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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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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5-02 16:56:58, 조회:4,359, 추천: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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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의 직무급 임금 개악을 분쇄하자!
-경총 임금지침 비판
최근 몇 년간 자본과 정권은 대기업 고임금론, 비리노조, 공기업 고임금론의 공격을 퍼붓고 있다. 이에 한국은행을 비롯한 공공금융기관들은 서둘러 상위직 20% 감원과 운전기사와 경비직 아웃소싱, 그리고 직급별 임금 상한제 도입을 추진했고, 공공기관은 무능 공무원 3% 퇴출제도를 도입했다.
정권은 자본이 노동자에 대한 착취를 증가시켜서만 현 체제의 위기를 수습할 수 있다는 사실을 숨기기 위해 거짓말을 해댄다. 고령화시대에 대비하여 정년을 연장하기 위해 서로 양보하자는 둥, 빈곤한 노후생활에 사회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 라는 이유를 댄다. 나이에 상관없이 업무의 가치와 작업수행하는 사람의 능력을 평가해서 보상하자는 논리로 직무급을 도입하자고 한다. 이러한 임금정책을 현실화시키기 위한 경총의 임금지침이 발표되었다.
(1) 대졸 초임과 대기업 임금 동결 및 2.4% 인상 (2) 직무급 도입과 정기승급 폐지, 인사고과제 강화 등 임금체계 혁신 (3) 성과 연동형 상여금 제도 도입 (4) 고령노동자 활용한 임금 유연성 확대(경총, 2007년 임금조정 기본방향)
자본이 주장하는 임금동결 혹은 2.4% 인상 지침의 근거는 <국민경제생산성 증가율 3.7% - 정기승급분 1.3% = 2.4% 인상>이다.
(여기에서 국민경제생산성 증가율은 실질 GDP 증가 전망치 + GDP 디플레이터 증가율 전망치 - 취업자 증가율 1.7%를 계산한 것이다. 쉽게 말해서 총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을 합친 것을 말한다. 하지만 물가상승율도 노동자들이 생활하는데 필요한 생활비용에 해당하는 소비자물가지수가 아닌, 다른 생산자물가와 수출입과 임금 등의 변동분을 합산시킴으로써 자본의 손익변동분을 포함시키고 있다. 이는 노동계가 생계비 쟁취와 임금인상 근거로 사용하는 물가상승률과 전혀 다른 기준이다. 게다가 경총 자본 측 임금인상 비용 계산에는 언제부턴가 호봉정기상승분도 포함되어 있다.)
경총이 주장하는 임금 동결과 최소 인상의 근거인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은 2006년 결과가 아닌 2007년 예상치다. 게다가 예상치 중 최저값을 적용하고 있다. 이렇게 작년 경제성장률이 아닌 올해 예상치를 근거로 한 것은 노동의 대가의 일부분만을 후불로 지급받는다는 사실, 즉 임금이 노동력의 대가로써 비용의 일부로 미리 책정되어 있다는 사실을 은폐하는 것이다. 이렇게 불안한 자본주의 경제환경 전망치와 취업자 증가 목표치라는 고용효과 등을 분배 문제와 관련시키는 것은 결국 노동자들의 임금과 노동조건을 다시 불안한 미래에 양보하라는 것을 의미한다!
자본은 그 본성상 이윤 확대를 위한 무한 경쟁의 자본주의를 유지하기 위해 노동자를 계속 쥐어짠다. 그것이 노동유연화다. 이미 비정규직이 전체노동자의 80%를 차지하지만 그 비정규직의 투쟁을 묶어두고 유지하기 위해, 그리고 전체 노동자들을 무력화시키기 위한 통제지침을 냈다. 물론 점잖게 주장한다. ‘고령화와 청년실업을 해결하기 위해 임금을 억제하자’, ‘기업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노동자가 임금을 양보해야 한다.’, 그리고 '노동자들도 공정한 보상을 받기 위해서는 경쟁하고 능력에 따라 대우받아야 한다.' 하지만 이런 모든 이유는 노동자 임금이 최대한 삭감, 억제되어야만 이윤이 늘어난다는 노자간의 적대적 관계를 은폐하기 위한 여러 가지 구실에 불과하다.
자본이 이윤을 확대시키는 방법은 다양하다. 직접 임금을 동결, 삭감함으로써 실질임금을 삭감하는 방식, 노동시간을 연장함으로써 착취분을 늘리는 방법(잔업특근과 교대제, 야간노동도 이런 방법 중 하나다), 그리고 생산력 발전에 따라 불가피하게 노동시간을 줄이되 노동강도를 높여서 단위시간당 일을 더 많이 하게 하는 방법들이다. 직접적인 통제와 탄압보다는 노동자들이 알아서 스스로를 쥐어짜도록 만드는 생산성과 연계된 임금제도, 즉 성과급과 이를 합의, 수용하는 노동조합의 협조가 더해지면 한결 수월하고 이윤을 극대화시킬 수 있다.
따라서 임금 동결 외에도 자본이 일관되게 강조하는 것이 바로 성과급 확대다. 직무급 역시 그 연장선에 있다. 이미 호봉제와 직능급, 직무급을 혼합시킨 기업들이 62.8%가 넘지만(한국노동연구원) 그런데도 전면적인 능력주의 성과주의적 노동착취 체제로의 재편! 그것을 위해 '동일한 직무에만 동일임금'이라는 임금체계 개악이 추진되고 있다.(직무급의 문제점과 이것이 어떻게 노동자간 차별을 고착화시키는 제도인지, 그리고 임투의 의의와 과제에 대해서는 이미 노정신에서 여러 번 다루었으므로 생략한다.)
민주노총은 내부 임금 격차를 줄이기 위해 정규직 9%, 비정규직 19.5% 임금 인상 요구안을 확정했다. 하지만 임금인상의 근거는 자본과 유사한 방식으로 추정한 경제성장과 물가인상 전망치다. 임금인상의 주요 근거인 ‘생활임금, 생계비 쟁취’는 어느새 들러리가 되었다. 민주노총이 생계비를 계산하고도 경제성장과 물가인상을 예상하여 생계비의 70.5% 수준 확보를 요구하는 것은 이미 ‘기업이 살아야 노동자의 고용도 있다’라고 기업 살리기, 경제 살리기 투쟁을 했던 노자협조주의와 다르지 않다!
97년 말 경제위기 전에도 경기가 불안해지면 고용이 불안해진다며 민주노총 대의원대회에서 경제 살리기 특별선언문을 채택했던 것은 자본주의 내에서 투쟁과 대화를 한다는 개량주의의 연장선에 있다. 그렇기에 산별노조 전환을 통한 산별교섭 전략과 비정규직 조직화 전략 및 임단투 방침이 수세적일 수밖에 없다.
자본은 노동의 구체적 특성과 질적 차이를 임금비용으로 환산함으로써 임금 차별을 정당화시키는데 이용한다. 민주노총과 산별노조 개량주의자도 비정규직과의 차별을 줄이겠다는 생각에 양보교섭도 수용하고 있다.
계속 강화되고 있는 인사고과나 교육노동자, 공공부문 노동자의 평가제, 성과급제 논쟁도 마찬가지다.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능력의 차이나 부족한 능력에 대해서 자본주의적 해결방식은 노동자들이 하나의 생산도구일 뿐이므로 해고나 임금삭감 등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노동자적, 사회주의적 해결은, 업무의 성격과 노동과정의 차이, 유해나 노동강도 등의 객관적인 차이에 대해서 그 원인이 되는 환경과 설비 생산방식의 개선과 휴식시간 확대 및 노동시간단축이라는 생산력의 발전을 전사회적으로 공유함으로써 극복하는 것이다. 작업에 부족한 역량은 임금 삭감이 아닌 적합한 노동배치와 유급 교육훈련을 통한 역량 계발로 보완해야 한다.
노동자에게 임투는 여전히 생계비 쟁취와 자본의 착취를 근절시키기 위한 노동자 계급의식을 조직하는 투쟁이라는 측면에서 중요하다. 생산력의 사회적 발전을 사회적으로 공유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러한 발전의 성과를 독점하는 자본주의의 무덤에서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힘을 합쳐서 뛰쳐나올 수 있는 무기는 공동투쟁 강화! 직무급 분쇄! 성과능력주의 분쇄 투쟁에 있다! <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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