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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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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2-30 18:58:31, 조회:2,536, 추천: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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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산비노조, 전국 총파업 투쟁의 불꽃으로 타오르라!
11월 22일, 파업 30일차를 맞아 여의도 국회 앞에서 결의대회를 진행하고 국회로 향하던 산업인력관리공단 비정규직노조(이하 산비) 조합원 전원이 연행됐다. 산비노조 주체로 연 집회는 처음이었고, 그동안 산비노조가 1인 시위와 길거리 선전전 등으로 진행되었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이번 전원연행은 정부가 노동자들의 투쟁을 강압적으로 대하는데 있어 크고 작은 것을 가리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산비는 직업전문학교 교사들과 직업상담사들로 구성되어있고, ‘비정규직 정규직화! 졸속적 공단개편 반대! 비정규권리보장입법쟁취!’를 기조로 걸고 투쟁하고 있다. 이들이 투쟁에 나서게 된 이유와 상황들을 파업 25일차 되는 날 공덕동 산업인력공단본부에서 산비노조 위원장 임세병 동지를 만나 들어보았다.
1.한국산업인력공단 비정규직 노동조합 ( 이하 산비노조 ) 의 설립배경은 무엇입니까?
작년 9월에 노조를 만들었습니다. 노조를 만들고 나면 의례 바로 해고통지서가 날라옵니다. 저희도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11월에 1박 2일 파업을 진행했습니다. 지금 당장 정규직화를 걸고 투쟁을 할 것인가, 아니면 지금은 일단 고용보장을 받고 준비과정을 통해 다시 투쟁을 할 것인가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저희는 완벽한 싸움을 준비하자는 결정을 내리고 12월 해산하였습니다. 그 후 1년 동안 산비노조의 특성상 전국적으로 흩어져있는 조합원들을 만나며 2005년 투쟁을 준비하는 기간을 가졌습니다. 정규직 노동조합은 한국노총이고, 저희는 올 8월까지는 상급단체 없이 독립노조로 존재했었습니다. 준비하는 과정이었기 때문에 상급단체는 저희에게 큰 문제는 아니었고, 이후 민주노총으로 상급단체를 결정하였습니다.
2. 정규직과 작업환경과 노동조건이 다른 것은 없나요? 전체적인 노동환경이 궁금합니다.
저희 노조 구성원은 정부가 운영하는 직업훈련소 강사입니다. 임금은 정규직의 50%정도 받고 있고, 최고 160만원, 최저 110만원 정도 받고 있습니다. 저희 임금은 인건비가 아닌 사업비(사무용품비, 재료비 등)로 책정이 되고 상여금은 없습니다. 정규직과 같은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노동환경은 정규직과 비슷합니다. 근무시간은 주 40시간이고 학교별로 차이가 있습니다.
3. 총파업이 20일이 넘어가고 있는데, 조합원들의 단결이나 지루하지 않은 투쟁을 위해 파업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는 것이 있나요? 또, 연대투쟁 외에 산비만의 독자적인 집회나 투쟁이 진행되고 있나요?
조합원 140~150명 중 110~120명 정도가 상경해 같이 투쟁하고 있습니다. 조합원들이 몇 조로 나뉘어 주요 거점에서의 1인 시위와 연대투쟁을 하고 있습니다. 하루 일과가 끝나면 조별토론 및 교육을 진행하고 하루 일정을 총화 하는 시간을 갖고 있습니다. 과천종합정부청사나 청와대, 국회 앞 등은 미리 다른 곳에서 집회 신고를 했기 때문에 모든 대오가 집회를 갖는 것은 여건상 어렵습니다.
4. 지금 하고 계시는 천막농성과 총파업 투쟁이 공단과 노동부에 어느 정도 타격을 주고 있나요? 학교 수업이 중단되는 등의 실질적인 타격을 주는 투쟁이 일어나고 있는지와 공단과 노동부의 반응이 궁금합니다.
정규직이 70%이기 때문에 학교 수업에 심대한 타격을 주고 있지는 않습니다. 노동부에서 공단 이사장에게 징계를 내렸고, 이사장이 사퇴서를 내자 점거 5일째 되는 날 처리되었습니다. 공단은 150명 정도 정규직화 시키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라고 했지만, 그렇게 되면 다른 비정규직들에게 선례를 남길 수 있기 때문에 그럴 수 없다고 했습니다. 또한 기획예산처와 행정자치부와 연결이 되어 있는데 예산이 없어서 정규직화 시켜줄 수 없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5. 공단개편의 핵심은 무엇입니까?
'졸속적'인 것이 핵심입니다. 문제점을 개혁하는 방안이 완벽하지 않아서 심도 있는 연구와 계획이 필요합니다. 국민의 서비스 질을 높일 수 있는 체계적인 연구가 필요합니다.
6. 공단개편의 구체적인 내용을 알려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노동부는 "직업훈련 수요변화에 대응하여 한국산업인력공단, 기능대 등 공공훈련 인프라를 혁신해야 할 필요성"을 주장하면서 "직접적인 교육과 훈련기능을 담당하는 기능대와 직업전문학교는 통합, 분권화하여 규모의 경제를 통해 투자효과를 극대화하고, 지역수요에 맞는 인적자원개발 지원체제 구축"하는 것을 목표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기능대와 직업전문학교를 통합하는 과정에서 성과급연봉제 확대도입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기능대와 직업전문학교를 통, 폐합하는 것을 명목으로 훈련교사들의 학교를 재배치한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7. 투쟁하면서 가장 힘든 점은 무엇입니까?
노동부를 상대로 대정부투쟁을 전개하고 있기 때문에 정부에서 답이 내려오고 있지 않아 교섭이 진행되고 있지 않습니다. 또한 긴박감이 없는 것이 제일 힘듭니다.
8. 노동부는 국가기관이기 때문에 노동자계급이 원하는 답을 줄 수 없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자본가를 교섭테이블로 이끄는 것도 생산을 멈추는 투쟁을 지속해서 진행해야 가능한데, 실질적인 타격이 되지 않는 상태에서 어떤 방법으로 노동부를 교섭 테이블로 끌어낼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지요?
계속되는 1인 시위와 의회투쟁을 통해서 하고자 합니다. 의회에 들어가서 환경노동위 국회의원들을 만나 설득하고 있고 현재는 열린우리당 조차 노동부에게 등을 돌렸습니다.
9. 선전전과 1인 시위 같은 방식 말고 노동부를 실질적으로 압박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할 것 같은데요?
맞는 말입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선전전 중심으로 가다가 11월 4째 주부터 국회 앞에서 집회를 하는 등의 투쟁을 계획 중입니다.
10. 모든 공공부분에서 공단개편은 구조조정이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말살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렇다면 ‘구조조정 분쇄’나 ‘생존권 쟁취’ 등의 구체적인 요구안을 가지고 투쟁하는 것이 더 낫지 않습니까?
맞는 말입니다. 공단 개편안은 비정규직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안입니다. 그 문제를 부각시키지 못한 것은 여론이 우리들의 투쟁을 노동자들의 집단 이기주의로 몰아갈 것을 염려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선전전 같은 방법이 1차적인 것이었습니다. 투쟁의 방향이 가닥을 잡고 난 후 11월 4째 주부터는 12월 말 계약해지안을 내걸면서 투쟁할 것입니다. 실질적 목표는 정규직화 투쟁입니다.
11. 산비투쟁이 전체운동에서 어떤 위치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비정규직 문제 해결에 있어 노동부가 나서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입니다. 산비의 투쟁으로 노동부가 나서게 만드는 것과 전체 비정규직 싸움의 선도적 투쟁을 이끌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12. 정규직의 연대는 비정규직 투쟁을 함으로써 이끌어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것이 기아비정규직 투쟁에서 보여 졌다고 생각하는데 정규직과의 관계나 공동투쟁에 있어 산비의 상황은 어떻습니까?
공동투쟁을 제안했었습니다. 하지만 산비노조는 소외되고 무시당했습니다. 공동계획과 공동투쟁이 되지 않는다면 선도투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우리가 투쟁을 시작하자 정규직의 시선이 달라지고 17일 정규직 파업이 예정되었습니다. 하지만 사측에서 중재신청을 했고, 불법파업이 되버리자 파업을 철회했습니다. 그러나 정규직의 비정규직 투쟁에 대한 지지도는 높아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13. ‘노동부비정규직노동조합공동투쟁본부’(이하 노비공투본)과의 공동투쟁이 힘을 못 쓰고 있는 이유가 있다면 무엇입니까?
노비공투본에는 민주노총에 있는 근로복지공단비정규직노조, 산업인력공단비정규직노조, 한국노총에 있는 산업안전공단비정규직노조, 노동부 직업상담원노조가 있습니다. 그러나 투쟁기구를 공동 구성한 지금, 투쟁할 수 있는 동력은 산비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기자회견이나 집회는 함께 하지만 실질적인 투쟁은 함께 만들어가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이를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14. 2005년 전국에서 비정규직 투쟁이 물밀 듯이 일어났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투쟁들이 하나로 모여지지 못하고 고립된 투쟁을 전개하다 보니 힘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지금 공공부문에서도 철도인턴, KTX 여승무원 등 비정규직 투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산비와 함께 공공부문비정규직 투쟁으로 묶여 투쟁한다면 더 큰 전선을 칠 수 있다고 생각하고, 공공연맹이 이러한 역할을 하며 적극 지지・엄호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는지요?
비정규직 투쟁이 각개격파 되는 것을 보며, 안타까웠습니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투쟁으로 묶여 투쟁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공공연맹에 적극 제안하도록 하겠습니다.
철도KTX여승무원, 철도인턴, 그리고 산비까지 공공부문에서 비정규직 투쟁은 계속 일어나고 있다. 이것은 공공부문의 구조조정과 연결이 되어 있는 것이다. 철도공사는 철도 역무외주화, 근무형태를 3조2교대로 전환하고, 인원부족분을 비정규직으로 채용하는 등의 구조조정을 전면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서울지하철 공사는 주5일제 관련 노사 공동연구 용역 내용을 노동 조건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구조조정으로 포괄하여 다루려고 하고 있다. 도시철도 역시 주5일제 관련한 연구용역 사업의 마무리를 앞두고 인원과 휴일축소를 향한 구조조정을 진행하려고 하고 있다. 자본은 공적자본과 사적자본을 가리지 않고 비정규직을 양산해 내고 있다. 정규직의 구조조정을 통한 인원감축을 비정규직으로 채우는 것이다. 강성노조였던 사회보험노조 역시 구조조정의 칼날위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전산통합을 전제로 한 자동시스템 ERP와 그에 따른 생산이나 업무를 완전히 뒤집어버리는 업무재설계인 BPR이 추진, 적용되고 있다. 이것은 모든 공공부문 사업장에서 형태야 어떻든 간에 진행되고 있는 정부의 일관된 공공부문 구조조정의 중장기 프로젝트라고 보면 될 것이다. 그러한 프로젝트의 하나로 교육부문에서도 주문식 교육과 산학협력 등을 통한 구조조정이 진행 중에 있다. 기능대와 직업전문학교를 통합시키려는 시도도 이러한 교육구조조정의 일환이다. 자본의 구조조정은 모든 부분을 망라하고 그 칼날을 들이대고 있다. 산비는 그 칼날에 맞서 투쟁을 일으켰다. 이 투쟁을 승리로 이끌려면 지금의 선전 중심의 투쟁으로는 노동부와 공단에 타격과 압박을 줄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공단과 노동부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11월22일 처음 가진 집회와 행진에서 전원 연행이 된 것은 공단과 노동부가 움직임을 보인 것이고, 계속 이러한 움직임을 보일 수 있도록 압박을 가하는 투쟁을 전개해야 할 것이다. 압박이 오지 않는다면, 우리가 계속 타격을 주지 않는다면, 그들은 꿈쩍도 안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사장은 공단의 얼굴일 뿐이다! 공단 이사장이 퇴임하긴 했어도 공단의 업무가 진행되도록 놔두면 안 된다. 공단의 업무를 마비시키는 투쟁, 타격을 줄 수 있는 투쟁을 산비노조는 진행해야 할 것이다. 산비노조 동지들이 공공부문에서의 구조조정을 통한 비정규직 양산에 대한 투쟁의 포문을 KTX여승무원, 철도인턴 동지들과 함께 힘차게 열어 제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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