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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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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7-27 18:19:56, 조회:2,436, 추천: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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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의 정년 연장은
계급착취의 연장이다!
지난해 남한 출산율은 1.08명. OECD가입국 평균인 1.57명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런 상태로 지속되면 2050년에는 인구가 700만명 이상이 줄고, 초고령사회로 진입하여 인구 중 노인 비율이 세계최고 수준에 이를 전망이다.
결국 노무현 정부가 발 벗고 나섰다. 보건복지부 산하의 저출산고령사회정책본부는 올해부터 5년간 32조원의 예산을 투입하는 ‘새로마지 플랜 2010’을 선보였다. 골자는 급증하는 고령자들의 고용안정대책으로 기업 정년의 단계적 연장과 연령차별금지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이다. 2011년까지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단계적으로 연장하고 2013년부터 5년마다 한 살씩 올려 2033년까지 65세로 늘리기로 했다. 그 외 ‘(무급) 남성 출산휴가제’나 출산 및 보육 지원 등도 포함되어있다.
또한 이것은 현재 한 축에서 추진되고 있는 국민연금 개악안과 맥을 같이 한다. 노동자들의 조기퇴직현상이 일반화됨에 따라 국민연금, 건강보험의 재정건전성도 동반되어 약화되고 있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연금 보험료율은 13%까지 인상하고, 받을 때는 고작 6%를 더 받을 수 있을 뿐이다.
이것은 비단 남한만의 상황은 아니다. 일본, 프랑스, 영국, 스웨덴 등 선진자본주의 국가들은 초과잉여부분에서 떼어주던 콩고물들을 대폭 축소하기 시작했다. 연금제도를 개악하고 자녀수에 따라 세금감면 혜택을 주며 한 쪽에서는 구조조정을, 또 다른 한 쪽에서는 정년을 연장하는 대신 임금을 대폭 삭감하는 등 노동자에 대한 공격도 상시적으로 들어오고 있다.
저출산·고령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세계적으로 자본과 정권이 힘을 모으기 시작한 이유는, 이것이 가져올 경제적 피해 때문이다. 생산가능인구의 감소, 노인복지에 대한 경제적 부담 가중, 일자리 부족, 무수입에 따른 내수 침체 등 결국엔 자본주의 경제성장 잠재력 저하를 가져오게 된다. 자본주의 경제를 유지하고 확대시키기 위해 저출산·고령화 문제는 자본과 정권에게 국가적 과제가 되어있는 것이다!
노동자계급의 ‘정년연장’과 자본과 정권의 ‘정년연장’은 명백히 다르다!!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정부에서 추진하는 ‘정년연장’이 곧 각종 임금 및 노동조건의 개악으로 연결된다는 점이다.,
‘정년연장’이라는 부르주아 언론의 환상 유포 속에는 자본의 전략이 숨겨져 있다. 정년연장에 따른 인건비 증가를 기존 연공급제의 성과급, 직무급 전환과 임금피크제 확산, 직무의 배치와 전환 유연화 등으로 상쇄하려고 하고 있다. 지난 신문에서 밝힌 바 있듯이 ‘국정평가기본법’ 제정 등으로 통해 이미 ‘공공노동자 구조조정 및 성과관리 시스템’을 골자로 하는 상시적 구조조정이 공기업 구석구석 쳐들어오고 있다.
성과급제와 직무급제의 문제점은 충분히 현장에서 인식되고 있지만 공세적으로 쳐내지 못하고 있다. 더불어 이제는 저출산·고령화대책이라는 허울아래 임금피크제 확산과 더불어 더욱 박차를 가하게 되는 것이다. 임금피크제는 정년을 5년 연장하는 대신 임금은 40%까지 떨어뜨리는 제도이다. 자본가들은 일자리도 부족하고 인구도 고령화되어가니 일자리만 유지되면 다행으로 여기라는 것이지만, 근속연수 인정은커녕 예전의 절반도 안되는 임금에 연금까지 줄어들고 거기다가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비참한 삶으로 노년을 맞이하고 싶은 노동자는 단 한 명도 없다.
노동자계급의 입장에서 정년연장은 임금 및 노동조건 저하 없는 고용안정의 관점에서 쟁취해야하는 요구이다. 그러나 현재 추진되고 있는 정년연장 관련 법안 내용은 오로지 자본의 입맛에 맞는 기만적 정년연장의 안 일뿐이다.
전경련, 경총, 대한상공회의소 등 경제계 5단체는 즉각 성명을 발표하여 “성과급 체계 전환 등이 노조 측의 반발로 인해 막힌 상태에서 이런 정부의 정책은 인건비 부담을 가중시키는 과도한 규제”라고 주장했다. 뒤이어 “(그럴 경우) 이수영회장의 경고대로 기업들이 중국으로 다 빠져나갈 것 같은 분위기”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이는 정부에 대한 불만이 아니라 성과급 체계, 임금피크제 도입 등이 노조 측의 반발에 막혀있으니 아예 제대로 도입할 수 있게 안전장치를 마련해달라는 뜻이다. 그런 것이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에는 정부의 정년연장 의무조항이 기업의 부담으로 고스란히 돌아올 것이기 때문이다.
자본은 당연히 임금과 노동조건을 개악시키며 정년연장을 도입하려고 한다. 그랬을 경우 오히려 싼값에 경험 많은 숙련노동자를 부려먹을 수 있고 더불어 내수침체, 재고증가의 악순환을 벗어날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산학협력, BK21 등 각종 대학간 통폐합 및 구조조정을 통해 20대부터 기업의 활용가치만을 기준으로 인력을 양성하기 시작하더니, 이젠 죽을 때까지 비정규직으로 쥐꼬리만큼 받아가면서 일하라 한다. 평생교육이니, 일자리 창출이니 온갖 포장을 하고 있지만 결국 늙은 노동자들 뼛속까지 다 파먹겠다는 속셈인 것이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등 사회적합의주의자들의 행보
이러한 정부법안이 안착화될 경우 각 현장의 정년연장, 고용안정의 요구는 임금피크제 도입 및 성과급제, 숙련급제 도입, 그리고 노동유연화 등과 맞바꿔질 가능성이 크다.
저출산·고령화 대책연석회의에서 지난 20일 ‘사회협약문’이 발표되었다. 한국노총을 비롯한 노동계와 시민사회, 종교단체, 그리고 정부가 모여 저출산·고령화 문제가 전국가적인 문제임을 인식하고 앞으로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 최대한 합의·협력할 것을 약속하는 내용이다. 그리고 6월 19일 민주노총 관료들은 1달만의 결정을 뒤집고 고령 노동자들의 대폭적인 임금삭감과 비정규직화, 노동조건 악화를 관철시키고자하는 정부의 저출산·고령화 대책을 핵심 의제로 다루는 노사정대표자회의에 복귀하기로 결정했다.
이제 범국민차원에서의 사회적 합의의 기초가 마련되었다. 이는 각 현장에서 자본의 요구대로 실제적으로 조직된 노동자들의 반대를 이데올로기적, 물리적으로 무력화하고 기만적인 정년연장을 관철시키기 위한 시작이다. 사회적합의주의, 상층 관료들은 분명 이런 합의에 기초에 또다시 노동자와 자본가가 함께 공생할 수 있는 윈-윈전략을 운운하며 투쟁보다 합의에 치중할 것이다.
그러나 계급적 힘의 관계에 의해 투쟁이 동반된다면 얼마든지 노동자계급의 요구로서 정년연장을 쟁취할 수 있다. 작년 기아비정규직지회는 각 업체별로 평균연령 차이가 많이 남에도 불구하고 “현재 일하고 있는 비정규직노동자들이 일하고 싶을 때까지 보장(우성업체), 정년 70세 보장 (백우업체), 정년 65세 보장 (그 외 업체)”를 쟁취했다. 이 합의 이후 단 한 명도 해고가 되거나, 임금이 삭감되거나, 전환배치 및 노동강도가 강화되는 그 어떠한 자본의 공격도 당하지 않았다. 이것은 오로지 끊임없는 업체별 현안투쟁과 전공장을 멈추는 대중파업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를 통해 노-자계급관계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는 온전히 노동자계급 입장에서 정년연장을 쟁취한 작은 사례이다.
정규직, 비정규직 가릴 것 없이 현장에서 신규채용은 적어지고 노동자들은 고령화되어가고 있다. 그럴수록 정년연장의 문제는 당장에 눈앞에 닥친 과제로 떠오를 수밖에 없다. 자본의 기만적인 정년연장을 막아내지 못한다면 결국 노동자의 숨통을 조이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것이다. ‘임금 및 노동조건 저하 없는 주5일제 실시’의 요구와 마찬가지로 ‘임금 및 노동조건 저하 없는 정년연장’의 요구가 되어야한다!<노/정/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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