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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73호] 초과이익 공유제, 노동자 초과착취로 자본끼리 나눠 가지자는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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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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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4-01 08:53:36, 조회:5,875, 추천:3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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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과이익 공유제,
노동자 초과착취로 자본끼리 나눠 가지자는 것!
지난해 12월 동반성장위원회가 정식 출범했다. 출범식에서 발표된 ‘대, 중소기업 동반성장 이행헌장’에서 이 위원회는 그동안 심화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문제를 해결해 경제와 사회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발전하기 위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조화로운 동반성장을 목적으로 한다고 밝혔다. 위원회 구성은 전 국무총리 정운찬을 위원장으로 하고 기업들의 현 CEO들인 대기업 위원 9명, 중소기업 위원 9명과 교수 등의 공공위원 6명 등 총 25명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위원회는 정부인사는 한명도 속하지 않은 민간자율기구이며 이 위원회에서 하는 모든 일들은 민간자율에 의해서 이루어질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정부 역시 앞에서 나서기보다는 뒤에서 시녀역할을 하겠다며 민간자율기구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왜 이렇게 민간자율기구임을 강조하는 것일까? 동반성장위원회의 목적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성장이다. 한마디로 시장경제를 조율하는 문제인데 여기에 정부 혹은 국가의 개입은 자유시장 경제주의자들에게 어불성설인 것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애초에 시장경제에서 독점자본과 중소자본이 알아서 문제를 조율할 수 있었다면 동반성장위원회가 출범할 이유도 없었다.
초과이익공유제는 공산주의 제도인가?
동반성장위원에에서 내놓은 첫 번째 동반성장 카드는 그 이름도 사회주의적인? ‘초과이익공유제’다. 간단히 말해서 대기업이 연초에 예상한 이익보다 초과이익을 달성했을 때 그 초과 이익을 협력업체에도 분배하자는 것이다. 아니 이익을 분배하다니! 천지가 개벽할 일이다. 초과이익공유제라는 이름을 꺼내자마자 정부, 여당, 야당, 자본, 학계 할 것 없이 벌 떼처럼 몰려들어 초과이익공유제를 난도질했다. 한국 독점자본의 수장인 이건희의 한 마디 발언으로 모든 비판들이 정리됐다.
“사회주의 국가에서 쓰는 말인지, 자본주의 국가에서 쓰는 말인지, 공산주의 국가에서 쓰는 말인지 모르겠다.”
“내가 어릴 때부터 기업가 집안에서 자랐고 학교에서 경제학 공부를 계속해 왔는데 그런 이야기는 들어보지도 못했다. 이해가 가지 않고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독점자본의 녹을 먹고 사는 한 교수가 이건희의 무지막지한 발언을 경제학적으로 정리했다.
정 위원장이 주장하는 초과이익공유제는 잉여가치론의 변형이다 … 잉여가치론에 따른다면 기업의 이윤은 노동자들을 착취한 결과인 만큼 이윤은 생산에 기여한 노동자들과 공유해야 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초과이익공유제는 대기업의 많은 이윤은 협력업체의 납품가를 후려친 결과라는 인식 아래 나온 것이다. 따라서 초과이익공유제는 결국 마르크스의 잉여가치론과 그 맥을 같이한다.(안재욱 경희대 대학원장·경제학, 「`초과이익공유제` 반시장적인 이유」, 한국경제, 2011-0308)
대기업과 중소기업과 초과이익을 분배하자는 주장을 가지고 맑스의 잉여가치론과 비교하는 한국 부르주아 경제학 교수의 ‘후려’치는 기술이 놀랍기 그지없다. 초과이익공유제 하나로 대표적인 시장경제학자이자 서울대 총장을 역임하고, 이명박 정부의 국무총리까지 지낸 정운찬을 경제학의 기본도 모르는 맑스주의자로 만들어 버린 것이다. 정운찬이 공산주의자면 정운찬을 임명한 이명박도 졸지에 공산주의자가 되는 것이다. 정운찬은 예상치 못한 빨갱이 공세에 당황하며 초과이익공유제에 대한 비판에 이렇게 반론한다.
“초과이익공유제는 경영자, 노동자, 협력업체가 공동의 노력으로 달성된 초과이익이라면 협력업체에게도 그 성과의 일부가 돌아가도록 하자는 성과공유제의 일종이며, 대기업의 이익을 빼앗아 간다고 생각하면서 이를 이념문제로 연결하는 것은 초과이익공유제의 진정한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데 기인한다.”
“초과이익공유제의 근간이 되는 성과배분제는 이미 기업이 다양한 방식으로 시행하고 있으며 삼성도 예외가 아니라는 점, 근로자에 대한 종업원 지주제도나 경영자에 지급하는 스톡옵션은 이들의 근면과 창의를 자발적으로 유도해 내기 위해 기업이 자생적으로 마련한 성과배분제의 대표적 사례들이다”
초과이익이 경영자, 노동자, 협력업체가 공동의 노력으로 달성된다는 거짓 논리를 빼면 정운찬이 오히려 더 부르주아 학자답다. 정운찬의 주장의 핵심은 무엇인가? 정운찬의 주장을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노동자들의 자발적인 노동의욕을 고취해서 초과이윤을 내고 이것을 분배해서 나눠가지자는 말이다. 정운찬이 말하는 초과이익은 노동자를 초과착취해서 나온 초과이윤에 다름 아니다. 다만 정운찬은 초과이윤을 뽑아내기 위해 노동자의 자발적인 노동욕구를 더 끌어내고자 한다. 일종의 성과분배 제도이다. 다만 정운찬은 그것을 독점자본과 노동자 사이가 아니라 독점자본과 중소자본과 나눠가지자는 말이다.
정운찬은 노동자 초과착취를 통해 나온 초과이윤을 가지고 중소자본과 분배해서 대자본과의 갈등을 줄이려고 하는 것이다. 노동자들에게는 협력업체에 이익이 더 많이 공유되면 자연스럽게 그 이익의 일부가 돌아갈 것으로 기대를 하게 해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자본주의에 대한 불만을 달래려는 포석도 숨어 있다.
이렇게 철저하게 자본주의적인 제도인 초과이익공유제에 대해 독점자본은 한사코 반대하는 것인가? 독점자본은 먼저 초과이익공유제가 마치 납품단가 후려치기처럼 독점자본이 중소자본을 쥐어짜고 있다는 것을 전제해서 만들어진 제도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독점자본은 초과이윤일지라도 중소자본과 나누어 가지지 않고 독점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개별 독점자본이 반대하는 초과이익공유제를 이명박정권은 왜 시행하려고 하는 것일까? 이명박정권은 독점자본의 정권이 아니기 때문인가? 아니다. 이명박정권은 독점자본의 이해를 대변하면서도 자본 분파가 서로 대립하여 자본주의 질서를 혼란스럽게 하지 않도록 노력한다. 이명박정권은 전체 자본의 이해와 독점자본의 이해를 가능한한 조화시키면서 독점자본의 이해를 대변하려 하는 독점자본의 정권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한바탕 해프닝으로 끝날 초과이익공유제 논란의 전체 진실이다. <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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