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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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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3-27 08:54:13, 조회:4,365, 추천: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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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전주공장에서의 주야맞교대 부결의 의미
- 야간노동 철폐와 함께 노동시간 단축을 쟁취해야 한다!
현대자동차노동조합 전주본부(이하 현대차노조 전주본부)는 6대 임원선거 당시 주야맞교대근무 반대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었다. 그리고 임시대의원대회에서 버스부 물량 해소방안으로 완전월급제를 전제로 한 주간연속2교대제 요구안을 확정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입장과는 달리 12월 27일 사측과 주야교대근무를 잠정합의 하였다.
언론에서는 드디어 노사대타협을 이끌어냈다며 호들갑을 떨었지만 조합원들은 1월 3일과 2월 2일 조합원들은 찬반투표를 통해 주야맞교대를 거부하였다. 이후 사측은 물량을 맞추기 위한 해외공장 이전 계획이 있다는 말로 노동자들을 협박 하고 있다.
현대차노조는 주야맞교대가 조합원들에 의해 이미 두 차례에 걸쳐 부결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사측과 협상을 계속 하고 있다. 임대에서 확정한 안을 완전히 틀어버리는 내용으로 잠정합의안을 들고 나온 것도 모자라 두 번의 부결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조합원들의 의견을 무시하는 것이다! 주야맞교대를 인정하는 형태의 협상은 더 이상 있어서는 안 된다. 협상에서 주야맞교대를 꼭 시행해야겠다는 사측의 의도는 뻔히 드러났기 때문이다. 임대에서 주간연속2교대가 합의되었고, 이미 두 차례나 집행부가 들고 나온 잠정합의안이 부결되었으면 주간연속2교대의 요구를 갖고 즉각적인 투쟁을 벌여야 하는 것이다. 지금 현대차 전주공장 내에서 노사간의 주야간 2교대 근무제 협상에 대해 반대하는 ‘반대대책위’는 노조집행부에게 사측과의 재협상을 포기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이마저도 부르주아 언론은 노-노 갈등이라고 선동하고 있다. 물론 이로 인해 주야맞교대가 물 건너 갈 것을 우려하면서 말이다.
주야맞교대를 관철하기 위한 언론과 지자체의 행보
언제나 그렇듯이 언론의 악선동은 이번에도 끊이지 않았다. 주야맞교대 도입에 대비해 인력을 충원하고 시설확충을 마친 협력업체와 부품업체가 신음을 하고 있고, 신체검사까지 마친 700명이 취업을 못하며 물량을 경쟁사나 해외에 내주고 있다는 내용의 악선동이 주를 이루었다. 왜 유독 전주공장만 다른 사람들 다 하는 주야맞교대를 하지 않느냐며 조속한 타결을 바란다는 기사는 끝도 없이 넘쳐났다.
여기에 노조는 국민경제보다 건강권이 우선인 이기적인 집단으로 매도되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건강히 살기를 원하는데 내 몸이 썩어 문드러지고 병들어 죽어가더라도 국가경제를 위해서라면 이 한 몸 바쳐야한다는 철저하게 자본의 이해를 대변하는 이야기들로 부르주아 언론들이 노동자들을 매도하고 있다.
더욱 어처구니없는 것은 전북지사를 비롯한 지자체의 행보이다. 전북도는 11월 8일 전국 지자체 중 처음으로 ‘노사화합 ․ 산업평가 선언’을 했다(여기에는 한국노총전북지역본부와 전북경영자총협회, 전북상공회의소협의회 등이 참석하고 민주노총은 참석하지 않았다). 또한 12월 5일 김완주 전북지사 등이 ‘현대차 지키기 도민운동본부’를 발족하고 전주공장 정문에 천막사무실을 열었다. 6일에는 현대자동차 전주공장이 노사화합을 통해 주야맞교대를 시행할 것을 촉구하는 촛불집회를 열었고, 8일에는 전북도청 안에서 이와 관련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노사갈등이 없는 모습을 보여줘야 기업유치가 잘되고 지역경제를 살릴 수 있다는 논리로 노동자들의 건강권을 짓밟으려 하고 있다.
명확한 요구를 갖고 투쟁해야 한다!
2009년 1월 1일부터 주간연속2교대를 하기로 한 현대자동차는 노사전문위원회(노사가 각각 5인씩 추천한 노사문제 외부 전문가 10명으로 구성)를 구성해 주간연속2교대로 근무형태를 변경하기 위해, 생산량 감소에 따른 생산성 확보 방안과 근무시간 축소에 의한 임금감소 문제, 나아가 회사의 경쟁력 강화방안, 직원복지 부문, 협력업체 파급효과 등을 오는 2009년까지 연구한다고 밝혔다.
“노동자들이 가장 걱정하는 고용불안을 없애 회사에 대한 충성심을 높이고,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 유일한 해법 …… 회사 쪽에서 걱정하는 생산량 감소와 노동자들이 걱정하는 임금 축소를 모두 해결하자면 유연성을 확보하고 생산성을 높이는 길뿐”. (한겨레신문, 노사전문위원회 박태주 대표(한국노동교육원 교수)와의 인터뷰)
벌써부터 주간연속2교대제를 시행함에 있어 생산량을 맞추기 위해 노동 강도와 유연성을 강화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어떤 주간연속2교대에 대한 것이 명확하게 나오지 않은 시점에서 우리는 명확한 우리의 요구를 가지고 자본과 맞서야 한다. 그렇지 않는다면 개악된 주5일제의 악몽을 다시 경험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실질임금 삭감 없는 주간연속2교대제를 쟁취하기 위해 투쟁해야 한다!
잔업과 특근이 없으면 생활임금을 유지할 수 없는 것이 지금의 노동자들의 현실이다. 물량이 많으면 보약을 지어먹는 한이 있더라도 일을 해야 하고, 물량이 없어 잔업을 못하면 당장의 생활비를 걱정해야 하는 것이 현실인 것이다. 이러한 현실을 바꾸고 노동시간을 단축하며 생활비를 걱정하지 않기 위해 우리는 생활임금을 쟁취할 수 있도록 기본급 인상을 요구해야 한다. 동시에 임금 안정화를 위해서 기본급만으로도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금의 시급제가 아닌 월급제 쟁취를 요구해야 한다.
또한 노동강도 강화 시도를 저지하고 노동강도 완화를 요구해야 한다. 자본은 노동시간 연장뿐만 아니라 노동강도 강화를 통한 이윤 착취에 혈안이 되어 있다. 주간연속2교대를 통해 야간노동을 하지 않게 되더라도 노동강도가 강화되면 건강이 나빠지는 것은 똑같다. 인간다운 삶을 살기 위해서는 노동강도가 완화되어야 한다. 지금의 생산력으로는 충분히 노동강도를 완화시킬 수 있다. 하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생산설비가 나날이 발전함에도 불구하고 노동자의 노동강도는 완화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강화되고 있다.
또한 주간연속2교대제에 있어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정규직 노동자들의 빈 시간을 채우는 것을 막는 것이다.
자본만을 위한 교대제와 야간노동!
남한 노동자 중 교대노동자는 절반 이상이다. 그중에서 또 절반 가까이가 2조2교대라는 열악한 조건에 시달리고 있다. 노동자는 야간노동을 하면 50%의 야간수당을 받는다. 이것이 생활임금을 벌기 위해 잔업과 특근을 쉬지 않고 하는 노동자들에게 적게 느껴지는 돈은 아니다. 그러나 50%의 대가를 받는 대신에 잃어야 할 것들이 너무 많다. 건강, 가족 간의 대화, 사회생활 등 이루 말할 수 없이 많은 것들을 잃어가며 살고 있다. 밤을 꼬박 새워서 일 하는 것이 얼마나 피곤한 것인지 알기 때문에 전주공장 조합원들은 야간노동에 동의하지 않은 것이다. 자본가 언론이 말하는 것처럼 노동자들의 이기주의가 원인이 아니란 것이다!
제조업에서 불변자본(단순히 가치를 이전하기만 하는-기계, 원료)이 차지하는 비율은 엄청나다. 그러나 불변자본만으로는 이윤을 얻지 못한다. 불변자본을 가동시킬 수 있는 가변자본(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낼 수 있는-노동력) 즉, 노동자들의 노동력이 그들에게는 필요하다. 그러나 자본은 24시간 한 명의 노동자를 노동시킬 수 없기 때문에 맞교대를 생각해 낸 것이다. 불변자본을 비싼 가격으로 사 왔기 때문에 새로운 기계가 나오지 전에 어떻게 해서든지 빠른 시간 내에 기계를 많이 돌려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대자동차에서 임금이 차지하는 비율은 10% 정도이다.
불변자본, 즉 생산수단은 가치증식과정의 입장에서 본다면 오직 노동을 흡수하기 위해서만, 그리고 노동의 한 방울 한 방울과 함께 그것에 비례하는 양의 잉여노동을 흡수하기 위해서만 존재한다. 생산수단이 이렇게 하지 않는 한 그것의 단순한 존재는 자본가에게는 일종의 소극적인 손실이 된다. 왜냐하면, 생산수단은 그것이 사용되지 않고 있는 동안은 쓸데없이 투하된 자본을 표시하기 때문이다. …… 그러므로 노동을 1일 24시간 전체에 걸쳐서 점유하려는 것이 자본주의적 생산의 내재적 충동이다. 그러나 동일한 노동력을 밤에도 낮에도 계속해서 착취하는 것은 육체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 육체적 장애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주간에 소모되는 노동력과 야간에 소모되는 노동력을 교대할 필요가 생긴다. 이 교대에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을 수 있는데, 예컨대 노동인원의 일부분이 어떤 주에는 주간노동만 하고 다른 주에는 야간노동만 하도록 하는 등의 방법으로 배치될 수도 있다. (자본론1권, 마르크스)
어떻게 해서든 생산수단을 계속 더 많이 돌리려고 하는 것이 자본의 속셈이다. 이러한 속셈은 노동부에서 99년 11월 10일 제정한 교대제 근로자 근로기준법 적용지침에서 교대제 근로가 활용되는 경우에서 잘 드러난다.
▲공공 서비스 사업 : 전기, 가스, 운수, 수도, 통신, 병원 등 공익적 사업을 중지할 수 없는 경우 ▲생산기술, 업무의 성격 : 철강, 석유화학 등 생산과정이 연속되어 작업을 중단할 수 없는 경우 ▲경영효율성 등 : 생산설비 완전가동, 기업 간 경쟁 등 사유로 조업 및 영업시간을 길게 하는 경우
위의 3가지에는 거의 모든 노동이 다 포함된다고 할 수 있다.
교대근무제와 야간노동은 자본가에게 있어 이윤창출을 위해 더 없이 좋은 방안일 뿐이다. 역으로 노동자계급에게 주간연속2교대가 갖는 의미는 야간노동철폐와 노동시간단축이다. 따라서 주간연속2교대제는 이러한 자본의 이윤에 복무하는 형태가 아니라 노동자들의 삶의 질을 향상하고, 자본에 대항하는 투쟁을 조직하는 과정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이것이 또 다른 형태의 생산성 향상운동이 되지 않기 위해서 지금부터 노동자 계급의 원칙적 태도를 가지고 대응해야 할 것이다!! <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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