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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107호(통합119호)]세월호 ‘참사’ 5개월, 그 평가와 전망 자본 ‘근본주의’는 어떻게 세월호 투쟁을 가로막는가?
노정협   2014-09-29 16:08:42, 조회:2,292, 추천: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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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5개월, 그 평가와 전망
자본 ‘근본주의’는 어떻게 세월호 투쟁을 가로막는가?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가 발생했다. 세월호 참사가 난지 5개월여가 지났지만 여전히 실종자 열 분이 가족들 품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한국 사회가 세월호 이전과 이후로 나눠진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세월호 참사는 전 사회에 엄청난 충격과 슬픔, 분노를 안겨줬다. 많은 사람들이 한국사회가 세월호 이전과 이후로 나눠진다는 말에 공감을 가지고 있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참사에 대해 같은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의혹은 점점 더 불어나고 있으며 의혹을 덮기 위해 새로운 의혹들이 생겨나고 있을 정도다. 그러다보니 세월호 ‘참사’ 5개월이 넘은 지금에도 저마다 서로 다른 얘기를 하고 있다. 세월호 진상규명을 외치며 투쟁하는 세력들 내부에서도 마찬가지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많은 의혹이 생겨난다고 하는 것은 사태가 점점 더 오리무중으로 빠져들고 있다는 말이 아니다. 세월호 진실에 한 발짝 더 다가가면 갈수록 정부가 더 악착 같이 진실을 은폐하기 위해 발악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점점 더 분명해지고 있다. 국정원의 ‘세월호 지적사항’ 문건이 폭로됨으로써 국정원이 세월호 실소유주와 다를 바 없다는 새로운 사실도 추가로 폭로됐다. 더불어 진실은폐를 위해서 정보 경찰을 총동원한 감시와 미행도 모자라 국정원까지 나서 세월호 유가족들에 대한 감시와 사찰까지 자행했다는 사실도 드러나고 있다. 세월호 영상기록 장치 복원업체에 대검찰청이 내려와 있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경찰과 검찰, 국정원 등 정보기관이 총동원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인터넷 중심으로 활동했던 극우 일베가 조직적으로 준동하고 있다. 대선 댓글 공작단 보다 더 치밀하고 광범위하고 집요하게 여론 댓글 부대가 운영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혹을 가질 만큼 같은 기조 하에 일사불란하게 세월호 투쟁을 비방하는 인터넷 여론이 조성되고 있다. 조중동, 종편은 물론이고 주요 방송사인 MBC조차 전면에 나서서 세월호 투쟁의 정당성을 훼손하고 가족들을 비난하는 노골적 여론공작에 앞장서고 있다. 언론은 거리낌없이 악의적 선전을 일삼으며 정부 이데올로기를 노골적으로 대변하고 가족들과 시민들을 매도하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흐름들이 모두 세월호 진상규명을 막기 위한 정치공작 차원에서 자행되고 있는 것이다. 저들이 진실은폐와 조작을 위해 총공세를 펼치면 펼칠수록, 세월호 사건의 진상이 드러나면 안 될 중대한 진실을 감추고 있다는 것이 점점 더 또렷해지고 있는 것이다. 세월호 참사가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 학살이라는 점, 국정원이 이 사고에서 중대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 등 우리가 규명해야할 진실의 성격과 목표가 무엇인지 점점 더 분명해지고 있는 것이다.

세월호 참사 5개월이 지나고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지금이라도 세월호 투쟁을 평가하고 올바른 투쟁기조를 잡고 전망을 제대로 세워야 한다. 혼란과 제한된 정보를 가지고 있었던 세월호 참사 초기에 범한 오류는 용인될 수 있지만, 지금에 와서도 그 오류를 반복하거나 더 확대한다면 세월호 투쟁을 가로막는 심각한 범죄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과연 이윤 추구 때문에 사람을 죽였나?


세월호는 참혹하고 끔찍하다는 의미에서의 ‘참사’라는 점에서만 대다수가 동의하고 있을 뿐이다. 물론 최근에 극우 언론과 정부는 비교적 중립적인 참혹하고 끔찍한 사고라는 수사도 빼버리고 있다. 세월호 참사를 참혹한 사고에서 그저 일상적으로 벌어지는 사고 즉 해난교통사고 쯤으로 격하시켜버렸다. 그러다보니 보상이나 배상을 받고 이제 그만 진상규명 요구를 중단하라는 것이다. 해난교통 사고에 대해 정부가 유감을 표명하고 배상과 보상을 하겠다고 하는 마당에 계속해서 진상규명을 외치면서 싸우는 것은 가족들 뒤에 순수하지 못한 정치적 의도가 있기 때문이라는 협박도 늘어놓고 있다.

정부는 세월호 참사의 직접적인 책임은 선장과 선원들에 있고, 청해진 자본과 이들의 실소유주라고 하는 유병언과 그 일가가 배후 책임이 있다고 주장해 왔다. 해경은 무능하고 부실한 구조에 책임이 있기 때문에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이나 국민대책회의 공식 입장, 이른바 ‘좌파’ 단체들은 모두 국가가 책임을 져야 하는 재난사고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사태의 본질은 탐욕의 자본의 이윤 추구에 있다고 본다. 민영화 규제완화 사유화가 세월호 침몰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 공동운영위원장이자 노동자계급정당추진위 집행위원장인 김태연은 '이윤 때문에 사람 죽이는 자본주의에 저항하자'(김태연 집행위원장, 변혁정치 창간준비 21, 2014.09.17)라는 글에서 "이윤을 위해 사람을 죽이는 자본주의를 폭로하고 안전사회 건설"을 목표로 제시한다.

과연 이윤 때문에, 이윤을 위해 학살을 하는가? 과연 세월호는 이윤 추구 때문에 침몰했고 이윤 때문에 구하지 않아서 결국 304명의 목숨이 죽었는가? 물론 이윤 때문에 살인 범죄를 저지르는 특별한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들이 다른 글에서 노동자 사안, 환경파괴, 산업재해 등 자본주의에서 벌어지는 일반적인 사안 모두가 세월호 참사와 연관되어 있다고 하는 것을 볼 때 이윤 때문에 사람을 죽이는 것이 자본주의 체제 일반의 문제라고 인식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윤 추구는 자본주의의 기본적인 경제법칙이다. 자본주의는 사람의 인명을 경시한다. 비용절감 때문에 노동자들이 안전시설 미비 속에 죽어가기도 한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일반적으로 이윤 때문에 사람을 살해하나? 자본주의의 이윤 추구는 경제 법칙이 아니라 범죄의 원리, 폭력과 살인의 원리에 의해서 작동하는가? 자본과 자본의 이해를 대변하는 자본가 국가는 이윤을 위해 살인범죄를 저지르기 위해 조직화된 범죄 집단인가? 도대체 세월호 학살이 자본의 이윤 추구에 어떤 도움이 된단 말인가?

김태연은 세월호 참사가 학살이라는 측면을 부정하지 못하나 그 이유가 자본의 이윤추구 때문에 벌어진 학살이라고 간주함으로써 이렇듯 혼란스러운 얘기를 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다시 ‘안전 사회’ 건설을 제시함으로써 학살이라는 사안의 성격과 동떨어진 목표를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이윤을 추구하는 '탐욕의 자본' 때문에 세월호 참사가 발생했다는 인식을 가진 대책회의에 의해 세월호 특별법 제정 목표가 ‘안전 사회’ 건설이 되었다. 이 ‘안전 사회’ 건설은 권력의 학살과 폭력으로부터 안전한 사회가 아니라 재난으로부터의 안전한 사회 건설이 아닌가? 결국 그렇다면 ‘안전 사회’는 세월호 ‘참사’가 학살이 본질이 아니라 재난임을 인정하는 것이다. 이는 해상 재난사고(교통사고)라고 하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정부 입장과 다르지 않다. 다만 이들은 여기에 정부가 책임이 있고, 더 나아가 이윤추구를 하는 자본주의가 재난사고의 근본원인이라고 하는 점만 다를 뿐이다. 이들은 국가가 무능하고 부실해서 구조하지 못했다고 인식한다.


구체적 정세에 대한 구체적 분석을 어떻게 회피하는가?


노동자계급정당추진위 남구현(한신대 교수)는 더욱 더 ‘심오’한 ‘역사적 관점’으로 이렇게 주장한다.

“저들의 말을 빌면 놀러 가다 교통사고 나서 사람들이 죽었을 뿐인데, 왜 국회, 검경, 국정원, 청와대까지 나서서 진상 규명을 막는 것일까? 왜 진상이 규명되면 나라의 근간이 흔들릴 것처럼 호들갑을 떨고 있을까? 세월호 문제는 보다 깊은 구조적 모순과 연관되어 있어서 그런 것 아닐까?
각종 규제완화가 위험한 운행을 가능케 했다든지, 선장을 위시한 승무원들의 다수가 비정규직이라는 점에서 지난 시기 수십 년간 기승을 떨어왔던 신자유주의와 관련되어 있다는 것을 유추하기 어렵지 않다. 그러나 신자유주의 역시 자본주의의 축적 전략 가운데 하나이고, 1970년대 이래 악화된 자본의 축적조건(보다 근본적으로는 자본의 이윤율 저하)을 배경으로 등장했다는 점에서는 맹목적인 이윤추구를 위해 인간과 자연을 파괴하는 자본주의 자체가 문제가 된다고 볼 수 있다. 시야를 확장한다면 세월호 참사는 매년 3천 명 정도의 노동자가 산업재해로 죽어 간다든지, 환경 파괴, 4대강 죽이기 등 지난 시기 우리나라의 자본주의의 역사 속에 등장해 왔던 노동자 사안, 환경문제 등과도 연결되어 있는 것이다. 더 긴 역사 속에 본다면, 해방 이후 수사권, 기소권을 가지고 있었던 반민특위가 해산되어 친일파 청산이 좌절된다든지, 동학 농민 혁명 당시 민중 봉기를 억누르기 위해 관군과 청나라 군대가 연합하여 농민군을 학살하고 아래로부터의 근대화가 좌절된다든지 하는 왜곡된 우리 역사와의 관련 속에서도 지금의 사태를 해석해 볼 수 있다. 더 멀리는 임진왜란이나 병자호란 등 외적이 침입할 때(마치 세월호 선장처럼) 왕이 민중을 버리고 도망친다든지 하는 지배자와 피지배자의 모든 역사까지 연관시킬 수 있다.”

“이렇게 관점을 자본주의 체제 자체, 지배 피지배의 모든 역사까지 확장해서 본다면, 세월호는 전국민적 사안이므로 노동자 사안을 섞지 말라든지, 또는 세월호에 매몰되어 노동자 투쟁을 방기하면 안 된다든지 하는 주장들은 설득력을 상실한다.”(세월호와 총체적 난국, 변혁정치 창간준비 20, 2014.08.27.)


정말 ‘총체적 난국’이지 않은가. 세월호 문제의 “보다 깊은 구조적 모순”을 찾다가 결국 구체적 문제를 외면하고 황당하게 뜬구름 잡는 ‘근본적’이고 ‘역사적’인 얘기로 흘러가고 있다.

남구현 교수의 말을 빌면, 세월호 참사는 수 십 년 동안 계속된 신자유주의 문제이고, 근본적인 자본주의의 자본 축적의 위기 문제이고, 더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친일파 청산의 좌절, 동학농민혁명, 더 멀리는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등 지배자와 피지배자의 모든 역사까지 연관시킬 수 있는 문제인데, 그렇다면 “왜 국회, 검경, 국정원, 청와대까지 나서서 진상 규명을 막는 것일까? 왜 진상이 규명되면 나라의 근간이 흔들릴 것처럼 호들갑을 떨고 있을까?”

과연 세월호 진상규명을 통해 역사의 법칙이 드러나고, 역사 전체에서 지배자들이 저지른 행태가 폭로될까봐 “국회, 검경, 국정원, 청와대까지 나서서 진상 규명을 막는 것일까?” 지배계급이 반동의 역사를 수호하기 위해 결사적으로 특별법을 반대하는 음모집단이기라도 하단 말인가?

세월호가 “지배자와 피지배자의 모든 역사까지 연관시킬 수 있는 문제”라면 왜 고작 임진왜란과 병자호란까지만 거슬러 올라가는가? 화끈하게 묘청의 난, 망이 망소이 난... 아예 고대 단군조선시대 부족국가의 성립과 함께 사유재산과 노예제 출현의 지배와 피지배 역사까지 더 근원적으로, 더 멀리, 더 오래된 역사까지 추적하며 올라가야 하지 않겠는가? 임진왜란, 병자호란의 역사적 사례를 드는 이유 중 하나는 선장이 배에서 먼저 탈출한 것과 빗대는 것인데, 과연 세월호가 선장의 직업의식, 윤리의식 부재 때문에 벌어진 문제인가? 저 머나먼 역사적 관점은 구체적 사안을 분석하는 데서도 구체성이 떨어지고 사안의 본질에서 멀어진다.  

“우리 아이들이 왜 죽었는지 알아야겠다.”는 가족들의 절규와 침몰 이후에 정부가 구조하지 않은 것을 직접 목격한 평범한 사람들의 분노에 비해 얼마나 고상하고 근본적인가?

유가족들 앞에서, 학살극에 분노한 노동자 시민들 앞에서 “신자유주의 자본축적 전략 때문에 아이들이 죽었습니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자본의 이윤율 저하 때문에 아이들이 죽었습니다.”, “맹목적 이윤추구를 위해 인간과 자연을 파괴하는 자본주의 자체가 문제입니다.”, 정부가 진상규명을 한사코 회피하는 것은 “자본주의 체제의 이윤 추구 때문에 세월호에서 아이들이 죽어간 것을 감추기 위한 것입니다.”라고 근본주의적으로 말해보라!

이런 근본주의적이고 역사적 관점이 얼마나 황당하게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문제를 회피하고 역사 저 너머 ‘피안의 세계’로 도망가게 하는지 알 수 있지 않은가? 이것이 한국사회 최고 지식인 부류인 교수이자 대표적인 좌파 단체 주요 이론가의 심오한 인식 수준이다.

그런데 자본주의 이전의 역사는 논외로 하고, 세월호 참사가 수십 년 동안의 신자유주의 문제, 자본축적의 문제, 매년 3천 명 정도의 노동자가 죽어 나가는 산업재해, 환경파괴, 4대강 죽이기, 우리나라의 자본주의 역사 속에 등장해 왔던 노동자 사안, 환경문제 등과 연결되어 있다면, 왜 하필 세월호 참사에서만 이토록 첨예한 전국적 투쟁이 벌어지고 있는가?

무엇이 400백 만 명 이상의 국민들이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세월호 특별법 서명에 동참하고 수만 명이 집회에 참석하여 투쟁하도록 했는가? 왜 가족들은 5개월 이상을 싸우고 단식하고 국회와 광화문, 청와대 근처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처절하게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농성을 하게 됐는가? 46일간 목숨 걸고 단식투쟁을 하면서 청와대로 나아가도록 했는가?

왜 권력기구 전체와 언론들, 극우 신문들 전체는 일사불란하게 명운을 걸고 정권 사수에 나서고 있는가? 이 투쟁에서 새누리당 이중대로 타협했던 새정치민주연합은 당의 존립 자체가 흔들릴 정도로 휘청대고 있는가?

이들은 세월호 참사를 첨예한 전국적인 쟁점으로 만들어 왔던 특수한 동인(動因)들에 대해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거나 외면하고 있다.

이들이 말하는 규제완화, 사유화, 비정규직화가 세월호 침몰 원인이라는 주장의 근거는 어디에서 나왔는가? 검경합동수사본부, 정부 발표와 이를 따르는 대다수 언론의 입장에 근거한 것이다. 검경합동수사본부는 세월호 선장과 선원들, 청해진 자본을 기소하면서 청해진 자본이 이윤과 비용절감을 위해 증축과 과적을 일삼았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화물을 과적한 것을 감추기 위해 평형수를 빼고 화물을 묶지 않은 상태에서 운항을 했다고 주장한다. 사고 당일에도 화물 과적 상태에서 제대로 고박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급변침을 하고 평형수 누락 상태에서 복원성 상실로 침몰했다는 것이다.

과연 승무원 다수가 비정규직이어서 숙련 부족으로 배가 침몰됐는가? 비정규직인 선원들이라 이들의 위험 경고가 먹히지 않았단 말인가? 비정규직이라서 책임감이 없어서 가만히 있으라는 방송을 하고 구조하지 않고 자신들만 탈출했다는 말인가? 그렇다면 해경에 의해 구조되지 못하고 선실에 남아서 끝까지 승객 구조를 하다가 목숨을 바친 선원들은 무엇인가? 그리고 역으로 정부는 비정규직을 귀히 여겨서 비정규직이 중심이 된 선장과 선원들만 우선적으로 구조했다는 말인가?

세월호 침몰과 관련해서 사유화가 문제라는 주장은 외주화와 관련된 것이다. 이들은 해난구조 업무 외주화를 통해 국가가 구조 책임을 지지 않고 언딘에게 독점적으로 구조를 맡긴 것이 구조를 못하게 한 중대한 원인이라고 본다. 그러나 이들에게는 언딘이 천안함 구조를 전담했다는 특별한 사실은 관심사가 아니다. 언딘이 구조 목적이 아니라 선박 구난업체라는 사실도 주목하지 않는다. 구조 목적이 애초부터 없는 언딘을 끌어들이고 이를 은폐한 것이 정부라는 점에 대해서도 주목하지 않는다.

이들에게는 민간업체 언딘이 구조를 독점하고 민간 잠수사들을 통제하면서 세월호 침몰과 구조와 관련한 돌발적인 폭로행위를 막으려 한 것 아닌가 하는 의혹이 들어설 여지는 없다. 실제 천안함 사고 정부 발표에 심각한 의문을 던져 왔던 해난구조 및 선박인양 전문가인 이종인 씨가 가족 요청으로 다이빙벨을 투입하는 과정에서 해경과 언딘이 노골적으로 이를 방해하고 협박을 일삼았다.

신자유주의 규제완화는 전 세계적으로 1970년대부터 추진된 것이다. 특히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정권 모두 규제완화 조치를 강화해 왔다. 이들의 주장은 탐욕의 자본인 청해진 자본과 실소유주 유병언과 일가들, 규제완화를 한 역대 정부들이 세월호 침몰의 공히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자본주의 이윤 체제가 이 정책의 근본적 배경이다. 그렇다면 이른바 ‘좌파’에게 진상규명은 무슨 의미를 가지고 있는가? 하물며 정부조차도 청해진 자본과 유병언, 그 일가들에게 전적인 책임을 물리고 ‘적폐’가 세월호 침몰 원인이라며 세월호 참사 책임에서 빠져 나가려 했다.

비정규직, 규제완화, 사유화 등 세월호 운행 과정에서 일상적으로 연관된 문제들이라고 해서 이것을 세월호 침몰의 직접적 원인이라고 확증할 수는 없다. 특히 침몰 시간대, 직접적인 침몰 원인에 대해서는 수많은 은폐와 조작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 발표에 근거해 세월호 침몰 원인을 비정규직, 규제완화, 사유화라고 확증적으로 주장하면서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노동자들은 매일 세월호를 타고 있다.”는 구호는 어떠한가? 노동자들은 중대 재해의 위험 속에서 매일 같이 일을 하고 참혹한 산재로 죽어나가고 있다. 그러나 과연 자본이 의도적으로 구하지 않아 일터에서 직접적으로 학살을 당하는가? 정부와 국정원이 개입되어 있어서 사고를 은폐, 조작하고 있는가? 전국이 제2의 세월호라는 선동은 문학적 수사로서는 의미가 있지만 구체적 현실을 분석하고 거기에 맞춰 투쟁을 하는데서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들은 노동자 시민들이 겪었던 삼풍백화점 참사, 대구지하철 참사, 해병대 교육 캠프 참사, 경주 마우나 리조트 붕괴, 고양 터미널 화재 등을 세월호와 같이 비교하면서 안전사회 건설을 주장한다. 하지만 이러한 비교는 세월호 참사의 특수한 성격을 이해하지 못하게 한다. 게다가 이들이 이전의 대형 참사와 세월호 참사를 같은 성격으로 비교하는 것에 비춰, 새누리당 주호영 정책위의장이나 언론들에서도 이 같은 전제 위에서 다른 재난사고와의 형평성 운운하며 동등한 배상이나 보상으로 세월호 사안을 끝내고 국가개조로 안전한 사회를 만들자고 주장하고 있다.  

이처럼 ‘좌파’들의 근본주의는 진상규명을 가로막는다. 참사의 성격을 이미 죽은 것으로 알려진 유병언으로 돌려 책임을 회피하려는 정부에 면죄부를 준다. 정부의 논리에 먹힌다. 세월호 학살극의 분노를 가라앉힌다. 이로써 박근혜 퇴진을 목표로 내걸고 있지만 실제로는 박근혜 퇴진을 가로막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자본의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근본적이다’라는 이른바 ‘좌파’들의 인식은 변증법적 유물론을 이런 식으로 말라비틀어진 포처럼 화석화하는 것이다. 대중적 공감을 전혀 형성하지 못한다. 레닌은 “구체적인 정세에 대한 구체적인 분석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구체적인 사안 앞에서 일반론을 제기하는 것은 기회주의다”라고까지 말했다. 맑스주의 철학에서는 사물의 특수성을 통해 일반성으로 접근하지 않으면 사물의 본성을 생생하게 이해할 수 없고 본질에 접근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이른바 ‘좌파’들은 근본주의 입장 말고 단 한번만이라도 이 사건의 특수성에 대해 의구심을 품어본 적이 없나? 아니면 자고나면 나타나는 눈앞에 보이는 숱한 의혹에도 불구하고 그 놈의 ‘근본주의’ 때문에 그것을 한사코 부정하고 있는가? 구체적인 현실을 생생하게 분석하고 본질을 규명하기 위해 과학이 필요한데, 이들에게 과학적 분석 틀은 현실을 꿰어 맞추기 위한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에 불과하다.


학살, 그 성격에 부합하는 투쟁을 하자


극우 신문 조선일보는 세월호 ‘피로감’에 쌓여 신경질적으로 이렇게 말하고 있다.

“세월호 사고에 진정으로 애도하던 많은 사람이 '세월호'라는 말만 나와도 진저리를 치는 지경에 이른 것은 비극이다. 세월호가 왜 침몰했는지, 왜 더 많은 인명을 구할 수 없었는지 큰 줄기는 밝혀질 만큼 밝혀졌다. 이제부터는 사고 원인에 대해 좀 더 정밀하게 분석하고 다시는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면밀한 대책을 세우고 매뉴얼을 만드는 일이 남았다. 이는 애당초 정치와는 아무 상관도 없는 문제다. 그런데도 세월호 사고에 무슨 정치 음모나 있는 듯이 전제하고서 특별법에 도저히 수용될 수 없는 내용을 넣으려고 요구하다 국민적 애도가 국민적 반감으로 바뀔 상황에 처하고 만 것이다.”(조선일보, [사설] '세월호'에 진저리 치고, 국회는 해산하라는 추석 민심, 2014.09.10.)

“‘세월호’라는 말만 나와도 진저리를 치는 지경에 이른 것은”, 바로 극우 조선일보를 비롯한 권력이다. 조선일보는 세월호 참사를 재난사고 정도로 포장하고 앞으로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는 정도로 세월호 참사를 끝내자는 것이다. 그런데 조선일보가 진저리를 치는 이유는, 이미 공식적으로 사고 원인이 다 밝혀진 마당에 “세월호 사고에 무슨 정치 음모나 있는 듯이 전제하고서 특별법에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내용을 넣으라고 요구하”는 것 때문이다. 이처럼 저들은 세월호 참사가 해난 사고 정도가 아니라 학살극이라고 규정하고 그것에 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하라는 요구에 적개심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참으로 해괴하지 않은가? 세월호가 왜 침몰했는지, 왜 더 많은 인명을 구할 수 없었는지 큰 줄기는 밝혀질 만큼 밝혀졌고, 앞으로는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면 될 정도의 문제라고 하면서 왜 진상규명 요구가 “도저히 수용될 수 없는 내용”이라고 하는가? “애당초 정치적 문제와 아무런 상관이 없는 문제”라고 하면서 왜 국정원을 비롯한 검경 등 국가기관이 총동원되어 고도로 정치적 문제로 만들고 있는가? 자본과 권력의 나팔수라고 불리는 언론이 총출동해서 이데올로기 공작을 펼치고 있는가? 감출 것이 없고 더 꿀릴 것이 없이 당당하다면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에 적극 나서고 “이제부터는 사고 원인에 대해 좀 더 정밀하게 분석하고 다시는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면밀한 대책을 세우고 매뉴얼을 만드는” 것으로 세월호 참사를 마무리하면 되지 않겠는가?

세월호 참사의 진상이 온전하게 규명되지 않았지만 저들이 극구 회피하고 은폐하려는 것에 사건의 진실이 숨겨져 있다. 지금까지 이미 드러난 사안만 가지고도 참사의 진정한 본질과 성격을 규정할 수 있다. 세월호는 단순 해상교통사고가 아니다. 좌파들이 근본주의 관점에서 모든 사건 사고의 원인으로 지적하는 신자유주의 이런 문제도 아니다.

정부가 무능해서 구하지 않은 것도 아니다. 세월호는 끔찍한 재난사고라는 일면이 있지만 다른 사안과 구별되는 세월호만의 특수한 사안은 사고 이후에 구조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구하지 못한 것이 아니라 구하지 않고, 심지어 구조를 가로막기조차 했다는 것이다. 세월호는 일반적인 해상재난 사고가 아니라 국가권력이 직접적으로 관련되어 있는 사고다. 사고 최초로 국정원에 보고하고 국정원 지적 사항 문건이나 국정원이 가족들을 직접 사찰하는 것을 볼 때 국정원이 직간접적으로 개입되어 있는 사건이다.

세월호 참사를 둘러싸고 제기된 수많은 의혹이나 의도적으로 구조하지 않았던 사실들에 대해서는 이미 수없이 제기했기 때문에 여기서는 더 이상 언급하지 않는다. 다만 천안함 침몰처럼, 세월호 침몰 현장 주변에서는 한미 또는 한미일 군사훈련이 실시되고 있었기 때문에 정부가 한사코 침몰 원인을 숨기고, 진상규명을 회피하려고 하는 것 아닌가 하는 강한 의혹을 가지고 있다. 물론 이와 관련해서도 괴물체에 대한 파편적인 증거들과 연관된 많은 의혹들이 있다. 정부가 한사코 감추려고 하는 것에 세월호의 진실이 숨겨져 있다. 세월호 침몰의 진실을 찾기 위해서는 정부와 언론이 다른 데로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흘리는 수에 넘어가서는 안 된다. 철저하게 자주적이고 과학적 사고를 해야 한다.

이른바 ‘좌파’들은 ‘탐욕의 자본’ 논리에만 맹목적으로 집착할 뿐, 세월호 사고를 둘러싸고 드러난 수백 가지의 의혹들에 대해 의문을 품지 않는다. 심지어는 진실을 밝히려는 네티즌들의 노력에 대해 ‘음모론’이라고 무시하기 일쑤다.

가족들은 “우리 아이들이 왜 죽었는지, 왜 안 구해줬는지 물어보는 게 그게 죄입니까?”라고 절규하며 묻는다. 이제는 저들 무도한 권력에 의해 죄가 됐다. 경제를 망친 죄, 국민들에게 피로감을 조성한 죄, 반정부 투쟁을 한 죄가 됐다. 고개를 숙이고 눈물을 흘리는 시늉을 하고 진심이 아닐지라도 조문연출을 하던 정부는 이제는 파렴치하고 뻔뻔하게 나오고 있다.

박근혜는 9월 16일 "세월호법도 순수한 유가족의 마음을 담아야 하고 희생자들의 뜻이 헛되지 않도록 외부 세력이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지금의 세월호법과 특검 논의는 이런 본질을 벗어나고 있다"고 지적한 뒤 "이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이런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국가혁신을 추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세월호 학살 진실을 영원히 은폐하고자 하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순수한 유가족’, ‘외부세력 정치적 이용’ 운운은 가족들을 철저하게 고립시키고 진실규명 노력에 대해 파쇼적 탄압을 노골적으로 자행하겠다는 것이다. ‘안전한 대한민국’ 운운하며 파쇼적 국가개조를 국가혁신으로 이름만 바꿔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민생경제 운운하며 사유화, 규제완화, 노조 말살 등 친 자본적이고 파쇼적 탄압 정책을 한층 더 노골적으로 펼쳐가겠다는 것이다. 정권 사수를 위해 국정원 같은 정보기구를 한층 더 강화하고 민주주의를 말살하겠다는 것이다.

독선과 독단을 지적하면서 박근혜가 포용력을 발휘해서 여야 협상을 주선해서 책임지고 특별법 제정을 하도록 하라는 주장은 여전히 사태의 본질을 심각하게 망각하고 있는 것이다. 소통과 포용력 부족 때문에 저들이 세월호 진상규명을 거부하는 것이 아니다. 학살 진상이 밝혀지는 것을 거부하기 때문에 학살 총책임자로서 박근혜는 그 사태의 본질에 걸맞은 태도를 취하고 있는 것이다. 세월호 학살의 공동정범인 새누리당은 물론이고 새민련 역시도 세월호 진실을 밝히고 투쟁하는데 방해세력임이 분명해졌다. 더 이상 국회 정상화를 통한 세월호 특별법 처리가 우리의 요구가 될 수 없다.

저들에 의해 공격적인 선전포고령이 내려진 지금, 타협과 중재, 굴욕적인 청원 같은 환상이 들어설 여지는 사라졌다. ‘세월호 참사는 학살이다.’라는 세월호 참사의 성격과 본질에 부합하는 투쟁을 전개해야 한다. 오직 박근혜 정권에 맞서는 국회 밖의 거대한 항쟁만이 진실을 밝혀낼 수 있다는 것이 분명해지고 있다.  

세월호 학살, 5개월이 지난 지금 오류를 딛고 새로운 기조로 무장하고 진실을 향해 싸워 나가자.<노/정/협>
보스코프스키
2014-09-30 | 09:18:54 댓글 지우기
http://go.jinbo.net/commune/view.php?board=cool&id=48739&page=1
보스코프스키
2014-10-01 | 14:09:46 댓글 지우기
만 10년 하고도 반년도 더 전엔 테르미도르로 노무현 보위, 그리고 이전부터 지금까진 당건설 인사 종잡을 수 없는 행동만 하는 중 작금의 저 인용부는 웬지 02년 만 11년 9개월 보름 전의 기시감마저 드는데 그 때 권영길 후보는 남구현 교수의 초좌파적 비난에 직면, 지금은 피해자들이 초좌파적 비난에 직면! 참 황 모 연예인 황정음의 사자후대로 완죠뉘 어이없는 행동만 골라서 하는 사람입니다. 다시 수정하고 보니 이건 만 10년 하고도 반 년전의 테르미도르 운운과 만 12년 여 전의 초좌파적 진보후보 비난의 결합이기 까지 하네요.
뭐 이 남 교수가 소속했던 과거의 모 정치 단체는 비정규직 노동 열사까지 미필적인지 필적인지 고의 살해에 관련있는 곳인데 이런건 뭐 죄도 아니지요... 물론 이 곳 출원의 다른 자 최형익 교수 역시 만 10년전 탄핵 국면의 일로 노무현 보위에 나섰지만 마극사/마르크스의 주 저작 중 하나인 <<나폴레옹 보나파트르와 브뤼메르 18일>>을 번역 출간한 바 있는데 이건 더 죄가 아니지요....^^
다른 당건설 추진 정치 단체들 역시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저 남 교수 정도는 아닐 지 몰라도 여전히 초좌파적 관점에서 사건을 대하는 모습 물론 어이없습니다. 이러면서 오히려 분노의 필요성을 넘어 분노 조직의 절실성을 지니고 있는 자신들에게 반어 내지는 역설로 작용하는 자신들의 모습에는 하나같이 침묵합니다. 그래도 개량이나 수정 이런것을 하는 자들에겐 이 분노의 약화가 도움일지도 모르겠지만 변혁파들에겐 절실할텐데 이름과는 걸맞지 않게 저런 소설집인지 소네트 집인지 개그집인지로 분노의 약화에 기여한다는 역설인지 반어인지 모를 사실... 너무 분노 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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