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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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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7-27 18:05:16, 조회:2,172, 추천: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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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량경쟁의 덫에 갇힌 노동자들
‘5공장에서는 사측이 신차투입과 모듈공장 신축에 관한 합의를 위반, 1공장의 생산물량은 인도공장으로 이전, 3공장에서는 신차모듈 협의가 늦어..., 4공장도 이미 몇 년 전부터 기아광주공장으로 생산차종 이전하면서 국내판매 부진해지자 물량 줄어 현장에서는 전면 합리화 공사와 신차 조기투입 및 혼류생산을 요구 중...’(현대차 정규직 노조 소식지 중)
현대차 현장에서 지난 3개월 동안 일어났던 일들이다.
’3공장 신차 관련해서 하청 잉여인력 100여명이 정리해고(계약해지)되고 있다. 2, 3차 하청은 수치 집계조차 안되고 있다....’(현대차 비정규직 노조 소식지 중)
이것은 같은 공장 하청노동자들에게 같은 사안으로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현대기아차는 자본통합 이후로 국내외 생산을 확대시키고 있다. 국내로 들어온 외국자본도 많지만, 남한 자본의 해외진출도 계속 늘어났다. 국내 자동차 산업자본의 해외공장만 해도 2000년 31개 공장에서 2004년에 63개로 증가했다.
자본은 플랫폼 통합과 모듈화를 동시에 진행하면서 차종간 혼류생산과 외주화를 확대시켰다. 이와 함께 현장에는 생산 물량 이전이라는 장난질을 치면서 분열을 조장해 왔다. 이에 대해 노조는 공장간 물량이관 대책위를 구성하고 물량 확보를 위한 합리화공사와 신규투자, 모듈화 및 성과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위에서 보듯 현대차 정규직은 물량 유치 경쟁을 하고 있고,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정규직들의 전환배치 ‘덕분에’ 소리없이 짤려나가고 있다. 9월까지 앞으로도 700여은 더 해고될거라는 소문이 현장에 나돌고 있다. 대우차 정규직 노조도 얼마 전에 몇 개 부서 외주화를 합의했고 계속 추진하고 있다. 그런데 현장에서는 오히려 대우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이에 대해 투쟁해주길 바라고 있을 정도로 현장투쟁이 어렵다. 기아차 원청 노조 역시 06 임투 요구안에 ‘고용안정과 정년 연장을 위해 사내모듈공장 설치’를 요구하고 있다.
노조와 현장대의원들의 위와 같은 요구들은 불과 3,4년 전만해도 자본측에서 요구하던 것들이다. 그런데 이제는 노동조합이 오히려 자본합리화와 외주화를 자기들만의 고용안정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 몇 년 전에 기아차 광주공장도 전주공장(다임러크라이슬러 자본이 투자)으로 상용차들을 이전시키면서 축소 폐쇄 등이 검토되었지만 생산물량이 확대되면서 광주공장의 노동자들은 다행히 살아남았다. 하지만 그 후로 현장은 무너졌다. 노조는 신차투입을 요구하면서 배치전환과 현장통제, 비정규직 투입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았다. 실습생 비정규직들이 투입되고 이를 저지하는 현장활동가를 자신이 속한 현장조직에서 조직적 결정이 없었는데 혼자 투쟁했다고 비판하고 제명하기도 한다. 지금 현장은 물량확보를 요구하면서 부서간, 공장간 경쟁이 불붙었다.
외자 투기나 합자뿐만 아니라, 경제특구 등 자본 수입을 통해서도 개별자본과 국가는 많은 이득을 노린다. 개별자본 입장에서는 서로 장점을 이용해서, 자본 규모를 키워서 중국 등으로 시장진출과 더 큰 자본수출을 꾀하기도 한다. 또한 합자 과정에서 구조조정을 진행한다. 특히 신차종 생산설비가 확대되는 틈을 타서 모듈(외주화) 형태로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고용한다. 그리고 정규직,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잔업 특근이라는 초과노동을 확대시켜 이윤을 확대시킨다. 국가는 지역경제 활성화, 고용창출이라는 명목으로 실업률을 잡았다고 생색을 내고 국가복지 축소의 근거로 삼는다. 그리고 크게는 기업이 살아야 노동자가 살 수 있다는 체제 순응적인 이데올로기를 심는다.
자본 수출입이 자본에게 유리한 효과를 내기 위해 국가별 자본에 대한 규제를 완화(철폐)하는 각종 법제도들이 확대된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파견법 개악을 통한 비정규직 확대이며 전체 노동자들의 투쟁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노사관계로드맵이다. 다자간, 다국간 투자협정 또한 국내자본 죽이기가 아니라 노동자들에 대한 공격에 핵심이 있다.(이는 노동자정치신문의 다른 글에서 다루었다.)
자본합리화-자동화와 외주모듈화
자동차산업의 외주모듈화는 매우 빠르게 진행되었다.(현대차의 경우 모듈화가 40%나 진행되었다.) 불과 5,6년 전에만 해도 노조는 자본이 외주모듈화를 추진하려 할 때 모듈은 외주화이므로 모듈반대를 외쳤다. 그리고 투쟁했다. 그러다 노사협의로 공정 몇 개의 외주를 수용하면서 하청노동자들이 들어왔다. 이미 98년 현대차 정리해고저지투쟁 이후 정갑득 집행부가 양보한 16.9% 사내하청 상한선도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격이었다. 아산공장의 경우 99년 당시에도 이미 사내하청이 30% 이상 이었다. 2, 3차 하청까지 포함하면 울산이나 다른 공장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오히려 부품사들을 통폐합시키고 전문 대형화시키면서 사외모듈화가 급속하게 추진되었다. 현대차 그룹과 모비스로 많은 부품사들이 인수 합병되었다. 코리아정공, 위아, 카스코, 아주금속 등이 그러한 사례고, 최근 만도도 매각 논의 중이다. 현대모비스는 하청회사들을 통해 여러 부품들을 조립 납품받아 부품을 완성시키고 글로비스에서는 부품을 순서대로 서열화하고 물류 조정하여 완성차 원청에 제공하는 역할분담이 되어 있다. 이미 완성차 현장은 몇 개 모듈을 조립하고 껍데기를 같다 붙이는 단순조립을 할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구기술은 원청자본에서 지휘하기 때문에 원하청 관계는 강화된다.
자본은 사내외 외주화를 내용으로 하는 모듈을 추진하기 위해서 현장에 고용불안을 조성한다. 현대차 자본은 아산과 울산2공장에서 05년까지만 해도 휴일도 없이 철야특근을 강요했다. 그러다가 올해 초부터 특근을 줄여 현장에서 고용불안을 조성하고 관리자들을 이용해서 신차를 빨리 투입해야 한다는 논리를 현장에 유포하면서 현장에서 대의원들을 압박하여 빠르게 모듈을 받아들이게 한다. 신제품, 신차 생산설비를 틈타서 확대되는 모듈화는 중간조립과정을 외주화로 해결하기 때문에 정규직 현장의 여유인원을 발생시켜 버린다.
특히 중간 조립이 되어 들어오기 때문에 이미 다뤄야하는 크기와 무게가 늘어나 노동강도가 강화되고, 이를 만회하는 (반)자동 기계나 로봇이 도입되어 필요인원도 줄어든다(자동차 산업의 조립공정의 자동화율은 아직도 15%에 불과해서 자동화가 거의 안 된 조립이나 의장 공정 등에는 노동자들이 많고 비정규직도 많다. 도장 공정에는 오히려 비정규직이 정규직보다 더 많다.). 또한 이미 반조립이 될 때 품질검사도 해오기 때문에 간접부서의 필요인원도 줄어들어 결국 일자리는 감소하고 생산량이 늘어서 노동강도는 강화되게 된다.
그런데 많은 노동조합들이 주로 ‘일방적 외주화, 모듈화 반대’를 외치면서 현장 노동자들의 일부를 전환배치하거나 물량을 증가시켜 자동화를 틈탄 생산성 향상과 노동강도 강화를 묵인(수용!)하면서 외주화, 모듈화를 노사합의 해준다. 그리고 ‘사내’외주화를 따냈다고, 성과라고 떠든다. 그 결과 사업장내에는 사내하청노동자들이 증가한다. 동시에 대형 부품업체 자본도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확대시킨다.
작년에 쌍용차 노조가 합의해줘서 현장의 반발을 크게 샀던 진성도급화도 많은 현장에서 불법파견에 대한 투쟁이 전개되자 자본이 아예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직무와 공정을 분리해서 도급화, 아웃소싱 해버려서 비정규직을 합법적으로 확대시킨 사례다. 최근 1-2년간 진행되었던 불법파견 대응 투쟁은 결국 자본의 ‘진성도급화’에 갇히고 말았다.(만도 역시 기존 정규직 조합원들의 일부가 아예 딥스라는 업체로 아웃소싱 되어 결국 딥스에서 노동조합을 결성한 노동자들은 비정규직 투쟁에 앞장서는 주체가 되어가고 있다.)
이러한 것들이 자본이 바라는 모듈외주화의 효과다! 자본은 모듈 운운하면서 결국 온갖 구조조정을 달성해간다. 정규직에게는 비정규직과 경쟁을 시키고 고용불안을 조성하는가 하면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비정규직 보호 운운하면서 오히려 직무 공정별 임금차별을 합리화시키는 데 이용한다.(최근에는 그런 임금형태로 직무급을 확산시키려 하고 있다.)
또한 외주화와 함께 모듈화는 플랫폼 통합과 자동화를 통해 혼류생산을 확대하고 팀제와 병행하면서 불량 제거와 품질경영, 재고 없애기를 달성한다. 그리고 자본은 어느 정도의 자동화나 인력투입과 더불어 숙련노동자의 생산성과 품질을 바탕으로 한 능력주의 관리통제를 도입하려 한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포함해서 전체 노동자들에게 기능기술교육 훈련체계와 직무급을 확대시키려 하고 있다. 금속연맹이나 민주노총의 개량주의자들도 숙련향상과 보상을 산별노조의 임금정책으로 강조한다. 하지만 숙련(급)과 직무급은 자본이 추진하는 성과(능력)주의를 강화시키는 것이다! 우리에게는 ‘생활하는 데 필요한 비용 확보’라는 생계비 쟁취 투쟁의 원칙이 있다!
물량 유치 경쟁- ‘물량 유지(확대)= 고용 안정’이라는 논리
앞에서 살펴본 바대로 독점자본은 이윤의 확대를 위해 사내외 모듈(외주화)을 증가시키고, 해외로 자본을 수출함으로써 독점자본을 더욱 강화해 왔다.
자동차산업 뿐만 아니라, 조선 산업, 그리고 타이어 산업, 기타 많은 제조업들이 이미 해외현지 생산 공장을 확대해왔는데, 현지 공장에서 상품을 완성시켜 현지 시장에 판매를 하는 경우도 있지만, 해외 부품업체에서 조달하여 국내 공장에서 완성시켜 국내시장으로 나가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자본의 해외진출이 확대되자, 국내 노동자운동 진영에서는 산업공동화, 제조공동화로 제조업이 위기다! 라고 떠들면서 노동자들의 고용불안을 막기 위해서는 산업공동화 저지! 자본의 해외 진출을 규제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자본 수출은 직접적으로 노동자들의 고용불안을 의미하는가?
이 말은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리다. 자본가들이나 국가에서 말하듯이 자본수출(산업공동화)은 자본이 자신의 이윤율 하락을 방어하기 위해서 착취를 확대할 노동력을 찾아다니고, 시장을 찾아다니는 자본의 이윤 확대 과정이기 때문에 일차적으로는 해당 사업장의 노동자들에게 직접 고용불안으로 오지 않는다. 하지만 자본의 해외 진출이 곧 외국의 노동자와 남한 노동자들을 경쟁시켜 더 많이 착취할 수 있는 곳을 중심으로 자본을 확대하겠다는 시합이기도 하기 때문에 노동자들은 서로 경쟁해야 자신의 고용이 보장된다는 생각을 갖고 자본에 협조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대공장 노동조합들은 이처럼 자본의 해외진출이 해외판 외주화가 되거나 완성된 제품을 국내시장에서 판매하는 것(바이백)을 금지한다는 조항과 고용과 노동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항에 대해서는 사전 노사합의 한다는 조항을 단협에 신설하거나 확인하고 있다.
특히 97-99년의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현장에는 물량 자체를 고용안정과 동일시하는 경향이 생겼다. 당시 공장가동률 50% 수준까지 하락한 자동차산업의 현장에 자본은 정리해고와 희망퇴직이라는 칼날을 휘둘렀고, 현대차 노조는 정리해고 저지 구호를 걸고 공장점거파업까지 갔지만, 현장을 배신하고 직권으로 식당여성조합원들을 정리해고 하는 것에 도장을 찍었다. 그리고 현장활동가들이 무급순환휴직으로 1-2년을 맴돌다가 현장에 복귀했지만 이미 현장에서는 물량=고용 이데올로기가 형성되었다.
자동차나 조선업체들이나 다 마찬가지다. 사업부 구조조정과 매각 등을 겪으면서 노동자들은 잔업 특근 물량을 확보하는 것을 고용 안정과 동일시하면서 사양산업, 사양제품으로 생산이 축소될 때, 공장간, 부서간 물량 경쟁을 한다. 현대차는 물량 경쟁이 극에 달해서 공장과 부서간에 차종 생산 변경에 따른 물량 변화가 특근 잔업에 영향을 미치자, 신차종과 물량을 더 따내는 대의원과 간부들이 능력 있는 활동가인양 경쟁하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GM대우는 대우그룹 부도와 정리해고 투쟁 이후 무파업을 조건으로 지엠대우 자본이 공장을 인수하고 자국 노동자들을 대량 정리해고 하는 대신 한국의 공장 가동률을 높여가자 어용노조는 고용안정의 성과라고 떠든다. 금호타이어의 경우도 자본이 노후한 시설과 장기 근속자들의 임금을 줄이고자 해외공장 등으로 생산을 조정하는 분위기로 현장을 압박하자 노동조합은 자신 공장의 설비투자를 요구하면서 노사협의를 1년 이상 끌고 가 물량과 고용을 동일화하는 덫에 빠져 현장투쟁을 방기했다.
그러나 오히려 화섬산업의 경우처럼 빠르게 경쟁력을 중국으로 넘겨주면서 구조조정을 하는 자본에게 경영상의 이유로 인한 정리해고를 하지 않고 노동조건도 보장한다는 단협을 쟁취한 노동조합들도 있다. 정식품노조의 경우 오히려 자본이 자동화를 시키고 물량을 조정하면서 사람이 남으니 집에서 놀라고 할 때에도 노동자들은 현장에서 작업 준비를 하면서 임금과 노동조건을 보장받겠다고 했다. 하지만 자본의 고용보장 협약도 종이조각으로 전락하고 노조 죽이기를 하는 코오롱 자본도 있다.
97년 노동법 개악, 2003년 노동시간단축 개악 이후 개량주의세력은 임단투와 고용을 분리시키면서 자본이 만들어준 덫(잔업특근으로 편법 임금 인상, 생산성과 노동강도 강화로 각종 수당 인상, 정규직 대신 비정규직 채용으로 인건비 절감, 성과급 확대)에 노동자들을 가두었다. 물량유치, 설비투자 계획은 결코 노동자계급의 요구가 아니다. 물량경쟁은 모든 현장 노동통제와 노동자들의 양보를 수반한다.
‘기술유출 반대’와 ‘불공정 하도급 거래 규제’ 라는 몰계급적 태도
최근 2004년 쌍용차가 상하이 자본에게 매각될 때, 상하이 자본은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의 10년간의 고용보장을 약속했다. 하지만 지속적인 설비투자 약속은 한국에서 빚을 내서 투자했다고 생색내는 것에 불과했고, 오히려 중국으로의 생산 이전 문제를 갖고 현장을 압박했다. 현장 노동자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최근에는 L프로젝트라는 라이센스 계약으로 기술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대해 노동조합은 쌍용차 국내공장의 하청기지화에 반대한다면서 ‘기술이전 반대’를 요구하고 있다. 노동조합은 쌍차 자본의 기술력을 외국에 넘겨주면 국부가 유출된다는 둥 하청노동자로 위상이 전락하여 고용이 불안하다는 근거를 대고 있다.
하지만 자본의 합자와 이동은 중국공장이 하청기지이건 국내공장이 하청기지이건 목적하는 바를 달성하는 데 유리한 기업규제 완화와 싼 임금, 노조 무력화를 기준으로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기술유출 반대’는 오히려 해외매각 반대라는 구호처럼 국내자본 살리기의 또 다른 구호에 불과하다.
한편 노동운동 내에도 원하청 관계를 통해 비정규직 문제를 풀어보려는 관점의 ‘하도급단가 인하 반대’ 주장이 있다(금속산업연맹, 이종탁 자동차연구모임 등). 이들은 원청자본, 독점자본이 자신의 이윤을 확대하기 위해 부품업체 생산성을 이유로 정기적으로 단가를 낮추고 하청업체들의 경쟁을 조장한다고 지적한다. 그리고 부품업체 하청업체 노동자들의 임금인상을 단가에서 고려하지 않기 때문에 하청노동자, 부품업체 노동자들의 저임금구조가 고착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는 중소, 부품업체를 원청자본이 도급단가 인하로 계속 압박하면 부품업체가 망하고 그러면 노동자도 망한다는 중소자본 살리기, 하청자본 살리기 논리에 빠지게 된다. 하청업체 자본이 독점자본과 수직적 관계에서 압박받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전체 노동자들을 더 압박하고 착취하기 위한 자본간의 경쟁일 뿐이다. 따라서 ‘부품단가 인하 저지’ 구호는 중소자본의 운명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목숨을 종속시키는 몰계급적인 태도다!
정확히 보자! 비정규직 보호 운운하면서 대기업 정규직의 양보를 주장하던 사회적 노동운동론자들은 결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을 조직하지 않았다. 공동투쟁을 전진시켜 삐거덕거리는 자본주의의 질주를 중단시키려 하지 않았다. 오히려 자본주의 체제가 언제 무너질까 걱정하면서 부품업체 자본을 육성하기 위해 지원하고 전체 산업자본을 살리자고 발 벗고 나섰다. 이들은 지금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가장 불쌍해서 이들을 돕자고 하지만 곧 자본가들이 제일 위기에 빠져서 불쌍하니, 자본을 살리자고 나설 지경이다. 사회적 노동운동론자들의 나눔운동의 끝은 ‘노동자와 자본가의 나눔운동’, 노자협조주의다!
독점자본의 폭력, 자본 간의 경쟁이 극에 달하자, 사회적 노동운동론자들이 제시한대로, 자본가국가가 조정에 나섰다. 국가가 추진하는 <대기업+중소기업 협력강화>프로젝트는 원청자본이 도급단가를 적정하게 보장하고, 하청업체나 자회사의 경영에 개입해서 발생하는 이익을 같이 분배받는 자본끼리의 상생방식이다. 즉 원청자본이 하청업체의 노동자들을 더 잘 쥐어짤 수 있도록 하청자본에게 기술지원하고 원가절감과 현장통제로 생기는 이윤도 나눠먹자는 것이다.
자본은 국내로 해외로 자꾸 이동하면서 끊임없이 노동자를 착취한다. 하지만 자본의 탐욕은 그들의 무계획성과 소수 독점으로 인하여 비리와 부패, 과잉생산으로 결국 공황을 야기한다. 지금 산업자본이 자신의 무한한 이윤 추구의 욕망을 생산설비에 일부 투자하고 부동산 투기도 하지만, 자본의 위기는 극에 달해 이제 남아도는 자본을 어쩌지 못하고 자본이 방황하고 있다!
자본에게는 외주화건 직영화건, 정규직화건 비정규직화건, 해외공장이건 국내공장이건 그 자체가 관심사가 아니다. 자본의 계급적 이해는 노동자에 대한 무한한 착취를 보장하는가에 있다. 따라서 노동자들은 자본이 매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국내로 가냐 해외로 가냐, 혹은 우리사주로 노동자들이 기업을 살리느냐, 혹은 생산물량을 증감하는 과정에서 들어오는 온갖 구조조정과 양보교섭에 휘둘려서는 안된다! 그리고 오히려 자본의 위기 시에 비정규직과 해외공장 노동자 우선 해고를 정규직 단협으로 보장받을 것이 아니라, 해외공장의 노동조합과 단협, 투쟁을 보장하도록 요구하고 그들과 연대해야 한다.
현재의 생산력이라면 더 많은 노동자들이 더 적은 노동시간으로 삶을 영위할 수 있다. 따라서 자본이 과잉생산으로 인한 공황을 해결하기 위해 구조조정을 하려 할 때 노동자들은 더욱 정치적으로 실질 노동시간단축과 야간노동 철폐 및 총고용 보장을 요구해야 한다. 노동조건 저하와 노동강도 강화 없는 노동자 생존권 확보를 기준으로 자본주의가 근본적으로 무능하고 부패하다는 점을 정치적으로 폭로하고 계급투쟁을 전진시켜야 한다.
잘나가는 조선산업이나 해외공장과 물량 경쟁을 시켜 고용불안을 조장하는 자동차산업이나 폐쇄 운운하면서 단협 개악과 희망퇴직, 정리해고를 강요하는 화섬산업이나, 자본은 결코 손해보지 않는다. 따라서 노동자들은 물량 장난질로 구조조정을 강요하는 자본에게 이렇게 요구하자! 이제는 야간노동을 철폐하라! 생산량에 관계없이 생활임금과 노동조건을 보장하라! 직무급과 성과급을 기본임금으로 전환하라! 외주업체 해지하고 노동자 전원 정규직화 하라!
자본의 위기와 구조조정은 우연이 아니라, 자본의 무능함으로 인해 필연적이라는 점을 폭로해야 한다. 자본이 노동자들의 투쟁 때문에 자본을 철수하겠다고 협박할 때, 우리는 노동자들의 피와 땀을 빨아서 축적한 사재를 노동자들의 임금과 노동조건 개선 및 고용 유지를 위해 환수할 것을 요구해야 한다.<노/정/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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