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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97호] 작정하고 달려드는 반노동자 총공세가 시작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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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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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7-01 22:31:42, 조회:2,358, 추천: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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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정하고 달려드는 반노동자 총공세가 시작됐다!
박근혜 정부가 노동자계급의 숨통을 조여오기 시작했다. 민주노총의 지도부 공백과 노동운동 진영의 전반적인 침체를 틈타, 그리고 자본의 요청에 적극 호응하여 노동자계급에 대한 공격을 감행하고 있다. 임금에 대한 공격에서부터 일자리에 대한 공격까지, 노동조합에 대한 탄압에서 공공부문 사유화까지, 자본의 숙원을 일시에 해결하려는 듯 강도 높은 공세를 예고하고 있다. 투쟁사업장에 대한 일말의 립써비스조차 찾아볼 수 없다. 전매특허처럼 입에 달고 다니던 ‘국민들이 판단할 문제’라는 처세도 취하지 않는다. 이제 때가 됐음을 선언하듯, 그동안 미뤄왔던 반노동정책을 한꺼번에 풀어놓고 있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를 거쳐 이명박 정부까지 숨 가쁘게 몰아쳤던 대 노동공세의 연장에서 박근혜 정부가 이제 종지부를 찍으려 하고 있다. 2007년 말 발발한 세계 대공황 이후 자본가들 스스로 신자유주의의 파산을 선언하고 있지만, 신자유주의로 특징되는 노동자계급에 대한 공세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당면한 공황의 위기를 전가하기 위해, 그리고 헤어 나올 수 없는 자본의 전반적 위기의 해법으로 노동자계급에 대한 공세는 더욱 강화되고 있다. 역대 정권들의 바통을 이어받아 박근혜 정부가 본격적으로 전면에 나서고 있다.
통상임금
박근혜의 미국 방문 일정 중에 불거진 통상임금에 대한 공격을 시작으로 전체 노동자계급의 임금에 대한 공격이 준비되고 있다. 지난 5월 9일, 대니얼 에커슨 GM 회장이 통상임금 문제를 정부가 나서서 해결해 달라고 요청한 것에 대해 박근혜가 “GM만의 문제는 아니다. 최대한 합리적인 해법을 찾아보겠다.”고 답함으로써 공격의 포문을 열었다.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온 이후 60여개의 사업장에서 통상임금 소송을 제기한 가운데 '합리적인 해법'을 찾아보겠다는 박근혜의 발언이 나오면서 통상임금 소송도 일시 중단 상태에 들어갔다.
이를 두고 외국 자본에 굴복했다는 듯이 얘기하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지만, 이는 본질을 잘못 짚은 것이다. 대법원 판결이 나온 이후에도 고용노동부는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내부 행정지침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고, 고용노동부를 통해 해결하지 못한 사업장의 노동자들이 집단소송을 제기한 것이기 때문이다. 박근혜 정부는 사법부의 확정판결이 나온 이후에도 판결에 따라 통상임금을 지급하지 않고 어떻게든 ‘해법’을 찾아보려 했던 것이다. 따라서 박근혜의 발언은 ‘해법’의 밑그림이 이미 그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근로기준법도, 그렇게 신성시하던 삼권분립도 자본의 이윤 앞에 가차 없이 내던져진다. 박근혜가 근로기준법과 삼권분립을 무시하면서까지 '합리적 해법' 운운하는 것은 박근혜 스스로도 인정하듯 통상임금 문제가 단지 GM만이 아니라 자본 전체, 특히 재벌을 위시한 독점자본의 이윤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통상임금이 대법원의 판결대로 산정된다면 자본의 존재 이유인 이윤이 그만큼 줄어드는 것이다. 자본가의 소득인 이윤은 자본가 자신의 노동을 통해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노동자의 잉여노동에 대한 착취를 통해서, 즉 노동자가 생산한 가치 중에서 노동자에게 임금으로 지급하는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인 잉여가치에 대한 착취를 통해 얻어진다. 따라서 노동자의 임금이 늘어나는 것에 반비례해 그만큼 자본의 이윤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자본 측이 계산한 바에 따르면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될 경우 전체 노동자계급에게 추가로 지급해야 할 임금이 무려 38조원을 넘어선다. 근로기준법에 정한 임금채권의 소멸시효가 3년인 것에 비추어 봤을 때 대법원 판결대로 상여금이 포함되어 통상임금이 산정될 경우 매년 10조원이 넘는 막대한 이윤이 줄어들 것이 예상된다. 독점자본의 공동업무를 처리하는 국가의 집행인으로서 박근혜 정부가 발 벗고 나서지 않을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국의 임금체계는 상대적으로 기본급 비중이 낮고 각종 수당 및 초과노동에 의한 ‘가산임금’의 비중이 더 높게 설계되어 있다. 여기에는 낮은 기본급만으로 생활할 수 없는 노동자들이 장시간 노동을 할 수밖에 없도록 유도하기 위한 목적이 깔려 있다. 노동시간이 늘어나는 만큼 자본의 이윤도 커지기 때문이다. 전체 노동시간을 늘릴 경우 노동자가 생산한 가치 중 임금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인 잉여가치, 즉 자본가의 이윤이 되는 잉여가치의 크기는 커지게 된다. 잔업, 특근, 심야노동이 광범위하게 존재하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또한 노동시간 단축에 대해 자본가들이 기를 쓰고 반대하는 이유도 이것 때문이다. 즉, 자신들이 독점할 잉여가치의 양이 줄어드는 것. 법정 노동 시간을 넘어선 노동시간에 대해 일정 비율을 가산하여 임금을 지급하더라도 전혀 문제되지 않는다. 자본가들이 착취할 수 있는 부분이 훨씬 더 크기 때문이고, 노동자들이 이미 자신의 노동을 통해 자신들에게 돌아올 임금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만약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되어 초과노동수당이 계산될 경우 직접적인 비용발생은 물론 장시간 노동에 의한 이윤 증대 방식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통상임금 문제에 대해 자본이 사활을 거는 이유가 이것이고 박근혜 정부가 통상임금 문제와 함께 임금체계 전반을 문제 삼으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사실 임금체계에는 노동자들을 기만하여 어떻게든 임금을 저하시키려는 자본의 의도가 숨겨져 있다. 각종 수당과 초과노동에 대한 가산임금 등으로 마치 추가적인 임금을 지급하는 것처럼 포장하지만, 사실은 노동자에게 지급되는 금품 전체가 노동력에 대한 대가, 즉 노동력 재생산비인 임금이다. 각종 수당을 얻을 조건이 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그리고 초과노동을 하지 않더라도, 몇 시간을 노동하든 상관없이 노동자에게 임금으로 지급되어야 할 금액인 것이다. 그러나 자본은 임금이 마치 노동에 대한 대가, 얼마나 노동을 했느냐에 따라 지급하는 것처럼 왜곡하여 임금을 줄인다. 따라서 임금체계가 복잡할수록 노동자들을 기만하는 장치가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통상임금 자체도 기본급만으로 살 수 없는 노동자들을 유인하여 장시간 노동을 수용하게 하는 미끼로 저들 지배계급이 만들어낸 장치에 불과하다. 그런데 응당 지급했어야 할 금액을 지급하지 않은 채 이제 와서 “합리적 해법” 운운하면서 스스로 만들어낸 것마저 지급하지 않으려는 수작을 부리고 있다.
최저임금
노동자계급의 임금에 대한 공격은 통상임금에만 가해지는 것은 아니다. 매년 반복되고 있는 최저임금 결정 역시 자본에게는 대단히 중요한 문제다. 2014년 최저임금 결정을 눈앞에 두고 있지만, 현재 노동자계급의 역량에 비추어 봤을 때 아마도 동결이나 다를 바 없는 수준에서 결정될 것이 뻔하다. 수천억, 수조원의 부를 축적한 자들이 몇 백 원을 두고 경제가 어쩌니 하는 엄살을 떠는 꼬라지가 가히 가관이지만, 최저임금을 말 그대로 최저 수준으로 유지해야 하는 데는 그럴만한 중요한 이유가 있다.
앞서 지적한대로 노동자의 임금을 낮추게 되면 그만큼 자본가의 이윤은 증대하고, 반대로 노동자의 임금이 상승하면 자본가의 이윤은 줄어든다. 최저임금을 받거나 그것마저도 받지 못하는 노동자들의 대부분이 중소영세사업장에 속한 노동자들이거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라고 했을 때, 최저임금의 대폭적인 인상은 직접적으로는 중소영세 자본의 위기를 불러올 것이고, 또한 저임금, 불안정 고용으로 떠받치고 있는 고용구조에도 위기를 초래할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한국에 만연해 있는 다단계 하도급 구조에도 위기를 가져와 대자본의 위기로까지 번질 수밖에 없다. 대자본의 이른바 ‘경쟁력’은 중소영세사업장의 저임금 구조에 의해 떠받쳐지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만약 최저임금이 대폭 인상되어 중소영세 자본에 위기가 초래될 경우, 중소영세 자본의 위기를 넘어 대자본의 이윤축소로 귀결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낮은 최저임금은 직접 대기업 정규직 노동자들을 공격하는 무기가 되기도 한다. 대기업 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해 ‘노동귀족’이라는 굴레를 씌워 공격하고 이로써 임금인상을 억제하는 기재로 활용되고 있는 것이 최저임금이다. 나아가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동자, 원청과 하청 노동자 간의 갈등을 유발하여 노동자계급의 단결을 파괴하는 근거가 되기도 한다. 노동자가 노동자를 공격하는 형국이다. 최저임금을 받고 있는 노동자가 260만 명, 실질적으로 최저임금조차 받지 못하는 노동자를 포함한다면 이보다 훨씬 더 규모가 큰 상황에서 최저임금에 근거한 공격이 자본이 의도한 결과를 가져올 것은 명확하다. 그동안 ‘공익위원’이라고 하는 정부 측 위원들이 자본가들의 손을 들어줬던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2014년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자리에서 그동안 ‘복지’를 입에 달고 살았던 박근혜 정부의 계급적 본질 역시 여지없이 폭로될 것이다.
시간제 일자리
‘IMF 경제위기’ 이후 노동자들의 투쟁은 일자리를 지키기 위한 투쟁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정리해고 분쇄투쟁! 비정규직 철폐투쟁! 수많은 노동자들이 피를 흘려 투쟁했지만 노동현장은 이미 쑥대밭이 되었다. 수많은 노동자들이 정리해고 되고, 빈자리를 계약직, 파견직, 용역, 파트타이머 등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채우고 있다. 비정규직 노동자가 전체 노동자의 과반을 훌쩍 넘어선지 오래다. 이런 상황에서 박근혜 정부가 최종적으로 종지부를 찍으려 하고 있다. 시간제 일자리를 더욱 늘리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지난 5월 27일, 박근혜는 청와대 수석비서관 주재회의에서 “고용률 70% 달성과 일자리를 많이 만들기 위해 시간제 일자리가 중요하다”면서 시간제 일자리를 더욱 늘릴 계획임을 밝혔다. 계속해서 박근혜는 “장시간, 하루 종일 하는 것이 아니라서 제대로 된 일자리가 아니지 않느냐는 인식이 있는데, 그 일자리들도 좋은 일자리”라며, “공모 등을 통해서 이름을 좋은 단어로 바꾸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주문하기도 했다.(참세상, 박근혜, “시간제도 좋은 일자리”...“대통령도 시간제로 하자”, 2013.05.28) 몸짓에 불과하던 것이 이름을 부르자마자 꽃이 되었다는 기적이 펼쳐지는 순간이다.
정규직 일자리에는 ‘장시간’, ‘하루 종일’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덧씌우고, 시간제 일자리는 마치 좋은 것처럼 사기를 치고 있지만, 사실 시간제 일자리는 박근혜 정부의 독창적인 작품은 아니다. 이명박 정부가 2010년에 이미 시간제 일자리 확대를 추진한 바 있고, 박근혜 정부에서 논의되는 상황 역시 이명박 정부 당시의 상황과 거의 그대로 들어맞는다. 당시 박재완 고용노동부 장관은 “‘반듯한 시간제 일자리’라고 표현한 것은 시간에 따른 양적인 차이는 당연히 있어야 되겠지만, 시간제라 해서 상용직에 비해 시간당 임금, 시급 자체가 불이익을 받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는 등의 의지를 담아서 ‘반듯한’이라고 표현했다”(참세상, 고용노동부 시간제 일자리 확대방침...민주노총 반발, 2010.12.15) ‘반듯한’이라는 말이 맘에 들지 않은 박근혜가 이번에는 더 ‘좋은’ 이름을 공모하라고 지시한 것 말고는 달라진 것이 전혀 없다. ‘이명박근혜’라는 말이 괜한 말은 아닌 것이다. 박근혜가 시간제 일자리에 대해 “여성 인력이 많이 참여하는 게 핵심”이라고 언급한 것을 볼 때 간접적으로 여성정책, 가족정책, 육아정책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도 엿볼 수 있다.
자본가와 정부가 시간제 일자리를 포함하여 비정규직 노동을 양산하는 이유는 임금을 적게 주고도 일을 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비정규직 노동자는 적은 임금과 자본의 횡포에도 군말 없이 노동을 감내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있다. 그만큼 정규직 노동자에 비해 ‘관리’와 ‘통제’가 수월하다. 또한 비정규직 노동자를 통해서 역으로 정규직 노동자를 압박하는데 ‘활용’하기도 한다. 종국에는 노노갈등을 유발하여 전체 노동자계급의 단결을 파괴한다. 그러나 이보다 더욱 중요한 이유는 고용된 노동자의 수를 자본이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는, 말 그대로 자본의 입장에서 필요에 따라 마음대로 쓰다 버릴 수 있는 노동자이기 때문이다.
자본은 다른 자본과의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부단히 기술개발에 나서게 되고 더 좋은 생산 설비를 도입할 수밖에 없다. 다른 자본에 비해 더 좋은 생산 설비를 갖추고 보다 값싸게, 더 많이 생산하여 판매함으로써 다른 자본이 얻을 수 있는 이윤보다 더욱 큰 이윤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사회적으로 형성된 상품의 가격에 비해 낮은 가격으로 생산하여 그 차액만큼 초과이윤을 얻을 수 있는 원리가 숨겨져 있다. 이는 개별 자본만의 특수한 경우가 아니라 경쟁하고 있는 모든 자본, 전 사회적으로 진행됨으로써 과학기술의 부단한 발전으로 나타나고 보다 고도화된 생산설비의 전면적 도입으로 귀결된다. 익히 알려진 산업혁명은 이러한 과정을 통해, 즉 어떻게든 더 많은 이윤을 얻기 위한 자본 운동의 결과로 가능했던 것이다. 새로운 설비가 들어오고 기계가 개선되는 만큼, 자동화시스템이 갖춰지는 만큼 숙련노동은 비숙련 노동으로 대체되고, 이마저 자리를 지키지 못한 노동자들은 생산과정에서 밀려난다. 대규모의 산업예비군, 즉 상대적 과잉인구가 발생하고 그만큼 노동자들의 경쟁도 격화된다.
‘IMF 경제위기’를 계기로 대규모의 정리해고가 단행된 것도, 직접적으로는 자본의 생존을 위한 것이었지만, 본질적으로는 자동화된 생산설비의 도입에 따른 ‘유휴인력’을 ‘정리’하기 위한 목적에서 행해진 것이다. 그리고 공황을 극복하고 다시 호황이 도래했을 때 이제는 쉽게 잘라낼 수 없는 정규직 노동자 대신 비정규직 노동자들로 채우게 된 것이다. 이미 자동화씨스템이 갖춰진 공정에 더 이상 숙련 노동자는 필요치 않게 된 것이다. 이제 새롭게 노동시장에 인입되는 청년노동자들은 정규직 대신 비정규직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정년을 마친 노동자들이 다시 같은 공정에 비정규직으로 재취업하고 있고, 이마저도 밀려난 여성노동자들은 가사노동, 육아노동의 가부장제적 굴레까지 덧씌워져 시간제 일자리로 내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이런 상황에 불만을 터트리는 자는 가차 없이 실업자로, 상대적 과잉인구의 저수지로 던져지게 되는 것이다.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겠다고 선언한 시간제 일자리 확대정책은 이를 더욱 가속화시키고, 자본에게 최대한으로 ‘유연해진’ 노동력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노사정 대타협과 노사정위원회
노동자의 임금에 대한 공격, 시간제 일자리 확대 등은 아무리 좋게 포장하더라도, 그리고 누가 보더라도 반노동정책임이 분명하다. 따라서 노동자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저항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박근혜 정부는 어떻게 노동자들의 저항을 무마할 것인가? 그동안 역대 정권들이 적잖이 재미를 봤던 ‘노사정 대타협’과 노사정위원회 카드를 다시 꺼내들고 있다.
지난 5월 30일, 고용노동부와 경총, 한국노총은 ‘노사정 일자리 협약’을 체결하고 바람몰이에 들어갔다. 일자리 협약의 내용을 보면 △시간제 일자리와 사회서비스 일자리 대폭 확충 △임금피크제 △근로시간 개선 △직무-성과 중심 임금체계 개편 △공공부문, 대기업 고임금 임원, 직원 임금인상 자제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한국노총 산하 조직인 금융노조마저 반발할 정도로 반노동자적인 내용으로 가득하다. 자본이 위기를 겪고 노동자계급에 대한 공세를 강화할 때마다 들고 나온 것이 노사정 대타협이었다. 그리고 이에 적극 부응한 것이 자본과 국가권력의 하위파트너인 한국노총의 상층 관료들이었다. 문진국 한국노총 위원장은 박근혜의 미국 방문길에 동행해 GM회장의 통상임금 문제 해결 요청에 대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에 협력하는 것은 노동조합의 본분”이라는 반노동자적 발언을 일삼기도 했다. 그리고 자신의 발언에 책임을 지듯 박근혜 정부, 자본과 함께 ‘노사정 일자리 협약’을 체결했다. 한국노총 상층 관료로서 지극히 당연한 행보를 보인 것이다. 비판할 가치도 없다. 문제는 민주노총과 노동운동진영이다. 박근혜 정부가 민주노총의 노사정위원회 참여를 압박하고 있다.
6월 25일 취임한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김대환 위원장은 취임사에서 “그동안 노사정위에 불참해온 민주노총이 사회적 대화에 참여해 줄 것을 다시한번 정중히 요청한다”면서 민주노총의 참여를 압박하고 나섰다. 그러면서도 “우선 지난 5월 노사정이 합의한 '노사정 일자리 협약'의 기본 정신이 실현돼 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혀 노사정위원회를 박근혜 정부의 노동정책을 실현하는 기구로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숨기지 않고 있다.(뉴시스, 김대환 노사정위원장 취임… “민주노총 사회적대화 참여 정중히 요청”, 2013.06.25.)
박근혜 정부의 노동정책을 실현하는데 민주노총이 들러리가 돼 달라 요청하는 것이다. 대한문 쌍용자동차지부 노동자들의 농성장을 짓뭉개고 공무원노조, 전교조에 대한 탄압의 고삐를 늦추지 않으면서 ‘사회적 대화’ 운운할 수 있는 뻔뻔함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문제는 민주노총의 지도부 공백상태와 전반적인 조직력의 침체로 인해 자본과 박근혜 정부의 공세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데 있다.
사실 민주노총의 조직력, 투쟁력이 급격히 무너진 데에는 김대중, 노무현 정부에서 추진한 노사정위원회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 측면이 한 몫 한다. 민주노총은 김대중 정부가 추진한 노사정위원회에 참가하여 정리해고, 파견제를 수용했던 뼈아픈 역사를 갖고 있다. 노무현 정부의 사회적 합의주의 공세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사실상 식물상태로 전락한 바도 있다. 그리고 조직력을 회복하지 못한 채 그 상태로 이명박 정부 5년을 겨우 버텨냈다. 박근혜 정부가 또 다시 노사정 대타협, 노사정위원회 카드를 꺼내드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몽둥이
앞서 보았듯이 노동자들의 임금을 저하시키는 것은 직접적으로 자본의 이윤을 증대시키는 결과를 가져 온다. 보다 유연화 된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것은 자본의 이윤증대뿐만 아니라 자본이 경제 상황에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최상의 조건을 창출한다. 또한 철도, 가스, 의료와 같은 공공부문을 사유화하는 것은 독점자본의 새로운 이윤창출 시장을 제공한다. 그리고 이를 관철시키기 위해 법적, 제도적, 이데올로기적 장치를 동원한다. 아니 필요하다면 언제든 법도, 삼권분립도, 사법부의 판단도 무시하면 그만이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노동자계급의 저항을 잠재울 수 없다. 국가권력의 진면목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박근혜 정부는 노사정 일자리 협약을 체결하고 노사정위원회를 통한 ‘대화’를 강조하고 있지만, 정작 노동자들의 투쟁에 대해서는 사정없이 몽둥이를 휘두른다. 대한문 쌍용자동차지부 노동자들의 농성장을 철거한데 이어 지난 6월 12일에는 김정우 지부장을 구속하기도 했다. 공무원노조의 노동조합 설립신고를 또 다시 반려했고, 해고 조합원을 이유로 전교조의 법외노조화를 꾀하고 있다. 국가보안법의 칼날은 시도 때도 없이 휘둘려지고 있다. 경찰, 검찰, 국정원 등 공안기구는 물 만난 고기마냥 미쳐 날뛰고 있다. 말로 할 때 포기하던지, 아니면 몽둥이찜질을 당하고 포기하던지, 선택을 강요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에 맞선 투쟁전선을 조직하자!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려는 노동정책은 철저하게 자본의 이해와 요구에 근거하고 있다. 이것이 자본의 이해를 대변하는 국가권력으로서 응당 짊어져야 할 책임이고 역할이다. 자본이 마음껏 착취하고 최대한의 이윤을 얻을 수 있도록 하는 것, 시간제 일자리를 늘려 필요할 때 쓰고 필요치 않을 때 버릴 수 있게 하는 것, 자본이 더 많은 이윤을 얻을 수 있도록 사유화를 통해 새로운 시장을 열어주는 것, 노동조합을 파괴하고 노동자들의 투쟁을 분쇄하는 것, 노동자계급의 정신을 지배계급의 의식으로 물들일 수 있는 것, 이 모두가 저들 자본가계급의 손에 국가권력이 있기 때문이다. 박근혜 정부는 철저하게 자본의 이해에 복무하고 있다. 이러한 박근혜 정부와의 일전을 피한다면 노동자계급에게 주어지는 것은 오직 노예와 같은 굴종뿐이다.
이제 노동자계급이 전면에 나서야 한다. 박근혜 정부의 반노동정책에 맞서 투쟁을 조직해야 한다. 우선 그동안 자본가들이 착복한 통상임금을 받아내는 투쟁부터 시작해야 한다. 나아가 각종 수당, 초과노동수당까지 기본급에 포함시켜 임금체계를 노동자들에게 유리하도록 개편하는 투쟁을 만들어 내야 한다. 60여개 사업장의 통상임금 소송이 계류되어 있는 것을 통해 알 수 있듯이 현 상황에서 법률대응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가능하지도 않을뿐더러, 자본과 박근혜 정부에게 대응할 수 있는 시간만 벌어줄 뿐이다. 지금 당장 투쟁에 나서야 한다. 통상임금 쟁취 투쟁이 전국에서 들불처럼 일어날 때 박근혜 정부의 통상임금 공격도, 임금체계 개악 의도도 좌절시킬 수 있다.
또한 최저임금 투쟁, 생활임금 쟁취 투쟁에 대기업, 정규직 노동자들이 나서야 한다. 최저임금 인상 투쟁이, 단지 최저임금을 받는 노동자들에게만 해당하는 문제가 아니라, 바로 자신들의 문제임을 인식하고 최저임금 인상 투쟁, 생활임금 쟁취 투쟁의 선두에 서야 한다. 최저임금을 받는 노동자들, 최저임금조차 받지 못하는 노동자들은 생존의 위협을 겪으면서도 노동조합으로 단결하지 못하고 있다. 그것은 이들의 인식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존재조건 자체가 그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투쟁할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는 대기업 정규직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으로 조직된 노동자들이 먼저 나서서 투쟁하고 그 힘을 바탕으로 미조직된 노동자들, 중소영세사업장 노동자들,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견인해야 한다. 저들 자본가와 지배계급이 설정한 결정 시한에 갇힐 필요는 전혀 없다. 최저임금 인상 투쟁, 생활임금 쟁취 투쟁은 전체 노동자계급의 생존이 걸린 문제다. 노동자계급이 투쟁하는 만큼 저들 지배계급은 양보할 수밖에 없다.
노동시간 단축 투쟁에 나서자. 정리해고, 비정규직의 확산을 막고 안정된 일자리를 지킬 수 있는 길은 노동시간을 단축하는 길 뿐이다. 과학기술혁명에 의한 생산력의 기하급수적인 발전은 노동자계급이 주인 되는 사회에서는 노동자계급과 전체 인민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물적 토대가 될 것이다. 그러나 자본가들이 생산수단을 독점하고, 부를 독점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노동자들을 실업으로, 불안정노동으로 내몰 뿐이다. 정리해고, 비정규직의 확산을 막기 위해 지금 당장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노동시간을 단축하여 전체 노동자계급이 보다 적게 일하면서 함께 사는 것이다. 그리고 노동시간 단축 투쟁이야 말로 자본의 목적, 존재 이유인 이윤증식 구조에 파열구를 낼 것이다. 박근혜 정부의 시간제 일자리 확대 정책을 저지하는 투쟁을 넘어 임금 저하 없는, 노동조건 개악 없는 노동시간 단축 투쟁으로 나아가자.
박근혜 정부의 반노동정책은 결코 개별사업장만의 투쟁으로 해결할 수 없다. 사업장에서부터 투쟁을 조직하고, 사업장을 넘어 산업으로, 지역으로 연대를 확대하자. 모든 투쟁 전선을 박근혜 정부와의 투쟁전선으로 모아내자. 민주노총과 모든 운동진영이 나서야 한다. 민주노총은 박근혜 정부가 민주노총을 배제했다고 비판할 것이 아니라 시급히 지도부를 건설하고 조직을 추슬러 투쟁에 나서야 한다. 박근혜 정부는 대화의 대상이 아니라 투쟁의 대상이다. 박근혜 정부에 맞서 투쟁하지 않는 민주노총은 존재해야 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 대정부 투쟁을, 전국 전선을 조직하는 것이 민주노총이 해야 할 역할이다. 진보정당들은 ‘노동중심’만 외칠 것이 아니라, 그리고 되지도 않을 법안 제출로 자기 홍보에 열 올릴 것이 아니라 지금 당장이라도 멍석 깔고 농성이라도 시작해야 한다. 노동자계급과 함께 하는 진보정당임을 자임한다면 말이 아니라 지금 당장 행동으로, 실천으로 보여야 한다. 누구보다도 현장 활동가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박근혜 정부 노동정책의 기만성을 폭로하고 사업장에서, 지역에서 투쟁을 조직하고 먼저 연대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노사정위원회와 같은 기만전술에 말려들어 노동자들이, 그리고 민주노총의 상층 관료들이 넘어가지 않도록 경계를 단단히 해야 한다.
‘국정원 선거 개입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서 박근혜 정부의 앞날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부정선거, 민주주의 파괴 책동과 노동현안이 전혀 별개의 문제가 아니다. 이에 맞서 반격하지 않는다면 모두가 하나같이 노동자계급의 숨통을 조이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것이다. 일거에 정세를 역전시킬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고 있는 지금! 시급히 박근혜 정부에 맞선 투쟁전선을 조직하자!<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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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코프스키 |
2013-07-23 |
11:3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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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금의 시대는 이미 격돌과 투쟁의 시대입니다. 다만 한국의 상황은 이미 이 격돌을 본격화 한 2010년 - 빠르게는 4월 키르키즈스탄 봉기 부터 보편적으로는 5월 경제공황 재격화시기부터 느리게는 12월 중엽 돌니서아/튀니지의 노점노동자 부아지지의 분신부터 - 부터의 체제의 영향보다는 이 보다 많게는 만 1년 가까이인 2009년 5월의 노무현 자살과 쌍용투쟁의 패배의 영향이 강하다는 느낌이 있네요. 이는 한국사가 다소 세계의 현실을 느리게 반영한다는 이야기이기도 한데 답답하다는 아니 참혹하다는 느낌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한국사가 극히 일부를 제외하면 어떤 민중 봉기가 발생한 후에 부랴부랴 조직이다 결사다 단체다 하면서 결성하는 후행적인 면도 강하고 해서 이 부분은 시급한 수정이 절실하지 않을 수 없는데 이의 주역들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세계적인 측면에서는 과거 빠르게는 내년 이달 14일 2(1/4) 세기 그러니까 225주년을 맞이하는 불란서/대변혁과 느리게는 내년이 2세기인 서반아에서의 봉기 시작(1814)으로 부터 시작해 1875년 19세기 후반까지의 장기간 투쟁의 세월을 재 연출할 것으로 생각하며 언제라도 늦은 것이긴 하지만 빨리 전위적인 준비를 갖추어야 합니다. 아직도 이런 시대의 도래는 예상 밖인체 비록 지난 주 위원장 선거에서 낙선은 물론 결선에조차 오르진 못한 진영이긴 하지만 여전히 야권연대를 동의하는 세력이 있는 것은 엄청난 (네부적인) 주의의 투쟁 또한 요청하는 것은 틀림이 없는 일입니다.
결국 절실한 질문은 이것입니다. 작정한 무산 민중을 향한 폭격의 시대에 무엇을 할 것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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