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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21호] 뉴라이트, 무엇이 새롭다(New)는 것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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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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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0-29 07:30:31, 조회:2,162, 추천:2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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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라이트, 무엇이 새롭다(New)는 것인가?
1. 아무리 봐도 한나라당과 다른 것이 없는 것 같은데…
“작통권 환수에 국가 자존심을 걸지 마라”(대변인 논평)
“친북 좌익활동 자행하는 전교조는 즉각 해산하라”(성명서)
“범대위 소속의 과격 시민단체 지원을 중단하라”(논평)
“위헌적 사학법 개정을 규탄한다”
“정치권은 사학법 재개정에 조속히 나서라”(성명서)
“양심적 병역거부 인정은 국가 존립 위협”(논평)
“국력 낭비적인 수도불할, 국민적 동의가 필요하다”(논평)
“615공동선언, 이제 쓰레기통에 버리자”(논평)
뉴라이트의 이러한 주장은 아무리 봐도 한나라당의 주장과 어떤 차별성을 찾아보기 힘들다. 차기 대선을 위한 한나라당의 선거조직으로 보는 견해가 아무런 근거 없는 주장은 아니다.
“도대체 뭐가 얼마나 새롭기에 이름에다 ‘뉴’를 달고 나왔을까? 그러나 그들의 주장을 아무리 살펴봐도 그들이 비판해대는 ‘수구 보수’와 다른 점을 찾을 수 없다.…뉴 라이트의 주장은 새롭지 않다.”(한겨레21)
2005년 초에 그 유명한(?) 김용갑 의원이 “뉴 라이트의 주장이 바로 내 주장”이라고 반색을 하고 나올 정도였다.
2. 관변단체의 이미지를 벗고, 대중들 속에 보수주의의 거점을 확보하려는 것
전혀 새롭지 않은데, 단지 조중동을 중심으로 한 여론의 힘을 통해서 치장되고 있는 것인가? 실제 최근 조중동 신문을 보면 하루도 쉬지 않고 기사화하는 열성을 쏟고 있기는 하다. 뉴라이트를 비롯한 최근 다양한 형태의 합리적 보수를 외치는 주장은 내용면에서 한나라당 등의 기존 반동세력과 큰 차이가 없다.
그러나 활동 거점과 방식에서 기존의 관변 단체와 달라진 점이 있다. 아무리 치장 하려 해도 실제적인 내용과 가능성이 없다면 이는 일시적일 뿐이다. 지배계급의 보수적 분파들이 주목하고 있는 중요한 가능성은 바로 대중 속에서 대중의 직접적인 조직력을 일상적으로 확보한다는 것, 바로 그것에 있다. 그리고 주요 언론이 하는 역할은 실제 대중 속에서 조직적인 뿌리를 내리기까지 새로운 뭔가라는 이미지 조작을 통해 대중들의 정서적인 거부감을 줄이는 것이다.
각종 논평과 성명서 등을 통해 이들의 내용은 여전히 가장 반동적인 자본의 부위임을 명확히 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활동방식에서 대중을 직접적인 활동의 공간으로 하고, 조직, 선전하는 것을 통해 ‘아래로부터의 반동세력의 거점’을 형성하려 한다. 자체적인 교육기관과 교양 프로그램을 일상적으로 진행한다. 정례적인 신문을 발행한다. 다양한 우파 단위들 간의 내부 논쟁도 벌여낸다. 지역 및 직능별로 다양한 종류의 활동 단체들을 통해 사회 각 영역에서 다양한 일상적 결합을 진행하려 한다. 이번 뉴라이트노동연합의 경우, 비록 현장 기반이 없어 ‘끈 떨어진 갓’에 비유되지만, 노사협조주의가 강화된 노동조합들을 중심으로 하나의 또다른 흐름으로 강화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예를 들어 현대중공업 노조나 KT노조, 서울지하철노조 등의 경우는 이런 흐름에 상당한 구미를 느낄 수 있다.
뉴라이트를 통해서 표현되는 보수적 자본분파는 대중들 속에서 직접적으로 뿌리내린 아래로부터의 힘을 조직하고 싶어 한다. 참여연대와 같은 일상적인 시민단체적 활동을 통해서 청년, 여성, 노동 등등의 사회의 각 영역 속에 깊게 뿌리 내리려 한다.
기존의 관변단체, 정당, 국가기구의 직접적인 동원이 아닌, 대중 내부의 대중들의 반동적 세력의 조직화는 이제 첫 단추를 꿰려 하는 것이다. 만약 이들이 지속적인 활동의 결과 대중들 속에 뿌리를 내리게 된다면, 이는 보수 세력이 대중운동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직접적으로 가질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의 뉴라이트의 경우는 과거에 선거 때만 되면 난립하고, 선거 후에는 각 정당들로 용해되거나 어느새 없어지던 일시적인 선거조직이 아니다. 반동적 세력의 아래로부터의 일상적 조직화! 그것이 뉴라이트로 대표되는 지배계급 내의 보수주의 세력이 목표로 삼고 있는 것이다.
3. 왜 “올드라이트”와의 차별성을 강조하는가?
기존의 “올드라이트”들은 강력한 국가권력을 직접적인 기반으로 하는 위로부터의 내리꽂기 식 동원으로 여론몰이를 해 왔다. 자유총연맹, 재향군인회 등 국가기구의 직간접적인 조직들에 의한 여론몰이였기 때문에 누가 보더라도 짜고 치는 고스톱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그러나 뉴라이트는 “우파에게 남겨진 것은 외세 의존 세력, 수구부패 세력 그리고 권위주의의 잔재란 불명예스러운 지탄”(창립선언문)뿐이었고, 보수세력이라고 하면 일단 군사정권과 한통속처럼 여겨질 정도로 자기 갱신이 없어왔던 보수주의자들의 한계를 넘어서자고 한다.
“이 운동이 출범케 된 계기 자체가 한나라당의 지지부진한 자기 혁신에 대한 실망”에서 비롯되었다며 민주화 운동의 결과 진행된 형식적 민주주의의 확장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있다. 기존 군사정권 등에 대해, 경제적 성과는 인정하면서 시민적 권리를 제한하고 시장을 경직되게 했다는 데에서 비판한다. 이에 따라 386세대라 불리는 과거 민주화 운동 세력들까지 끌어들이고 있으며, 그들 스스로도 ‘반노(反盧), 반여권 운동’이 아님을 밝힌다.
“오히려 지금 여권이 추진하고 있는 개혁 작업에 대하여 사안별로는 지지하는 바가 많다.”(‘뉴라이트 운동이란?’ 김진홍 상임의장)
이들은 막가파식 수구꼴통 같은 이미지를 넘어서기 위해, ‘합리적 보수주의’라는 색채를 더했다. 뉴라이트로 대표되는 합리적 보수주의자들은 보다 이데올로기적인 색채를 덧칠하고, 나름대로 주장에 타당성과 합리성을 확보해 대중들에 대한 설득력을 높이려 하고 있다. 그 결과 행정수도 이전 문제, 사학법 개정 문제 등에서는 과거 극우 정당에서 나서고 동원하던 식의 방식을 넘어서서 대중들의 참여 조직화와 외연을 확대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실제 최근 보수진영의 집회에는 과거 수백 명 정도의 중장년이 주류였던데 비해, 동원력도 수천 명까지 상당히 늘어났다. 심지어 단순히 비운동권이 아니라 학생운동 우파를 자처하면서 학원 내까지 적극적으로 파고들고 있다.
지배계급 내의 자유주의자들이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보여준 순발력과 자발적인 선거운동은 당시 가장 조직력이 없었던 노무현이 열린우리당 내부 경선에서 대통령 후보로, 나아가 대통령 선거마저도 승리하는 데 결정적인 힘이었다. 이후 벌어졌던 탄핵은 오히려 현 정권의 지지자들을 결속시켰고, 한나라당 등은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역적으로 찍혔다. 이는 당시 국가기구 내에서 여전히 막강한 조직적 영향력을 확보하고 있던 보수주의 세력들이 가지지 못하고 있던 대중들 스스로의 자기 확신에 찬 참여의 힘이었다. 보수세력들은 이 과정에서 교훈을 얻었다. 과거부터 자유총연맹, 재향군인회 식의 관변단체들의 위로부터 동원과 여론몰이만으로는 역부족이었다. 따라서 그들은 민주주의의 확장이라는 기반을 적극 흡수하여 대중들의 자발성을 자극하여 보수주의적 대중운동을 모색하게 된 것이다.
그 결과 뉴라이트를 비롯한 최근의 보수대연합의 양상은 과거 한나라당 등 국가기구의 주도적인 노력이 아닌 보수적인 세력들의 자발적인 조직화를 핵심적인 과제와 방향으로 삼는다.
4. 지배 계급 내의 분파들 간의 헤게모니 싸움이다
열린우리당 류의 자유주의적 분파들보다 이들 뉴라이트 등의 보수주의자들이 보다 더 노골적으로 반동적인 흐름이라는 차별성이 있다. 민주노총 내 우파들이 지배계급을 나눠서 한편은 수구꼴통, 다른 한편은 개혁세력이라고 보는 것이 아주 근거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런 차이점은 상대적일 뿐이다. 자유주의자들 역시 지금까지 역사적 진보성, 민주성 등에서 사실상의 근본적인 차이가 없다는 것이 지난 김대중 정권, 이번 노무현 정권을 거치면서 명확하게 입증되었다. 자유주의자들은 ‘사회적 합의주의’를 세련되게 들고 나왔다. 그러나 남한 자본주의가 ‘사회적 합의주의’의 최소한의 물적토대도 없다는 것만 확인시켜 주었다. 과거 서유럽에서의 2차 세계대전 이후 자본주의 황금기라고 불릴 정도의 고도의 이윤축적을 기반으로 혁명적 노동자 계급을 개량화 하는데 뿌렸던 어떠한 경제적 떡고물도 현재 남한의 지배계급은 여력이 없다는 것을 확인시켜 준 것이다. 관변노조, 어용노총인 한국노총만의 반쪽 합의만을 남긴 이번 9월11일의 야합은 개량화 되었다고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는 민주노총의 관료들마저 설득해내지 못하고, 결국 버리고 갔던 것이다.
대중들의 환상을 통해서 새로운 대안처럼 여겨졌던 자유주의자들은 집권 기간동안 좌충우돌 하면서 무능력을 보여주었다. 지배계급의 통합적 지도력에서도, 각종 사회, 경제적 문제의 해결에 있어서도 무능력만을 보여주었다. 포스코 투쟁에서 보이듯 공권력에 의해 노동자가 타살을 당하는 이런 상황에서 노동자계급을 체제내로 확실하게 끌어 들이려던 사회적 합의주의는 허공에 뜰 수밖에 없다.
이런 무능력에 대해 보수주의자들은 보다 권위를 갖는 확실한 지배계급을 요구한다. 대중들의 자유주의자들에 대한 실망이 다시 보수주의자들에게 돌아오도록 노력한다. 그러나 과거의 보수주의적 분파들과 다른 또 다른 발전된 보수주의를 표방하면서 구태와 다르다는 차별성을 조장한다. 그런 의미에서 뉴라이트는 자유주의자들의 적극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현재 실패로 나타나고 있는 사회적 합의주의를 버리는 것이 아니라, 이데올로기적으로 적극 수용하려 한다.
뉴라이트가 대중 속에서 일상적인 시민단체와 같은 활동을 강조하면서도, 정치적 전망, 개입을 꾸준하게 피력하는 것은 차기 대선까지 포함한 지배 계급 내에서의 자유주의와 보수주의 분파들 간의 주도권 싸움의 양상이기 때문이다.
5. 뉴라이트의 반동성에 기겁해서, 자유주의자들의 비판적 지지자로 전락할 것인가?
지금까지의 세계 노동계급의 역사는 자유주의 부르주아지들로부터의 독립성의 역사였다. 즉 1848년 프랑스 2월 혁명에서 노동자계급과 손잡고 봉건제에 맞서서 투쟁하여 지배계급이 된 부르주아 계급은 노동자계급을 배신하였다. 노동자계급은 그 해 6월에 봉기하였다가 처참하게 패배했다. 1848년 2월 혁명과 6월의 노동자 봉기를 보고 독일의 부르주아는 애초부터 봉건세력들과 타협하면서 노동자계급에게 반동적인 태도를 취했다. 이러한 부르주아의 반동적 역사를 보면서 러시아 혁명 과정에서 레닌을 중심으로 한 볼세비키는 애초부터 러시아 자유주의자들에 대한 명확한 반대 태도를 취했다. 그러나 멘세비키는 끊임없이 러시아 자유주의자들과의 연합을 추구하면서 노동자계급의 독자성과 자주성을 손상시키다가 마침내는 10월 혁명에 반대하고 반동진영으로 넘어갔다. 이러한 자유주의자들과의 연합은 역설적으로 레닌의 적자임을 자처하던 스탈린에 의해 인민전선으로 되살아났다. 더불어 멘세비키는 볼세비키의 이름을 내건 스탈린주의의 인민전선 깃발 아래 복권되었다.
남한에서는 이것이 자유주의적 부르주아 비판적 지지로 나타나면서 끊임없이 노동자계급의 독자성을 훼손시켰다. 최근에는 민주노동당과 자민통을 중심으로 열린우리당 2중대, 노사협조주의로 나타나고 있다.
지배계급 내의 분파와 입질을 할수록 노동자계급의 처지는 더욱 열악해지고, 노동해방은 더욱 요원해져 왔다는 것을 역사는 보여주었다. 자본의 가장 반동적 세력에 동조하면서 기본적인 노동자 조직들마저도 철저하게 유린당했던 파시즘의 역사가 있었다. 민주주의라는 허상에 빠져 자유주의자들과 동조하면서 노동계급의 정당은 온데 간 데 없이, 부르주아의 야당으로 전락한 사민주의는 또 어떠한가!
최근 뉴라이트가 부쩍 조명을 받으면서, 우리는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보고 놀란다”는 옛말을 다시 떠올린다. 대중들 속까지 파고들려는 보수주의자들에 대해 노동계급의 독자적인 전망은 제쳐두고 또 다시 자유주의자들과의 협조에 눈독을 들이려는 시도가 재탕되어서는 안된다.
노무현 정권 집권 초기 민주노총 내의 우파들은 청와대 내의 진보세력, 수구세력으로 구분하면서 자유주의자들과의 비판적 협력에 관심을 쏟기도 했다. 소위 민주대 반민주 구도였다. 그러나 집권 말기가 가까운 지금까지 자유주의자들은 노동계급에 대한 적대를 숨기지 않아왔고, 자본주의 지배계급은 상대적인 차이에도 불구하고, 노동계급에게 있어서는 근본적인 그 어떤 차이점도 없다는 것만을 명확하게 확인시켜 주었다. 속아왔던 그 길을 똑같이 갈 수는 없다.
그렇다면, 우리 노동계급은 자본과 자본주의 이데올로기로부터 노동계급의 독자성과 자주성을 사수하고, 자본주의 내에서 자본주의를 개선한다는 의회주의의 개량주의에 맞서 자신의 명확한 정치적 전망을 세워야 한다. 자본과의 협조주의에 맞서서 철저하게 투쟁하고 노동자 계급의 해방이라는 명확한 정치적 전망 속에서 노동계급의 가장 선진적인 부위들을 조직하고, 이들 선진적 부위들과 현장의 다양한 노동자들의 긴밀한 관계를 만들어 가는 것! 그것이 뉴라이트를 포함한 지배계급 전체의 준동을 분쇄하는 출발점이다. <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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