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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45호] 좌편향 교과서가 학생들을 병들게 만든다? 아니 자본주의가 학생들을 병들게 만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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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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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1-03 17:29:22, 조회:2,826, 추천:4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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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편향 교과서가 학생들을 병들게 만든다?
아니 자본주의가 학생들을 병들게 만든다!
광복절? 건국절?
지난 8월 15일 63주년 광복절, 시청광장에서는 광복절 기념행사가 열렸다. 매년 정부 차원에서 주관해 각 당의 대표들이 한자리에 모였지만 이번 행사에는 민주당,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의 대표들은 보이지 않았다. 그 이유는 바로 건국절 논란 때문이었다.
지난해부터 뉴라이트 등의 보수단체에 속한 학자들을 중심으로 ‘이승만 정권의 재평가와 더불어 8월 15일 광복절을 건국절로 제정하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었다. 올해 들어 점점 이러한 주장들이 강해지고 있었고 정부 측에서도 이를 관심 있게 고려하는 모습이 보이고 있었다.
7월 23일 ‘대한민국 건국 60주년 기념 국제학술회의’는 최근 정부와 민간에서 마련한 ‘건국 60주년’ 관련 행사들 가운데 가장 눈에 띈다. 한승수 국무총리가 이 학술회의의 전야제에 참석해 축사를 했을 정도로 정부의 관심도 크다.
이날 학술회의에 기조연설자로 나온 유영익 연세대 석좌교수는 초대 대통령 이승만에 대한 재평가를 촉구했다. 유 교수는 “지난 60년간 대한민국의 비약적인 발전은 이승만 대통령과 그를 지지하는 입법의원, 행정관료들이 이 나라의 ‘우매한 백성’을 유능하고 발전지향적인 ‘새로운 국민’으로 만들었기에 가능했다”고 주장했다. 유 교수는 이어 “8·15 하면 ‘광복절’로 받아들였지 ‘건국기념일’임을 생각지 못했고 건국의 의미가 무엇인가에 관해서는 큰 관심을 가져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경향신문 2008년 07월 23일 「뉴라이트 주도 “8·15(광복절)를 건국절로”」
이러한 사실들이 알려지자 수많은 학계, 시민단체, 개인들의 비판이 거세졌고 정부에서는 광복절을 건국절로 변경할 계획이 없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보수진영의 건국절 주장은 그들의 주장의 한부분일 뿐이다. 그들은 한국 근현대사의 전체적인 재평가를 요구하고 있다.
좌편향 교과서 논란
처음 좌편향 교과서 논란은 올해 초 국방부를 시작으로 통일부와 대한상공회의소 등의 경제단체에서 과거 군사정권에 대한 재평가 요구와 현행 교과서에 반시장적이고 친노동적인 부분이 있다며 교과부에 수정 건의를 하면서 불거졌다.
대한상공회의소
-경제활동자유가 계급대립을 격화
-경제안정면에서 계획경제가 시장경제보다 우위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발전을 가로막는 요인
-세계화로 부의 불평등이 심화되고 빈곤의 세계화 초래
-정보화가 진행될수록 실업이 증가 한다
-자유무역으로 더 빈곤해질 수 있다
-북한이 1960년에 비해 10여배가 넘는 경제성장을 이룩했다
-시장문제 해결에 정부개입보다 시민의 힘이 더 효과적
-경제문제 등은 사회의 근본적인 개혁이 있어야 해결가능
-가난했을 때 더 행복, 중소기업체 사장이 폐수방류 지시
-남한기업이 북한에 진출하여 퇴폐풍조를 확산
국방부
박정희 정권 - 민족의 근대화에 기여한 정권
5공화국 - 친북 좌파의 활동을 차단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강압정치
4.3사건 - 대한민국 건국 저지를 위해 남로당이 지시한 대규모 좌익 반란 사건
통일부
햇볕정책 - 화해협력정책으로
박정희 정권 - 통일 문제보다 경제개발문제에 ‘집착→우선순위’를 둔 정권
하지만 이러한 수정요구는 비단 올해 시작된 것은 아니다. 몇 년 전부터 꾸준히 같은 주장을 하고 있는 가장 대표적인 단체가 ‘교과서 포럼’이다.
뉴라이트 계열의 단체인 ‘교과서 포럼’은 2005년 출범해 한국 근현대사에 대한 재평가와 그에 따른 교과서 수정을 요구해왔다.
"종래 한국 근현대사 역사교과서는 일본 중심의 질서와 그에 대한 민족적 저항만 중시했지만 우리는 이에서 탈피해 중국 중심의 동아시아 질서와 미국 중심의 세계질서까지 포괄해 한국사를 국제적인 시야에서 보고자 했다"면서 "현재의 대한민국이 무수한 간난을 거쳐 한국인의 피와 땀으로 세워진 나라라는 사실을 부각하고자 했다" -대안 교과서 책임 편집자서울대 경제학과 교수 이영훈-
연합뉴스 08-03-23「뉴라이트 '대안교과서' 출간 논란 점화」
한국사를 국제적 시야로 보고자 했다며 출간한 ‘대안 교과’서에는 일제 강점기 시대의 근대화 측면의 부각과 이승만을 건국자 이자 수호자 그리고 박정희를 경제발전의 주역이라고 평가 하는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병들어가는 학생들의 새로운 대안?
교과서 포럼, 상공회의, 국방부, 통일부가 하나 같이 이야기 하는 것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교과서가 좌편향적이라는 것이다. 그들은 현행 교과서가 친북 반미, 반시장 친노동적 내용으로 쓰여 있기 때문에 좌편향 적이라고 말한다. 그들이 요구한데로 교과서가 수정된다면 이승만은 대한민국의 건국영웅으로, 박정희는 민족의 근대화를 이룩한 인물이 된다. 4.19는 단순 학생 운동이 되고, 5.16 군사정변은 혁명이 된다. 이것이 그들이 보는 중립적인 교과서이자 그들의 표현을 빌리자면 병들어가는 학생들에게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는 교육이다.
얼핏 보아도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고 말도 안 되는 관점에서 분석하고 있지만 지금의 좌편향 교과서 논쟁은 장난으로 치부하기에는 사회적 파장과 움직임이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이미 교육과학기술부는 국사편찬위원회에 수정 요구안들을 분석 의뢰했고 국사편찬위원회는 교과서 심의위원회를 편성, 11월까지 좌편향으로 지적된 교과서들을 심의해 수정안을 내놓고 각 출판사에 시정 요청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어서 16개 곳의 시도교육감들도 편향된 이념을 담고 있는 교과서들을 일선 학교에서 선택하지 못하도록 권고 하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말도 안 되는 요구들이 받아들여지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현 정부의 성향도 성향이지만 전국적으로 들끓었던 촛불이 현 정권을 위기감에 휩싸이게 하고 보수진영에 큰 충격을 준 것이다. 이에 언론 탄압, 사상 탄압 등의 전방위적인 이념공세에 교육 문제가 빠질 수 없었던 것이다.
중립성 객관적 사실?
교과서 수정 요구에 일부 시민 단체, 학계, 정당들이 반발하며 논란이 되고 있다.
하지만 과연 교과서 수정을 요구하는 단체, 조직들의 주장대로 현행 교과서들이 좌편향 적일까? 혹은 반대하는 단체들의 주장대로 객관적이고 중립적으로 쓰인 교과서를 난도질 하려고 하는 것일까?
좌 , 우 그리고 진보와 보수, 지배계급과 피지배계급의 이념대립은 언제 어디서나 존재했다. 그러나 이번 교과서 좌편향 논란에서 편향이라는 단어를 보면 알 수 있듯이 하나의 기준을 두고 논쟁을 하는 것처럼 보이는 듯하다. 아직 어린 학생들에게는 이념 대립에 상관없이 중립적 시각을 가질 수 있도록 객관적 사실만을 가르쳐야 한다는 교육이념은 논쟁을 벌이는 쌍방 조직들의 기본적인 생각이다. 그래서 논쟁의 중점은 무엇이 객관적 사실이냐가 된다. 그러나 결국 객관적 사실이 되는 것은 투쟁에서 승리한 쪽의 역사뿐이다. 현행 교과서는 엄연히 자본주의 체제에 대한 정당성을 이야기하고 있고 국가에 대한 환상을 심어주고 철저히 자본주의식대로 살아가라고 그리고 살아남으라고 이야기 하고 있다.
그들이 말하는 중립적 교과서에는 자본주의에 대한 단 하나의 오류와 오점도 남아서는 안 된다.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정권은 독재정권이 아니라 한국의 근대화에 기여하고 공산주의를 막아낸 영웅들이 되어야 한다. 독립 운동부터 4.19, 5.18등 민중의 저항 역사는 일부 대학생들의 운동이 되거나 소외된 지역의 운동으로 한계 지어버린다.
이것이 수정을 요구하는 쪽의 논리다. 한줌의 지배계급이 다수의 피지배계급을 지배하기 위해서는 제도와 규율, 언론, 교육, 정당화된 폭력이 필요하다. 심화되는 자본주의의 위기 속에서 터져 나오는 민중의 저항을 무마하기 위해서 교육부터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자본과 정권이 착각하는 것이 있다. 촛불 시위로 나타난 민중들의 국가에 대한 불만과 자본에 대한 불신이 일선 학교에서 행해지는 교육 등 지배 수단들의 좌편향에서 나왔다고 생각하는 것이 그들의 착각이다. 역사는 언론에서 제도에서 그리고 교육에서 만들어 지는 것이 아니라 현실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다. 우리는 역사와 교과서의 내용 중 무엇이 객관적 사실인지를 밝혀내는 것이 아니라 어떤 관점에서 역사를 볼 것 인가 그리고 현실을 볼 것 인가 대해서 주장해야한다. 정당과 지배계급 간의 좌편향 교과서 논란은 객관적 사실이라는 명분하에 어떤 미사여구가 그리고 어떤 관점이 자본과 정권의 정당성을 더 잘 설명할 수 있는가를 논쟁하고 있는 것일 뿐이다.
그러므로 우리의 요구는 객관적 사실, 중립성에 대한 허구를 분명히 밝히는 것이어야 한다. 자본주의의 모순과 노동자 계급의 이해가 무엇인지 그리고 현실에서의 노동자 계급의 임무는 무엇인지를 알려내야 한다. 그것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언론, 사상, 교육의 이념 공세에 맞서 투쟁하는 것과 더불어 공공부분의 사유화와 비정규직 철폐투쟁과 함께 가야 한다. 교육문제 또한 광우병 문제와 마찬가지로 대중들과 융화될 수 있는 좋은 기재이다. 적극적으로 자본과 정부의 교육의 이념공세를 대중에게 알려내고 투쟁해 나가자!
우리를 병들게 만드는 것은 좌편향 교과서가 아니라 자본주의 자체다!<노/정/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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