 있다.

얼마 전 현대차그룹이 한전 부지를 10조 5500억 원에 매입했다. 현대차그룹이 투자할 곳을 찾지 못해 쌓아둔 사내유보금은 113조 9천억 원에 달한다고 한다. 그럼에도 정부는 자본가들에게는 법인세, 상속세 등과 같은 세금 혜택을 주는 것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홍종학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기재부와 국세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법인세 총 공제감면액은 9조3197억원으로 이 가운데 상호출자·채무보증제한 기업집단(대기업집단)이 5조6491억원(60.6%)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집단 법인 수는 1827개로 전체 법인 51만7805개의 0.35%에 불과하다.(2014년 10월 14일, 중소기업신문)

0.35%의 대기업에서만 5조 이상의 법인세 감면을 받았다는 것이다. 한편, 2014년 국감에서  전순옥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 따르면, 2013년 삼성전자가 R&D(인력, 연구개발비) 세액공제 명목으로 1조 3607억 원을 감면받았을 것으로 추정이 된다고 한다. 단 하나의 자본을 위해 1조원이 넘는 세금혜택을 주는 통 큰 정권이 지금 공무원에게는 온갖 악선동을 벌이며 ‘애국심’을 빌미로 공무원 노동자의 생존권을 강탈해가려 하고 있는 것이다.

이뿐인가? 정부는 올해 세법 개정안을 통해 자식이 사업을 물려받을 시 상속세를 면제해주는 ‘가업상속공제’ 대상을 현행 매출 3000억 원에서 5000억 원으로 상향조정하고 공제한도를 현행 500억 원에서 1000억 원까지 인상시키는 확대 방안을 내년부터 시행할 예정이라고 발표하였다.


정권이 공무원연금 개악으로 노리는 것은?


공황시기 국가는 재정적자를 감수하면서까지 재정지출을 늘려 자본을 부양하려 한다. 그러나 2013년 기준으로 국가부채 1117조원, GDP대비 78% 로 국가부채는 계속 늘어나고 있을 뿐이다. 부자들에 대한 각종 세금을 감면해 주고 있지만 공황이 계속되어 기업은 투자할 곳을 찾지 못하고 있다.

계속된 적자 누적으로 정권은 연금개악을 통해 재정적자를 조금이라도 더 줄여보려 하고 있다. 하지만 정권이 노리는 것은 단지 공무원연금 개악이 전부가 아니다.

‘적자재정’의 논리가 공무원연금 개악에서 성공한다면 다음은 재차 국민연금을 개악할 것이고, 다음으로 기초생활수급, 건강보험, 무상교육, 실업급여, 기초연금을 줄줄이 감축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것이다. 지금 비정규직, 저임금, 해고 등으로 노동자들을 쥐어짜는 것도 모자라 연금개악으로 미래의 임금마저 빼앗고 최소한의 복지와 생존권도 강탈하겠다는 것이다.

이미 2014년 현재를 살고 있는 60세 이상 노인들은 장시간 노동 혹은 실업, 빈곤과 질병, 외로움에 고통 받고 있다. 대한민국 노인자살률이 세계 1위라는 사실은 한평생 노동하며 살아온 노동자의 현재와 미래가 얼마나 절망적인 상황인지를 보여주고 있다. 자본가를 제외한 모두가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라는 것이 자본과 정권의 입장이다.

비참한 노년을 맞이하지 않으려면 이제 각자가 사적 연금, 사적 보험에 가입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공적연금제도가 계속해서 무너지고 있기 때문에, 노동자들은 현재의 임금을 아껴서 개별적으로 사적연금에 가입하도록 내몰리는 것이다. 지금까지 철도, 의료, 공기업 등의 사유화를 추진했던 것처럼, 국가의 재정이 투입될 것이 당연한 공적연금을 약화시키고 민간 연금제도를 강화시키도록 하려는 것이다. 얼마 전 안전행정부에서 제시한 공무원연금 개혁안이 사실은 한 달 전 삼성화재, 한화생명 등 민간 보험 회사들이 회원으로 구성된 ‘한국연금학회’ 안과 다를 바가 없다는 것으로도 알 수가 있다.

그리고 정권과 부르주아 언론이 공무원 연금 개악을 통해 노리는 또 하나는 ‘공무원과 국민’ 간의 분열, 그리고 공무원의 자주성 말살이다. 이미 상당수가 계약직, 간접고용 등과 같은 비정규직, 혹은 일용직이나 실업자 또는 경쟁과 폐업 위기에 시달리는 자영업자이기에 그로인한 스트레스와 불만은 상당하다.

언론은 상대적으로 고용이 안정적인 공무원을 공격하며 그 분노를 공무원에게 향하도록 호도하고, 국가 또한 이를 이용하고 있다. 국가는 자본을 살리기 위한 정책에만 적극적이고 민중의 복지나 삶의 질에는 무능하고 무관심하다는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복지부동한’ 공무원을 방패막이로 공무원에게 분노의 화살을 겨누도록 부추긴다. 그리하여 공무원의 고용주인 국가는 공무원 노동자를 억압하고, 자주성과 노동자적 권리 의식이 성장하는 것을 말살시키려 하고 있다.

공무원연금이 공무원 임금과 생존에 직결된 ‘당사자’의 문제임에도, ‘셀프개혁은 한계가 있기에 공무원은 빠져야 한다’, 혹은 노조 이기주의, 또는 정치적 행동이라는 식으로 매도하며 연금 개악에 대한 공무원 노조의 단결과 투쟁 자체를 봉쇄하려 하고 있다. 국가는 공무원노동자에게 ‘애국심’으로 희생하라고 하지만, 실제로 요구하는 것은 주체적으로 생각하고 비판하고 행동하고 투쟁할 권리를 박탈당한 국가의 노예가 되라고 강요하는 것이다.

저들은 재정적자를 빌미로 긴축정책을 실시하려고 하는 만큼 공무원뿐만 아니라 전체 노동자 민중들의 피와 땀으로 재정적자를 메우려 하고 있다. 공무원연금 개악은 국민연금 개악, 전면적 복지 후퇴로 가는 신호탄이다.

‘한정된 복지 재원’이기 때문에 공무원 연금을 줄여야 한다는 자신들의 논리대로라면 국민연금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공무원 연금이나 국민연금이나 할 것 없이 다 더 내고 덜 받도록 해서 ‘어려운 이웃’인 자본을 위해 복무해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재정적자가 공무원 연금 개악의 명분이라면,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해 추가적인 국민연금 개악은 물론이고 복지 정책 일반, 노동자 임금 인하 공세, 담뱃세 등 각종 세금인상 공세 등 노동자 민중 전체에 대한 총공세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러한 전면적 공세는 이미 자행되고 있다. 공무원, 정규직, 비정규직, 노인과 청년 등으로 갈라치기 하여 분열을 조장하는 자본가 계급의 이데올로기 지배에 맞서 모두의 인간다운 삶을 위해 싸워나가야 할 것이다.<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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