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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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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1-29 10:02:53, 조회:2,134, 추천: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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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도 현장활동가
10월 5-6일, 철도노조는 임시대의원 대회를 통해 쟁의발생을 결의하였고, 쟁의대책위로 일체의 조직을 전환하였다. 10월 20일 2차 총력결의대회에서는 8,000여 명의 철도-화물연대 조합원이 참여하여 공투본 출범과 공동투쟁 지침을 수령하였다. 29-31일의 쟁의행위 찬반 조합원 투표는 07년 임금, 특별단체협약 투쟁 승리의 첫걸음이 될 것이다.
철도공사는 화물연대와의 공동투쟁에 이성을 잃은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유인물 발송, 회사 정보망을 이용하는 등 “…라 카더라”통신으로 비상식적으로 노동조합에 대한 이데올로기 공세, 물량 공세를 진행하고 있다. 임금협약만을 진행한다며, 고의적으로 단체협약상에 보장된 특단협 요구를 회피하고 있으며, 현장에는 2007년 구조조정을 현실화하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을 진행 중이거나, 연말이 다가오며 미뤘던 구조조정을 터뜨리고 있다.
11월 들어 운전분야의 1인 승무 계획, 전동차 차장근무생략, 역 무인화, 신호조작판 집중화, ERP강제, 역무 외주화를 위한 신개념역 혹은 통합 서비스역 등 제기되어 왔던 사항을 밀어붙이기식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이미 국정감사 자료에서 보고된 바에 의하면, 정부에서 요구한 올해 감축분 500명을 넘어서, 신규사업에 필요한 인원인 150명, 현 인원의 780명을 합친 인원을 정리하겠다는 계획을 현장에서 실현시키고 있다. 여기가 끝이 아니다. 철도공사는 해마다 몇 백 명씩 2011년까지 5,000여 명을 감축시킬 계획을 가지고 있다. 효율화와 수익성으로 포장된 구조조정안의 결말은 결국 철도노동자의 생존권을 말살하기 위한 하청회사(이철은 이를 계열사라 호도하고 있다.)로의 수평분사화라는 결과로 귀착될 것이다.
이러한 현실에 철도 현장은 아직도 둔감하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오랜 투쟁의 피로감을 회복하지 못한 상황에서 철도공사의 논리에 속수무책으로 당해 왔기 때문에 보신의 논리가 강화되었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그러나 노동자가 자본의 의식에 감염된다고 해서 자본가가 되는 것은 아니다. 노동자는 노동자일 뿐이다. 노동자임을 한시라도 잊는다면 자본은 쉴 틈 없이 공격해 올 것이다.
실제로 철도노동자는 “강제로 옷을 벗기지 않겠다.”는 철도공사의 원색적인 사기와 효율화, 수익성의 논리에 눈과 귀가 흐려졌고, 노동자 의식이 희석되어 왔다. 이철은 회사의 통신망(인트라넷)을 통해 노조는 “KTX 여승무원과 해고자 문제를 가지고 파업을 위한 파업을 한다.”고 선전했다. 노동자라면 노동자의 정신으로 승무원 문제(비정규직 문제), 해고자 문제(노동조합 근간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당연한 도리이자 이치인데 교묘하게도 이철과 공사는 조합원들의 잘못된 노동자의식을 공략하고 있는 것이다.
“노동자라면 당연히 비정규직 문제를 우리가 스스로 해결한다. 노동조합 투쟁의 역사에서 해고된 동지를 우리의 투쟁과 힘으로 복직시키고, 원상회복 시킨다.”라는 자신감과 투쟁의 의지가 주춤할 때, 자본은 공격의 고삐를 더 세게 쥐고 틈새를 공략한다. 노동자 정신을 잃게 될 때 추락의 끝은 알 수가 없다.
노사정 협의체에 의한 승무원 문제의 해결은 절차와 결과 면에서 민주노조의 정신을 훼손하고, 노동자 정신을 버린 행위이다. 노동자 정신은 현실에 따라 이것은 취하고, 저것은 버려야 할 것이 아닌 마지막까지 틀어쥐어야 할 원칙이다. 오죽 했으면, 이철의 구취나는 입에서 투쟁과 파업의 의지를 꺾기위해 철도노동자에게 비정규직 문제를 이유로 파업하려한다는 소릴 들어야하겠는가?(이철은 삼자 협의체를 구성해서 해결하기로 한 당사자다. 당사자가 파업을 파괴하기 위해 퍼뜨린 유언비어(?)가 현장에서 다소 먹힐 것 이라고 느꼈다면, 얼마나 철도노동자의 상태가 심각한지 알 만한 일이다. 여론을 조작하기위한 통신망의 팝업화면은 며칠 못 가 자진 삭제되었다! 그리고 공사는 삼자협의체에 공익위원이 선정되면 참여하겠다며 스스로 약속을 파기하는 아이러니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제대로 된 노동자라면 이 사실을 수치스러워 해야 한다. 아울러 투쟁하는 당사자의 논의를 도외시하고 직권조인을 한 집행부는 내려와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 그러나 노동자 대중의 흐려진 의식, 활동가의 무능은 과거지사로 치부되며, 임금, 특단협 투쟁으로 달음질치게 만들고 있다.
직권조인의 풍부한(?) 경험을 가진 이들은 동일범이기에 뒤에서 “너도 같은 놈”식의 냉소로 일관하고, 조합원은 할 만큼 했으니 털어낼 때도 되었고 이제 도외시 되었던 우리 문제 -언제고 제기되지 않은 적은 없었다. - 에 집중해야 한다며, 능력 없는 활동가들은 자신을 한탄하고 있다. 후배 조합원은 비정규직 문제는 외면하며, 임금을 더 받아야 한다고 하고, 연금 수급권자인 선배 조합원은 새로운 공사의 조직문화에 동화될 수 없으니 고용을 불안해한다. 투쟁을 해서 구조조정을 막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인력충원으로 자신이 전환배치 될까봐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 투쟁은 진행되고 있다. 쟁의행위 찬반투표가 역대 통과되지 않은 사례가 없다는 것이 그나마 위안이 되고, 낙관의 근거가 된다. 그렇다면, 쟁의행위 찬반투표가 투쟁의 시작이 될 진대 이것만을 바라보고 있을 것인가? 강제로 도입하려하는 구조조정의 첨병 ERP는 어찌할 것인가? 2007년 인력 감축분과 줄줄이 이어진 구조조정은 어찌 할 것인가? 아직도 철도현장의 외곽을 헤매는 해고자와 복직은 하였지만 생활고에 다른 돈벌이에 나서는 이들은? 비정규직 문제는? 철도노동자의 단호한 투쟁의 의지와 이를 이끌어 내 투쟁으로 전환시키는 지도부의 강력한 실천이 없이는 녹록치 않은 투쟁에서 승리를 안을 수 없다.
더구나 이번의 투쟁은 산별노조인 운수노조가 설립된 이래 운수노조의 양대 축인 화물과 철도 공동투쟁이 아니던가? 산별노조라는 형식에 얽매여 산별을 추진해 온 세력은 당면한 과제를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산별 정신이 더 크고, 확대된 투쟁에 있다고 떠들어 왔다면, 공동투쟁을 어떻게 현실화 할 지 실천적으로 나서야 한다. 현재의 공동투쟁은 냉소적으로 임하고, 방관한다면 산별 정신은 무너지고 말 것이다. 현재의 철도 상황을 엄중히 인정하고, 철도 투쟁이 산별투쟁으로 될 수 있도록 투쟁에 박차를 가해야 하는 것이 현재의 임무이지 않은가?
“주사위는 던져 졌다” 이제 시작된 철도 노동자의 투쟁은 승리냐 패배냐의 갈림길에 서 있다. 사측의 공세는 이데올로기, 물리력, 조직력 등 전방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현장을 초토화시키고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신노사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그들은 자신들의 권위도, 도덕도, 이성도 모두 다 팽개치고, 오로지 노동조합 죽이기와 구조조정 관철에 나서고 있다. 때로는 조합원을 상대로 읍소도 하고, 때로는 무시무시한 협박을 개인별로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노동자로서의 단결보다는 개인과 개인의 경쟁관계를 부추기며, 서로의 적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철도현장만의 일이 아니다. 이미 대 노동전투에서 승리를 거둬왔던 자본은 노동자의 투쟁에 대해 언제든지 단결하고, 신속하게 대응하고 있다.
철도-화물의 연대투쟁에 찬물을 끼얹기 위해 법원도, 언론도, 사측과 더불어 경쟁하듯이 노동자에 대한 공세를 전개하고 있다. 화물연대 동지들의 사건(?)에 대한 노동자 죽이기 식 보도로 화물동지들을 파렴치한으로 몰아가고 있으며, 철도노동자의 투쟁을 앞두고 법원은 손해배상을 대대적으로 내리고, 이에 언론은 바톤을 이어받아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미친개에는 몽둥이가 약이다. 이성을 잃은 철도공사에게, 언론에, 자본에 철도-화물 공동투쟁과 총파업 투쟁으로 화답하자! 확실한 공통투쟁의 조직만이 노동자가 살 길임을 분명히 인식하자! <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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