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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43호] 비정규직 관련 자본과 소부르주아 논리 비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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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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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9-02 13:48:53, 조회:2,317, 추천:2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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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이번 신문에서는 자본진영과 소부르주아 이데올로그들이 제시하는 비정규직 해법에 대해서 노동자적 관점으로 비판하는 글을 게재합니다. 이글은 비정규직 해법 관련해서 한겨레신문 [진보개혁에 따져 묻다] 토론회에 한 동지가 제출한 문서를 재구성한 글입니다. 참고로 이 글은 한겨레 측에서 토론을 위해 제시한 질문에 대한 답변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신문에는 실리지 않았습니다.
*논쟁1> ‘(일자리 창출을 위한) 유연화 ⇒ 비정규직 사용 불가피’로 이어지는 보수진영의 담론이 사회 구석구석에 배어 있음. 이런 담론에 진보-개혁진영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질문1) 노동시장의 유연성, 고용의 탄력성, 임금의 탄력성에서 최근 한국이 미국을 제치고 OECD 국가중 1위로 등극(김유선). 노동연구원 연구결과에서도 경기변동에 따르는 고용의 조정속도가 OECD 국가 중 1위라 함. 기업들은 비정규직화를 유연화로 설명함. “고용을 위해서는 유연화가 필요하다”, “비정규직이 실업보다 낫다”, 심지어 “청년들은 눈높이를 낮춰라”는 논의가 공공연히 나옴. 결과적으로 유연화와 비정규직 사용은 불가피한 현상이라는 보수 진영의 담론이 지배하고 있는 상황. 이에 대한 진보-개혁진영의 대응 담론은 무엇인지?
답변] 기업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이데올로기는 좋게 말하면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식이고 나쁘게 말하면 문제의 해결책이 아니라 문제를 심화시키고 악화시키는 것이다. 이러한 정책은 이명박 정권만이 아니라 노무현 정권에서도 똑같이 취하던 정책이었다. 과거 노무현 정권은 ‘일자리 창출 사회협약’을 통해 실업문제를 해결하자고 했다. 이 내용은 자본에 대한 세금혜택과 금융지원, 정리해고와 구조조정의 증대, 비정규직의 확대, 성과급제 임금제도의 확대 등 온통 자본을 위한 것이었다. 또한 다른 한편으로는 기업을 위한 정책이 현장에서 쉽게 관철되도록 하기 위해 각종 노동악법을 도입하는 것이다. 이것이 비정규법 개악과 노조의 파업권을 무력화시키는 노사관계 선진화방안의 도입이었던 것이다. 한편으로 노무현 정권은 이를 위해 정규직, 비정규직의 분열을 조장하고, 비정규직의 확대가 정규직의 이기주의라는 노동귀족론, 고임금론 이데올로기를 유포시켰다.
이명박 정권은 노무현 정권의 반노동자적이고 친자본적인 정책을 좀 더 노골적이고 폭력적으로 관철시키려 하고 있다. 최근 이명박 정권은 ‘비즈니스 프렌들리’를 외치며 ‘경제제도 선진화 방안’이라는 것을 발표했다. 이 내용의 핵심은 기업의 규제완화를 빌미로 비정규직 노동자의 사용기간을 3-4년으로 늘리고 최저임금 제도를 개악하는 것이다.
결국 참으로 모순되게도 자본과 정권의 일자리 창출 대책을 한 마디로 정리하면 정리해고와 비정규직의 확대인 것이다. 비정규직의 확대를 통한 실업문제의 해결은 거짓이다. 이는 실업문제를 빌미로 불안정 노동의 증대와 저임금, 열악한 노동조건을 수용하라는 자본과 정권의 공세에 불과하다. 자본과 정권은 “비정규직이라도 취업자가 늘어나는 것이 실업문제를 조금이라도 해결하는 것이다”라고 하지만 비정규직의 확대는 사실상 반실업자인 불안정 노동자를 증가시켜 실업문제를 악화시키는 것이다. 또한 비정규직의 확대는 사회 전체적으로 모든 취업 노동자의 노동조건과 임금조건, 고용조건을 악화시키는 계기가 된다.
자본의 실업문제와 양극화 이데올로기의 허구성을 폭로하는 것, 그리고 사회연대전략이라는 이름으로 노동자 내부의 분열을 조장하고 임금을 하향평준화하는 것이 아니라, 정규직 비정규직 노동자가 자신들의 사업장 내에서 하나가 되어 연대해야 한다.
질문2) 비정규직 차별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현실적 해법은 무엇인가. 박태주 박사의 경우, “임금 및 노동시간 유연화 등 내부 노동시장의 유연화를 구축해, 기업의 비정규직 사용을 완화시키자”는 주장을 폄. 이에 대해선 되레 유연화의 긍정적 가능성만 유포하며 정규직 안정성 마저 해칠 것이란 반박도 있음. 그렇다면, 진보진영은 비정규직 철폐와 비정규직의 완전 정규직화만 외칠 것인지. 예컨대 직무급 임금체계 개편을 어떻게 볼 것인지.
답변] 진보진영의 이름으로 이러한 친자본적이고 반노동자적인 정책을 대안이라고 제출하는 현실이 참으로 개탄스럽다. 임금 및 노동시간의 유연화 등 내부 노동시장의 유연화를 구축해서 기업의 비정규직 사용을 완화시키자는 해법이야말로 자본이 그토록 원하는 해법에 불과하다. 이러한 정규직의 임금과 고용조건을 약화시켜서 기업이 비정규직을 도입할 유인책을 없애자는 주장은 정규직의 임금과 노동조건뿐만 아니라 비정규직의 고용과 임금마저도 악화시킨다.
정부와 경총에서는 그 동안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정규직의 임금을 낮추고 노동유연성을 강화하자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최근 수년 동안의 임금인상률에서 보았듯 정규직의 임금동결은 비정규직 임금상승과 비정규직 축소로 나타나지 않았다. 올해 경총의 임금조정 방안에서도 비정규직 문제와 실업문제 해결을 위해 정규직의 임금동결과 유연성의 확대, 성과급제의 확대실시가 주되게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최저임금 노동자의 임금을 수년 동안 제한하자는 내용도 포함시키고 있다.
이렇게 현실적 해법, 현실적 방안이라는 이름으로 취해지는 친기업적인 방안은 진정으로 현실의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비참하게 악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왔을 뿐이다. 직무급 임금체계 개편도 마찬가지로 노동자들 내부의 단결을 약화시키고 분열을 가져오는 철저하게 기업을 위한 정책이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임금의 유연성 정책을 통해 기업은 노동자의 경쟁을 격화시켜 노동조건을 악화시키고 노동강도를 강화시켜 기업의 이윤을 늘린다. 기업은 이러한 직무급 임금체계로 노동자에게 지급되는 총액임금 지급 액수를 줄이게 된다.
정규직의 유연화를 강화하자는 주장은 전사회적으로 노동의 유연화를 강화시키는 지렛대가 되어 비정규직의 확대와 임금, 노동조건만을 악화시키게 될 뿐이다.
질문3] 88만원 세대라는 신조어는 전사회적으로 확대된 비정규직 문제가 이제 젊은 세대에까지 구조적으로 정착된 전사회적 현실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취업을 하더라도 88만원으로 표현되는 비정규직이라는 조건으로는 취업의 목적인 ‘인간다운 삶의 유지, 기본적인 생계유지’를 할 수 없다는 절망감과 문제제기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답변] OECD 국가 중 최장 연간근로시간(2357시간, 1위)에 소득격차가 가장 크면서도 복지비용은 최하위인 한국에서 기업이 내세우는 일자리 창출을 위한 비정규직 사용 확대는 일방적인 노동자들의 희생과 고통만을 요구하고 있다.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목숨을 끊는 수많은 비정규직 노동열사들과 수년간 장기투쟁을 벌이고 있는 기륭, ktx, 이랜드-뉴코아, 코스콤 등 비정규 노동자들의 절박한 투쟁은 일자리 창출의 대책이라고 기업이 주장하는 ‘비정규직 확대’가 대다수 노동자들의 삶을 파탄으로 내모는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노동자만의 희생을 전제로 한 ‘고용창출을 위해서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이 잘못된 담론의 시작은 ‘860만을 넘어선 고용된 비정규직의 파탄 난 삶을 어떻게 바꾸어 낼 것인가? 비정규직 확대로 이미 파탄이 예정돼 있는 88만원 세대, 예비 노동자들의 미래를, 암담한 한국사회의 절망을 어떻게 바꾸어 낼 것인가?’로 바뀌어야 한다.
질문3) ‘덴마크 모델’은 가능한가. 이른바 유연안정성 모델로 널리 알려져 있는 덴마크 모델은 진보-개혁진영은 물론이고 보수진영에서도 모범적 사례로 꼽혀 왔음. 이런 덴마크 모델이 국내에서 적합한지 등에 대한 토론.(참고로 비정규직법의 효과와 평가 및 외주화 대책방안 등에 대해, 비정규직 1회 토론에서 사전 논의된 바 있음.)
답변] 유연안정성이라는 덴마크 모델도 위에서 지적한 전사회적 유연화를 강화하기 위한 기업의 조치에 다름 아니라고 본다. 유연안정성이라는 말 자체는 노무현 정권이 말했던 ‘좌파신자유주의’라는 말만큼이나 모순적이고 엉터리이다. 덴마크모델은 해고를 자유롭게 하되 실업자에게 사회적으로 복지정책을 강화하고 실업수당 지급기간을 늘리고 지급액을 높이는 것이다. 또한 해고자에게 새로운 직업교육과 알선으로 재취업이 가능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이러한 덴마크 모델은 노동자의 복지가 열악하고 실업문제가 심각한 우리의 현실에 전혀 맞지 않는다. 사실상 유럽에서도 복지국가 모델의 폐지라는 기업의 공세 속에서 노동자들이 전혀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정책일 따름이다.
김대중 정권 시절에 해고된 대우자동차 노동자들에게 ‘희망센터’라는 재취업 센터가 있었지만 수십 년 동안 같은 일만 하는 노동자들이 새로운 숙련된 기술을 쌓는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또한 설사 수백 명 중의 한 노동자가 숙련을 쌓는다고 해도 나이든 노동자에게 안정된 일자리가 주어질 것이라는 보장도 거의 없다. 대학교육을 받은 청년들의 실업문제도 심각하지 않은가? 결국 ‘희망센터’에 소속된 노동자들은 대부분 막노동판을 전전하거나 대우자동차 하청으로 들어가 일하기도 했다. 노동자들은 희망센터를 ‘절망센터’라고 불렀다. 유연안정성은 특별히 새로운 것이 아니라 이미 IMF 이후 대량해고를 맞아야 했던 이 땅 노동자들이 겪어야 했던 참혹한 현실이었다.
*논쟁2> ‘양극화의 핵심=비정규직’ 저항의 연대는 어떻게 가능한가?
질문1) 세계적으로 살펴봐도, 유독 두드러지는 한국의 비정규직 문제. 반면, 그에 대한 국민들의 심각성, 대응, 저항 등은 어느 나라보다도 약한 편. 노동운동 내에서 정규직-비정규직 연대도 취약할 뿐더러, 시민사회단체들도 비정규직 문제에 적극 대응하지 않아 왔다는 평가가 존재함. 프랑스 최초고용계약제 시위와의 비교할 때 차이 두드러짐. 아울러 국가와 기업에게 무엇을 제안할 것인가.
2) 비정규직 860만 명의 나라. 노동자 대부분이 비정규직으로 살아가고 있는 상황. 비정규직이 될 청년층부터 고령 노동자까지. 하지만 비정규직 문제를 바라보는 국민적 인식 수준은 어떠한가.
3) 노동운동 내에서도 이런 심각성은 크게 도드라져 보이지 않음. 정규직-비정규직 연대는 왜 구호에 머무르고 있나.
답변] 올해 초 민주노총에서는 이랜드 투쟁에 대한 단일안건으로 대의원대회가 개최되었다. 당시 의견을 같이 하는 민주노총 대의원들이 ‘민주노총 차원의 1일 총파업과 이랜드 집중투쟁 계획’을 안건발의 하였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당시 이랜드 투쟁은 비정규직에 대한 사회적 여론을 확대시키면서 65%가 넘는 국민적 지지를 획득하고 있었지만, 이랜드 사측의 대화거부와 용역깡패 투입, 대규모 공권력 투입 등 혹독한 탄압을 받고 있었다. 무엇보다 정부가 비정규 보호입법이라고 외치며 통과시켰던 비정규 악법 시행 전 해고된 첫 사례였기 때문에 이랜드라는 일개 사업장의 문제가 아니라 이후 수십, 수백만 비정규직의 직접적 고용과 정규직화가 걸려 있는 노자 간 그리고 정부와의 사활적인 투쟁이었다.
그래서 민주노총 위원장 또한 이랜드 투쟁을 성공 못하면 민주노총 깃발을 내린다는 얘기까지 했던 것인데, 이러한 투쟁을 논의하는 민주노총 대의원대회에서 지도부가 제출한 것은 고작 투쟁기금 지원에 관한 것이었다. 투쟁기금 지원만으로는 이랜드 투쟁이 승리할 수 없으며 장기화 될 수 있는 시점에서 민주노총 차원의 집중된 투쟁만이 당시의 유일한 대안이었다. 그러나 민주노총 지도부는 대의원대회에서조차 이를 적극적으로 제기하고 조직하지 않았고 방기했다.
현장에서 파업을 동의해주지 않는데, 조직되지 않는데, 사회적 여론이 안 좋은데 어떻게 하냐는 해묵은 지도부의 변명은 적어도 노동운동 내, 그리고 사회적 지지를 받았던 이랜드 투쟁에서만큼은 적용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지도부가 실질적인 투쟁을 조직하지 않는 상황에서 여론확대와 보조적 지원방안인 사회연대기금은 애초부터 핵심적 대안책이 될 수 없으며 투쟁이 장기화되고 고립되어 갈수록 약화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현대차, 기아차, 쌍용차, 대우차 등 대공장 자동차 공장 내에는 수천, 수만에 이르는 비정규직 사내하청노동자들이 있다. 비정규직 투쟁에 있어 정규직 노조의 역할, 정규직 조합원의 연대는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차지할 수밖에 없다. 노동운동 내에서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원하청 노조 간, 노동자간의 의식차이 그리고 갈등은 내부의 노력과 투쟁을 통해서 반드시 극복해야 할 과제다.
먼저 정부와 자본, 자본가언론에서도 주장하는 정규직 노조 책임론 정확하게는 ‘정규직 이기주의 때문에 비정규직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는 주장을 살펴봐야 한다.
이미 경총은 “올해 임금은 지난해보다 2.6% 인상 조정되어야 한다. 다만 고임금 대기업의 임금은 동결하며, 그 여유분은 비정규직 근로자와 협력업체 등을 위한 배려에 활용토록 해야 할 것이다.(2008년 임금조정에 대한 권고)”라고 선언했다.
경총을 비롯한 자본가 단체들과 보수 언론에서는 경제위기 상황을 빌미로 한 임금양보론을 대대적으로 발표하고 있다. 또한 어용 사업장을 동원하여 수년 째 자본의 요구에 맞춰 임금동결을 발표하게 하고 무쟁의, 노사화합 선언을 하도록 부추기고 있고, 한국노총 위원장도 자본가 단체를 찾아가 임금자제를 다짐하고 있다.
경총과 기업 정부는 고임금 정규직이 양보를 해야 비정규직 처우개선을 할 수 있는데 이기적인 정규직 노동자 때문에 비정규직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것처럼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정규직의 낮은 임금인상률은 비정규직을 포함하는 최저임금 노동자의 임금상승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오히려 경총은 앞으로 수년간의 최저임금 동결과 최저임금 산입범위를 넓혀서 최저임금 기준을 더 낮추려고 하고 있다.
자본은 정규직 양보론을 얘기하면서 비정규직 문제의 모든 책임을 정규직에게 돌리고, 나아가 현장에서는 비정규직으로 인해 정규직의 고용이 불안해지고 회사가 위기에 빠져 있다고 호도하면서 노노갈등을 조장하고 있다. 자본가 언론, 정부 자본의 노노갈등 조장이 유포, 강화되고 현실화되면서 더욱 더 노동운동 내 정규직, 비정규직 간의 연대와 단결의 필요성과 적극적인 대응이 요구되고 있다.
무엇보다 운동 내에서 특히 정규직 노조나 정규직 조합원들이 비정규직 문제를 ‘사회적 약자에 대한 시혜나 배려, 부문운동에 대한 지원’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을 바꿔내야 한다. 비정규직 문제를 사회적 약자에 대한 시혜적 관점으로 바라보는 순간, 이는“정규직 조합원의 일자리와 고용 조건을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의 지원과 연대, 정규직 노조가 동의하는 수준과 방식 하에서 비정규직 투쟁”으로 한정되어질 수밖에 없다. 이는 그대로 자본의 ‘회사 살리기, 정규직 조합원의 일터 지키기’ 등 노노갈등 조장 논리와 연결될 수밖에 없다.
비정규직 확대는 노동자의 삶의 질을 추락시키는 것을 전제로 한 기업의 사활을 건 노동유연화 전략이며, 860만이라는 절대다수의 전 사회적 문제이며 전체 노동자 자신의 문제인 것이다. 정규직노조의 “비정규직 문제 해결 없이 정규직 노동자, 전체 노동자의 고용과 삶의 질 또한 보장될 수 없다.”는 올바른 관점과 명확한 입장 속에서 현장사업과 투쟁이 출발되어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출발할 때, 비정규직 주체들이 스스로 자신들의 문제에 대해 투쟁에 나서게 하고 정규직 조합원들이 비정규직 문제를 자신의 문제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는 현장사업과 교육, 투쟁을 전개해 나갈 수 있다. 결국 보건의료노조의 정규직 임금양보론은 결코 비정규직 당사자들에게도 함께 투쟁을 해야 하는 정규직 조합원들에게 하등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
먹고 살기도 빠듯한 정규직 조합원들의 임금을 양보해서 비정규직 처우를 개선하자는 것은 정규직 조합원의 적극적 동의를 조직하기도 어렵거니와 비정규직 당사자들에게도 실질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비정규직을 양산해 놓고 실제 이윤을 다 가져가는 것은 최고경영자와 고연봉 임원들인데 도대체 이 책임을 정규직 노동자에게 물리겠다는 발상자체가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이다.
보건의료노조의 이른바 아름다운 합의는 정부와 기업에게 ‘귀족 노동자, 정규직이기주의, 정규직 양보론’에 힘을 보태고 일방적인 노동자들의 희생과 책임을 전가하는데 일조하는 것이다. 또한 비정규직에 대한 문제접근을 시혜적 차원에서 하기 때문이며 기업과 정부에 대한 보다 근본적이고 전면적인 투쟁을 회피하는 방식일 뿐이다.
더구나 자주적이고 보다 주체적으로 문제해결에 나서야 할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대리주의에 빠져들게 하고 스스로 투쟁에 나서게 하는 것을 저해하는 것으로 나타날 수 있다. 정규직 임금을 양보해서 비정규직의 처우를 개선하겠다는 자본의 논리가 아니라 동일노동, 동일임금이라는 원칙과 노동유연화로 표현되는 자본과 정부의 일방적인 노동자 희생강요와 비정규직 확대에 맞서 노동자 대단결의 정신으로 자본과 정부에 맞서 전면 투쟁을 조직해 내야 한다. <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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