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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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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27 18:06:06, 조회:2,179, 추천: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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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철도노동자 투쟁 평가
-철도 노동자
사측의 전방위적 구조조정 공세
- 3개월 보름을 넘긴 철도노동조합의 노사협의회 투쟁이 마무리 되었다.
엄길용 집행부는 출범 후 조직적인 정비를 진행할 겨를 없이 투쟁을 선언해야만 했다. 출범당시에 KTX승무원들의 파업과 투쟁이 1년 넘게 지속되고 있었고, 비정규직 개악안 시행 원년을 맞아 외주화에 맞서 새마을 승무원들이 투쟁하고 있었다. 공사는 선거기간을 틈타 김영훈 집행부가 조직력을 급속히 잃으며, 제대로 된 구조조정 반대 투쟁을 조직하지 못하자, ERP 시스템을 아무런 저항 없이 도입하고 있었다. ERP시스템은 지난해 3. 1 파업의 산물이다. 굳건한 투쟁을 전개하지 못하고, 복귀한 후 현장투쟁을 결의했지만 현장은 수습할 여력이 없었고, 수세적인 국면에서 차량직종을 중심으로 줄기찬 현장투쟁을 전개했다. 이 덕에 그나마 ERP시행과 관련하여 “노조와의 협의체 구성 후 시행”이란 문구를 얻어낼 수 있었다. 그 후 전방위적이고, 상시적인 구조조정이 지속적으로 전개되었다.
내부조직개편을 통한 지사제로의 전환, 노동자간의 생존경쟁을 불러오는 개인성과금의 차등분배, 공사일방향의 정원조정, 분사화, 계열사라는 명목 하에 (하청)자회사를 정비하며 외주영역을 확대하였다. 자회사의 개편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직종별로 한 개 이상의 자회사를 두어 직접적이고, 끊임없이 고용을 위협하게 된 것이다. 일례로 열차승무업무의 경우 KTX승무원의 투쟁이 지속적으로 전개되자 (구) 철도유통에서 사업권을 KTX관광레져((현) 코레일 투어 서비스)로 넘기기 위한 지속적인 작업을 전개하고 있다. 역무업무의 경우 철도유통((현) 코레일 유통)으로, 전기의 경우 코레일 전기 등 모든 직종에 걸친 자회사가 버젓이 코레일 이름을 달고 있다.
끊임없는 구조조정은 집행부 선거에 반영되었고, 조직력 등에서 절대적 열세이며, 조합원 사이에서 ‘강성으로 분류된 엄길용 후보’를 위원장으로 만들어 주었다. 출범과 더불어 투쟁이 같이 갈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사측의 상습적인 단협 위반, 합의 없이 진행되는 구조조정에 대한 반대전선을 명확히 해야 했기 때문이다.
사측의 공세 역시 만만치 않게 전개되었다. 기존의 노사협의회가 주로 노동조합의 요구를 가지고 논의하는 방식이었다면, 상반기 노사협의의 경우 사측은 노사협의를 통해 다양한 구조조정을 조합에 설명하고, 동의를 요구하는 등 노골적이고, 세련된 방식을 취했으며, 노동조합이 투쟁을 병행하며 조합원들과 함께 호흡하려 하면, 노동조합 길들이기 혹은 노동조합의 요구에 정면 대응하는 방법을 택하기도 하였다.
노동조합을 약화시키고 개별적인 경쟁을 유도하는 신인사제도 도입 요구, 지난해 말 일방적으로 진행한 차량분야 인원산정을 노동조합이 동의할 것을 요구, 역 무인화를 위해 60개역 폐쇄 발표(역 무인화는 수익성 논리를 가지고 채산성이 맞지 않는 300여 개의 역을 5년간에 걸쳐 60여 개씩 폐쇄하려는 계획이다), 신설역 개통 시 외주화, 사측의 효율적인 관리와 현장통제를 강화하는 그룹역 운영 지침의 일방적 시행과 그룹역/사업소별 경쟁체제 도입, 시설전기의 유지보수업무에 대한 시설공단으로의 이전 계획 유포, 전기신형기관차의 1인 승무 도입, 2007년 인력운영계획안 실행을 위한 930명 감축 요구, 정년퇴직 등 자연감소분에 대한 인력충원 지연, 구조조정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으로 열차 편성 수 조정 및 업무량 축소 혹은 업무 폐지등. 수를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의 구조조정안을 던졌고, 조합의 투쟁에 맞서 맞불 작전을 전개했다.
투쟁이 최고조에 이르렀던 5월 한 달간, 임시열차 거부 및 휴일근로 사수 투쟁(승무인력의 일상적인 인력부족에 대해 그동안 공사와 조합원들은 시간외수당을 통해 해결해 왔다. 휴일 날 쉬자는 취지의 투쟁을 전개하자 본사와 각 지사는 업무를 전폐하다 시피하고, 현장에 내려 와 직접 현장업무를 전개했다. 사실 이 인원을 플러스해서 정원으로 보아야 함에도 한 달 간의 줄기찬 투쟁으로 인해 조합원들의 피로가 누적되고, 돈 문제로 인한 불만이 생김으로써 6월 이후에 이르기까지 투쟁을 지속적으로 전개할 수 없었다.)이 전개되었다. 당시에 사측은 열차승무의 투쟁을 교란시키기 위해 차장 심사제를 공표하기까지 하였다. 그동안 차장은 시험제도를 통해 선발하였는데 효과적인 구조조정을 위해 시험제를 폐지, 면접만을 가지고 언제든지 손쉽게 뽑아 쓸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심사제의 의도였다. 이렇게 사측은 투쟁을 막기 위해 쏟아낼 수 있는 모든 구조조정안을 내던졌고, 계획된 안을 밀어붙이겠다는 위협을 통해 투쟁을 위축시키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조합은 “파업 투쟁”만을 제외하고 할 수 있고, 해왔던 모든 투쟁 전술을 구사하였다. 그럼에도 지속적인 구조조정안을 넘어서 투쟁을 확산하지 못한 근본적인 이유는 노사협의회는 쟁의행위를 원천적으로 배제하고 있고, 파업투쟁으로 긴급하게 전환할 조직력을 정비하고 구축할 여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노사협의회라는 난타전에서의 승리자는 없었다. 조합은 애써 “위력적인 투쟁을 전개함으로 인해 노사 힘 관계에서 우위를 점하고, 구조조정에 대한 대립전선을 분명히 했다”는 평가를 내렸지만, 갈 길은 멀고 낙관적인 평가를 내리기에는 아직 이르다.
노사협의회의 한계, 테이블 협의를 넘어 실질적 투쟁으로!
이제 노사협의회 국면은 정리되었다. 77개의 의제 중 의견일치를 본 안은 10여 개이고, 그것마저도 문서화되지 못했다. 다양한 투쟁 전술을 가동하였고(노사협의를 말 빨 있고, 똑똑한 조합 간부가 협상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만큼 얻어다 주는 것이라 생각하는 이들은 노사협의를 투쟁과 병행하는 것에 대해 “파업 직전의 투쟁”으로 불렀다. 사실 이번 노사협의회는 최초로 투쟁과 병행한 노사협의회였다), KTX/새마을 승무원 투쟁, 직고용 비정규직 투쟁 등 모든 투쟁과 동시에 협의를 진행하였다. 이제 남은 것은 불일치된 안 + 새로운 요구안을 통한 특별단체교섭 요구와 미뤘던 임금 투쟁을 전개하는 것이다. 철도노조는 이미 7월 13일 임시대의원 대회를 통해 교섭요구안을 정리했고, 사측에 통보했다. (사측은 임금협약은 수용하고 특별단체교섭은 거부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이제 임금투쟁과 특별단체협약 투쟁은 테이블에서 말로 하는 투쟁, 파업이 배제된 것이 아닌, 실질적인 투쟁을 의미한다. 노사협의 투쟁을 진행하면서 분명히 확인할 수 있는 것은 파업이라는 최고의 투쟁이 배제된 채 진행하는 노사협의는 투쟁이라는 수식어를 아무리 갖다 붙인다 하더라도 한계가 명확하다는 점이다. 이런 한계에 대해 자본은 노동자보다 더 명확히 알고 있다. 노동자의 투쟁을 어떻게든 피해보려는 노동자의 지도부위가 창궐하는 반면에 사측과 자본은 노동자의 강력한 최고의 무기인 파업권을 뺏기 위해 혈안이 되어있다. 각종 ‘신노사관계 로드맵’을 통한 파업권의 박탈과 무기력화, 직권중재를 없애면서 공공 사업장에 필수유지업무 지정과 필수유지업무자의 파업 금지권을 도입하려는 자본의 노력을 뒤집어 본다면 노동자에게 파업권이 얼마나 소중한 무기인지를 알 수 있게 한다.
파업권이 없는 노사협의회 국면에서 철도노동조합이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끈질긴 투쟁이었다. 질긴놈이 승리한다지만, 대책 없이 실질적인 구조조정 무력화를 시켜내지 못하는 끈질김은 피로감과 지난함을 가져다주게 된다. 3개월여의 투쟁이 ‘위력적’이게 조직될 수 있었던 배후에는 사측의 노골적인 구조조정 공세가 있었다. 그럼에도 아직 전체 조합원은 굳은 결의를 내보이지 못하고 있다. 투쟁을 이끌고, 주도한 조합원들은 모든 조합원들이 아니라, 집단적인 사업장의 조합원이었음을 기억해야 한다. 교육과 선전활동을 꾸준히 진행하고, 투쟁을 독려하는 것을 넘어 집회현장으로, 혹은 스스로 조직되는데 이르기까지 아직도 먼 길을 가야한다. 7월 비정규직 개악 시행을 앞두고 조직된 비정규직 조합원 투쟁의 연가 투쟁에 대해 “그래도 많이 조직되었다”라는 낙관보다는 “직고용 비정규직의 10%에 만족해야하는가?”라는 물음에서 출발해야 한다. 구조조정의 현 상태에 대한 끊임없는 조직화와 교육, 선동을 멈춰서는 안 된다. 스스로가 조직되지 못한다면, “하반기 투쟁 승리” 구호를 현실화 할 수 없다. KTX승무원들과 새마을 승무원들의 투쟁에 “왜 우리한테 신경을 안쓰고, 남에 일에 신경을 쏟냐?”는 생각이 난무하고 표현된다면, 그 게임은 끝난 게임이다. 같은 비정규직 동지들이 직고용이냐 외주업체냐를 따지면서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투쟁을 계획한다면, 그것은 끝난 게임이다. 난무하는 하청회사를 자회사, 계열사로 우기는 현실을 모른다면, 그 역시 볼 장 다 본 것이다. ‘당신의 현재를, 당신의 문제를 아느냐?’ 에서 출발한 교육과 선전을 반복적으로 전개해야 한다. 질긴놈이 승리한다는 사실은 왜곡된 노동자의식을 가진 조합원들에게도 통하는 진리가 될 것이다.
철도노동자의 하반기 투쟁은 파업이라는 무기를 들 수 있는 진검 승부다. 비정규직 무기계약을 정규직화라고 우기는 정부와 공사측을 상대로 일전을 벌여야 한다. 장기투쟁사업장이 되어버린 승무원들의 투쟁을 끝장내야 한다. 중층적이고, 상시적인 구조조정과 정부의 정책에 파열구를 내야 한다. 중층적, 상시적인 고용불안을 내던져야 한다. 이러한 투쟁은 든든한 조직을 통해 가능한 것이다. ‘이기면 좋고, 져도 그만’ 이라는 나태함을 버리고, ‘여기서 지면 끝’이라는 각오로 조직하고, 투쟁해야 한다. 형식적인 연대를 호소하고 싸워 나가기보다 ‘끝까지 남아 싸워나가겠다’는 굳은 각오로 하반기투쟁으로 달려 나가야 한다. 철도노동자 총단결 투쟁! 비정규직 철폐하고 구조조정 박살내자! <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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