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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담뱃세 인상, 민중의 건강이 아니라 자본을 위한 조치다
노정협   2014-09-29 15:37:06, 조회:2,308, 추천:193

담뱃세 인상, 민중의 건강이 아니라 자본을 위한 조치다




모든 정권이 빼어드는 담뱃값 인상 카드


지난 9월 11일 보건복지부 문형표 장관은 내년 1월부터 담뱃값을 2000원 인상하는 내용을 담은 ‘금연종합대책’을 발표했다. 명칭은 ‘금연종합대책’이지만 실제로는 담뱃값에 붙는 각종 세금을 대폭 인상하는 ‘담뱃세 인상안’이었다.

박근혜 정부는 지난 대선 때 방송에 출연해서 ‘증세 없는 복지’를 핵심공약으로 내세웠기 때문에 이를 두고 증세 논란에 불이 붙었다. 박근혜 정부도 이번 담뱃값 인상으로 2조 8천억 원의 추가 세수를 예상하기 때문에 ‘증세’가 아니라고 완전히 발뺌하지는 못하면서도 ‘증세’ 자체가 담뱃값 인상의 목적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역대 정권에서 텅 빈 국가재정을 메우기 위해 가장 많이 꺼내든 카드가 담뱃값 인상이었다.

이번 담뱃값 인상을 두고 새정치민주연합은 “서민의 주머니를 털어 세수 부족을 메우려는 꼼수”라고 비판하면서 반대 입장을 발표했다. 그러나 지난 2004년 담뱃값을 500원 인상했던 정부가 노무현 정부였고, 노무현 정부는 이후 2006년에도 담뱃값 인상을 추진하다가 좌절된 바 있다. 2006년 당시에는 새누리당 전신인 한나라당이 반발하고 나섰다. 2006년 9월 11일 한나라당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의원 전원은 “국민의 뜻을 거스르는 세수확충 목적의 담뱃값 인상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발표한 바 있다.

그 내용을 간략히 보면 “(노무현) 정부의 주장은 담뱃값 인상의 주목적이 흡연율 감소와 국민건강증진보다는 애초부터 부족한 세수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었음을 자백”하는 것이라고 하면서 “(노무현) 정부는 과거 담뱃값 인상을 통해 흡연율이 감소되었다고 연일 선전을 하고 있지만, 복지부 최근 설문조사 결과를 입수해 확인한 결과 금연자의 92.1%는 건강 염려 등 가격 이외의 요인 때문에 금연을 한 것이며 ‘경제적 이유’라고 답한 7.9% 가운데 얼마나 담뱃값 인상의 직접적 영향을 받은 것인지는 불명확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또한 “이밖에 현재도 담배가격 인상은 저소득층의 소득 역진성을 심화시키며 밀수와 사재기 등 심각한 사회적 부작용을 초래하며 물가상승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하는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고 했다. 역사는 반복된다. 지난 2006년 때 뱉었던 말들이 그대로 부메랑이 되어 지금 새누리당을 겨누고 있다.  

이렇게 새정치민주연합 역시 담뱃값 인상을 통한 세수 확충을 끊임없이 도모해왔고, 한나라당 역시 이명박 정권 때에도 수차례 시도한 바 있다. 차이가 있다면 노무현 정부 때에는 보다 노골적으로 “담뱃값이 인상되지 않을 경우 07년 건강증진 사업 예산에서 2,992억 원의 수입이 감소하고 07년 건강보험지원액 3,571억 원이 감소한다.”고 담뱃값 인상을 추진하는 속내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는 점이다.

왜 이렇게 부르주아 여야를 막론하고 담뱃세 인상은 아무 때나 꺼내드는 그들의 재정카드가 되었는가? 가장 큰 이유는 담뱃세는 상대적으로 조세저항이 적은 간접세이기 때문이다.

세금의 종류는 크게 직접세와 간접세로 나뉜다. 직접세의 종류는 소득세, 법인세, 상속세, 증여세, 취득세 등이고 간접세는 주세, 부가가치세, 개별소비세 등이다. 그런데 직접세의 경우 조세부담자가 곧바로 납세의무자가 되기 때문에 세금인상의 저항이 상대적으로 높지만 간접세의 경우 제조업자가 아니라 소비자가 세금을 부담하게 되고 이미 상품의 가격에 세금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상품을 구매하면서 동시에 세금을 납부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구매를 납세행위로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세금인상에 대한 저항도 상대적으로 약한 편이다.

이러한 특성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자본가 정부는 간접세 비중을 꾸준히 늘려왔고, 한국은 2012년 기준으로 간접세 비중이 49.7%에 달한다. 그 중에서도 술과 담배, 카지노, 유류세 등의 비중이 높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평균 간접세 비중이 20%대라는 것을 고려했을 때 2배에 가까운 수치다. 지난 시기 동안 유독 한국에서 납세거부 투쟁 등의 조세저항이 약했던 결과다.

특히 담뱃값 인상은 자본가정부가 흡연 자체를 죄악시 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형성하면서 국민건강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포장하기 쉽기 때문에 자본가 정부들이 언제라도 꺼내드는 호주머니 속의 칼이 된 것이다.


담뱃값 인상의 진짜 목적은 서민의 건강증진이 아니다!


박근혜 정부는 2004년 담뱃값 500원 인상 이후 흡연율이 13%까지 떨어졌다는 점을 근거로 이번에 2천원 인상하고 이후에도 물가에 연동하여 지속적으로 인상할 경우 2012년 기준  37.6%에 이르는 15세 이상 성인남성의 흡연율을 2020년 29.1%까지 떨어뜨릴 수 있다고 선전하고 있다.

증세 논란을 무마시키기 위하여 흡연율 감소를 최대한 부각시키려는 것이다. 자본 언론도 박근혜 정부의 흡연율 부각 장단에 발맞추고 있다. MBC의 경우 지난 9월 11일 뉴스데스크에서 “10년 만의 담뱃값 인상 … 흡연율 얼마나 떨어질까?”라는 제목의 보도를 했고, 같은 날 KBS 역시 뉴스9에서 “벌써 담배 ‘사재기’…흡연율 낮아질까?”라는 뉴스를 내보냈다. 이렇게 박근혜 정부와 부르주아 언론들이 흡연율 감소를 강조하는 것은 담배가 건강에 안 좋으니까 흡연율만 감소한다면 증세 정도야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는 사회적 분위기를 형성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지난 2006년 새누리당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의원들의 발표를 다시 빌자면 과거에도 “금연자의 92.1%는 건강 염려 등 가격 이외의 요인 때문에 금연을 한 것이며 ‘경제적 이유’라고 답한 7.9% 가운데 얼마나 담뱃값 인상의 직접적 영향을 받은 것인지는 불명확한 것으로 나타”났던 것처럼 담뱃값 인상이 반드시 흡연율 감소를 가져온다는 보장은 없다.

실례로 지난 2010년 약 1500원 담뱃값을 인상했던 일본의 경우에도 흡연율은 36%에서 38%로 오히려 상승했던 적도 있다. 그리고 지난 10년 동안 담뱃값의 변동이 없던 우리의 경우에도 2012년 3분기 이후 담배 소비 지출액은 8분기 연속 감소세를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사실들은 담뱃값이 흡연율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치지는 않는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SBS 뉴스의 하현종 기자는 “담뱃값, 3500원도 5500원도 아닌 왜 하필 4500원일까”라는 글을 통해서 박근혜정부의 서민 건강증진이라는 기만술책을 명쾌하게 반박하기도 하였다. 이 글에서는 “담뱃값 인상이 ‘사실상 증세’가 아닌 ‘그냥 증세’”인 이유를 지난 6월에 발표된 국책연구소인 조세재정연구원의 <담배과세의 효과와 재정>이라는 보고서를 분석함으로써 밝히고 있다.

이 보고서에 의하면 담배 가격과 소비량 전망에 따른 추가 세수 추정치를 따져봤을 때 “담배 가격을 2500원에서 조금씩 올리면 세수가 증가하다가 어느 순간 정점을 찍고 줄어들기 시작”하는데 “그 정점이 바로 정부가 제시한 가격인 4500원”이라고 밝히고 있다. 즉, 담뱃값을 무한정 올린다고 해서 세금이 더 많이 걷히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또 담배에 포함된 세금률을 현재의 62% 유지, 70%로 인상, 90%로 인상했을 때의 시나리오를 통해 추가 세수를 분석하는 데 이 때에도 모든 경우에 있어서 세수가 최대로 되는 경우는 4500원 지점이었다고 밝히고 있다. 따라서 이번 담뱃값 2천원 인상은 서민의 건강증진이 목표가 아니라 세수를 극대화할 수 있는 금액을 여러 가지 경우의 시뮬레이션을 통해서 분석한 결과 나온 금액인 것이다. 실제로 흡연율을 대폭 낮추기 위한 복지계획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철저하게 서민의 주머니를 털어 국고를 채우기 위한 계획에서 나온 것이다.


담뱃세 인상의 혜택은 누구에게 돌아가는가?


박근혜 정부는 이미 작년에 “아무런 조건 없이 65세 이상 노인에게 20만원씩 노령연금을 일괄 지급하겠다던 공약”을 “소득하위 70%를 대상으로 국민연금과 연계해 10만~20만원 사이에서 차등 지급하는 안으로 후퇴”시키면서 자신의 복지 공약을 파기한 바 있다.

박근혜 정부는 지하경제를 양성화해서 증세 없는 복지를 달성하겠다고 했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그러자 다음에는 영세기업과 자영업자까지를 포함한 전방위적인 세무조사를 실시했지만 이마저도 독점자본에게 쏟아 부어서 발생한 재정적자를 막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지난 8월 20일 기획재정부가 발간한 '월간 재정동향'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만 재정적자가 43조 6천억 원 규모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상반기 정부의 국세수입은 98조 4000억 원으로 예산(216조 5000억 원) 대비 진도율은 45.5%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진도율인 48.1% 보다 낮은 수치다. 올해 상반기에만 약 8조 5천억 원이 넘는 세금을 걷지 못한 것이다. 여기에 더해서 2015년에는 복지예산을 10% 증액한 상황이다. 내년 예산 편성을 앞둔 시점에서 추가세수 확보는 박근혜 정부의 핵심과제였고 그 결과 꺼내든 것이 담뱃세 인상인 것이다.

이미 박근혜 정부는 지난해에만 담배 판매로 2조원의 세수를 거뒀다. 그리고 내년 1월에 현재의 안 대로 담뱃값 2000원 인상안이 통과된다면 연간 2조 8천억 원의 세금을 추가로 거둬들일 것으로 예상된다.(2조 8천억 원이라는 수치도 논란의 여지가 있는데 이 금액은 박근혜 정부의 예상대로 흡연율이 떨어져서 담배 판매량이 감소한 것을 기준으로 산정한 금액이다. 따라서 흡연율이 그만큼 떨어지지 않는다면 추가되는 세금은 더욱 늘어날 것이다.)

우리는 추가세수의 항목에도 주목해야 한다. 이번에 발표한 ‘금연종합대책’에 따르면 기존의 세목 외에 594원의 개별소비세를 추가하는 내용이 들어가 있다. 현재에도 담배가격의 항목별 비중을 보면 유통마진 및 제조원가가 950원으로 39%를 차지하고 담배소비세는 641원으로 25.6%, 국민건강증진부담금은 354원으로 14.2%, 지방교육세는 320원으로 12.8%, 부가가치세는 227원으로 9.1%를 차지하고 있다. 이미 담배를 구매하는 사람들은 62%에 달하는 세금을 내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 추가로 개별소비세까지 신설하겠다고 나섰다.

개별소비세는 보통 귀금속, 자동차, 기타 사치품에 붙이는 것으로 전액 중앙정부가 가져간다. 박근혜 정부가 담배를 귀금속, 자동차, 기타 사치품과 동급화 시키면서까지 기존에 없던 세목을 신설하는 노골적인 증세에 나선 것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눈물겨운 노력으로 확보하는 추가 세수는 어디로 가는지를 살펴봐야 할 것이다. 지난 9월 12일 YTN에 출연했던 새정치민주연합 김성주 의원에 따르면 지난 2013년 기준으로 담배에 부과된 건강증진기금은 1조 9000억 원이 걷혔는데 그 중 65%가 건강보험재정의 적자를 메우는 데 사용되었고 실제로 금연정책에 사용된 금액은 전체의 0.4%에 불과한 89억 원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발표된 ‘금연종합대책’에서도 추가 세수의 용도에 대해 명확히 밝히지 않은 점을 고려해볼 때 또다시 재정 적자를 메우는 데 쓰일 것이라고 짐작할 수 있다. 이에 더해서 전액 중앙정부로 귀속되는 개별소비세의 경우 말 그대로 중앙 정부가 판단하는 용도에 쓰일 것이다. 그리고 그 용도는 지난 시기 이명박 정권 때부터 그러했듯이 경제활성화를 명분으로 독점자본을 위해 쓰일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담뱃세 인상은 노동자 민중에게는 무엇을 가져다 줄 것인가?

담배는 중독성이 있기 때문에(담배 독점자본이 중독성분을 강화한 결과이기도 하다.) 담뱃세를 인상한다고 해서 쉽사리 담배 수요가 줄어들지는 않는다. 여전히 별다른 스트레스 해소 방안을 가질 수 없는 노동자 민중은 다른 생필품을 줄여서 담뱃값을 메우려 할 것이다. 건강 증진은커녕 생활수준은 더 악화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앞에서 밝혔듯이 지난 2006년 한나라당이 말한 바와 같이 “저소득층의 소득 역진성을 심화시키며 밀수와 사재기 등 심각한 사회적 부작용을 초래하며 물가상승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이번 담뱃세 인상의 수혜자는 노동자 민중이 아니라 추가 확보된 세금으로 온갖 혜택을 받게 될 독점자본인 것이다.


노동자 민중의 호주머니가 아니라 독점자본의 금고를 털어라!


지난 시기 이명박 정부는 경제활성화를 명분으로 대대적인 법인세 감면을 단행했다. 그리고 박근혜 정부도 이러한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이 감면받는 법인세만 2012년 기준으로 한 해에 9조 5천억 원에 이른다.

따라서 기업들이 기존에 혜택 받은 세금만 토해낸다고 하더라도 수십 조, 수백 조에 달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정부는 독점자본의 금고를 두드리는 것이 아니라 노동자 민중의 호주머니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이 뿐인가? 담뱃세 인상의 논란 속에서 안전행정부는 주민세와 자동차세를 앞으로 2~3년에 걸쳐 100% 이상 크게 인상한다는 내용을 담은 ‘지방세 개편방향’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주민세는 2년에 걸쳐 ‘만 원 이상 2만 원 미만’으로 올리고 영업용 자동차세는 2017년까지 100% 인상될 예정이다. 또한 지방세 감면율을 현재의 23%에서 국세 수준인 14%까지 떨어뜨리고 지방세 감면 혜택도 단계적으로 없앨 방침이라고 밝혔다.

담뱃세 인상은 줄줄이 이어질 세금폭탄의 신호탄이었던 것이다. 따라서 노동자 민중은 재정적자를 땜빵하기 위한 담뱃세 인상을 단호히 거부해야 한다. 이를 여전히 건강 문제로 바라보는 것은 간접세 인상에 대한 국가에 대한 분노를 다른 방향으로 돌리는 결과를 초래한다.
그리고 노동자 민중의 삶을 절망 속으로 몰아넣어 담배나 술만으로 위안을 삼을 수밖에 없는 현실을 폭로해야 한다. 노동자 민중의 건강을 위하여 독점자본을 위한 의료 사유화를 전면 중단하고 의료 무상화를 실시해야 한다.

노동자 민중이 담배 이외에 다른 방법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고 실질적인 여가 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근무 환경 개선 및 생활 임금을 보장해야 한다.

재정적자는 부자감세로 가장 많은 혜택을 받은 독점자본이 책임지도록 하는 투쟁을 전개해야 한다. 이러한 투쟁으로 노동자 민중의 호주머니를 터는 것이 아니라 이들의 금고를 열어 실질적으로 노동자 민중의 건강을 증진시키기 위한 투쟁에 나서야 한다!<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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