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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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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1-28 20:51:02, 조회:2,536, 추천:3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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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현장의 반동적 흐름의 강화와 지도력
전국전선의 주도력은 대공장 정규직 노동운동에서 비정규직 노동운동으로 바뀌었다! 우리는 2006년 신년사와 대공장 노동운동을 진단하는 글에서 이 점을 명확하게 말했다. 대공장 정규직 노동운동의 침체는 대공장 노동운동의 새로운 주체형성(새로운 지도력 형성)과 조합원들의 자신감 회복, 새로운 지도력과 조합원 사이의 신뢰형성을 통해서 극복될 수 있기 때문에 일정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새로운 현장 지도력의 형성’이다.
현장의 상황이나 조건에 따라서 움직이는 운동으로는 현재의 침체된 대공장 정규직 노동운동, 사실상 위기에 빠진 대공장 정규직 노동운동을 일으켜 세울 수 없다. 자본의 착취와 통제강화에 곧바로 의지하는 운동, 조합원의 분노가 늘 살아있을 것이라는 믿음에 의지하는 운동은 노동운동의 ‘과거’를 대표할 뿐 현재와 미래를 대표할 수 없다. 아니 ‘과거’에만 기대고 집착하는 운동의 ‘관성’이 오늘의 대공장 정규직 노동운동의 침체와 위기를 초래했다. 계급적 노동운동의 전망을 목적의식적으로 추구하고 조직하는 것을 무시하고 눈앞에 보이는 ‘조합주의적 이익’을 추종하는 조합주의가 자본의 완강한 반동의 강화와 대대적인 이데올로기 공세에 무릎을 꿇어서 노동운동의 위기가 찾아온 것이다. 따라서 ‘구체제’의 노동운동의 관성과 단호하게 이별하는 것 그리고 새로운 내용으로 무장하는 것을 통해서만이 대공장 정규직 노동운동의 위기를 끝장낼 수 있다.
자본의 착취와 통제는 강화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비례해서 노동자의 분노와 투쟁이 강화되는 것이 아니라 체념과 굴종이 강화되고 있다. 이 착취강화와 투쟁의 반비례가 오늘의 대공장 정규직 노동운동의 차디찬 현실이다. 이 역설을 이해하고 그 해법을 찾고 실천에 옮겨야 한다. 자본의 착취가 강화되는 것을 좋아하거나 달게 받아들이는 노동자는 없다. 당연히 불안과 불만이 생긴다. 그러나 불안과 불만은 분노로 모아지지 않고 투쟁으로 표현되지 않는다. 투쟁해 봤자 소용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투쟁은 극도의 긴장과 두려움과 피곤, 투쟁의 패배 이후에 대규모 탄압을 낳기 때문에 ‘하지 않는 것만 못하다’는 ‘패배주의 정서’가 조합원의 정서를 지배하고 있다.
자본과 자본가 권력은 거대한 국가권력의 조직망, 방송, 신문, 잡지, 학교, 종교조직을 통하여 자본의 세계화와 무한경쟁, 자본의 위기와 고통분담의 불가피성을 지속적이고 광범위하게 전파했다. 그리고 남한 노동조합운동의 전투성이 자본의 경쟁력에 장애물이 되고 있다고 노동운동의 전투성에 대한 집중적인 공격을 퍼부었다. 대공장 노조는 사회는 생각하지 않고 노조의 이익만을 생각하는 집단이기주의 세력으로 낙인찍혔다. 자본과 국가권력의 대공장 노조 죽이기는 대성공을 거두었다.
룸펜 프롤레타리아와 하층 소부르주아 세력은 자본 보다 대공장 노조에 대하여 강한 적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들은 어떤 논리도 먹히지 않는 섬뜩한 적대감의 포로가 되어 있다. 비정규직 노동자의 상당수도 마찬가지이다. 우리는 먹고 살기도 어려운데 대공장 정규직 노조는 다른 사회세력이나 사회는 신경도 안쓰고 오로지 자신들의 임금을 올리는 것에만 혈안이 되어 있는 집단이기주의 세력이자 노동귀족이라는 논리가 미친 듯이 확산되었다.
자본과 자본가 권력의 주장은 왜곡과 과장과 흑색선전으로 가득 차 있다. 그러나 이 논리가 효과적으로 먹혀들고 있다. 이 논리가 먹혀들고 있는 것에는 두 가지의 현실적 근거가 작용하고 있다. 하나는 자본의 위기이다. 자본의 위기는 사회전체의 위기로 나타난다. 자본주의 경제는 자본이 지배하는 경제체제이다. 사회의 생산과 분배, 한마디로 말해서 사람들이 먹고사는 것은 자본의 기능으로 나타난다. 자본이 없으면 사회적 삶의 유지와 재생산이 불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이 점이 뚜렷하게 드러나서 ‘자본의 위기’ = ‘사회적 생산과 분배의 위기’ = ‘사회전체의 삶의 위기’라는 등식이 사회전체에 퍼지고 사회전체를 억압한다. 자본의 위기를 벗어나는 것은 사회전체의 삶의 위기를 벗어나는 것으로 미화된다. 자본의 위기를 벗어나는 것에 사회의 전체세력이 동원되고 고통분담 이데올로기는 미덕으로 홍보된다.
자본에 대한 금융재정적, 정책적 지원과 노동착취와 통제강화, 물리적 탄압, 소부르주아 파산은 자본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자본의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조치로 홍보된다. 자본의 반동적 공세에 반대하는 것은 사회전체의 적으로 낙인 찍혀서 집중적인 공격을 받는다. 사회의 각 세력들은 자신들의 절망과 분노를 자본의 공작과 조치에 따라서 자본의 반동적 공세에 반대하는 세력에게 왜곡된 형태로 쏟아낸다. 자본과 자본가 국가권력의 반동적 공세가 사회적 동의를 얻어서 사회에 관철된다.
이런 자본의 반동적 헤게모니가 관철될 수 있는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자본이 자본주의 사회를 지배하기 때문이다. 자본의 지배를 다른 지배로 대체해야만 하고, 할 수 있다는 것이 밝혀지고 현실적 힘으로 나타나지 않으면 자본의 반동적 헤게모니는 사라지지 않는다. 자본의 위기와 착취강화는 노동자의 저항을 강화하는 것이 아니라 자본의 통제력과 자본에 대한 노동자의 굴종을 강화한다. 자본이 없는 사회를 생각할 수 없는 데 어떻게 자본을 사회적 삶의 위기의 주범으로 간주하고 자본이 없는 사회를 위하여 투쟁할 수 있겠는가!
다른 하나는 주체적인 요소이다. 대공장 정규직 노조운동이 조합주의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대공장 노조를 집단이기주의 세력으로 몰아붙여서 사회적으로 ‘왕따’시키는 자본과 국가권력의 참주선동이 먹혀드는 것이다. 대공장 정규직 노조는 ‘고용안정’이라는 덫에 걸려서 고용만 보장되면 무엇이든 할 수 있고 어떤 고통도 견딜 수 있다는 자학적인 노조운동을 확대재생산 해 왔다. 대공장 정규직 노조원의 고용을 보장받기 위해서 비정규직 노동자를 방패로 삼기도 하였다. 오로지 정규직 조합원의 직접적인 이익을 위한 운동에 조합운동을 국한시켰다.
그러나 자본은 자본의 위기를 내세워 정규직 조합원의 직접적인 이익의 희생을 요구했다.
노조는 ‘피해 최소화’ 논리를 내세워서 자본의 고통분담 요구를 수용했다. 노조원의 전체적 이익을 위해서는 노조원의 일부를 희생한다든지 노조의 일부 양보가 불가피하다고 생각한 것이다. 자본의 이해관계와 독립된 노동자의 이해관계를 확립하지 않고 자본의 이해관계와 함께하는, 사실상 자본에 종속된 노조운동을 추구하는 한 자본의 요구와 공격을 직접적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노조는 자본의 요구와 공세에 따라서 점점 더 직접적인 대공장 정규직 노조원들의 이익을 침해하고 정규직 조합원들은 노조를 믿을 수 없는 허깨비로 보게 된다.
조합원들은 조합의 필요성을 인정하지만 조합의 힘과 의지를 믿지 않는다. 조합원들은 개별적인 형태로 자신들의 이익을 지키고 때로는 피해를 최소화 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괜히 되지도 않는 투쟁을 지지하거나 참가하기 보다는 관리자와 원만한 관계를 형성하고 관리자에게 잘 보여서 자리를 보존하고 승진의 길을 찾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이 논리는 사측의 강한 통제와 공격이 없더라도 조합원이 알아서 투쟁파를 배제하고 사측의 질서를 수용하는 ‘자기검열’의 수준으로까지 나아가고 있다. 선거 때 선거운동을 하지 않아도 그 사람이 마음에 들지 않아도 사측의 입맛에 맞는 사람을 뽑기도 한다. 사측에 밉보여서 좋을 것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정규직 대공장 노조에서의 어용의 득세 특히, 공공 대공장 노조에서의 어용의 창궐을 보면 이 점을 뚜렷하게 알 수 있다.
조합이 조합원의 직접적인 이익에 매달리는 것 즉, 조합주의가 무슨 잘못이냐고 항변할 수도 있다. 자본주의는 어차피 사적인 이익을 추구하는 사회이고 노동자가 취업을 한 것도 돈을 벌기 위해서고 노조도 조합원의 이익을 위해서 만든 조직인데 조합이 조합주의를 추구하는 것이 무슨 문제냐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사실 조합주의를 추구하는 노조는 조합원의 ‘사적 이익’을 추구하는 ‘사적 조직’에 지나지 않는다.
조합이 사적 조직의 기능을 하는 것이 무엇이 문제냐고? 자본주의 위기가 닥치면 조합은 사적 이익을 추구할 수 있는가? 없다! 자본은 자본의 사적 이익을 사회적 이익으로 포장해서 노조에 강요한다. 경영상의 이유를 들어서 온갖 착취와 탄압을 자행한다. 경영은 자본의 고유권한이기 때문에 노조가 침해할 수 없다. 노조는 자본의 요구를 들어주거나 자본에 대항해서 투쟁해야 한다. 그러나 이 투쟁은 하나마나한 것이 된다. 자본은 국가권력을 장악하고 있다. 그리고 방송, 신문, 잡지, 학교, 연구소, 종교조직이라는 광범위한 이데올로기 수단을 가지고 있다.
노동자는 생산의 주체이고 최대의 인구를 구성하고 있다고 말할 것인가? 웃기는 소리이다! 사적인 이익을 추구하는 사조직인 노조에 무슨 생산의 주체이고 계급의 단결인가. 노동자는 계급적 단결을 통해서만 사회적 생산의 조직자로서 자본의 지배에 대한 대체 세력이 될 수 있고 사회적 주도자의 역할을 할 수 있다. 또 이 때에만 자본의 위기와 자본의 반동적 공세에 대한 능동적 파괴자이자 대안자로 행동할 수 있다. 사적소유를 사회적 생산관계로 근본적으로 바꾸는 사회적 생산의 조직자로 행동할 때 노동자는 사회전체의 이익을 대변하는 보편적 실천자가 되어 소부르주아 계급의 지지를 얻어내고 노동자의 대중권력을 쟁취할 수 있다.
그러나 대공장 노조가 사적 조직으로 타락했기 때문에 소부르주아 계급의 지지를 얻어내는 것이 아니라 소부르주아 계급의 증오의 대상이 되고 있다. 노조는 자본과 투쟁하기 위해서는 소부르주아 계급의 증오와 저항에 마주칠 것이다.
조합주의를 극복하고 노동자 해방을 통해 인간을 해방하는 사회적 주도자이자 보편자로서의 운동의 정체성을 형성하고 새로운 계급적 현장운동 질서를 창출하는 것이 반동적 현장질서를 뒤집어 놓는 길이다.
2. 무엇을 할 것인가?
1) 조합주의를 단호하게 거부하고 계급적인 노동운동을 의식적으로 추구할 현장주체를 형성하자.
2) 새로 형성될 주체들은 정치적 지향을 가져야 한다. 더 이상 전투적 조합주의의 협소한 틀에 의식과 투쟁을 가두지 말아야 한다. 이런저런 조합주의의 협소한 시야로는 현재의 세계적인 자본의 구조적 위기에 대응할 수 없다. 정치적 소심함과 우유부단을 떨쳐버리고 실천을 통한 검증과 신뢰형성을 통하여 정치적 지향을 분명히 해야 한다.
3) 과거의 현장조직운동과 단절해야 한다. 과거의 현장조직운동은 계급적 건강성, 혁명적 본능이 묻어나는 조직이었다. 그러나 전투성은 계급 의식적으로 발전하지 못하여 꺾이고 휘어지고 분해 되었다. 과거의 현장조직을 그대로 이용한다든지 현장조직을 그대로 모아서 무엇을 하겠다는 것은 과거에 얽매여서 냉엄한 현실에 눈을 감고 대담한 기획을 실천하겠다는 의지가 결여된 태도에 지나지 않는다. 새 술은 새 술통에 담아야 한다.
4) 현장조직은 계급의식적인 활동가와 열려진 전투적 활동가로 구성되어야 한다.
5) 비정규직 투쟁과 결사적으로 결합하여 투쟁해야 한다. 비정규직 투쟁은 전국전선의 주도력을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너무 분산적이고 대중성과 지속성이 떨어진다. 대공장 사내하청 노조들은 연대투쟁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대공장 정규직 활동가들은 비정규직 투쟁 특히, 대공장 비정규직 투쟁과 결사적으로 결합하여 비정규직 투쟁의 대중성을 확장하고 연대파업을 대중적이고 지속적으로 조직할 수 있도록 헌신적 노력을 해야 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비정규직과 연대 없이 조합주의 극복은 있을 수 없다. 대공장 정규직 노조는 비정규직과의 연대라는 지옥의 불길을 통과하지 않고서는 조합주의를 넘어서 계급적 연대로 전진할 수 없다.
6) 이데올로기 투쟁을 강화해야 한다. 이것은 반동적 구조의 일상화에 대항하는 데 아주 중요한 임무이다. 지배계급의 반동적 이데올로기 공세를 타파하고 자본의 위기와 반동적 공세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여 내면화 하는 것을 깨나가야 한다. 자본은 이 사회의 그리고 미래의 사회의 주인이 될 자격이 없다는 것, 자본은 이 사회의 불안과 고통과 위기의 주범이라는 것, 임노동의 철폐 없이 노동자의 해방과 인간해방은 없다는 것을 보여 주어야 한다. 노동자의 행동을 가두고 있는 이데올로기의 족쇄를 분쇄해야 한다.
인내심을 가지고 아주 끈질기고 지속적으로 대중에 대한 이데올로기의 설득자의 역할을 해야 한다.
7) 현장(정치)신문의 정기적 발행, 특보와 유인물의 발행, 정세에 부응하는 소책자의 발행을 통하여 현장조직 구성원과 적극적 대중에 대한 이데올로기 조직화를 추진해야 한다.
정기적인 교육과 강연회를 조직하자. 토론회는 보여주기식 또는 탐색을 위한 토론회가 아니라 작더라도 명확한 실천을 위한 토론회를 조직해야 한다. 토론회는 주로 정세적 성격의 토론회를 조직하자.
정기성을 강조하는 것은 목적의식적으로 이데올로기 투쟁을 조직해야 한다는 것, 반동이 일상적 구조로 되어 있다는 것, 조합원 정서변화에 시간이 걸린다는 것 때문이다.
8) 신속한 국지적 투쟁을 조직하자. 반동적이고 체념적인 분위기에서 현장투쟁을 조직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반동적인 현장구조는 예기치 못한 곳에서 국지전이 벌어질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이 기회를 얼마나 신속하고 세심하게 잡아서 대중의 분노를 조직할 것인지가 중요하다. 약간의 시간만 지나더라도 반동적 현장질서와 대중의 체념적 정세 때문에 분노는 쉽게 없어지기 때문에 시간을 놓쳐서는 안된다.
9) 현장에서 권위있는 지도력으로 우뚝 서자!! 현재의 자본주의 경제위기가 심화, 지속되고, 이후에 세계자본주의가 공황으로 빠진다면 대공장의 조합원정서와 역관계에 큰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그러나 주체의 형성과 지도력, 준비 없이는 공황은 자본의 반동적 질서가 더욱 강화되고 반동의 채찍이 미친 듯이 춤을 추는 노동자의 저주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문제는 무엇인가? 지도력이다!!!
반동의 시기에, 흔들리지 않고 목적의식적 투쟁을 전개하기 위해서는 현장으로부터 인정받는 권위와 지도력을 가져야 한다. 지도력은 짧은 시간 내에 형성되지 않는다. 일상적인 실천활동, 일상적인 이데올로기 투쟁을 통해서만이 가능하다.
어려운 시기일수록 투쟁을 지도할 수 있는 능력은 더욱 절실한 과제로 요청되고 있다.
동지들! 적극적으로 이 과제를 받아 안아 분투하자!! 투쟁!! <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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