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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45호] 쌍용자동차의 끝이 안 보이는 구조조정 공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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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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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1-03 16:39:37, 조회:2,403, 추천:3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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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자동차의 끝이 안 보이는 구조조정 공세
-쌍용자동차 활동가
쌍용차를 인수한 상하이자본이 기어이 대량 구조조정의 칼날을 빼들었다.
지난 9월 10일 상하이 자본은 08년 4/4분기 및 09년 라인 운영계획(안)이라는 제목의 문서를 통해서 조립4팀으로 전환배치 될 인원을 포함하여 553명의 잉여인력이 있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9월 29일 전환배치 첫 협의 자리에서 전환배치 인원을 제외한 474명에 대하여 희망퇴직과 무급 순환휴직이라는 구조조정 안을 들고 나왔다.
이는 말이 무급순환휴직이지 실제로는 내년 2월에 쌍용차 공장에서 20% 이상의 가장 많은 인원을 차지하는 조립1팀이 몇 달이 걸리는 장기간의 라인공사에 들어가기 때문에 이 기간에 어차피 휴직에 들어가는 노동자들을 제외한다면 전원 무급휴직을 시키려는 의도이다.
상하이자본은 아직 474명 선정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하지는 않은 상태이다. 이 때문에 현장은 더욱더 불안에 떨고 있다. 그 안에 내가 포함될 지 내 옆의 동료가 포함될 지는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상하이 자본이 이번에 제출한 라인 계획안에 따르면 내년에 대대적인 감산을 계획하고 있다. 이미 현장에서는 내년에는 현재 평균 생산량 11만대에서 8만대로 감소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자동차 공장에서는 구체적인 신차계획이 없는 이상 생산량 감소는 곧 고용불안과 직결되는 현실이다. 내년 1800명 구조조정 설도 생산량 감소에 따른 추산치로 떠돌고 있다.
이미 완성차에서 처음으로 진성도급을 합의한 이래 쌍용차는 2006년 정리해고 공세, 그리고 판매량 감소에 따른 휴무 공격으로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다. 그런데 쌍용차에서의 구조조정은 단지 고용에만 제한되어지는 것이 아니다. 2년이 넘게 생계형 잔업, 특근이 없는 조립 1팀의 경우 근속 15년이 넘는 주야 라인의 정규직 노동자의 평달(상여금이 없는 달) 임금은 200만원도 안 된다. 이런 상황이 장기간 지속되다보니 부인들이 직접 생계전선에 뛰어들고 있으며 휴무 기간 동안에는 그나마도 70%의 임금밖에 지급되지 않아서 많은 정규직 노동자들이 노가다를 뛰어야 했다.
이렇게 고용과 임금 양쪽에서 구조조정에 성공한 상하이자본은 이제 현장의 주도권을 완전히 장악하려고 한다. 많은 사업장에서 구조조정과 동시에 들어오는 현장통제가 바로 그것이다.
지금 많은 쌍용차 현장에서는 물량이 없다보니 대부분의 시간을 라인을 아예 정지시켜놓는 계획정지가 실시되고 있다. 그러다보니 많은 노동자들이 그 시간에 아예 집에서 잠을 청하거나 다른 취미활동을 하는 경우들이 늘어났다. 자본은 이를 두고 근무태만이라고 하지만 현장의 노동자들 또한 장기간 지속되는 계획정지로 곤혹스러운 것은 마찬가지다. 마치 백수가 된 느낌을 가지면서 “이렇게 일거리가 없으니 회사가 망하는 거 아냐”라며 자본의 경영위기 공세에 알게 모르게 젖어 들어가고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지금의 상황을 만든 것은 바로 상하이자본이라는 점이다. 물량을 통제한 것도, 장기간의 계획정지를 실시한 장본인도 모두 상하이자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하이자본은 구조조정안과 함께 9월 17일 기초질서 확립의 일환이라면서 대대적인 현장통제 지침서를 각 부서에 내려 보냈다.
그 내용 중 몇 가지만 보자면 먼저 근태관리 관련 항목에는 근무 시간 중 ‘조기 퇴근 및 사내 배회 금지’가 있다. 상하이자본의 경영실패로 일부부서에서 6시간씩 계획정지가 실시되고 있는 상황에서 사내 배회를 하지 말라는 것은 멀쩡한 노동자의 두 다리를 묶어두겠다는 것이다.
또한 사내 이동 관련 항목에는 ‘보행 중 흡연 금지’가 있다. 상하이자본은 마치 중고등학교 시절에 학생주임이 흡연학생을 처벌하듯이 자기를 선생님으로, 평균연령 40세인 현장 노동자를 지적받고 처벌받아야 할 중고등학생 취급을 하고 있다.
이 뿐인가? 기타사항으로 “팀 자체적으로 위반자를 단속하되 상습적이거나 계도가 불능 시에는 인사위원회 회부 조치 바랍니다”라고 되어 있다.
이제 쌍용차 노동자들은 걸어 다니면서 담배 핀다고 인사위원회에 회부될 상황에 처해있다.
지금 현장은 계속되는 계획정지로, 잔업 특근 통제에 따른 생계비 걱정으로 답답한 심정에 끊었던 담배도 다시 피는 상황이다. 없는 돈에 힘들게 끊었던 담배를 다시 찾게 만든 것은 바로 상하이 자본이다!
그런데 상하이자본은 적반하장 식으로 보행 중 흡연하면 인사위원회에 회부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이것은 이 기회에 구조조정과 함께 현장통제를 통해서 아예 현장을 죽이겠다는 의도이다. 만약 자본의 현장통제 공세에 지금 즉각 대응하지 못한다면 상하이자본은 이후 현장장악력을 기반으로 또 다른 구조조정을 자행하려 할 것이다.
개점휴업 상태의 노동조합
상황이 이렇게 긴박하게 돌아가는데도 집행부는 협의에만 몰두하고 있다. 그것도 원래 주간만 하던 조립4팀을 주간연속2교대제로 가기 위해서는 주야 2교대로 가야한다는 궤변을 늘어놓으면서 전환배치 협의에 임하고 있다.
금속 노동자들이 지긋지긋한, 생명을 갉아먹는 야간 노동을 철폐하기 위하여 수년간 투쟁해온 성과를 지금의 집행부는 주야2교대를 위한 전환배치로 바꿔놓았다. 기가 막힐 노릇이다.
그동안 금속노조의 집중투쟁에 거의 결합하지 않고 완성차 4사 중에서 항상 가장 먼저 최악으로 임단협을 말아먹은 집행부는 이번에도 자본의 의도를 간파하지 못한 채 아무런 실천투쟁도 배치하지 않고 있다.
지금 자본은 구조조정 하겠다고 죽자고 달려드는데 집행부는 전환배치만 협의하겠다고 하고 자본의 구조조정 공세와 현장통제 공세에 대한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고 있으니 현장에서는 노동조합에 대해서 아무런 신뢰도 가지지 않고 있다.
더군다나 선거까지 맞물려 있는 상황이다 보니 지금 집행부는 임기 말년을 시끄럽지 않고 조용히 마무리 지으려 하고 있다. 오히려 현장조직들에게 근거 없는 악선전을 하고 있다며 이러한 현장조직들의 선전선동을 결단코 간과하지 않겠다고 협박하고 있다.
지금 집행부가 간과하지 않아야 할 대상은 현장조직이 아니라 바로 상하이 자본이다. 그런데도 집행부는 똥인지 된장인지도 구분하지 못한 채 협상에만 목을 매고 있다. 더구나 9월 30일자 홍보에서는 “일시적인 고통은 받아 안을 수 있지만…노동조합은 혁명적 사고로 전환배치 협의를 대협의와 소협의로 나누어 진행 할 것”이라는 헛소리를 하고 있다. 본격적인 협의 및 실천투쟁에 들어가지도 않은 상태에서 이미 양보의 뜻을 내비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전장에서 장수가 백기를 들고 싸우는 것과 같다.
그러나 지금 즉각 상하이자본의 구조조정에 맞선 투쟁을 조직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연이은 제2, 제3의 구조조정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집행부가 나서지 않는다면 제 현장조직부터 선도적인 투쟁을 전개해야 한다. 그러한 투쟁을 조직하고 실천할 때만이 현장의 패배주의를 극복하고 조직력을 회복할 수 있다. 일당백의 심정으로 상하이자본에 맞선 현장투쟁을 전개하자! <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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