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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73호][진보대통합 쟁점비판2]진보신당 반북결의! 부르주아 우익, 제국주의와의 신성동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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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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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4-01 02:21:43, 조회:5,537, 추천:3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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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대통합 관련 쟁점비판2]
진보신당 반북결의! 부르주아 우익, 제국주의와의 신성동맹!!
우리는 지난 노동자정치신문에서 진보대통합 관련 쟁점 비판1로 ‘재통합의 잣대인 ‘종북주의’ 반대의 정치적 의미’에 대해 다뤘다. 우리는 이번에는 그 두 번째 쟁점인 통합의 대상과 통합의 뿌리를 이루고 있는 사상에 대해 다룰 것이다. 그런데 첫 번째 쟁점인 진보신당 내부의, 더 나아가 우리 운동 진영 내에 팽배한 반공주의에 대해 다뤘는데 두 번째 쟁점 역시 첫 번째 쟁점과 무관한 것이 아니라 첫 번째 쟁점의 연속선에 있다.
요즘 진보신당이 운동진영 내부뿐만 아니라 부르주아 언론에게서조차 주목과 관심을 받고 있는데 그 ‘관심과 주목’은 항상 긍정적인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특히 부르주아 언론 그 중에서도 조중동 등을 중심으로 하는 파쇼언론의 진보신당에 대한 관심은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진행되고 있으며, 그 정치적 의도는 고도로 민감한 정치적 정세와 관련되어 있다. 진보신당은 자신의 주관적 의도와 상관없이 파쇼언론의 ‘관심과 주목’, 더 나아가 찬사와 격려를 받고 있다. 민주노동당의 ‘종북주의’ 청산을 내걸고 분당을 할 때, 북의 이른바 ‘핵문제’와 ‘3대 세습’, ‘인권문제’ 등을 둘러싸고 진보신당이 부끄럽게도 파쇼언론의 기대와 요구에 부합할 때마다 특히 파쇼언론은 진보신당을 칭찬하고 나섰다.
‘진보신당이여! 분투하라’
진보신당 결의에 환호작약하는 파쇼언론들
진보대통합을 둘러싸고 민주노동당과의 통합의 전제조건을 주요하게 다룬 지난 3월 27일 정기 당 대회가 끝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파쇼언론은 진보신당의 반공, 반북주의를 격하게 칭찬하고 나서고 있다.
북핵 문제에 대해선 애써 눈을 감는 친북 좌파 세력은 겉으로만 평화를 외치는 위장평화 세력이요, 낡은 이념에 사로잡혀 변화를 거부하는 수구(守舊)좌파 세력이다. 민노당은 노동자 및 민중의 생존권과 인권을 강조하면서도 2400만 북한 주민이 겪고 있는 참혹한 인권유린 실상에 대해서는 침묵한다. 시대착오적인 북한의 핵 개발과 3대 세습을 계속 묵인하는 민노당은 진보의 가치를 타락시키고 있다. 진보신당은 이번 당 대회를 계기로 민노당 같은 친북 정당과는 다른 길을 가는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 우리는 진보신당의 활동을 관심 있게 지켜볼 것이다(동아일보 사설, 「‘守舊 친북’ 민노당과 차별화하는 진보신당」, 2011-03-29).
국민 다수가 공감하는 이슈에 진보신당이 동조했으니 그 의미가 작지 않다 … 진보신당과 민노당, 민주노총은 어제 오는 9월까지 진보정당들을 통합하겠다고 했다. 정당 색깔에 따른 통폐합은 순리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북한의 핵과 3대세습을 용인하는 통합 정당이 출현한다면 유권자에게도, 그 신설 정당에도 재앙이다. 진보신당이 꺼내든 진보적 가치도 퇴색할 것이다(세계일보 사설, 「북한의 핵·세습에 반대표 던진 진보신당」, 2011.03.29).
조중동도 울고 갈 가장 극우적이고 파쇼적인 뉴데일리는 청년지식인포럼이라는 뉴라이트 단체의 칼럼을 전면에 게재하고 있다.
진보신당이 희망의 불씨를 지폈습니다. 3월 27일 정기 당대회에서 북핵개발과 3대세습에 대해 정확하게 반대입장을 채택하였습니다. 애초 민노당과 통합을 시도하고 있는 지도부가 핵과 3대 세습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견지한다는 안을 제출했음에도 불구하고 당 대의원들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는 수정안을 내고 또 이 안을 345명의 대의원 중 211명의 대의원 찬성으로 통과시켰다고 하니 그 의미가 더욱 깊습니다. 종북파 민노당과 합당하며 스스로 좌파를 죽이는 길을 가게 될 것인지, 외로운 들판에서 백마타고 오는 초인이 목놓아 부를 노래의 씨앗을 뿌리게 될 것인지는 오로지 진보신당의 분투의지에 달려 있습니다. 건투를 빕니다(뉴데일리, 「진보신당이여! 분투하라」, 2011.03.29).
위 인용문에 다 다루지는 못했지만 이번 진보신당 당대회에서의 결정을 바라보는 부르주아 파쇼언론의 전반적인 평가는 대체로 이렇다. 이러한 파쇼언론의 기조는 진보신당의 반공, 반북주의에 대한 열렬한 지지를 보내고 있고, 진보신당이 자신들의 기대에 부응해서 일관된 길을 걸어갈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부르주아 파쇼언론이 말하는 “우리는 진보신당의 활동을 관심 있게 지켜볼 것이다”란 무엇인가? 진보신당을 반공, 반북주의를 고무하고, 진보신당이 파쇼언론의 기대에 부응하는 꼭두각시 역할을 하도록 길들이겠다는 것이다. 뉴데일리는 심지어 진보신당의 반공, 반북주의를 “외로운 들판에서 백마타고 오는 초인”으로까지 극찬하며 진보신당의 ‘분투’를 열망하고 있다. 이미 진보신당은 극우 파쇼에 철저하게 길들여져 있다. 유로꼬뮤니즘의 ‘반쏘비에트’, ‘반스탈린주의’가 제국주의의 요구에 철저하게 부응하는 반공 개량주의가 되었듯이, 진보신당은 극우 파쇼언론의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이번 진보신당 당대회에서의 진보대통합의 기준인 ‘북핵 반대, 3대 세습 반대’ 결정으로 진보신당은 극우 파쇼세력과 하나가 되었다. 진보신당 또는 진보신당 당원들의 개인적 의도, 주관적 열망을 가지고 이렇게 평가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맑스주의를 자처하고 있는 바, 개인적, 주관적 열망을 가지고 한 정치세력을 평가하지 않는다. 개인적, 주관적 정치적 의도와 더불어 그들의 정치적 행동이 정치정세와 노동자계급에게 어떠한 실천적 결과를 가져오고, 그것을 지배계급이 그것을 어떻게 주목하고 받아들이고 있는지의 관점에서 평가한다.
지금 정확한 출처를 기억할 수 없지만 레닌은 어디선가 “적들의 증오를 받는다면 올바른 길을 선택한 것이다”라는 말을 한 적이 있었다. 정치적, 전략, 전술적 판단의 올바름을 노동자계급의 혁명적 원칙과 투쟁에 대해 계급적대감을 선명하게 가지고 있는 지배계급의 반응으로부터 파악할 수 있다는 말이다. 레닌의 말이 아니더라도 역사적으로 맑스레닌주의의 혁명적 사상과 원칙은 항상 지배계급의 적대와 증오의 대상이 되었고, 부르주아 이데올로기 대변자들은 맑스레닌주의의 혁명적 원칙을 수정하려고 혈안이 되었다. 노동자계급 운동에 대한 이러한 부르주아 이데올로기의 침투는 노동운동 내에서 수정주의의 이론적 뿌리가 되었다.
이러한 수정주의 이데올로기의 물질적 기반은 소부르주아를 계급적 기반으로 하고 있다. 소부르주아(특히 소부르주아 중하층)는 부르주아지를 열망하면서도 대자본과의 경쟁, 소부르주아 내부에서의 격화되는 경쟁 등으로 끊임없이 몰락할 수밖에 없는, 그리하여 일부는 실업자가 되거나 비정규직 등 노동자계급으로 편입될 수밖에 없는 계급적 처지의 불안정성, 동요, 혼란을 계급적 특성으로 한다. 이러한 소부르주아의 계급적 특성으로 인해 소부르주아는 노동자계급의 확고한 동맹자가 될 때만이 자본주의에 맞서 일관되게 투쟁할 수 있다.
진보신당 역시 이러한 당원구성, 사상, 활동 등에서 소부르주아의 계급적 특성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지도력의 무정부 상태, 한 때 혁명운동에 몸담았다가 청산주의에 빠진 인텔리겐차, 국민참여당 류의 자유주의 부르주아지, 일부 노동자계급이 뒤섞여 있고, 사상적으로도 한 쪽에서는 사회주의를 지지하나 그 사회주의의 내용은 확고하지 못하고 동요하고 있고, 다른 쪽에서는 노골적인 사민주의자들이 뒤섞여 존재하고 있다. 진보신당은 부분적으로 노동자계급의 투쟁에 결합하기도 하지만 일관되고 혁명적 방향으로 이끌어가지 못한다. 진보신당의 지도자들은 노동자계급과 자본가 계급의 중간에 서서 노동자계급의 투쟁을 중재하고 화해하려 한다.
진보신당 내부의 논쟁을 보라! 무정부의적 동요와 혼란, 무규율, 비동지적 개인주의와 일탈과 상호불신, 내용 없는 자만, 근거 없는 오만, 전망 없는 상실감과 무기력, 지도력의 부재와 중앙집중 없는 산만한 민주주의… 이런 것들이 소부르주아의 전형적인 특성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쏘련붕괴 이후의 청산주의와 지배계급이 유포하는 이데올로기 공세는 진보신당을 소부르주아적 특성에 더해 반공, 반북주의 조직으로 더 극심하게 타락시키고 있다. 이번 정기 당대회에서의 진보신당의 ‘북핵 반대, 3대 세습’ 반대 결정은 주관적, 개인적 의도와 상관없이 우익, 미제국주의와의 ‘반북, 반공 신성동맹’으로 필연적으로 다음과 같은 정치적 결론을 낳고 있다.
- 부르주아 사상을 침투시킨다.
- 북에 대한 제국주의와 부르주아의 체제붕괴 전략이다.
- 사회주의에 대한 대중적인 불신을 강화시킨다.
- 자본주의 모순을 은폐하고, 자본주의 우월성을 심어줌으로써 부르주아 체제를 강화한다.
- 노동자 민중 투쟁에 대해 불온한 낙인을 찍고, 이에 대한 탄압이 ‘민주주의’ 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방편이라는 이데올로기를 강화한다.
- 노동자 민중의 독자적, 혁명적 정치세력화를 가로막는다.
(노동자정치신문 68호, 「북 '세습’논란, 사이비 진보에 침투한 부르주아 사상」)
진보신당 당대회에서의 결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본질은 진보신당의 태생적 출발점이기도 한 반북, 반공주의라는 정체성을 선명하게 드러낸 것이다.
이렇게 볼 때 다수의 진보신당 대의원들이 북한 핵과 3대 세습에 대해 더 확실한 입장 표명을 요구한 것은 매우 당연한 일이다. 진보신당은 친북노선에 반대해서 민노당으로부터 뛰쳐나온 당이지 않는가. 바로 이 친북노선에 대한 반대가 좋건 싫건 진보신당의 본질이 될 수밖에 없다. 이 문제 외에 다른 문제는 민노당과 형식상 차별성을 찾기 어렵다. 비정규직? 민노당은 반대 안하나? FTA? 민노당은 반대 안하나?…이번 당대회는 '세력 정체성', 즉 당의 본질을 재확인하는 과정이었다. 설사 통합을 하더라도 일단 여기서 출발해야 하고 이것을 전제로 해야 한다는 것이 대중의 집단 지성이 우리에게 가르쳐 준 교훈이다(홍기표 기획위원, 레디앙, 「이제 민주노동당이 답할 차례다」, 2011년 03월 29일).
이러한 반복, 반북주의는 진보신당뿐만 아니라 진보신당 내부에서 이견이 없는 우선적인 통합대상으로 분류되고 있는 사회당도 마찬가지다. 사회당의 전 대표였던 금민은 지난 25일 진보대통합 관련한 토론에서 “한국의 평화운동은 북한의 무력사용에 대해 언제나 분명한 어조로 반대할 수 있어야 하며, 호전적인 수사학에 대해서도 그 반평화성을 가감 없이 문제 삼아야 한다”, “이와 같은 정치적 개입은 전방위적 평화노력을 경주할 수 있는 적극적 평화운동 세력이 사회적으로 형성되는 시발점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보신당과 사회당은 ‘좌파조직’이다. 이러한 ‘좌파조직’은 ‘북핵반대, 3대 세습 반대’를 주장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 개입’으로 사회적 세력의 형성까지 주문하고 있다. 진보신당 당대회에서의 결정은 민주노동당과의 통합의 전제조건 일뿐만 아니라 이후 실천의 방향과 근거가 될 것이다. 진보신당 반북결의에 기초한다면 구체적인 실천으로 옮길 수 있는 ‘정치적 개입’은 무엇이 있는가? 진보신당은 북핵과 북세습 반대 선언을 실천하기 위해서 결국 ‘북한 민주화 운동’, ‘북한 인권운동’, ‘북핵 폐기운동’, ‘3대 세습’ 반대운동과, ‘제국주의의 군사책동’ 지지운동을 해야 한다. 우익들은 단순히 주장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천에 나서고 있다. 천안함과 연평도 규탄, 탈북자 지원, 연평도와 철원에서의 대북 전단 발송, 심지어 더 급진적인 실천적 우익은 북민주화를 위해 목숨을 걸고 월북하는 ‘실천지성’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런데 이러한 주장이 단순히 진보신당을 비아냥거리는 것만은 아닌 것이 진보신당은 리비아에 대한 제국주의의 침공을 적극 주문하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진보신당 강상구 대변인의 공식 논평을 보자!
사태의 형국이 이렇게 급박함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적극적인 개입을 차일피일 미뤄온 국제사회는 여전히 실효성 있는 조치를 내리지 못하고 있다. UN안보리는 리비아 지역을 비행금지 구역으로 설정하는 내용을 담은 결의안을 오늘에서야 표결에 부친다고 한다. 앞서 G8은 그제 외무장관 회담을 열어 군사개입 방안을 논의했지만 별다른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다. 국제사회가 이렇게 미적거리는 동안 반정부 시위대는 점차 위험한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국제사회는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하지 말고 실효성 있는 조치를 즉각 취해야할 것이다. 비행금지 구역 설정을 통해 지금이라도 카다피군의 전투기를 묶어놓는 것은 물론, 수세에 몰린 시위대에 대한 무기 지원까지 고려해야 한다. 튀니지 재스민 혁명으로 시작해 이집트를 거쳐 리비아로 이어진 아랍권 민주화 바람이 국제사회의 외면 속에 이대로 사그라져선 안 된다. “카다피의 석유에 취해 세계가 잠자고 있다”는 리비아 반정부 시위대의 외침을 G8을 비롯한 주요국들은 더 이상 못들은 채 하지 말기 바란다(진보신당 대변인 논평, 「리비아 사태, 국제사회의 적극적 개입 시급히 이뤄져야」, 2011년 3월 17일).
동지들! 놀라지 마시라! 이것이 제국주의의 앞잡이가 된 진보신당의 실체이다. 이것을 일개 대변인의 철없는 논평이라고 치부할 수 있는가? 이러한 대변인 논평에 대해 진보신당 내에서 집단적인 반대가 있었는가? 심지어 제국주의의 이라크 침공이 강화되고 있는 지금 시점에서도 이러한 논평은 버젓이 진보신당의 공식 논평으로 버젓이 올라가 있다. 한나라당과 이명박정부조차도 노골적으로 리비아에 대한 폭격을 주문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진보신당이 앞장서서 리비아에 대한 군사공세를 주장하고 나서고 있다. 진보신당은 제국주의가 지배하는 UN이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하지 말고 실효성 있는 조치를 즉각 취해야할 것이다”라면서 구체적으로 ‘비행금지 구역 설정’은 물론이고 ‘무기지원’까지 주문하고 있다. 이것이 리비아 영토에 무력적으로 개입해서 군사적 폭격을 가하고 있는 제국주의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가 아니면 무엇인가?
진보신당의 반북결의 중 핵심인 ‘북핵반대’는 일본에서의 원전사고 이후 고조되는 핵반대의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다. 그런데 보자! 그런데 진보신당은 최소한 양비론으로써의 미제국주의가 보유한 수천, 수만 개의 핵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다. 진보신당은 미제의 핵에 대한 반대도 전제되어 있다고 하지만 그것은 주관적 의도일 뿐 현실에서는 핵독점을 유지하기 위해, 북의 핵무장을 이유로 군사적, 경제적 공세를 강화하고 있는 미제국주의의 정치적 의도에 철저하게 부합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파쇼우익들은 진보신당의 결의에 환호작약했던 것이다.
우리는 원전사태에서 보듯 원자력과 핵은 인류 전체를 절멸시킬 것이기 반드시 사라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마찬가지로 한반도에서 핵무기도 완전히 사라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한반도에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서는 수천, 수만 개의 핵을 독점하고 있는 미제국주의의 핵무장과 직접적으로 한반도와 동북아를 겨냥하고 있는 핵우산이 사라져야 한다. 또한 북에 대한 침략공세와 봉쇄 정책이 사라져야 한다. 이 속에서 평화체제와 한반도에서의 완전한 비핵화가 이뤄져야 한다.
무엇을 위한, 누구로부터의 자주성과 독자성인가?
이제 다시 본래의 주제를 분명히 해보자! 진보신당 내부에서의 결의는 비단 ‘북핵 반대, 3대 세습’ 반대만 있는 것이 아니라 민주당, 국민참여당 등 부르주아 정당과의 연합이나 통합에 대한 반대의 의미도 포함되어 있다. 우리는 민주당, 국민참여당과의 일시적, 조건적 연합을 무조건적으로 반대하지 않는다. 다만 누차 강조한 것처럼, 반한나라당, 반이명박 투쟁에 있어서는 노동자계급의 독자성, 자주성, 혁명성이라는 확고한 원칙이 있어야 한다. 통일전선의 기초는 노동자계급 내부의 통일이 우선이지만 부르주아 내부의 모순을 활용하는 것을 배제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한나라당 반대투쟁에서 민주당과 사안별로, 조건적으로 공동투쟁할 수 있다고 본다. 다만 그때에도 전북전주에서의 민주당권력의 버스 노동자 파업에 대한 탄압과 고양시 최성시장의 행신동철거민 투쟁에 대한 탄압행위, 4대강 반대투쟁에서 민주당 지사들이 보이는 양면성과 민주당의 위선 등 기회주의적 태도에 대한 과감한 폭로를 멈추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민주주의 투쟁에서 민주당과의 사안별, 조건별 공동투쟁은 의회를 전적으로 배제할 수는 없지만 대중투쟁의 전선을 중심으로 해야 한다.
진보신당 내부의 반북, 반공 결의 속에서 이른바 독자파의 문제의식은 부르주아 정당과의 통합을 모색하고 있는 진보신당의 개량주의 지도부에 대한 경고와 불신, 민주노동당에 대한 비판의 의미도 포함되어 있다. 이 부분에서 독자파는 통일전선을 세심하고 역동적으로 사고하고 있지는 못하지만 기본적으로 ‘노동자계급의 독자적 정치세력화’라는 열망을 안고 있다. 이러한 원칙을 고수하려 하는 독자파의 정신은 훌륭하다. 민주당, 국민참여당과의 연립정권으로까지 나아가는 무원칙한 정치적 태도와 입장은 노동자계급의 자주성과 독자성에 대한 치명적인 타격이 된다. 노동자계급의 자주성과 독자성은 언제나 지켜져야 할 노동자계급의 원칙인 것이다.
그렇다면 독자파는 이러한 원칙을 언제나 일관되게 고수하고 있는가? 민주당, 국민참여당과의 관계에서 자주성과 독자성의 원칙을 고수하고 있는 독자파가 안고 있는 문제의식의 긍정성은 반북, 반공 결의에 의해 모순과 딜레마에 빠지고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과 국민참여당과의 관계에서 독자파가 주장하는 독자성과 자주성은 반공, 반북결의에 의해 한나라당과 이명박정권, 제국주의와의 관계에서 독자성과 자주성을 완전하게 상실하는 모순적인 상황에 빠졌다.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은 소부르주아 정당이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노동자계급을 대변하고 있다. 다만 개량주의적으로 대변하면서 확고하게 노동자계급을 대변하고 있지 못한 것이 문제이다.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은 개량주의 정당이지만 노동자계급의 지지를 기반으로 하는 운동진영의 일부이므로 원론적으로 볼 때 양당은 분열되기 보다는 통합되는 것이 마땅하다. 다만 우리는 그 통합에 있어서 반공, 반공주의가 기준이 되고, 통합의 이념인 개량주의에 대해 비판적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진보신당 내부의 독자파는 물론이고 진보신당 전체에서는 사회당과의 통합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 그렇다면 조선노동당 반대라는 반공, 반북주의 노선 말고도 사회당의 노선의 핵심은 무엇인가? 사회당의 노선은 정치강령은 사회적 공화주의이고, 경제 강령은 보편적 복지라는 기본소득제이다. 사회당의 양대 강령은 기본적으로 부르주아 국가권력과 자본주의 생산양식을 건드리지 않는 개량주의적이고 공상적인 입장이다. 이러한 민주노동당과의 통합은 반대하면서 사회당과의 통합에는 적극 찬성하는 진보신당의 이념 역시 ‘사회연대 복지국가’에서 보듯 사회당의 이념과 별반 다르지 않는 개량주의 노선이다. ‘역사적 사회주의 이상의 계승’이라는 형식적인 노선조차도 삭제하려고 하는 민주노동당 역시 두말할 것 없이 개량주의 노선에 기초해 있다.
이제 또 하나의 문제는 통합의 대상인데 진보신당을 창설한 핵심 지도부인 노회찬과 심상정이 가설정당, 연립정부를 주장하는 것은, 민주노동당, 사회당, 또는 더 나아가 국민참여당과의 선통합을 통해서 민주당과의 연립정부에서 지분을 차지하려고 하는 것이다. 독자파로 분류됐던 조승수가 통합의 전도사로 나서게 된 것도 이러한 정치적 목표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개량주의 지도부들이 ‘종북주의 반대’, ‘패권주의 반대’를 내걸고 진보신당을 창당했다가 ‘진보의 재구성의 실패’를 말하는 것도 이들 의회주의자들의 입장에서 볼 때, 진보신당만으로는 총선과 대선에서 유의미한 득표를 하지 못하고 소멸할 수밖에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진보신당이 무정부주의 상태에 이르게 된 것은, 이들 개량주의 지도부들의 시류에 영합하는 기회주의적 태도가 당원들에게 엄청난 불신을 낳았기 때문이다. 이들 개량주의 지도부들은 민주노동당의 반공, 반북주의 공세로 민주노동당을 분열시키고 이제 또 다시 당원들을 배신하고 민주노동당과의 통합을 주장함으로써 자신들이 주문을 외어 불러들인 반공, 반북주의의 괴물을 통제하지 못하고 개량주의적 지도력마저도 상실하면서 정치적 무덤을 파게된 것이다.
한편 민주노동당은 자신들이 주도하여 진보신당을 사실상 통합으로 끌어내고 이러한 진보대통합에 기초해서 민주당과의 연합을 성사시키려 하고 있다. 민주당은 진보신당과 민주노동당을 연합이나 통합을 통해 집권하려 하고 있고, 국민참여당의 유시민은 대중적 지지를 바탕으로 진보대통합에 참여하여 정치적 기반을 다지고 나서 민주당과의 대선 후보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려고 한다. 또한 전 세계 공황 국면에서 이명박정권이 취하는 반노동자, 반민중적 공세로 인해 생존권이 박탈당하는 대중적 정서를 활용하여 이들 역시 보편적 복지를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저마다의 복잡한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야권단일정당론, 비민주 통합론, 가설정당론, 진보대통합론 등 다양한 형태의 야권연합과 진보대통합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지지세력, 역사성, 의도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이들 정치세력들 하나로 묶는 정치적 구호는 ‘보편적 복지’이다. 물론 보편적 복지를 둘러싸고 그 재원을 어디에서 조달할 것인지를 둘러싸고 민주당, 국민참여당 내부에,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사회당 내부에, 또 서로 간에 이견이 나타나고 있다. 그 이견의 핵심은 증세논란이다. 누구로부터 보편적 복지를 위한 재원을 조달할 것인가? 그런데 민주당과 국민참여당은 물론이고 진보정당들 조차도 핵심적으로 간과하는 것들이 있다.
최근 초과이익을 낳으면 중소기업 또는 하청업체와 초과이익의 일부를 나누자는 지극히 자본주의적 주장에 대해서조차 이건희가 ‘공산주의’적 사고라고 노골적으로 반발한 것에서 보듯 부르주아는 자신의 이윤을 보호하는 것에는 한치도 타협하지 않는 철저한 계급의식을 가지고 있다. 보편적 복지의 문제는 자본주의에서 개량의 문제인데, 역사는 이러한 개량의 문제조차도 자본주의에 대항해서 반란을 일으키지 않으면 쟁취하지 못했다는 교훈을 보여준다. 개량의 문제 역시 단지 분배의 문제만이 아니라 이윤을 중심으로 하는 착취체제인 자본주의 생산양식과의 계급투쟁의 문제다. 부르주아는 노동자계급과 인민의 반란으로 자신의 착취체제가 위협에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만 마지못해 양보조치를 취했던 것이다.
또 하나 문제는 이러한 양보를 가능하게 하는 물질적 조건의 문제이다. 사민주의 정치세력이 집권하고 나서 이른바 유럽의 복지체계를 구축한 것은, 쏘련 사회주의의 존재, 혁명적 대중투쟁의 문제와 자본주의의 장기호황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케인즈주의적 타협체제로 알려진 사민주의 체제는 자본주의의 장기불황과 공황의 심화로 인해 더 이상 들어설 자리가 없어졌다. 거대한 대중투쟁이 일어나고 있는 그리스에서 사민주의 집권정당인 사회당에 의한 노동자 인민에 대한 공격이 그것을 최대한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전 세계 공황의 시기에 자본주의 체제와의 투쟁 없이는 노동자계급은 사소한 양보조차 쟁취할 수 없는 것이다. 아이러니컬하게도 개량주의는 개량조차도 획득할 수 없다. 결국 보편적 복지를 둘러싼 논쟁은 사소한 차이에도 불구하고 이 두 가지 과학적이고 역사적인 교훈과 사실을 놓치고 있다. 따라서 진보신당 내부의 독자파나 사회당이 말하는 노동자계급의 정치세력화에 있어서 독자성과 자주성의 요구는 근본적인 차이가 없고, 차이가 없으면 통합하라는 대중적인 요구 앞에 무기력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우리는 진보신당 당대회 결정을 보면서 진보신당 내부의 ‘독자파’를 중심에 두고 말했지만 사실은 반공, 반북주의에 빠진 급진적 정치세력뿐만 아니라 진보대통합 과정에서 독자성과 자주성을 조금이라도 견지하려고 하는 진정성을 가진 동지들에게 묻고자 한다. 무엇을 위한, 어느 계급으로부터의 자주성과 독자성인가? 노동자계급의 독자성과 자주성을 지켜야 한다는 대의는 지켜져야 할 독자성과 자주성이 분명할 때만이 사수할 수 있는 계급적 원칙이다. 이것이 없는 독자성과 자주성은 노동자계급의 혁명적 정치세력화라는 열망을 끊임없이 혼란으로 몰아가는 부르주아 정치세력들과 여기에 동조하여 노동자계급을 배신하는 개량주의 세력들의 준동을 잠재울 수 없다. <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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