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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73호] 파키스탄의 경제성장과 위기(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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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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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4-01 02:09:40, 조회:8,169, 추천: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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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의 경제성장과 위기
(Growth and Crisis in Pakistan’s Economy)
수스힐 칸나(Sushil Khanna)
이병진(번역)
- 지난호에 이어
글의 순서
1. 시작 글(Introductoin)
2. 현재의 경제위기(Current Crisis)
3. 무샤라프 집권 시기의 경제(The Economy under Musharraf)
4. 경제의 극적인 변화(Dramatic Change)
5. 구조적 위기 : 장기적 관점(Structural Crisis : A Long View)
6. 장기간의 구조적 제약들(Long-Term Structural Constraints)
7. 국제통화기금(IMF) 지배를 받는 파키스탄(Pakistan under the IMF)
8. 결론(In Conclusion)
3. 무샤라프 시대의 경제
(The Economy under Musharaf)
국제수지의 위기는 1999년 무샤라프가 쿠데타를 일으켜 나와즈 수아리프(Nawaz Sharif) 정부를 무너뜨리는 명분이었다. 재정위기는 나와즈 수아리프 정부가 1998년 핵실험을 하면서 촉발되었고 카길전쟁과 꽉 조이는 경제제재로 상황이 악화되었다. 그러나 파키스탄의 재정위기는 1998년 여름의 핵실험 이전에 이미 무역적자와 국제수지 문제가 대두되면서 예고된 것이었다. 수출은 1990년대 중반 80억불 정도로 정체되었으며 1997년 동아시아 금융위기와 함께 더 위축되었다. 외국에서 노동자들이 보내는 송금 역시 10억불 정도로 정체되었다. 경상수지 적자가 10년간 확대되어, 1997년에는 38억불 적자였다.
파키스탄 중앙은행은 1990년대 해외와 자국민에게 채권(FCA)을 발행하여 자금을 조달해서 재정적자를 관리하였다. 이 채권이 재정균형을 위한 현금 유동성의 주요 재원이었다. 경상수지 적자는 더 많은 자금을 필요로 하였고 채권(FCA)의 이자가 올라가면서 파키스탄의 재정 유동성을 위태롭게 하였지만 당국은 루피의 가치를 통제하였다. 그러나 핵실험 이후 서방국가의 경제제재, 국제통화기금(IMF)과 친선국가들의 도움이 끊기자 국제수지 위기는 갑자기 심각해졌다. 국제통화기금이1998년에 구조조정을 위한 자금지원 약속을 철회하면서 상황이 더욱 심각해졌다. 자금탈출이 일어났으며 만기가 되지 않은 채권이 투매되었다. 파키스탄 주가가 떨어졌고 환율이 요동쳤다. 나와즈 샤리프 문민정부는 어려운 선택에 직면했다. 국채를 내다 팔고 외환보유고가 고갈되면서 정부는 극심한 혼란에 놓였다.
급기야 파키스탄 중앙은행은 채권자금의 환매와 송금을 제한하였다. 그런데 채권계정을 동결하자 오히려 투자자들에게 자유로운 해외 송금이 어렵다는 것을 보여주었고 이런 징후는 중앙은행에 대한 신뢰를 깨서 자금이탈을 가속화시켰다. 이런 위기 상황에서 1999년 10월 군사 쿠데타로 무샤라프 정권이 들어섰다. 무샤라프는 시티은행 부행장이던 사우카트 아지즈(Shaukat Aziz)를 재무부 장관에 임명하여 국제수지 위기를 통제하였다. 무샤라프는 대법원에서 이 경제위기를 쿠데타의 명분으로 삼아 군사 쿠데타를 정당화시켰다.
아지즈는 핵심 장관으로 부상하면서 재정위기를 극복한다는 미명으로 수상의 결재도 받지 않고 권력을 행사하였다. 꼭두각시 수상이 물러난 2004년, 아지즈가 수상이 되었다. 아지즈는 전, 현직 국제통화기금, 세계은행 인사들과 함께 경제팀을 구성하였다. 여기에는 세계은행 중앙아시아 국장이던 이스하라아트 후세인(Ishrat Husain)도 있었다. 아지즈는 그를 중앙은행장으로 임명했다. 국제적인 경제제재, 상호원조의 중단, 세계은행의 지원중단을 해지하는 일은 더디었다. 국제통화기금의 도움 없이 무샤라프는 힘든 첫 집권 2년을 보냈다. 이런 가운데 아지즈는 다시 국제통화기금의 지원을 받기 위한 정책을 밀고 나갔다. 그는 공공부문의 지출을 줄이고 이자율을 높이라는 힘은 요구를 파키스탄에 강제하였다.
이른바 ‘개발지출(development expenditure)’을 국내총생산의 2% 아래로 내렸다. 그는 채권규제를 풀었지만 탈출하는 자금이탈을 막지 못해 외환보유고를 지키지만 못했다. 그나마 다행히, 냉혹한 욕구에 대한 몇 가지의 성공과 디플레이션 수입이 줄고 국제상황이 안정을 찾아가면서 경제가 차츰 안정을 찾았다. 그래도 여전히 자본수입이 감소하면서 2001-01년 국민총생산 성장률은 1.9%로 아래로 떨어졌다.
4. 경제의 극적인 변화(Dramatic Change)
2001년 9월 11일, 세계무역센터가 공격 받은 이후 파키스탄의 운명이 극적으로 바뀌었다. 미국이 아프카니스탄과 전쟁을 시작하면서 파키스탄은 미국에서 중요한 국가가 되었다. 원조가 재개되었고 국제통화기금도 ‘빈곤퇴치와 성장(a new Poverty Reduction and Growth Facilty : PRGF)' 기금으로 13억불을 지원했다. 서방국가들도 파키스탄의 많은 부채를 재조정해서 탕감해주었다. 파키스탄의 요구로 섬유에 대한 수출할당량을 늘려 수출이 증가했다. 더욱 큰 행운은 미국의 노력으로 테러리스트에게 전해지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국경지대에서의 불법적 자금이동(hawala)이 통제되었다. 은행의 송금도 철저히 감시되면서 파키스탄의 노동자들은 합법적으로만 돈을 송금할 수 있었다. 이 때문에 해외에서 보내는 노동자들의 송금액이 1999-2000년 10억불에서 다음해에는 23억불이었고 2002-03년에는 두 배인 42억불이었다.
2004년에는 가뭄과 물부족이 해소되어 농산물 생산이 7%나 성장했다. 국내총생산도 3-4%에서 2004-05년 8.4%로 늘었다. 지정학적 위치와 변화된 국제정세에 의해 파키스탄의 경제는 안정되었다. 긴축재정으로 1999-2004년, 5년 동안 평균 인플레이션이 4%였다. 2004-05년 산업도 역시 성장했다. 제조업은 매년 15%나 성장했다. 아지즈 정부는 급격한 재정개혁을 이끌었다. 판매세 체계를 철저히 재점검하여 연간 14%의 세금을 올렸다. 지출을 엄격히 하여 재정적자를 GDP의 3.3% 이내로 하였다. 수출은 두 배로 늘어 2004-05년 145억불에 이르렀다. 경상수지는 2001-02년과 2003-04년 3년 사이에 흑자였다.
공식적 통로에 의한 송금으로 저축율(National Saving)이 높아졌다. 저축율이 1998년 GDP의 17.6%에서 2003년 28%로 늘었다. 연속해서 광범위한 민영화가 진행되어 공기업이 외국에 매각되고 외국의 직접투자가 증가했다. 이런 흐름 덕분에 외환보유고는 2004년 130억불에서 2007년에는 170억불로 늘었다.
아지즈와 그의 경제팀은 경제안정화에 성공하였다. 거시경제의 균형을 찾았고 투자를 촉진하고 외환보유고를 늘렸으며 높은 경제성장율을 이룩했다. 2004년 파키스탄 정부는 국제통화기금에 더 이상 재정지원이 필요 없다고 통보하였다. 가난구제기금(DRGF)도 받지 않겠다고 하였다. 아지즈와 이스하라트 후세인은 국제통화기금으로부터 칭찬을 받았다. 무샤라프 대통령은 보상으로 아지즈를 2004년 여름에 수상에 임명하였다. 거시적인 경제의 안정과 지속적인 외국자본의 유입으로 그의 경제 매니저들(번역자 : IMF와 외국인들)은 특히 교육과 농업관계시설의 개방 요구를 하였다. 또한 계속해서 성장위주의 정책기조를 요구하였다. 그러나 이런 안정은 단기간에 불과했다. 2004년 파키스탄이 국제통화기금의 프로그램을 포기하면서 인플레이션이 증가했다. 다음해에는 9%에서 6-6.5%로 GDP가 떨어졌고 가격상승을 유발했다.
2007년 파키스탄의 정치상황도 급격히 변화하기 시작한다. 무샤라프가 단결된 야당의 도전에 직면하였다. 사법부와 여러 곳에서 그의 지배에 도전했다. 이는 경제적 성취를 무의미하게 만들었다. 무샤라프가 권력에 집착하면서 수상과 고급관료들을 떠나보냈다. 식량, 기름, 소비재 가격의 국제적인 상승으로 국제정세 역시 급격하게 변했다. 무역적자가 늘기 시작했고 국제수지는 위기였다. 국내 식품 가격과 소비재 가격의 상승이 군부정권의 미몽에서 깨어나게 했다. 2008년 말 무샤라프가 떠날 때 1999년 쿠데타로 권력을 승계할 때 보다 더 많은 대중이 모였다.
5. 구조적 위기 : 장기적 관점
(Structural Crisis : A Long View)
인도가 힌두 성장률(Hindu rate of growth)1)에 고정되어 있을 때 파키스탄은 높은 경제 성장률을 보였다. 아유브 칸(Ayub Khan) 시기인 1965년 파키스탄은 한국, 터키, 인도네시아의 수출품을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수출을 하였다. 그런데 1972년 동·서 파키스탄이 갈라서면서2) 정치와 경제에 치명상을 주었다. 동파키스탄의 독립은 서파키스탄의 내수시장을 사라지게 하였다. 동파키스탄은 서파키스탄 수출의 50%와 수입의 20%를 차지했다. 파키스탄에게는 새로운 수출상품 시장이 긴급히 요청되었다. 국제적으로도 4차례나 오르는 원유 가격 때문에 경제의 충격이 컸다. 파키스탄은 운 좋게 경제의 충격을 극복하였는데, 중동국가의 원유가격 상승에 따른 중동국가들의 소비재 수요가 증가하여 수출이 늘어 재정적자를 줄였다.
방글라데시의 분리독립에 대한 책임으로 군사정권이 붕괴되어 쥬프카 알리 부토(Zufikar Ali Bhuto)3)가 새 정부를 구성하였다. 그는 강한 파키스탄과 부흥을 갈망하는 대중들의 열망을 반영하여 인민적 정책들(populist policies)를 펼쳤다. 그는 제조업과 공공기업의 산업화와 핵개발을 강조하였다. 핵개발은 남아시아에서 인도의 지배력을 중립화 시키려는 것이었다. 그리고 1971년 방글라데시를 파키스탄에서 분리시킨 것에 대한 복수였다. 부토가 강조한 공기업을 강화시키는 4)‘사회주의’는 파키스탄 정치경제를 미지의 영역으로 이끌었다. 그는 투자와 근대화에 박차를 가하고 철강 같은 공기업의 기초를 세웠다. 기업의 국유화와 민간영역의 통제도 강화시켰다. 공기업의 투자가 1971년 58백만 루피에서 1977년 1,085백만 루피로 늘었다. 반면에 사기업의 투자는 1971년 700만 루피에서 1975년 183백만 루피로 줄었다. 부토의 시기에 산업투자의 3분의 2가 공기업에 투자되었다. 자본영역(capital good sector)에서 의미 있는 비율의 전환이 일어났다. 철강 산업과 핵처리 기술은 산업의 기초를 다변화 시키는 전략으로 정권의 상징이 되었다.
1973년 첫 오일쇼크 이후 수출이 호황이었음에도 동파키스탄의 독립으로 (공급과잉을 해소할 : 번역자) 경제적 요구에 충분하지 못했다.5) 반면에 근대화 정책과 철강 산업 같은 거대산업으로 수입이 늘었다. 수출은 1971년 5억9천1백만 불에서 1977년도에는 11억4천1백만 불로 두 배 늘었지만 수입 역시 1991년 6억3천8백만 불에서 1977년도에는 23억2천5백만 불로 4배나 늘었다. 이것이 오늘날까지 지속되는 국제수지 위기의 기초이다.
군사쿠데타로 부토정부를 무너뜨리고 집권한 지아 울 하크(Zia-ul-Haq)는 이슬람주의와 민간기업에 의존하면서 권력을 공고화시켰다. 이는 파키스탄의 경제와 정치를 취약하게 만들었다. 아마도 오늘날 파키스탄의 사회, 경제적 위기의 토대를 제공했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정책은 사회와 경제의 긴장에 대해서 무지하게 만들었다. 그 결과 그들은 경제를 현대화시키기 위한 독립적으로 지속가능한 발전전략의 기초를 세우는 기회를 놓쳤다.
부토를 사기업을 국유화하고 강한 공기업을 육성하여 ‘사회주의’적인 파키스탄을 건설하려고 노력하였으나 성장률은 낮았다. 반대로 지아는 쏘련에 대항하는 아프카니스탄 전쟁에서 미국의 지원과 노동자들의 송금이 늘어나면서 민영화 정책을 실시했다. 이 결과 높은 성장률(6-7%, 1979-88년)을 기록하고 빈곤이 줄었다. 지아의 통치 기간 동안, 파키스탄 경제는 국내외적으로 몇 가지의 특별한 요인으로부터 이익을 얻었다. 부토 시기의 공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로 높은 성장을 이루지는 못했지만, 그것을 토대로 지아는 결과물을 거두어 들였다. 지아의 통치기간 동안 제철소와 대규모 공기업 프로젝트가 완성되었고 산업 생산이 늘기 시작했다. 비슷하게, 오랜 기간 걸려서 만든 인더스 바신 타르베라 댐(Indus Basin Tarbela Dam)이 농업생산을 도왔다.
미국의 협조는 또 다른 이점이었다. 다자섬유협정(MFA) 아래 미국으로 수출하는 할당량이 늘어 의류와 섬유수출이 증대되었다. 1989-90년에는 의류와 섬유수출이 증대되었다. 1989-90년에는 의류수출이 50%나 초과하여 주요 면직물 수출국이 되었다. 수출에서 면직물이 차지하는 비율은 1979-80년 40%에서 1989-90년 사이 60%로 증가하였다. 1990년대 파키스탄의 개인 소득은 인도 보다 25% 높았다(파키스탄은 500억 불 인도는 390억 불이었다). 파키스탄은 먹는 것과 입는 것이 인도의 평균보다 높았다. 1992년 인도 전체 인구의 52%가 하루 1불 이하의 수입으로 살아야 했다. 이때 파키스탄은 빈곤선 이하의 인구가 11%였다. 파키스탄은 2백만 이상이 중동국가에서 일하고 있는데 인도와 같은 규모이다. 이들이 보내는 대규모 송금은 파키스탄 무역적자 해소에 큰 도움이 되었다.
그렇다면 무엇 때문에 파키스탄은 지난 20년 동안 12번 이상 국제통화기금에서 구제금융을 받았는가? 현재 경제위기의 원인은 무엇일까?
<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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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힌두 성장률은 인도가 독립 이후부터 90년 때 전까지 40년 동안 인도의 높은 인구성장률 보다 낮은 1-3%대의 성장을 기록한 것에 대해 비아냥되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2) 파키스탄은 인도의 북서쪽 아프가니스탄과 인도에 접해있다. 1947년 영국령 인도에서 무슬림 국가인 동서 파키스탄으로 분리되어졌다. 영국으로부터의 독립 이후 동파키스탄에서는 벵골인 자치에 대한 요구가 높아졌으며, 마침내 1971년 동·서 파키스탄 사이에 내전이 일어났는데 이때 인도군의 침입에 힘입어 동파키스탄은 1972년 방글라데시라는 독립국가로 분리되었고, 서파키스탄은 파키스탄이라는 이름을 그대로 유지했다. 이러한 국가 분열의 역사와 남아시아에서의 주도권을 둘러싸고 인도와 파키스탄 사이에는 국가 간 갈등이 끊임없이 벌어지고 있다.
3) 쥬프카 알리 부토는 1971년부터 파키스탄을 통치하였는데 1977년 모하마드 지아 울 하크 장군이 주도한 군사 쿠데타로 축출되었다. 1988년 지아가 죽은 뒤 부토의 딸 베나지르가 그해 실시된 의회 선거에서 승리하여 이슬람권 국가에서 최초의 여성 총리로 취임했다. 그러나 베나지르는 친인척의 권력남용, 독직과 내각부패를 이유로 굴람 이샤크 칸 대통령 군부의 압력에 의해 1990년 8월 쫓겨났고, 그녀의 당은 보수파 연합에 패배했다.
4) 저자가 말하는 사회주의란 공기업 국유화라는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사회주의”적이라는 것이지, 자본주의에 전면 반대되는 사회주의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엄밀히 말하면 국가자본주의적 조치라 할 수 있다.
5) 원문은 다음과 같다. “Though the export boom after the first oil shock of 1973 helped find the intra-wing exports, it could not meet the import requirements of the economy" 이 문장을 통해서 방글라데시의 독립 이후 공급과잉 문제가 해소되지 않아 파키스탄 경제가 위기가 발생하고 있음을 암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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