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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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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02 14:17:53, 조회:2,488, 추천: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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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노조 전면적인 총파업, 굳건한 연대투쟁! 투쟁의 원칙을...
철도 활동가
10월 29, 30, 31일에 진행된 철도노동조합의 쟁의행위 찬반투표는 재적 대비 60%를 넘어 가결되었다. 2008년 임,단협 투쟁은 쟁의행위 가결을 통해 막바지 시점에 이르렀다. 쟁의행위 찬성 60%라는 수치가 실인지 허인지 논의는 더 이상 불필요하다. 결과가 드러난 지금 남아있는 것은 최대한 조합원을 조직하여 투쟁으로 나서는 길 뿐이다.
조합원들은 더 이상 진척되지 않는 교섭을 끝내고, 투쟁을 선택했다. 혹독한 공황을 통과하고 있는 시점에서 투쟁을 선택하기란 쉽지가 않다. 여기 저기 부도와 해고, 정원감축, 임금삭감이 공공연히 논의되고 있다. 자본주의 제도 자체에서 비롯된 공황이 분명히 드러났지만 자본주의를 넘어서는 대안이 제시되지 못하는 한, 재앙의 몫은 고스란히 노동대중에게 전가된다. 위축된 대중은 행여 "나서면 어떻게 될까봐" 적극적인 투쟁보다는 소극적인 투쟁 혹은 불합리한 상황과 각종 단협의 개악 등에 침묵으로 일관하게 된다. 이는 노동조합이 가진 한계이다. 자본을 부정해야 하지만 자본주의 체제를 뛰어넘지 못하는 노동조합의 한계인 것이다.
자본주의제도를 공격하는 적극적인 투쟁을 조직하고, 자본주의의 한계를 넘어서는 선전과 선동을 수행할 노동계급의 전위가 없다면, 고통은 고스란히 일부의 노동자와 빈곤계층이 떠맡아야 한다. 한편에서 자본은 이를 전화위복으로 삼아 다시 한 번 축적과 상승의 자양분을 공급받을 것이다.
이번 공황은 누가 보아도 과잉자본과 과잉생산에서 발생하고 있는 전형적인 자본주의 공황이다. 그렇기 때문에 손가락으로 헤아릴 정도의 투쟁, 그것도 비정규직의 처절한 투쟁만 있고, 노동자대중의 투쟁이 전개되지 못하는 현 상황에서 자본은 경제위기의 주범을 “노동자의 투쟁에서 비롯된다.”는 뻔한 거짓말조차 입에 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자본은 치밀하게 새로운 고통분담론을 등장시키고 있다. 노사정 대타협을 요구하고 있다. 저항력이 약해진 공기업의 정원, 임금동결을 요구하고 있다. 위기를 틈타 전환배치, 고용조정 등 미뤘던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각종 경기가 더욱더 나락에 빠져들수록 이러한 요구는 공공연하게 제시될 것이고 이에 대해 거부하거나 반대하면 마치 위기를 심화시키는 주범인 것처럼 몰아갈 것이다.
'상대적으로' 고용이 보장된다고 알려진 공기업의 하나인 철도노동자는 왜 이 시기에 투쟁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가? 사측이 파업을 틀어막기 위해 수없이 지껄인 고용보장은 말 그대로 달콤한 거짓말이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후 공기업 사유화 정책이 대세로 자리를 잡았다. 촛불투쟁에 힘입어 잠깐 주춤했던 정책은 공기업 선진화라는 옷으로 바꿔 입고 투쟁전선을 교란시키면서 고개를 내밀었다. 선진화 3차 방안에서는 직접적인 철도 민영화를 뒤로 미뤘지만, 한시라도 민영화가 가능한 상태를 만들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것을 주문하였다. 강도 높은 구조조정 -그동안 철도공사는 지속적인 구조조정 정책을 진행해 왔지만, 선진화 방안은 그 범위를 넘어서는 것으로 정년 등 자연적 감소분을 훌쩍 넘어선 인원의 정리를 요구하고 있다.-과 자회사로의 업무이관, 그리고 유지 보수업무의 시설공단으로의 분리 등.
고용불안과 더불어 단협안 개악요구는 조합원들의 큰 불만이다. 또한 이미 정부 책임이 60%라고 판정이 난 2003년 투쟁의 해고자복직 문제 역시 쟁점으로 남았고 의견 차이는 좁혀지지 않고 있다. 사실 철도공사는 그럴 의지도 권한도 힘도 없다. 답은 정부가 내놓아야 한다. 녹록치 않은 정부와의 대결만이 남은 것이다.
그렇다면, 남은 기간의 투쟁은 어떠해야 하는가? 그것은 가장 단순하고, 원칙적인 투쟁을 전개하는 것이다.
첫째, 전면적인 총파업의 선언이다. 그동안 집행부는 올부터 도입된 필수공익사업장의 필수업무유지제도를 의식하여, 전면적 총파업이 아닌 “완강한 투쟁” 운운하며, 부분파업, 비필수분야파업 등을 전술로 채택하려 했다. 투쟁은 일정에 올랐지만 아직 D-데이는 일정표 상 없다. 직권중재 조항이 악법중의 악법이었다면 뒤를 잇는 필수업무제도 역시 파업을 무력화하는 악법이다. 악법을 깨뜨리는 것이 아닌 악법을 이용한다는 발상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을뿐더러 투쟁을 앞둔 조합원들의 공고한 단결을 무너뜨리게 될 것이다. 법의 허점을 이용하기보다는 공격적으로 법을 무력화시켜내는 투쟁을 과감히 전개해야 한다.
둘째, 집행부가 법을 어기는 부담(?)을 극복하기 위해 굳은 연대투쟁은 필수적이다. 혼자 어기는 것이 아니라 여럿이 어긴다면 부담을 줄이면서, 투쟁력을 극대화 할 수 있다. 지하철은 여러 사정으로 파업을 유보(?)한 가운데 연대투쟁의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동병상련이라고 할 수 있는 곳의 연대투쟁을 긴급히 조직해야 한다. 이미 공기업 사유화 정책을 저지하기 위한 공투본은 정부의 권모술수에 넘어가 투쟁은커녕 간판만 유지하고 있다. 단위 투쟁 지도부는 정부의 선진화 정책이 나올 때 마다 자사업장의 향후를 가늠하며 투쟁을 뒤로 미뤄왔다. 그래서 현재 공투본은 이름뿐이다. 오히려 긴급히 싸워야 하는 사업장의 투쟁을 묶어낼 시점에 이른 것이다.
셋째, 눈치를 보고, 조합원을 핑계로 투쟁을 미루거나 피하지 않도록 현장에서의 활동가들의 적극적인 대 조합원 선전과 선동이 진행되어야 한다. 즉, 활동가들의 왕성한 활동으로 투쟁을 밀어 올려야 한다. 이는 단순히 조합집행부에게 “이러저러 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집행부가 의도하고 있는 요구사안의 중요성을 조합원들에게 적극적으로 이해시켜 조합원들이 투쟁의 의미들을 확인하게 하여 조합원들의 요구와 결의로 투쟁할 수 있도록 조직해야 한다. 쉬운 일은 아닐지라도 최후의 보루는 조합대중이라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
주변의 복잡하고, 얽힌 정세와 혼란스런 국면에서 원칙은 큰 힘을 발휘할 것이다. 복잡할수록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단순명쾌한 원칙을 고수해야한다. 눈앞에 벌어지고 있는 자본의 위기를 자본의 기회가 아닌 노동의 기회로 삼기위해서, 파탄난 제도와 정부의 실정에 몽둥이를 드는 일은 노동자의 몫이다. 원칙을 따르고 지키는 투쟁으로 비틀거리는 자본을 날려버리자!<노/정/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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