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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78호] 복수노조시대를 맞아 날로 더해가는 삼성의 노조탄압 - 삼성일반노조 사무국장 임미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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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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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9-29 12:04:24, 조회:7,322, 추천:2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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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노조시대를 맞아 날로 더해가는 삼성의 노조탄압
- 삼성일반노조 사무국장 임미영
용인의 삼성 에버랜드 사원기숙사 앞마당에 건장한 보안요원들과 관리들로 보이는 사람들 50여명이 진을 치고 있다. 오후 6시경이 되자 삼성 노동자들을 태운 차가 기숙사 바로 건물 입구까지 차를 몰아서 온다. 그 많은 보안요원들을 대기시켜놓고서도 불안한 관리들은 노동자들을 바로 내리지 못하고 차를 앞으로 빼거나 뒤로 빼다가 겨우 버스 출입문을 열어준다. 삼성노조가 생기기 전까지는 기숙사 주차장에 버스를 세워놓고 노동자들을 내리게 했다고 한다. 삼성노조의 네 명의 간부들이 노동자들에게 홍보물을 나누어주기 위해 다가서자 보안요원과 관리들이 노조원 한 사람씩 밀착 방어하며 홍보물을 전달하려는 노조간부들에게 수 명이 달려들어 밀고 당기고 스크럼을 짜서 막아선다. 어쩌다 사원들이 받아든 홍보물은 보안요원들에게 빼앗겨 찢기거나 바닥에 내팽개쳐진다. 신문사 기자도 와있고 연대 단체의 활동가들이 부당노동행위를 채증하기 위해 카메라를 들이대고 있는 데도 눈에 보이는 게 없이 막무가내다. 여성 활동가들에게 관리가 입에 담지도 못할 쌍욕을 내뱉고 몸을 바싹 가까이 들이대서 얼굴에 침을 뱉는 등 수치심과 모욕감을 준다. 심지어 노조위원장의 멱살을 붙들고 욕설을 내뱉는 만행을 저지른다. 지난 금요일 홍보물 배포 때보다 더욱 노골적으로 노조활동을 방해하고 있는 것이다. 저급하기 짝이 없다. 삼성에버랜드 안에서 삼성노동조합의 적법한 노조활동을 방해 탄압하는 진풍경은 저들이 수하처럼 부리는 인근 파출소 순찰대가 오고서도 계속되었다.
복수노조 시대를 맞아 삼성 미래 전략실 차장 윤종덕이라는 자는 “노조설립은 임직원의 자율적인 선택사항이므로 합법적으로 노조가 설립되면 삼성은 이를 존중할 것이다.”라고 대외적으로 천명하였지만 이 말이 거짓인 것은 삼성노조 결성 전부터 시작된 노조원 탄압으로 충분히 증명되고 있다. 지난 7월 18일 삼성노동조합은 네 명의 에버랜드 노동자에 의해 자주적으로 건설되어 설립신고필증을 교부받았고, 이제 2개월이 지났다. 삼성족벌이 무노조 경영을 위해 얼마나 악랄하게 노동자들을 탄압해 왔는지 에버랜드 노동자들은 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이런 회사의 부당한 탄압공작으로 노조건설 의지가 사전에 꺾이지 않도록 충분한 사례들을 연구, 검토, 학습하면서 실무지식 습득을 통해 3년이라는 준비기간을 거쳤다. 그리하여 에버랜드노동자들의 고용안정과 노동기본권, 건강권, 근로조건개선 등 제 권리를 위해 삼성노동조합을 설립하기에 이르렀다. 특히 삼성노동조합 설립을 주도한 노조간부는 과거 세 차례의 노사협의회 위원으로 활동한 경험 속에서 노사협의회는 사측이 내세운 꼭두각시에 불과하다는 문제의식을 가졌다. 민주노조 건설만이 노동자의 생존권과 권리를 확보할 수 있음을 절감하고 자주적 노조설립의 발판을 마련해왔던 바, 말하자면 삼성노동조합은 순전히 노동자 스스로의 각성의 결과물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미 삼성자본은 2011년 7월 1일부터 시행되는 복수노조시대를 맞아 전사차원에서의 특별교육, 문제사원에 대한 개별면담 및 해고, 부서회식을 통한 ‘삼성에서의 노조불가’ 역설, 복수노조대비 ‘울산 삼성SDI노사협의회 위원장의 기만적인 직선제’ 등을 통해 노동자들의 노조건설을 차단하고자 광분함으로써 오히려 노조탄압 매뉴얼을 더 강화시켜 나가겠다는 것을 드러냈다.
삼성 에버랜드는 복수노조시대를 맞아 교섭권 선점을 위해 인사과 관리를 지낸 임모차장을 내세워 어용 알박기 노조를 설립해 놓고는 노동자들과 위원장 임모차장과 접촉을 차단하고 모든 절차를 비밀에 부쳤다. 이미 삼성노동조합이 건설되는 과정에서 미행, 감시, 징계통보, 감사 협박을 등을 통하여 노조건설을 방해해오던 회사는 노조설립신고필증 교부 한 시간 전에 노조부위원장을 해고했고 회계감사를 징계 통보하였다.
1977년 제일제당 여성노동자들의 자주적인 조직건설 이후 34년이라는 긴 시간을 지나 2011년 7월 12일 삼성노동조합 설립 창립총회를 거쳐 2011년 7월 18일 노동부로부터 삼성노동조합의 설립신고필증을 교부받음으로 삼성족벌의 무노조경영에 균열을 냈다. 하지만 삼성의 심장부에 민주노조의 깃발을 세우는 길은 멀고도 험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삼성의 무노조 경영은 삼성 노동자들의 민주적인 노동조합의 건설의 권리마저도 불법과 폭력으로 짓밟았다. 삼성 노동자들은 그동안 고용불안에 시달려도, 반도체 백혈병으로 고통당하고 죽어가도, 장시간 노동으로 스트레스, 우울증 등으로 투신자살해도 진상규명은 커녕 올바른 보상이나 치료조차 받지 못했다. 아무리 합법적으로 노조가 설립되었다고 해도 당장에 노동자의 권리가 보장되는 것은 결코 아닐 것이다. 노동조합은 자본주의의 산물이지만 노조설립이라는 한정적인 목적에 머무를 것이 아니라 자본에 대한 노동의 대립 속에서 노동자계급성을 강화하고 보다 공세적이며 비타협적이며 강고한 노동자들의 단결투쟁이 담보되지 않으면 안 된다. 이것이 삼성의 불법적이며 더욱 더 노골적인 노조탄압에 마주하면서 내리게 되는 결론이자 결의이다.
“삼성사원도 노동자다 노동조합 가입하여 가족에게 사랑받자”라는 현수막을 걸어야 할 지경으로 삼성의 노동자들은 자신들이 임노동자라는 사실에 시큰둥하게 반응하고 있는 실정이다 많은 삼성 노동자들은 회사가 자신들에게 일자리를 주고 자신들을 먹여 살린다는 굴욕적인 자본의 이데올로기에 포섭되어 있다. 그래서 폭압적인 노동착취와 탄압에 맞선 노조설립에 대해 부정적 시선으로 대할 수밖에 없고 저항하기보다 굴종 속에서 친히 삼성맨의 자리를 보전하려는 보신주의가 삼성 내에서 만연해있다. 이런 현실에서 삼성노조가 노동자들의 정서적, 감성적 공감대를 이끌어내는 것이 가장 우선되는 문제라고 조합원들은 말하고 있다.
그러나 이렇게 고군분투하는 삼성노조에 대한 투쟁지원에 나서야 하는 노동운동진영에서는 삼성의 문제에 관해 형식적으로는 삼성이 가장 큰 문제라고 떠벌리고서 그 큰 문제 해결에 대한 내용을 단 하나도 진지하게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 말하자면 삼성이니까 싸우는 시늉은 하되 안 돼도 역량부족 때문이 아니라 삼성이 워낙에 상대하기 어렵고 큰 적수였다는 패배주의적 자기합리화에 이미 익숙해져 있다. 민주노총마저 자본과 정권이 개별화하고 고립화해 온 노동자들을 각성시켜 계급성을 획득하고 자본에 대한 총궐기로 나아가게 하는 역할을 해내지 못하고 있어 삼성노조에게 민주노총은 오히려 큰 실망감을 안겨주었다. 어차피 삼성족벌의 개과천선은 있을 수 없는 일이고 보면 삼성족벌을 타도하고 응징하기 위해서 연대투쟁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는 마당에 그들을 엄호하고 그들을 추동하고 지원해야 하는 노동자의 목소리를 대변한다는 민주노총을 비롯한 반자본 운동진영은 지레 삼성과 싸우면 백전백패라는 패배의식으로 오히려 노동자들의 투쟁의지를 약화시키고 있다. 이들의 태도는 노동자들의 정당한 요구조차도 구걸하지 말라, 한 두 투쟁사업장에 올인 하기 힘들다, 바쁘다, 역량이 부족하다, 삼성노동자들의 정서는 특이하다는 등의 투정을 늘어놓으며 회피와 외면으로 일관하는 한심한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그러나 삼성 노조원들은 회사의 갖은 방법으로 삼성노조 주변을 초토화시키려는 작전에 휘말리지 않는 사전교육 진행 및 올바른 정세판단과 삼성 무노조경영의 본질, 노동자계급의 위상정립과 확고한 실천을 위한 학습을 진행한다. 이를 통해 어떤 난관에도 뒤로 물러서는 일 없이 굴하지 않고 의연하게 노조활동을 펼쳐나가고 있다. 아직 더디고 미흡하고 미숙하지만 현실 속에서 답을 구하고 실천하면서 전진해나가고 있다.
두말할 것도 없이 삼성 재벌은 점점 더 탐욕적으로 이윤추구에 몰두하게 되며 노동자들을 자신들의 부도덕한 경영형태에 종속시키기 위한 폭압적 매뉴얼 개발에 몰두할 수밖에 없다. 이것이 노동자들로 하여금 분노와 저항을 불러일으켜 마침내 ‘노동자는 하나다’라는 기치 아래 거대한 힘으로 폭발해 삼성족벌의 타도와 나아가서는 노동계급의 해방세상을 가져오게 할 것이다. <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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