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정협
|
2012-04-04 00:11:15, 조회:7,342, 추천:386
|
![]() |
|
|
![]() |
<미국 레프트 포럼 참가기>
제국주의 심장부에서 지켜본 정치상황
우리는 다음호부터는 몇 회에 걸쳐서 이번 포럼에서 미국의 급진적 활동가들을 만나 특별 인터뷰를 진행한 내용을 실을 예정이다. 특별 인터뷰는 뉴욕대학에서 맑시즘과 변증법적 유물론을 연구하는 버텔 올만(Bertell Ollman), 노동자세계당(Workers World Party, WWP)의 서기로 있는 프레드 골드스타인(Fred Goldstein), 뉴저지 몽클레어대학에서 러시아 혁명사를 연구하는 그로버 퍼(Grover Furr)와의 면담내용이다.(편집자 주)
월가투쟁으로 활력이 넘치는 레프트 포럼
2012년 3월 16-18일 뉴욕에서 열린 레프트 포럼의 분위기는 사뭇 들떠 있었다. 약 400개의 포럼이 열리고, 각 포럼장소마다 참가자들이 자리를 가득 채웠고, 가는 곳마다 항상 자리가 모자라 쩔쩔 맬 정도로 성황을 이루었다. 좌파포럼은 1960년대부터 매년 봄이 시작되는 3월에 미국의 좌파들과 일부 국제 좌파들이 함께 모여서 운동의 전망, 전략, 경험, 미래의 비전 등을 공유하면서 한 해를 시작하기에 앞서 서로에게 활력을 불어넣는 자리이다.
2012년 Left forum의 제목은 “전 세계 자본주의에 맞서 체제를 점거하라(Occupy the system: confronting global capitalism)”이었는데, 이번 대회는 2011년 6월부터 11월까지 약 6개월간 지속되었던 월가점거투쟁의 열기가 아직 채 가시지 않은 채, 이 투쟁을 더욱 발전시키고자 하는 좌파들의 염원이 담긴 대회였다.
2012년 Left forum은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는 자본에 대한 반란을 축하하는 인사로 시작한다. 제안문은 미국 좌파들의 자신에 찬 결의를 생생하게 전하고 있었다. 제안문은 “아랍의 봄과 그리스에서 폭발적인 반란을 시작으로 전 세계에서 독재자, 정경유착 자본주의, 탐욕스러운 자본, 신자유주의 긴축정부에 대항하는 수많은 투쟁들이 확산되고 있고, 이집트의 타흐리흐광장에서 부터 메디슨, 위스콘신에 이르기 까지 오랜 장벽을 깨고 전 세계의 사람들과 지구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운동이 새롭게 발전하고 있으며 운동의 전술이 혁신되고 있다.
특히 월가점거투쟁은 지구의 가장 부유한 국가에서 사는 1%의 사람들이 국가의 부의 대부분을 움켜잡고 있으며, 그것을 부패한 정치에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드러낸 투쟁이었다. 이 투쟁은 향후 활동가, 지식인, 노동조합운동가를 비롯한 모든 운동가들이 ‘반자본주의 운동’을 확대하기 위한 새로운 전략을 세워나갈 것이다”라고 선언하고 있다.
이번 포럼 참가자들은 주로 공산주의자, 사회주의자, 노동조합활동가, 시민운동가, 환경운동가, 무정부주의자, 흑인과 라틴계열 자유 투쟁가, 여성해방론자, 반전활동가를 비롯한 미국 전역의 운동가들과 실업, 저당물의 반환권 상실, 불충분한 주택, 악화되어가는 학교 등에 반대하여 투쟁하는 학생들이나 사람들, 그밖에 일부 다른 나라에서 온 사람들 등이었다.
약 400개의 포럼들로 가득 찬 이번 대회에서 주요포럼들의 내역을 보면, 월가점거투쟁의 의의와 이후의 방향에 관한 포럼이 약 89개를 차지했다. 주요 내용은 월가점거투쟁의 의의와 방향성을 모색한 것이었지만, 그 중에는 금융자본, 은행, 미국경제, 시장, 경제, 이주노동, 작업현장, 의회, 법체계, 대학, 연구, 윤리, 의식, 성, 핵발전소, 인터넷, 환경, 영화, 할리우드, 문학과 시, 지구전체, 그밖에 모든 것을 포함한 전 세계를 점거하자는 제안들도 있었다. 월가점거투쟁이 운동가들에게 운동에 대한 새로운 비전을 준 게 틀림없다.
그 외에도 맑스주의, 공산주의 운동의 역사, 사회주의, 자본주의를 넘어서는 사회에 대한 전망, 자본주의 체계, 국가 및 자본의 위기, 세계공황, 금융자본, 신자유주의, 제국주의 전쟁, 오바마를 비롯한 미국의 현 정치, 미국의 보건의료, 지역사회운동, 아나키스트운동, 민주주의, 인간의 기본권, 유럽노동운동, 및 여러 국가들(이스라엘, 이란, 미국과 중국관계, 미국과 한국관계, 유럽, 터키 등)의 상태 등과 같은 다양한 주제들이 발표되었다.
개막식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내용은 한 연사가 “우리에게는 자본주의를 넘어선 운동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것과 또 한 연사가 “우리의 목표는 1848년 두 사람(맑스, 엥겔스)이 말한 대로 개인의 자유로운 발전이 우리 모두의 발전이 되는 사회를 만들어나가는 것이다.”라고 주장한 것이었다. 무려 400개가 넘는 포럼들을 다 둘러보지 못한 상태에서 신문 독자들에게 포럼의 분위기를 전달하는 것은 분명 한계가 있는 일이지만, 가장 인상 깊었던 주제들 몇 개를 소개함으로써 미국 좌파들의 분위기와 투쟁 결의 등을 간단히 소개하고자 한다.
몇 가지 인상적인 이슈들
월가점거투쟁의 의의: 어디서부터 왔고 어디로 갈 것인가?
이번 포럼에서 가장 많은 주제로 등장했던 것은 월가점거투쟁의 의의에 관한 것이었다. 월가점거투쟁은 미국 내에서 만의 투쟁이 아니다. 이미 2008년 세계 공황 이래 전 세계 여러 가지 형태로 노동자계급과 민중의 반란이 시작되었던 것이다. 월가점거투쟁은 쥬코티 공원 (이 공원은 현재 자유 광장(Liberty Square)으로 새롭게 불리고 있다.)에서 시작되었지만, 2012년 미국에서만 해도 약 1000개의 도시에서 ‘점거’농성이 벌어졌으며, 2011년 10월 15일에는 전 세계 82개국에서 동시에 점거농성이 이루어졌던 것이다.
포럼에서 월가점거투쟁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하는 거의 모든 사람들은 하나같이 먼저 점거투쟁이 창조적인 운동방법이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월가점거투쟁은 기존의 운동방식으로 조직되지 않았던 용감한 젊은이들이 매일 매일 죽음을 무릅쓰고 혹심한 추위와 체포의 위험 등을 견디면서 그들 자신들의 창조성과 창의력으로 운동을 발전시켰던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동의하는 월가점거투쟁의 가장 중요한 정치적 의의는 이 운동이 거대 부자(Super-Rich)들을 인민의 적으로 삼았다는데 있다. 이 투쟁은 일반대중들에게 1%와 99% 사이의 거대한 불평등이 자본주의사회의 슈퍼리치들의 사적소유에서 나온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었고, 99%의 대중이 자본가계급에 대적하는 상황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포럼에서는 월가점거운동을 어떻게 노동운동과 연계시킬 것인가? 우리가 어떻게 계급문제에 초점을 맞출 것인가? 우리가 어떻게 운동을 조직하고, 운동을 발전시키고, 단결력을 고취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논의되었고, 미국 노동조합 운동의 한계들이 지적되면서 우리 운동 내부를 더 조직해야할 필요성, 노동운동에서 노동자, 젊은 노동자, 신참 노동자, 급진적인 노동조합활동가 등을 총망라하여 점거운동을 발전시켜야 할 필요성, 노동운동 내에서 관료주의를 극복해야할 과제 등이 제기되었다.
하지만 이미 1930년대 미국노동자들의 대투쟁이 있었고, 월가점거투쟁이 시작되기 몇 달 전인 2011년 2월에 시작된 위스콘신 노동자들의 대투쟁은 오랜 투쟁의 장벽을 깨고 나온 미국 노동자계급의 거대한 투쟁이었다. 이러한 분위기로 볼 때, 월가점거투쟁은 이제 시작에 불과한 것이며, 이제 침묵을 깨기 시작한 미국 노동자계급의 투쟁은 날이 갈수록 거세질 것이다. 포럼에 참가한 모든 참가자들은 점거운동의 잠재력을 믿는다. 한 발표자는 “점거투쟁이 급진적인 전망과 혁명운동의 전망과 결코 모순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한다.
월가점거투쟁 이후의 운동의 방향으로써 노동자세계당(Workers World Party, WWP)은 “운동집단내부에서 현 체제를 대체하기 위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심각하게 대화해야 한다.”라고 하며 그 대화의 시작점은 “새로운 사회는 계급착취가 없고, 민족주의, 성, 성별 억압이 없고, 전쟁이 없는 사회이어야 하며, 모든 형태의 지배로부터 자유롭고, 지구를 존중하는 사회이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새로운 사회는 사회의 부를 사회의 모든 사람에게 이익이 되게 사용해야 한다.”라는 점에 있다고 강조한다.
침체된 미국 노동운동을 깨어나게 한 위스콘신 투쟁
포럼에서 인상 깊었던 것 중의 하나는, 미국의 많은 활동가들은 위스콘신투쟁이 수십 년 동안이나 침체돼 있던 미국 노동자 계급이 장벽을 깨고 나와 힘을 재발견하게 된 투쟁으로 높이 평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위스콘신 투쟁은 2011년 2월 15일 미국 동북부에 있는 위스콘신 주에서 공공부문 일자리를 대거 없애고 노동자들의 단체협약을 무력화하려는 공화당 주지사 스콧 워커에 반대하여 미국 노동자 수십만 명이 떨쳐 일어난 투쟁이다.
이 투쟁에서 위스콘신 공공부문 노동자들은 학생, 반전 활동가, 연금 생활자, 지역 활동가, 일반 시민들, 심지어 일부 경찰의 지지를 받아 의회 건물 점거를 시작했고 매디슨 시를 마비시켰다. 이 투쟁은 위스콘신 주의 노동자들뿐 아니라 거의 모든 시민들이 투쟁에 참가하는 투쟁이 되었는데, 이때 의회점거투쟁, 도시점거투쟁 등은 새로운 투쟁방법으로 이름을 드높였고, 월가점거투쟁의 전조가 되었던 것이다.
위스콘신 투쟁에서 노동자들과 민중들은 거의 한 달이 넘는 기간 동안 수십만 명이 시위를 하고, 수천 명이 한꺼번에 의회건물을 점거하는 등 창조적인 방법을 통하여 노동자계급과 민중들의 투쟁에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었던 것이다. 위스콘신 투쟁에 이어 미국 전역에서는 노동자계급의 투쟁이 불붙었고 약 50개 주에서 예산 삭감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앞으로도 제 2, 제 3의 위스콘신투쟁은 지속될 것이다.
바야흐로 전 세계의 투쟁이 서로 서로 영감을 주고받으며 격려하고 있다. 이집트에서 시위 중이던 한 청년이 위스콘신 투쟁을 지지하는 메시지를 보냈으며, 그리스 노동자 민중들의 투쟁뿐 아니라 2008년 한국의 촛불시위와 2009년 쌍용 노동자들의 장렬한 투쟁도 이미 전 세계 노동자들에게 감동을 주었다. 이제 칼 맑스가 공산당선언에서 말한 “만국의 노동자들이여, 단결하라!”라는 주문이 실현될 순간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맑스가 우리에게 이야기하고자 한 것은?
맑스를 이해한다는 것은 항상 즐거운 일이다. 우리에게 투쟁의 힘과 에너지를 주기 때문이다. 이번 포럼에서 특히 재미있었던 주제는 맑스 저작에 대한 이해로써 “맑스가 우리에게 이야기하고자 한 것이 무엇이었나?”였다. 포럼의 주된 내용은 맑스의 초기저작과 후기저작에 대한 논쟁이었다.(참고로 국내에서는 T.I. 오이저만, 「맑스주의 철학성립사」, 윤지현 옮김, 아침, 1988년 판이 이에 대해 명쾌하게 분석하고 있다. 이 저작은 초기 맑스와 후기 맑스를 비변증법적으로 분리하여 초기 맑스의 ‘휴머니즘’ 사상이야말로 맑스주의 철학의 정수라고 하는 맑스주의 수정주의자들을 비판하고 있다. 저자는 성숙한 맑스주의가 초기 맑스 저작의 연속선상에 있으면서도 초기의 헤겔주의적 한계를 극복하고 혁명적 이론으로 발전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마르셀 무스토 (Marcello Musto, 캐나다 York 대학교)는 칼 맑스가 17-18세기에 발전한 사회의 역사, 즉 교회 신학이론에 반기를 든 사회의 역사를 채택하고, 헤겔의 철학적 방법론을 적용하여 새로운 정치경제학을 성립했다고 발표했다. 노먼 레빈(Norman Levine, Institute of International Policy, Phoenix-USA)은 초기 맑스와 후기 맑스를 인위적으로 구분하면서 맑스의 초기 저작을 강조한 반면, 토론자로 나선 버텔 올만(Bertell Ollman, 미국 New York 대학교)은 맑스의 초기 저작과 후기 저작은 상호 관련성으로 이해되어야 한다고 하면서 맑스가 우리에게 이야기하고자 한 것에 대해 강조했다.
버텔 올만은 맑스의 초기 저작으로 대표적인 것이 1844년 경제학-철학수고와 1857년-1858년 정치경제학비판요강인데 여기에서 맑스는 이미 다른 정치경제학자들이 전혀 사용하지 않았던 변증법적 유물론을 적용하여 자본주의 체제를 이해했고, 자본론 등 그의 후기 저작을 통해서 맑스는 사람들에게 자본주의에 대해 이해를 시키기 위해 그의 저작을 대중화한 것이라고 한다. 맑스가 초기저작에서 사적 소유와 소외된 노동을 이야기했다면 후기 저작에서는 이들이 변증법적인 형태변환을 통하여 소외된 노동이 가치로 변화하고 상품으로 변화해서 자본으로 변화해 가는 과정을 보여주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초기 저작과 후기 저작은 맑스의 마음(mind)이 바뀐 것이 아니라 자본주의 사회의 형태(form)가 변화하는 과정을 보여준 것이라고 한다. 버텔 올만은 궁극적으로 “맑스의 분석은 혁명”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맑스가 전 생애를 통해서 하려고 했던 것은 스스로 자본주의 사회를 체계적으로 이해하려고 했고, 이를 통해 우리에게 자본주의 체제를 변증법적으로 볼 수 있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궁지에 몰린 자본주의, 공황의 시기에 혁명으로
세계공황과 관련해서 가장 눈길을 끈 포럼은 노동자세계당이 주최한 포럼이었다. 주제는 “궁지에 몰린 자본주의, 공황의 시기에 사회주의 혁명(Is capitalism at a dead end? Socialist revolutions in a time of crisis)"이었다.
노동자세계당의 서기이면서 궁지에 처한 자본주의(Capitalism at a dead end)와 저임금 자본주의(Low-Wage Capitalism)의 저자이기도한 프레드 골드스타인(Fred Goldstein)은 혁명적 활동가의 입장에서 말하겠다고 하면서 발표했다. 프레드 골드스타인은 청년의 얼굴과 미소를 가지고, 패기와 열정이 가득 차 있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자본주의 사회를 볼 때 전체로 변증법적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골드스타인은 변증법적 방법론을 비단 철학에 만이 아니라, 언제 어느 순간에도 적용하여 논리를 전개했는데, 이것이 매우 감동적이었다.
노동자세계당 포럼에 참여한 활동가들의 하나같이 활짝 웃는 모습, 즐거워하는 모습, 아주 큰 소리로 연설하는 모습, 소탈하게 발언하는 모습이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다. 여성들도 매우 큰소리로 발언을 했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아래의 내용은 프레드 골드스타인의 발표내용을 일부 요약한 것이다 (참고로 Youtube에서 Fred Goldstein을 치면 동영상 화면을 볼 수 있다.)
“자본주의는 이미 더 이상 발전이 불가능한 상태에 도달했다. 자본주의의 상태는 약간 회복된다 치더라도 이미 생존이 불가능하다. 노동자들의 상태를 볼 때 대량실업이 점차적으로 심화되고 있어서 이것이 바로 자본주의가 궁지로 내몰리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우리는 최근 자본주의사회에서 벌어지는 미묘한 변화를 발견하였는데, 그것은 현 자본주의체계가 기술변화에 의해서 천천히 점차적으로 변화되고 있고, 이 변화는 천천히 진행되면서 마침내 자본의 위기를 축적해 나가고 있으며 전환점을 만들어내고 있다.
우리가 지금 시기가 공황이고 전환점이라고 한다면 그 이유는 무엇 때문인가? 그것은 자본주의가 사회경제적으로 위험에 직면했다. 2차 세계 대전 이래 약 10회의 경제공황이 발생했다. 매 공황시기마다 자본주의 체제는 합병을 하고 해고한 노동자들을 다시 고용하면서 생산을 확장해나갔다. 사업이 회복되면 노동자들을 다시 고용하여 착취하고, 다시 공황이 오면 다시 해고하면서 이것이 반복되어갔다. 그러나 이 시나리오는 이제 끝났다. 지난 20년간 고용 없는 성장이 지속되었다. 이는 노동자들이 자본에 안정적으로 재고용 되지 못했다는 의미이다. 1991년부터 2001까지 이런 상황이 지속됐다. 이 불황은 미국 자본가계급이 2차 대전 이래 경험한 가장 긴 불황이었다.
칼 맑스는 자본주의 축적 법칙을 이야기했다. 이 법칙은 자본주의의 성장하고 기술이 발전할수록 자본가들은 노동자들을 덜 필요로 하며 노동자들을 노동과정에서 몰아낸다는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는 매우 생산적인 사회를 발전시키는데 자본가들이 더욱 더 기술을 발전시킬수록 노동자들은 자본주의 기술의 압력 하에서 더 빠르게 일을 하게 되므로 단시간에 많은 생산물을 생산하게 되고, 과잉생산을 만들어내며, 결국 자본가들이 이윤을 획득할 수 없게 되어 공장을 폐쇄하게 만들고 노동자들을 대량해고하게 만든다. 이것이 바로 자본주의가 궁지에 도달했다는 의미이다.
맑스는 ‘자본주의적 생산의 진정한 장벽은 자본 그것’이라고 했다 (자본론 3권 15장). 자본가들은 더 많은 생산을 원하는데 노동자들이 더 많은 생산을 할수록 자본가들은 노동자들을 노동과정에서 몰아낸다. 이것이 바로 자본주의의 모순이다. 자본주의는 거대한 모순으로 나가고 있다. 자본주의는 옛날 방식으로 지속될 수 없다. 그러므로 우리는 새로운 사회를 만들어가야 한다. 우리는 사람들이 이 공황을 이해하고, 현 자본주의사회에서 무엇이 벌어지는지를 알고 자본주의를 쓸어버릴 수 있는 조직을 만들 수 있도록 인식시켜야 한다."
1930년대 ‘스탈린 시대’에 대한 새로운 역사 연구
이번 포럼에서 쏘련 역사의 진실을 밝히고 이로부터 배우기 위해 매진하고 있는 그로버 퍼(Grover Furr, 뉴저지 Montclair 주립대학교)는 쏘련의 혁명이 공산주의를 위한 혁명이었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지금까지 쏘련 역사에 대해 잘못 알려진 부분에 대해 1차 자료를 가지고 밝혀낸 사실을 발표했다.
그로버 퍼는 최근 발간된 그의 책 ‘흐루시초프의 거짓말’(Khrushchev Lied)의 일부를 발제하면서 “지금까지 트로츠키를 포함한 반공산주의 연구자들은 스탈린이 악행을 저질렀다고 거짓말을 해왔는데, 스탈린은 ‘그가 저질렀다고 하는 모든 악행들’을 하지 않았다. 나는 스탈린에 대해 이루어진 모든 진술이 거짓임을 알게 되었다. 1956년 흐루시초프 연설(스탈린 개인숭배를 비판하여 스탈린 격하를 위한 연설로 유명함)은 모든 한마디 한마디가 다 거짓말이다. 흐루시초프는 100% 거짓말을 했다.”라고 보고 했다.
그로버 퍼는 흐루시초프가 1956년 연설에서 1930년대에 이미 트로츠키가 말한 것을 인용했고, 그러자 사람들은 트로츠키가 진정한 공산주의자일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그를 따르기 시작했는데, 실제로 트로츠키는 쏘련의 역사에 대해서 고의적으로 거짓말을 했다고 한다. 그로버 퍼는 트로츠키의 거짓말이 반공산주의자들이 말하는 바와 같으며 반공산주의자들과 자본가계급의 입장을 옹호하는 데 도움을 주었으므로 트로츠키는 반공주의자라고 불려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그로버 퍼는 트로츠키 추종자들이 트로츠키를 믿게 된 계기는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 먼저 흐루시초프가 트로츠키를 미화시킨 측면이 있고, 또 하나는 쏘련이 멸망하자 사람들은 트로츠키가 옳았다는 인식을 갖게 되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그로버 퍼는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쏘련 역사이다.”라며, “20세기에 쏘련은 1930년대를 거쳐서 자본주의 없이 산업화한 유일한 나라이다. 지금 문제는 사회주의가 공산주의로 향해 가기보다는 오히려 자본주의로 되돌아가려고 하는 점이 문제이다. 우리는 다시 자본주의로 돌아가서는 안 된다. 그러므로 쏘련 역사는 마치 교과서와 같다. 우리는 이것을 알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포럼에서 절실히 배운 바는 우리가 맑스의 혁명사상을 배우고 이를 실천 활동에 적용시키는 것은 중요하나, 맑스 이후 많은 시간이 흐른 지금에 와서는 맑스의 사상을 창조적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마이클무어의 운동가의 덕목과 폐막식 백미
포럼의 특별손님으로 초대된 마이클무어는 운동가들이 가져야할 몇 가지 덕목을 제안했는데 그 중 가장 첫 번째가 “유머감각(Sense of humor)”이었다. 무어는 “당신이 유머감각이 없다면 그것을 갖도록 하라! 그것을 가질 수 없다면 그냥 다른 일이나 하라!”고 주문했다. 그 다음 덕목으로 운동가들에게 건강을 유지할 것을 주문했다. 그리고 서로에게 관대할 것을 주문했다.
무어는 장난스럽게 “월가투쟁에서 밤새 서있을 필요는 없지만 부디 운동의 전위가 되라!”고 주문했다. 또한 그는 운동가들에게 멈추지 말고 계속 나아갈 것, 보이는 곳에 있을 것, 가정을 점거(?)하는 것은 믿을 수 없을 만큼 즐거운 일이라는 것, 그밖에도 그는 보건의료체계를 점령해 나갈 것을 주문하며 “우리 모두 병원으로 가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현 자본주의사회에서 사람들이 4일 이상 일을 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면서 우리가 월가점거투쟁을 지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무어의 연설이 끝나자마자 사람들은 “Occupy Wall Street”이란 검은색 글씨가 쓰인 노란색 플래카드를 들고 나가서 자유의 광장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저녁 9시가 넘은 늦은 시각이었지만 사람들은 다시 한 번 월가를 점령했던 환희를 느끼려는 듯 월가를 꽉 메우고 즉흥 연설을 하면서 밤을 지새웠다.
한편 이번 포럼의 백미는 폐막식 연설에도 있었다. 연사들의 구호 같은 문장들이 강당을 꽉 채운 이들의 심금을 울렸다. 마침내 감동을 받아서 일어서서 환호하는 이들도 있었다. 인류의 소통기구인 언어를 아름답게 사용하는 것도 한편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는 순간이었다.
연사로 나선 존 할러웨이(John Holloway)는 “우리가 바로 자본주의의 위기(We are the crisis of the capital)”이라고 외치면서 자본주의는 단지 비인간적인 체제가 아니라 착취의 체계이라는 것, 자본주의는 역동적으로 노동자계급을 공격해오기 때문에 확실하게 저항을 조직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존 할러웨이는 “우리는 새로운 사회를 건설할 것이다. 자본주의사회는 더 이상 우리의 삶을 지탱시키지 못한다. 우리는 다른 길을 갈 것이다. 우리가 바로 자본주의의 위기이다. 우리가 바로 이 자본주의 착취사회를 몰아낼 새로운 세계(We are the new world)이다.”라고 주장했다.
존 할러웨이는 연설 내내 폭발적인 힘을 보여주었는데, 그도 단숨에 포럼에 모인 집단적인 힘에 의해 영향을 받았음에 틀림없다. 그러나 이것이 ‘권력을 장악하지 않고 세계를 바꾸자(Change the World Without Taking Power, 2002)는 그의 평소 무정부적 신념을 바꾼 것이 아니라면 근본적인 한계를 가진다 할 것이다.
엘라인 버나드 (Elaine Bernard)는 “우리에겐 100년간 투쟁해온 역사가 있다. 1912년 여성이주노동자들에 의해 주도가 되었던 ‘빵과 장미의 파업 (Bread and Rose’s Strike)‘이 있었다. 우리는 또한 아름다움을 원한다. 그래서 나는 빵을 원하지만 장미도 또한 원한다.(I want Bread but I want Rose too.)!”고 주장했다.<노/정/협>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