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분류 :
Category |
 |
![]() |
 |
![]() |
제목 : [35호]새로운 비정규직 투쟁의 불씨, GM대우비정규직지회의 투쟁 -지회장 이대우 동지와의 인터뷰 |
![]() |
 |
![]() |
 |
|
노정협
|
2007-12-31 15:11:51, 조회:2,179, 추천:215
|
![]() |
|
|
![]() |
새로운 비정규직 투쟁의 불씨,
GM대우자동차비정규직지회의 투쟁 -지회장 이대우 동지와의 인터뷰
새로운 비정규직 투쟁이 시작되었다. 그곳은 김대중 정권 때 계엄령을 방불케 할 정도로 공권력의 탄압이 거셌던 대우자동차 노동자들의 투쟁이 있었던 곳. 인천 부평의 GM대우 자동차공장이다. 그곳에서 다시 한 번 투쟁이 시작되었다.
투쟁이 한창인 그 곳에는 노동조합 활동을 이유로 해고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투쟁을 위해 쳐놓은 천막이 있다. 초겨울 날씨라 추웠지만 그곳은 투쟁의 열기로 가득했다. 그 천막에서 GM대우자동차비정규직지회 지회장을 맡고 있는 이대우 동지를 만났다.
1. 대우자동차 비정규직 지회는 다른 사내하청 지회들 보다 늦게 결성이 되었는데 어떤 준비를 통해 지회 깃발을 세우게 되었나?
대우자동차는 2001년 구조조정을 통해 정규직을 대량 해고하고, 이후 비정규직을 늘려서 현재는 1차 하청 1,500여 명과 2, 3차 하청까지 다 합쳐서 2,300여 명의 비정규직이 GM대우 부평공장에서 일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에서 비정규직 문제를 실감하고 싸우기 위해 여러 업체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모여 비정규직 지회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 ‘비정규직 철폐를 위한 현장투쟁 위원회’(이하 현투위)라는 현장 모임을 결성했다. 그리고 ‘더불어 숲’이라는 노보형식의 소식지를 발행하면서 정규직 활동가와 함께 현장 문제를 폭로하는 활동을 했다. 그러다 올해 초부터 칵핏 라인과 서브 공정을 외주화 한다는 계획이 속속 발표되기 시작했다. 외주화 반대 투쟁을 위해 더 이상 지회 설립을 미룰 수 없어 지난 9월 2일 비정규직 지회 설립총회를 하게 되었다.
2. 비정규직 지회를 설립하고서 사측은 어떤 탄압을 진행하고 있고, 지회는 그에 맞서 어떤 투쟁을 전개하고 있는가?
다른 곳의 사내하청 보다 지회가 늦게 결성 되었지만 현장에 산적한 문제는 다른 사내하청과 비슷하다. 하지만 이미 GM대우는 진성도급화를 마친 상태이고 외주화 계획을 내놓고 실제로 몇몇 공정을 외주화 시키면서 비정규직의 고용을 더욱더 불안정하게 하고 있다. 지회를 설립한 이후 노조설립에 대한 선전과 조합가입을 독려하는 선전, 출퇴근 선전전을 식당과 거리에서 진행했고, 이러한 투쟁들에 사측은 노무팀과 하청의 관리자들을 동원해서 선전물을 강탈하고 무차별 폭력을 가하고 있다. 또한 업체 관리자들이 업체 노동자와 개별적으로 한 명, 한 명씩 면담하면서 갖은 회유와 협박을 하고 있다.
지회를 설립한지 한 달여 만에 조합원의 반수인 35명이 해고되었다. GM대우 원청의 지시에 의해 하청업체들은 지회 간부들에 대하여 표적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징계해고하고 조합원 수가 많은 스피드 파워월드 업체를 아예 폐업해 전부 계약해지 되었으며 신규업체에 조합원을 제외한 나머지 노동자들만 선별복직 시켰다. 그리고 욱산이라는 업체는 외주화를 빌미로 조합원 3명만 정리해고를 자행했다.
황당한 것은 욱산업체의 정리해고 근거이다. 욱산업체의 인사고과표를 보면 제일 점수가 낮은 노동자 3명이 모두 조합원 이다. 이처럼 GM대우 자동차는 조합활동을 한다는 이유로 말도 안 되는 인사고과 채점을 하고 조합원이 많다는 이유로 업체를 폐업하는 등 지회를 깨기 위한 갖은 탄압을 하고 있다. 현재는 ‘외주화 반대, 해고자 원직복직, 조합활동 보장’을 요구로 걸고 천막 농성과 매주 화요일 마다 문화제 형식으로 집중집회를 하고 금요일 마다 집중선전전을 시내 곳곳에서 진행하고 있다. 그 외에도 출퇴근 선전전과 공장 안에서 중식 선전전을 진행하고 있다.
3. 사측의 탄압에 조합원들의 상태는 어떠한가? 그리고 천막 농성을 시작한지 20여일이 지났는데 투쟁이 조합원들에게 어떠한 영향을 주고 있나?
외주화가 진행됨에 따라 빠른 대응이 있어야 했기에 지회 설립당시 규모 있게 출발하지 못했다. 노동조합이 설립되면 사측의 탄압이 심하고, 그러다보면 처음에는 조직력이 있다가도 많이 떨어져 나가는 경향이 발생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는데, GM대우 비정규직지회는 규모는 얼마 되지 않아도 사측의 탄압으로 인해 떨어져 나간 조합원은 10% 정도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조합원이 굳건히 버티며 투쟁하고 있다. 아직 지회가 자리 잡지 못했고 사측의 탄압이 거세어 공개적으로 조합 활동을 하지 못하는 조합원도 있다. 하지만 공장 밖에서 주야간조가 따로 정기적으로 모임을 가지고 있고 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천막농성이 시작되면서 조합원들에게는 지회의 거점이 생긴 셈이다. 그전까지는 지회 사무실이 없어 불안정 했는데 부실하긴 하지만 천막이라는 거점이 생기면서 조합원들의 지회에 대한 안정감과 신뢰, 그리고 조합원간의 단결이 더 강화되고 있다.
4. 비정규직 지회 결성 후 3달여 투쟁이 진행되고 있다. 다른 사내하청 지회와 마찬가지로 정규직과의 연대도 중요할 것이다. 대우자동차의 비정규직과 정규직간의 관계는 어떠한가?
지난번 폭력사태 때 제일 많이 맞은 동지가 정규직 동지였다. 현투위 때부터 정규직 활동가들과 같이 투쟁했다. 지금도 정규직 활동가들이 헌신적으로 연대해 투쟁을 하고 있다. 현장에서도 지회의 투쟁에 관심을 갖고 응원하는 정규직 노동자들도 있다.
하지만 비정규직 지회의 지부에 대한 공식적인 원하청 공동 논의와 투쟁 요구에는 스피드파워월드 업체의 정리해고 건에 대한 원하청과의 교섭과 비정규직 지회와의 비공식적인 간담회만 있을 뿐 공식적인 원하청 공통투쟁에 대한 답변은 없는 상황이다. 진정한 산별 정신과 정규직, 비정규직 공동투쟁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서로 논의하고 이해하는 가운데 이루어져야 하지만 지금의 정규직 지부는 일방적인 입장과 이해로 비정규직 투쟁에 관여하면서 끌고 가려고 하고 있다. 우리가 그어야할 선은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이 아니라 자본과 노동자 간이다. 정규직, 비정규직간에 긴밀한 논의를 바탕으로 투쟁이 진행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5. 조합에 가입하지 않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조직 계획은 어떠한가?
미조직된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조합 활동이 싫어서 하지 않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선전전을 하거나 조합 소식지를 배포하면 관심 있게 지켜보고 읽어 본다. 하지만 계속되는 외주화와 재계약 문제로 인해 고용이 불안정하고 지회가 설립된 이후 관리자들이 개별로 회유하고 탄압을 계속 하기 때문에 쉽게 조합에 가입하고 활동하고 있지는 못하다. 사측의 구조조정이 현실로 나타나게 될 때 미조직된 비정규직 노동자가 반발심으로라도 사측에 대항할 수 있지만 그렇게 될 때까지 손 놓고 기다려서는 안 된다. 현재 일어나고 있는 문제 해결과 구조조정을 막기 위한 일상적인 투쟁을 통해 더욱 굳건하고 강한 지회를 만들 때만이 미조직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힘을 지회로 집중 시켜 낼 수 있을 것이다.
6. 끝으로 지회장 동지의 투쟁 각오는?
현재 비정규직 노동자들 중에 근속년수가 가장 오래된 분도 4~5년차다. 4~5년간 회사의 억압과 착취에 수동적으로 살아왔다. 그래서 능동적으로 살고자 비정규직 투쟁을 시작했다. 비정규직 투쟁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고 있다. 싸웠다 하면 1년이 넘어가는 장기투쟁이 되버리기 십상이다. 솔직히 자신은 없지만 다른 사업장에 비해 늦은 만큼 더욱 힘차게 투쟁하겠다.
12월 10일이 지회 설립 100일째 되는 날이다. 11일쯤 지회 투쟁 100일 집중 문화제를 할 예정이다. 지역의 투쟁하는 대오들이 모두 모일 수 있게 조직하고 있다. 노동자의 가장 큰 무기는 노동자들의 연대라고 생각한다. 아직 미약하고 작은 불씨이지만 동지들의 연대에 대우자동차 공장을 뒤덮을 큰 불이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다.
마치며
많은 사업장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스스로 주체가 되어 떨쳐 일어섰다. 하지만 비정규직 동지들의 강한 의지와 결의에도 현실의 비정규직 투쟁은 했다하면 장기투쟁으로 이어지고 고공농성, 단식, 끝에는 분신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그만큼 비정규직 투쟁의 현실이 고통스럽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절망적인 현실을 뒤엎기 위해서는 비정규직 당사자뿐만 아니라 정규직 또한 비정규직 문제를 구조조정이라는 자신의 문제로 받아 안아야 한다.
자본은 어떻게 해서든 비정규직을 확대 양산할 것이고 그것은 정규직의 구조조정과 떨어질 수 없는 문제다. GM대우자동차비정규직지회의 투쟁은 원하청 노동자들이 단결해야만 이겨낼 수 있고 더 나아가 전체 노동자가 단결해야만 비정규직을 철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비정규직 문제는 비정규직 자신들이 자주적으로 싸우지 않는다면 해결될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대우자동차 비정규직지회 동지들은 그 열악한 환경과 힘든 조건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주체가 되어 노동조합을 설립하고 투쟁을 시작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주체로서 앞서 싸워 자본의 억압과 정규직, 비정규직 간의 분열, 그리고 자본 살리기와 정규직은 귀족노동자, 비정규직은 시해의 대상이라는 악선동을 투쟁으로 부수고 폭로할 때만이 진정한 원하청 노동자 단결투쟁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다.
2001년 대우자동차의 대규모 정리해고로 2천여 명의 노동자들이 길거리로 내몰렸다. 해고된 노동자들의 결사적 투쟁으로 부평은 계엄령을 방불케 할 정도였다. 현장에 살아남은 노동자들은 자신도 해고될까봐 해고자들의 투쟁을 외면하기도 했다. 하지만 해고자들은 강철 같은 의지와 신념으로 싸워 전국적인 연대를 이끌어 냈고 복직할 수 있었다. 자신의 안위를 벗어나 자신의 투쟁으로 싸웠기에 승리할 수 있었다. 그러한 투쟁의 역사에도 불구하고 현재 공장에서는 비정규직 정리해고 투쟁에 소수의 정규직 노동자들만이 연대하고 있다.
복직되어 일하고 있는 6년 전 그 싸움의 주체들에게 묻고 싶다! 해고되지 않은 대우자동차 현장 노동자들의 숨죽인 외면 때문에 자신들의 생존권 투쟁이 더 많이 힘들고 처절했던 것은 아닌지? 그럼에도 전국에서 노동자들이 달려와 자신의 일처럼 함께 투쟁했기에 현장으로 돌아갈 수 있었던 것은 아닌지? 6년 전 그 투쟁을 되기며 이제 비정규직 동지들의 투쟁에 화답할 때이다. <노/정/협>
|
|
|
![]() |
![]() |
 |
|
![]() |
|
전국노동자정치협회
(150-898)
서울시 영등포구 신길4동 215-3 301호
노동자정치신문 Tel. 070-8254-1917 / E-mail labor04@jinbo.net
copyleft by 노정협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