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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20호] 사내하청노조 공동투쟁이 채워가야 할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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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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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9-25 09:53:52, 조회:2,132, 추천:2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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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하청노조 공동투쟁이 채워가야 할 것
8월 23일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 전국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한데 모여서 ‘사내하청노동조합 공동투쟁 선포식’을 진행하였다. 기아자동차, 현대자동차(울산, 아산, 전주), GM대우, 현대중공업 사내하청노조는 물론이고, 포항 건설노동자들과 KTX 승무원 노동자들까지 업종과 지역을 뛰어넘는 진정한 계급적 단결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그리고 여전히 비정규직노동자들에 대한 폭력적 만행과 불법대체인력을 포기하고 있지 않은 현대자본의 코앞에서 사내하청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당당히 8월 25일 공동파업투쟁을 선포하였다.
사내하청노조의 역사적 공동파업
8월 25일은 남한 비정규직 노동운동사의 중요한 한 페이지를 장식할 것이다. 기아차 화성공장, 현대차 아산, 전주, 울산 공장 등 전국의 모든 공장에서 현대 자본의 생산수단이 일제히 멈췄다. 그동안 자본이 자신들의 초과 착취 이윤을 위해서 고용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조직된 노동자 군대가 되어서 역으로 자본의 이윤착취 사슬을 끊어버린 것이다!
파업의 현장에서는 어김없이 대체인력과의 투쟁이 전개되었다. 사내하청노조의 첫 공동파업은 이미 관례화된 형식적 파업이 아니라 생생하게 살아 숨쉬는 노동자계급의 학교가 되었다!
이 소중한 한 걸음을 떼기 위해서 그동안 사내하청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끊임없이 공동실천을 모색해왔다. 전비연 산하에 사내하청노조대표자회의를 조직하고, 일상적인 소통을 통해서 서로의 투쟁을 공유해왔다.
공동투쟁의 실질적인 기폭제가 된 것은 GM대우창원 비정규직지회 동지들의 목숨을 건 고공농성 투쟁이었다. GM대우창원 비정규직 동지들이 ‘계약해지 분쇄’와 ‘민주노조 사수’라는 절박한 생존권 요구를 걸고 고공단식투쟁이라는 극한 투쟁을 전개하고 있을 때, 사내하청노조 동지들은 헌신적인 연대투쟁으로 화답했다. GM 대우 정규직 노조의 반노동자적 작태와 상급단체로서 투쟁의 지도를 포기하고 중재자의 역할을 자임했던 금속노조는 공공연하게 투쟁을 정리할 것을 종용했다. 그러나 GM 창원 동지들의 요구는 곧 전국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요구이기에 사내하청노조들은 이 투쟁을 사수하기 위하여 총력을 기울였다. 결국 요구를 100% 쟁취하지는 못하였지만, 이 투쟁은 사내하청 비정규직 노동자들 간의 끈끈한 동지애와 이후 공동투쟁의 불씨를 남겨놓았다는 점에서 소중한 성과를 남긴 투쟁이었다. 그리고 그 불씨가 이제 막 전국 전선으로 장작불처럼 타오르고 있다!!
비정규직 투쟁을 외면하는 산별정신
이 역사적 자리에 금속연맹과 금속노조 간부들은 단 한 명도 나타나지 않았다. 사내하청노조들은 금속연맹과 금속노조에 집회 참여 및 공동 파업을 결의할 것을 요청하였다. 그러나 공동파업은커녕 집회 참석조차도 다른 일정을 핑계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집회에 참석한 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상급단체의 외면에 대한 분노를 터뜨렸고 공식적으로 문제제기 하기로 했다.
10월 산별완성 대대를 불과 2달여 앞둔 시점에도 산별정신은 어디에서도 구현되지 않고 있다. 노조 관료들은 그동안 마치 산별이 되면 무언가 바뀔 것처럼 내세워 왔지만 산별정신에 걸맞은‘계급적 단결’은 여전히 관료들의 구호 속에만 머물러 있을 뿐이다.
한편, 정규직 노조의 태도도 이들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기아차와 현대차 정규직노조는 8월 25일 사내하청노조의 공동파업 투쟁에 지지의사를 표명하는 성명서 하나 내지 않았다. 오히려 기아차노조는 원하청연대회의에서 식당노동자들의 단체행동권을 봉쇄하는 주장을 하면서, “기아차비정규직지회의 쟁의행위 기간에도 배식에는 이상이 없도록 해달라”는 요구를 해왔다. 이유는 정규직 조합원들에게 직접 피해가 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정규직노조가 앞장서서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동자들간의 이해를 분리시키는 작태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또한 작년 용역깡패들의 폭력사태를 유발한 대체인력 관련해서도 하청 관리자들을 대체인력으로 규정하는 것에 대해서 반대하면서 결국 원하청연대회의는 파기되었다. 대체인력이 무엇인가? 파업파괴자가 아닌가? 그런데 최근 들어서 물리적 도발을 해오고 있는 하청관리자들을 대체인력으로 규정할 수 없다는 정규직노조의 태도는 결국에는 대체인력과의 투쟁과정에서 자신들의 책임을 회피하려는 사전조치에 불과한 것이다. 이렇게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에 관하여 정규직노조와 상급단체는 공동의 행보를 취하고 있다. 따라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은 이러한 반노동자적 태도를 철저하게 폭로하면서 더욱 독자적으로 강화되어야 한다. 연대는 투쟁을 통해서만이 쟁취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사내하청노조들간의 공동투쟁은 실제적으로 투쟁하고 있는 투쟁사업장 간의 힘있는 연대라는 점에서 더욱 중요하다!!
넘어야 할 과제들
사내하청노조의 공동투쟁은 그 중요성만큼이나 넘어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다.
GM대우 창원 비정규직지회 고공농성 때의 공동투쟁은 지금의 사내하청 공동파업투쟁을 낳게 한 자양분이지만 분명한 한계를 보였다. 당시에도 각자 어려운 조건에서 사내하청노조들은 GM대우 창원 동지들의 투쟁을 지지, 엄호하기 위하여 사력을 다했다. 이들은 모두 단순한 연대를 넘어선 투쟁의 당사자들이었다. 그러나 투쟁의 정리 과정에서 이들은 단순한 연대대오로 전락했다. GM창원 동지들의 투쟁 마무리 과정에서 철저히 배제된 것이다. 그렇게 비판하던 금속노조가 투쟁의 마무리 과정에서 해결사인양 등장하여 모든 것을 정리했다. 물론 당시 투쟁 자체가 철저하게 공동투쟁으로 기획된 것은 아니었지만, 투쟁의 전개 과정에서 사내하청노동자 공동의 투쟁으로 전환되었다면 투쟁의 마무리까지 함께하는 모습을 보였어야 한다.
이제 힘차게 출발하는 사내하청 공동파업투쟁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 그럴 때만이 공동투쟁의 성과를 온전히 쟁취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투쟁의 기조를 명확히 해야 한다. 이번 공동 요구의 핵심은‘원청사용자성 쟁취’이다. 공동의 투쟁에서 최우선 되어야 할 것은 공동요구의 쟁취를 위한 투쟁이다. 각 사업장이 놓인 상황은 객관적 상황과 주체역량에 따라서 다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러한 차이가 본질적인 것은 아니다. 현재 사내하청노조의 투쟁을 무력화시키기 위해서 자본이 빼드는 가장 악랄한 칼날은‘계약해지’이다. 따라서‘계약해지 분쇄’투쟁은 곧‘원청 사용자성 쟁취’투쟁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현대자동차 비정규직노조의‘업체별 교섭’기조는 투쟁의 집중을 흐릴 수 있다. 이미 업체별 교섭을 통해서는 진전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것이 확인되었다면, 투쟁의 방향을 원청을 대상으로 하는 것으로 바로잡아야 한다.
전주지회의 핵심요구인 단협쟁취 투쟁이나 아산지회의 해고자복직 투쟁, GM대우 창원의 민주노조 사수 투쟁의 핵심에는 모두 원청 자본이 있다.
따라서 개별 사업장의 현안 문제를 우선시 하는 것이 아니라 핵심 공동요구인 ‘원청사용자성 쟁취’를 최우선으로 걸고 투쟁해야 한다. 그럴 때만이 개별 사업장의 현안 요구도 쟁취될 수 있으며 공동투쟁전선이 더욱 확고해질 수 있다.
또한 첫 공동파업이 성공리에 수행된 만큼, 이후 공동투쟁들이 끊임없이 계획되고 실천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다양한 사업들이 배치되어야 한다. 당장 공동의 선전물을 기획할 수 있을 것이다. 각 단사의 매일 매일의 투쟁 상황을 공유하고, 공동 요구 쟁취를 위한 실천들을 점검하는 것을 통해서 현장 조합원들이 실질적인 공동투쟁의 주체로 우뚝 설 수 있을 것이다.
이 밖에도 단사별 공동의 집중집회를 조직하자. 실질적으로 사내하청노조들은 정규직노조와 상급단체의 외면 속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단사별 순회 집중집회는 현장 조합원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다.
또한 양재동 현대 원청 타격 투쟁 등도 조직하여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실질 사용주인 원청 자본에 대한 다양한 투쟁방안들을 전개하자.
마지막으로 투쟁하는 산별노조를 구현하기 위해 금속노조나 연맹에 집중투쟁을 공개적으로 계속 요구하고 정규직노조의 지지를 조직하도록 압박하자. 특히 지금 쌍용차도 정리해고 및 구조조정에 대한 전면적인 공격이 들어와서 노동자들이 옥쇄파업투쟁을 전개하고 있는만큼 이들과 연대한 금속차원의 공동파업을 조직할 것을 요구하자. 그리고 산별노조가 계속 투쟁을 회피한다면 이에 대해 적극적으로 폭로해야 한다.
이러한 공동 실천 투쟁을 통해서만이 현장 조합원들 스스로가 사내하청 공동투쟁의 중요성을 몸으로 체득할 수 있고, 이러한 힘을 바탕으로 2차 공동파업투쟁은 가능할 것이다.
현시기 전국 전선의 핵심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이다. 현대차 정규직노조는 예상대로 휴가 전 타결이라는 선물을 자본에게 안겨줬고, 기아차 정규직노조도 본인들의 의지와 상관없이 완강한 태도로 나오는 자본 때문에 투쟁이 길어지기는 하지만 조만간 정리될 것이라는 예상들을 하고 있다. 결국 작년과 마찬가지로 사내하청 노조들은 독자투쟁을 전개해야 한다. 그러나 작년과는 상황이 다르다. 개별 단사만의 고립된 투쟁을 넘어서 공동투쟁을 선포하고 실천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은 이 투쟁의 성과를 섣부르게 재단할 수 없을 것이다. 다만, 첫 공동파업 투쟁의 성과를 이어가기 위해서라도 개별 단사의 차이는 극복되어야 하고, 한계는 공동투쟁을 통해서 채워져야 한다. 몸으로 계급적 단결이 무엇인지를 증명하고 실천하자. 산별관료들의 기만적인 산별정신을 실천을 통해서 폭로하자. 전국의 노동자계급이 사내하청 공동투쟁을 주목하고 있다. 함께 진군하자!! <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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