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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34호] 비정규악법 폐기 투쟁이 중심이 되는 11월을 만들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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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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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1-29 10:04:58, 조회:2,370, 추천:3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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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법이 통과되어 시행된 지 어느덧 4개월이 되었다. 비정규법 시행을 앞두고 대량해고와 외주화를 시도한 사측에 맞서 투쟁하는 이랜드-뉴코아 투쟁도 100일을 훌쩍 넘겼다. 불법파견 판정을 받은 코스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 또한 멈추지 않고 있다. 차별신청을 낸 노동자가 차별시정 판결을 받고 해고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송파구청, 성신여고 등에서 비정규악법 시행 이후 해고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투쟁하고 있다. 그 외에도 대우자동차 부평공장, 기아자동차 화성공장 등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피어린 투쟁은 계속되고 있다. 그리고 건설노동자 정해진 동지가 또 다시 열사가 되어 우리 곁을 떠났다. 하지만 민주노총 지도부의 관심은 온통 대선뿐이다. 대선을 통해 세상을 바꾸겠다는 기조 하에 제대로 된 투쟁은 조직하지 않고 있다.
8월 현재 비정규직 근로자는 570만 3천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의 545만 7천명에 비해 4.5%(24만6천명) 증가했다. 또 2003년 8월의 460만 6천명에 비해서는 23.8%(109만7천명) 늘었다. 반면 정규직 근로자는 지난해 8월 989만 4천명에서 올해 8월 1천18만 명으로 2.9%(28만5천명) 늘어나는데 그쳤다. <연합뉴스 10월 26일>
이 수치 자체가 정확하지는 않지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계속 증가하고 투쟁이 확대되고 있다는 것은 확실하다. 그런데 이를 놓고 부르주아 언론과 정치인들은 노사정이 머리를 맞대고 비정규직 법을 보완해서 부작용을 줄이자고 한다. 비정규직의 문제가 법안 그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자본의 위기를 노동유연화를 통해 노동자에게 전가하려는 자본의 의도가 법안으로 더 확대된 것임에도 불구하고 법안을 어떻게 잘 하기만 하면 비정규직 문제가 해결 될 것처럼 이야기하는 것이다. 이에 발맞춰 민주노총은 시행령이 발표되기 전에도 시행령을 만드는데 개입하려고 하더니 이제는 또 비정규악법을 재개정하려는데 머리를 맞대고자 한다.
한겨레신문에서 주최한 노-정 간담회에서 “민주노총도 법안 폐기만 외치지 말고 문제점 개선에 머리를 맞대자”는 이상수 노동부장관의 말에 민주노총은 “보완할 것은 보완하자는 의견이다. 노사정위원회 참여는 대의원대회 의결 사안이라 어렵지만, 다른 형식의 기구를 만들면 참여하겠다.”고 이야기했다. 이것은 노사정위원회에 공식적으로 참여하고 있지는 않지만 정부 각 부처와의 상시적 대화를 해 온 민주노총 이석행 지도부의 행보를 그대로 표현하고 있다.
노사정위원회가 사회적 합의주의 기구라고 현장에서 반발이 드세니까 노사정대표자회의라고 이름만 바꿔 들락날락하는 사이에 지난 해 비정규악법과 노사관계로드맵이 통과된 과거가 있지 않은가? 민주노총 관료들의 배신행위는 노사정 토론회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비정규악법 시행 100일 노사정 대토론회에는 이석행 위원장이 참여해서 격려사를 하고 도망치듯 나갔다. 그런데 이 자리에 참석해서 노사정합의로 비정규악법 시행을 합의한 것을 규탄하다가 비정규직 노동자 41명이 전원 연행됐다.
민주노총 관료들이 현장 노동자들이 느끼는 정서와 분노, 현실인식과 얼마나 동떨어져 있는지 알 수 있게 하는 참으로 통탄할 만한 일이다. 그렇다보니 지난 10월 27일 국회 앞에서 열린 비정규대회에서 주봉희 부위원장을 제외한 민주노총 지도부는 보이지 않았다. 후원한다는 이름만 걸치고 끝났던 것이다.
민주노총 지도부의 사회적 합의를 향한 발걸음은 상층에서 현장까지 전면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이석행 집행부는 국가 기관장들을 찾아가고 자본 총수들을 찾아가 노사협력을 구걸하면서 자신의 대표성을 인정받고자 했다. 최근에 철도 승무원들에게는 엄길용 철도노조 위원장을 앞세워 노사정협의체를 선물하기도 했다.
민주노총이 이랜드-뉴코아 투쟁을 대하는 것을 보면 또 어떠한가? 이랜드-뉴코아 투쟁에서 승리하지 못하면 민주노총의 깃발을 내리겠다던 이석행 위원장은 이랜드-뉴코아 투쟁을 해결하기 위한 근본적인 투쟁을 조직하지 않고 있다. 전국전선을 형성하며 여름을 뜨겁게 달굴 때조차 전국총파업을 조직하려는 의지조차 보이지 않았다. 집중집회를 진행하거나 매출타격투쟁 등을 진행하기에 급급했다. 대의원대회에서 투쟁기금만을 결의하는 것이 아니라 이랜드-뉴코아 투쟁 승리를 위한 총파업을 결의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
민주노총은 비정규악법을 폐기하기 위한 전국총파업을 조직하는 대신 또다시 사회적 합의주의로 비정규직 투쟁의 불꽃을 막아서고 있다. 그리고 민주노동당의 대선투쟁은 비정규직 법안 폐기를 위한 대중투쟁에 집중하기 보다는 정책적 대안으로 비정규직을 정규직화 시키겠다는 공약만이 난무하고 있다. 이러한 허울 좋은 공약은 이명박, 정동영, 문국현도 마찬가지로 내걸고 있다. 민주노총 또한 지난 25-26일 단위노조대표자수련회를 통해 ‘민주노총선거대책본부’를 공식 출범시키고 권영길 후보를 공식 지지하기로 결정했다. 민주노총 정치위원회는 민주노총의 대선 전략으로 "80만 조합원이 10명씩 조직해서 대선에서 승리, 세상을 바꾸자"는 내용의 '행복 8010 전략'을 제시했다.
지금 민주노총의 관심은 온통 대선이다. 대선투쟁을 통해 비정규직의 문제도 풀어내겠다고 하며 대선투쟁 10대 요구안에 비정규악법 전면재개정이라는 것을 포함시켰다. 또한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원칙과 사용사유제한을 포함한 비정규직권리보장입법이 되어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왜곡된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은 정규직 아래 하위 직군을 두고 정당하게 임금 차별하겠다는 분리직군제와 직무급제라는 점에서 자본의 원칙이지 우리의 원칙이 아니다. 우리는 차별없는 세상과 노동자 총단결의 원칙에서 동일노동 동일임금과 생존권 사수를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투쟁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먼저 간 선배 열사들이 한탄 할 일이 아닐 수 없다.
비정규 악법 재수정인가? 비정규 악법 철폐인가?
더 이상 민주노총의 이러한 작태에 우리는 분노나 체념만 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 치열하게 전개되는 비정규직 파업투쟁에 대해서도 반동적 조합주의에 빠진 정규직 노조와 금속노조의 외면은 비정규직 스스로의 독자파업 가능성을 깨뜨리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기아자동차 비정규직 투쟁을 통해 몸으로 경험했다. 민주노총 관료들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에 대해 정규직 노동자를 포함한 총단결과 비정규직 악법 폐기 투쟁으로 답하는 것이 아니라 비정규직 탄압의 장본인들과 머리 맞대고 해결하겠다고 하고 있다. 이 광경이 너무도 익숙한 이유는 그 동안 민주노총이 보여준 투쟁노선이 그렇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지난 3년의 비정규개악안 폐기 투쟁에서 가만히 있지는 않았다. 비록 소수였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비정규개악안이 통과되기 전 투쟁에서 ‘권리보장입법 쟁취!’가 아닌 ‘비정규개악안 폐기!’투쟁이 되어야 한다고 선전, 선동했다. 그 기조는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비정규직 악법 자체는 부분 수정이나 보완의 문제가 아니다. 이러한 기조는 비정규 악법을 자본, 정권과의 타협이나 협상으로 절충하고자 하는 의도에서 나왔다. 악법은 적당히 수정과 보완해서 적용될 게 아니라 전면 폐기되어야 한다. 비정규 악법의 재개정은 비정규직을 확대하고, 고용을 불안하게 하는 악법의 심장을 건드리지 못한다. 기껏해야 비정규 악법 시행으로 벌어진 비정규직 차별시정 명령의 보완 정도에 그치면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우롱할 뿐이다. 비정규직 악법 재수정으로 과연 어떻게 비정규직 계약해지를 근원적으로 막을 수 있단 말인가?
비정규직 철폐를 위해서는 비정규 법안 재수정이라는 잘못된 기조부터 철폐해야 한다. 그리고 여전히 정신 못 차리고 사회적 합의주의에 빠져 있는 민주노총 관료들에게 대대적인 항의를 해야 한다. 비정규직 노동자대회가 끝나고 이제 11월 노동자대회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11월 노동자대회를 민주노동당 선거 잔치가 아니라 뉴코아-이랜드, KTX승무원 등 처절하게 투쟁하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이 승리할 수 있는 결정적 전환점이 될 수 있도록 조직하자! <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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