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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44호] 현 정세와 노동운동의 과제 -민주노총을 노동자계급의 품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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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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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02 15:34:42, 조회:2,346, 추천: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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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정세와 노동운동의 과제
-민주노총을 노동자계급의 품으로
- 노동자정치신문 독자
이명박의 반동적 질주가 본격화되고 있다. 불법적 물리력을 동원한 촛불탄압은 이제 완결되어가고 있다. 지난 4개월 동안 최대 일일 100만의 촛불로까지 상승했던 대중들의 사기는 저하되었고 촛불은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그 대중적 분노의 위력으로 보자면 그것은 정권을 물러나게 할 거대한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 그 촛불은 좌초돼가고 있다. 그것뿐이 아니다. 이제 모든 민주주의는 위기에 봉착해 있다. 이명박의 언론장악 시도를 비롯한 온갖 사건들은 대중들에게 이제 민주주의를 와해시키는 독재정권이 다시 복귀한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그러나 이 독재정권으로 보이는 이명박 무한질주는 과거의 민주주의를 억압했던 단순 무식했던 군부독재의 성격과는 차원이 다르다. 군부독재가 자본을 통제했다면, 이명박 독재의 성격은 자본가계급의 지배를 완벽하게 실현시키고 자본가계급의 지배구조를 구축하는 성격을 지니고 있다. 이것은 자본주의 위기(=이윤율 위기)에 봉착한 남한자본가계급이 모든 자본주의의 생산성과를 독차지하려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자본가계급의 생산성과의 독점에 따른 노동자계급의 저항을 무력화하기 위하여 이명박 정권은 폭력탄압으로 모든 저항을 분쇄하고 있다.
광우병 반대 촛불은 기본적으로 민주주의라는 절차를 통한 국민적 저항을 의미한다. 그러나 그 내용은 계급적 문제였다. 자본가계급의 입장에서 보면, 촛불은 일차적으로는 ‘남한 대자본의 이익을 위한 한미FTA’에 선행되어야 하는 소고기수입의 장애물이었으며, 이차적으로는 이후의 이명박의 많은 자본가계급의 사업들을 위협하는 노동자계급의 저항수단이 될 것이었다. 따라서 이명박과 자본가계급은 촛불을 결코 용인할 수 없었던 것이다.
결국 이명박이 보며주는 이 독재의 성격은 과거와 같은 단순한 폭압적 독재와는 성격이 다르다. 자본주의 위기의 시기인 지금, 자본가계급의 충실한 대리인이자 능동적 집행자인 이명박 정권은 위기에 처한 남한 자본가계급을 위해 노동자계급에 대한 계급투쟁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촛불항쟁에 대해 이명박이 보여주고 있는 폭력과 파시즘의 본질이다. 그의 대대적인 공세의 칼날은 지금 노동자계급을 향하고 있다.
촛불항쟁은 애초 국민의 건강권과 검역주권이라는 소박한 요구로부터 시작되었다. 그것은 또한 ‘민주공화국’이라는 기본적인 욕구의 분출이었다. 이 사회의 계급적 투쟁을 경험하지 못했으며, 과거 노동자들의 투쟁을 외면하고 배척하고 비판했던 평범한 시민들은 이명박 정권이 ‘민주공화국’을 단순한 과거 독재로 회귀시키고 있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그들 중 일부는 노무현을 그리워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우리가 알다시피 이명박은 노무현이 만들어준 자본가계급의 지배력 강화, 노동자계급에 대한 착취구조강화와 폭력탄압을 그대로 이어받아 실현하고 있는 것뿐이다. 이명박은 노무현에게서 바톤을 이어 받은 것에 불과하다. 그러나 일반 시민들이 노무현에 대해 이러한 환상을 가졌다 하여 이들을 탓할 수만은 없다. 이들에게는 노동자계급으로서의 자신을 의식할 시간과 경험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것은 그리 멀리 있지 않다. 문제는 이것을 가능하게 할 신뢰받는 진정한 노동자계급의 지도력의 존재 여부이다.
불행하게도 지금 촛불항쟁은 이제 작은 모닥불이 되어가고 있다. 그리고 미국산소고기 반대 소비자운동으로, 이명박의 KBS, MBC 등 필사적인 언론장악시도에 대항한 민주주의 사수 문제로 되어 가고 있다. 물론 이러한 모든 저항과 투쟁은 엄호되고 지지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 운동을 이끌었던 주도세력들의 진정성 여부를 불문하고, 촛불항쟁의 실패에 대한 제대로 된 반성은 나오지 않고 있다.
그들은 촛불항쟁이 현재의 세계자본주의 및 남한자본주의의 위기의 문제라는 계급적 인식을 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은 남한 노동자계급을 투쟁으로 조직할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기껏해야 노동자들이 개별적으로 촛불집회에 참가하고 촛불집회에서 노동자의 티를 내지 말며 시민들의 노동자 거부감을 의식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촛불투쟁 당시 노동자 투쟁에 대한 지지는 엄청났다. 화물연대 파업과 건설기계노조 파업은 일반 국민들의 폭발적인 지지를 받았다.
자본주의 체제의 아주 기본적인 계급은 자본가계급과 노동자계급이다. 오로지 이 두 계급만이 자본주의 체제의 문제를 결정지을 수 있다. 광우병소고기 촛불항쟁도 엄밀하게 계급투쟁의 문제에서 촉발됐다. 그러나 계급을 회피하는 개량주의 세력들은 이를 단순한 미국의 문제로 또는 제도개선의 문제로 몰아갔다. 따라서 이들의 의도야 어떻든 결국 촛불항쟁이 지금의 소비자운동으로 귀결된 것은 어쩌면 필연적인 것이었다. 이들은 자본주의 국가의 권력문제에 마주하는 것에 대안이 없으며 따라서 이를 두려워한다.
결국 이러한 한계를 지닌 지도부와 단순한 건강권이나 민주주의의 문제라는 의식적 한계를 가진 대중들은 이명박의 필사적인 폭력 탄압 앞에 다른 대안을 찾을 수 없었다. 물론 급진적 민주주의자들과 일부 계급적 분자들의 치열한 투쟁이 있긴 했지만, 100만의 촛불항쟁이 결국 지금의 와해국면을 맞이한 것은 지금의 개량주의 대중운동이 대면해야하는 필연적인 결과물이기도 하다.
이러한 개량주의 운동의 지도부가 주도하는 한 결코 이명박의 파시즘적 질주를 막을 수 없을 것이다. 간단히 말하자면 노동자계급의 계급적 투쟁만이 이를 돌파할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현실의 촉박하고 긴박한 자본가계급의 공격에 맞서 노동자계급의 대안으로서 인식될 수 있는 노동자계급운동의 지도력이 있느냐는 것이다.
노동자계급의 대중적 조직으로서 지금 민주노총이 보여주고 있는 한계는 분명하다. 지금 민주노총은 노동자들의 희망이 아니라 절망으로 전락하고 있다. 그들의 수많은 구호와 주장을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은 거의 없다. 만약 지난 6.10촛불항쟁에서 민주노총이 조직적으로 총파업을 실현했다면 아마 지금의 상황은 180도 달라졌을 것이다. 만약 민주노총이 일부 핵심 사업장을 중심으로 ‘노동자계급 다 죽이는 광우병소고기수입중단’이라는 제한적 요구로라도 총파업을 벌였다면, 촛불의 운명은 물론 노동계급의 힘과 위상은 달라졌을 것이다. 그러나 개량주의와 기회주의, 사회적 합의주의와 실리주의에 찌든 관료들은 전혀 그렇게 할 수 없다.
지도부라는 자리를 자신의 출세코스로 생각하며 노동자들 위에 군림하는 관료들, 설사 노동자들의 압력에 의해 투쟁에 나설지라도 자본과 권력에 의해 관리되고 약점이 잡혀 있기도 한 관료들은 결국 타협적인 선, 제한적이고 형식적인 몇 시간 파업으로 위태로운 자신의 지위를 지킨다. 이것은 무엇을 말하겠는가? 이것은 부패하고 무능한 개량주의 관료들의 역할이 노동자계급의 이익에 봉사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는,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다 하더라도, 노동자계급을 통제하는 자본가계급의 대리인의 역할로 귀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결국 자본주의 위기의 시기에 있어서의 노동자계급의 모든 문제, 심지어는 민주주의 문제의 해결에 있어서조차 올바른 노동자계급운동만이 유일하게 답을 줄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최근 일부에서 제3노총을 운운하는 것은 이해되는 바가 있다. 그러나 제3노총을 만든다고 하여 저절로 그러한 개량주의와 관료주의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또다른 개량주의 관료주의 조직이 될 가능성이 높다.
오직 노사협조주의와 실리주의, 개량주의, 기회주의, 관료주의에 대항한 치열한 투쟁을 통해서만이 진정한 노동자계급의 조직은 완성되고 성취될 수 있다. 단순히 지도부를 차지하려는 정파적 투쟁이 아니라, 민주노총을 진정으로 노동자계급의 조직으로 회복시키기 위한 노동자조직으로서의 노선투쟁에 돌입할 때 노동자들의 의식을 향상시키고 지지도 받을 수 있으며 노동자계급 조직을 얻을 수 있다.
이러한 치열한 투쟁 없이 거대한 노동자 대중조직을 회피하고 또 다른 조직을 운운하는 것은 실제로는 노동계급운동을 회피하는 것이다. 물론 이미 이러한 투쟁은 수행되었다는 대답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매우 부분적이고 개별적인 것이었다. 그리고 일부는 오로지 지도부를 장악하기 위한 비판에 불과했다. 또한 자신의 오류는 보지 못함으로써 상대에게 공격의 빌미를 제공했을 수도 있다.
이제 진정한 노동계급운동세력들, 사회주의 세력들은 투쟁의 원칙을 세우고 노동자조직을 만들기 위한 공동전선적 투쟁을 만들어야 한다. 그것은 사회주의 세력들의 소통과 탐색을 위한 공동 사업으로서도 충분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 제3노총은 이러한 투쟁을 통해 그것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올 때 운운해도 늦지 않다.
결국 이 시기 노동자계급의 투쟁은 노동자계급 대중조직을 노동자계급의 품으로 돌려놓는 투쟁이어야 한다. 물론 현재의 투쟁이 이명박의 일방적 공격을 막아내는 수세적 투쟁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노동자조직의 본질 문제를 제기함으로써 노동자들에게 배신적인 관료들의 본질을 노출시키고 그 영향력에서 벗어나도록 하기 위한 투쟁이 조직되어야 한다. 이것은 결코 분산적인 투쟁이 아니다.
이것은 오히려 이명박을 비롯한 자본가계급의 총체적 공격을 막아내는 유일한 길일 뿐 아니라, 진정한 노동자계급의 기관차를 획득하는 투쟁이 될 것이다. 노동자계급 앞에 수많은 투쟁이 산재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진정한 노동자계급조직의 구축을 위한 이 투쟁이 절실한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자본주의 위기가 점차 다가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부의 적을 퇴치하지 않고는 노동자계급이 한발자국도 나갈 수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 투쟁은 아마도 진정한 노동계급운동과 사회주의 세력들의 몫이 될 것이다.<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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