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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24호] 2006년 10대 투쟁을 통해 본 노동자계급의 투쟁 발자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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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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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1-30 13:58:07, 조회:2,303, 추천: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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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가 저물어가면서 06년 하반기투쟁을 마무리 할 시점이 다가왔다. 이번 해 역시도 노동자계급은 큰 성과를 얻지 못한 상태에서 자본과 정권의 악랄한 탄압에 처절하게 깨지기를 반복하면서 다수의 투쟁들이 끝이 났다. 그렇다고 투쟁이 조용히 시작했다 조용히 끝난 것은 아니다. 다만 대중투쟁이 활발하게 일어났을 때의 시기와 비교해보면 노동자들의 투쟁은 자본과 정권의 탄압을 뛰어 넘는 수준으로 진행되지 못했고, 자본과 정권에 실질적인 타격을 줄 수 있는 투쟁들은 부재했다. 이러한 객관적인 조건 속에서 06년에는 어떠한 투쟁들이 진행되었는지 되돌아보자. 그리고 각 투쟁의 한계와 성과를 통해 배울 것이 있다면 교훈으로 남기고, 잘못된 것이 있다면 철저히 내치면서 06년의 암울한 노동자 투쟁을 극복해나가자.
1. 06년 대중투쟁의 시작을 알린 철도 파업
철도노동자들은 3월 1일 자정을 기점으로 총파업에 돌입했다. 하지만 현장투쟁 전환명령이 떨어지면서 파업은 철회되었고, 현장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되면서 마무리되었다. 이후 확대쟁대위를 통해 3월 21일 재파업을 결의했고, 서울전기지부와 차량지부 등에서는 계속적인 파업투쟁을 전개했다. 우리는 자본가들의 이윤에 타격을 주는 파업을 노동자의 학교라고 말한다. 철도파업은 열차운행과 화물운송을 멈춤으로 철도공사에 실질적인 타격을 주면서(파업철회 후 직위해제 징계로 인하여 자연스럽게 열차운행에 차질을 빚게 되는 일이 발생하기도 함)큰 성과를 남겼다. 그리고 06년 철도파업을 통해 현장에서 숨죽이고 살던 철도비정규직노동자들이 활동가로 거듭나게 되면서 철비동회, KTX승무원을 주체로 탄생시켰다. 하지만 이러한 성과 뒤에는 한계지점이 있다. ‘KTX 승무원 정규직화 쟁취’라는 파업기조는 존재했지만 KTX승무원 이외의 철도 비정규직을 포괄하는 기조로는 부족한 면이 있었다. 그리고 파업 중에 산개파업 전술을 쓴 것은 하나의 오류로 ‘복귀 후 현장투쟁’이라는 허무한 결과를 남겼다. 이것은 조합원들의 열의와 상태를 철저하게 무시한 결과로 관료적인 파업의 전형을 보여주었다.
2. ‘원청 사용자성’ 투쟁의 불씨를 만들어 낸 GM대우창원비정규직지회 투쟁
3월 22일 GM대우창원공장에서는 권순만지회장을 포함한 두 명의 노동자가 50여미터 철탑 고공농성에 돌입했다. 목숨을 건 철탑위에서의 투쟁은 우연적으로 발생된 것이 아니다. 05년 대정이라는 업체가 폐업되면서 87명의 해고자가 발생된 이후 본격적으로 투쟁전선이 형성되었다. GM대우창원비정규직지회투쟁의 성과는 사내하청 공동투쟁의 기폭제가 되었다는 것이다. ‘계약해지 분쇄’와 ‘민주노조건설’이라는 목표 하에 진행된 사내하청노조들의 끈끈한 연대투쟁으로 ‘원청사용자성쟁취’라는 목표로 투쟁전선을 끌어올렸다. 그리고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울분을 실질적인 투쟁으로 모아내는 계기를 마련했다. 하지만 GM대우창원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강고한 투쟁은 철탑고공농성 정리 후 정규직대우차노조(대우자동차노동조합)를 통한 대리교섭으로 막을 내렸다. 투쟁을 진행한 주체들이 빠진 대리교섭은 해고자 단계적 복직에 합의하는 결과를 낳았다. 그리고 단계적 복직이기는 하지만 지회가 당초 요구했던 해고 전으로 원상 복귀되지 못하고, 신규채용의 형태로 복직되면서 만족스러운 합의안을 얻지 못한 상태로 끝을 맺는 결과를 초래했다.
3. 포항건설노동자들의 포스코 본사 점거 투쟁
단전, 단수, 음식물 차단, 공권력 탄압에도 굴하지 않고 ‘포스코 본사거점 사수투쟁’을 진행한 포항건설노조 파업이 6월 30일 시작으로 82일간 장기투쟁을 진행한 끝에 막을 내렸다. 위원장과 조합원들이 장기간 투쟁과정에서 무더기 구속되는 사태가 벌어졌고, 하중근 열사는 경찰의 방패에 머리를 찍혀 차가운 주검으로 우리 곁을 떠났다. 포항건설노동자들의 투쟁성과는 포스코 본사점거의 상징적인 의미를 통해 ‘원청사용자성’ 요구를 알려내는데 큰 역할을 했다는 점에 있다. 그리고 잠정합의안 투표가 1차에서 무산, 2차에서 부결되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포항건설노동자들의 끈질긴 투쟁열의를 보여주었다. 하지만 교섭과정에서 무산되고, 부결되는 과정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완성된 잠정합의안은 82일간의 강고한 투쟁을 대변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포항건설노동자들의 투쟁은 ‘노력한다’는 강제성 없는 문구와 포스코 점거관련해서 절도, 폭력을 행사한 자는 출입을 제외한다는 내용이 담긴 합의안을 받아들이면서 마무리되었다. 하청노동자들의 강고했던 투쟁이 종이 한 장의 합의서로 결론 날 수밖에 없는 이 현실이 얼마나 안타까운가!
4. 사내하청노조 공동투쟁
8월 23일 기아자동차, 현대자동차(울산, 아산, 전주), GM대우, 현대중공업사내하청노조는 울산에 모여서 ‘사내하청노동조합 공동투쟁 선포식’을 가졌다. 그리고 8월 25일 비정규직노동자들에 대한 폭력적 만행과 불법대체인력을 포기하고 있지 않은 현대자본의 코앞에서 당당히 공동파업투쟁을 진행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친 사내하청노조들은 본격적인 틀을 갖춰나가면서 ‘사내하청노조대표자회의’를 통해 공동실천을 계획하고, 일상적인 소통을 통해 서로의 투쟁을 공유해가기 시작했다. 단사투쟁을 뛰어넘어 현대자본에 맞선 하청노동자들의 공동투쟁(공동파업)은 전국적인 투쟁전선을 형성하려는 시도로 비정규직 투쟁의 자주성과 독자성이 만들어낸 조직적인 성과이다. 그리고 금속연맹과 금속노조 간부들의 반노동자적인 관료적인 태도를 폭로하면서 건강한 노동자성을 실천으로 보여주면서 힘 있는 투쟁들을 전개해냈다. 하지만 GM창원비정규직지회 투쟁의 패배, 06년 임단협에서의 현자 비정규직 2사의 잠정합의 수용과 잠정합의를 둘러싼 현대차비정규직노조의 집행부 사퇴와 재선거 등 내부적 혼란이 있었다. 그리고 산별노조에 대한 입장차이로 인하여 사내하청노조대표자회의가 다시 활발하게 공동투쟁을 모색하지 못하는 상태에 처해있다.
5. 기아자동차비정규직지회 대중파업
기아차비정규직지회는 06년 투쟁의 핵심목표로 “임금인상 요구와 특별 요구안(임금등급제 폐지, 원청과의 직접 고용보장 합의 쟁취) 쟁취의 대상이 기아 원청 자본임을 명확히 하고, 원청 자본의 사용자성 인정을 쟁취한다.”를 내걸면서 파업투쟁을 진행했다. 그리고 식당에서 일하는 노동자들도 식당투쟁을 전개했다. 하지만 식당 조합원들의 단협 쟁취 투쟁은 원청의 개입과 사용자성을 폭로하는 투쟁으로 발전될 수 있는 투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조기에 정리된 것은 오류이다. 그리고 정규직 선진 활동가들과의 긴밀한 연대, 계급적 단결을 공유하면서 실천하는 것에 대한 노력은 노동자계급의 단결된 투쟁을 만들어가기 위해 앞으로 풀어내야 할 과제이다. 이러한 한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아차비정규직지회는 05년에 이어 06년, 기계를 멈추는 대중파업을 전개했다. 이러한 성과는 작년에는 대공장 비정규직 노조로서 처음으로 단체협약을 쟁취하고, 06년에는 원청을 교섭장소에 끌어내 고용보장에 대한 확약을 받는데 성공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었다. 법적효력이 있는 합의서는 아니지만 파업에 들어가면 대체인력투입하고, 용역깡패 사들여 노동자들을 탄압하기 바쁜 원청이 노동자의 강력한 힘에 주눅 들어 교섭 자리에 나온 것 자체가 의미 있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06년 기아비정규직지회는 식당투쟁을 통해 나이 많은 노동자들이 스스로 노동자임을 인식하면서 투쟁의 주체로 거듭나는 과정을 마련하였다.
6. 대공장 정규직 투쟁
06년 비정규직 투쟁에 있어서 대공장 정규직노조들은 비정규직과 하나 된 공동투쟁전선을 형성하지 않았다. 더 나아가 정규직노동자의 독자적인 투쟁전선 조차 만들어 가는데 큰 힘을 쏟지 않았다. 현대차 정규직노조의 경우는 임단협 시기에 예상대로 휴가 전 타결이라는 선물을 자본에게 안겨줬고, 기아차 정규직노조도 본인들의 의지와 상관없이 완강한 태도로 나오는 자본으로 인해 큰 성과없이 정리 되었다. 그리고 발전노조의 경우에는 9월 4일 총파업을 선언했지만, 15시간 만에 철회되었다. 이러한 암울한 모습이 06년 정규직투쟁의 모습이다. 98년까지만 해도 정규직노동자들의 투쟁은 강고하게 진행되었다. 하지만 현재는 투쟁의 열의는 점점 사그라들고, 투쟁의 핵심이 비정규직노동자들로 옮겨진지 오래다. 그만큼 비정규직노동자들은 독자성을 강조하며 투쟁해야하고, 정규직노동자들을 견인해가는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물론 비록 소수지만 정규직 선진 활동가들이 노력하고 있음을 우리는 기억해야한다. 07년에는 06년 보다 분투해서 ‘노동자는 하나다.’ 라는 구호가 더 이상 공허한 메아리가 아님을 현실에서 증명해 나가자!
7. 끈질긴 투쟁을 진행 중인 하이닉스매그나칩
04년 노동조합을 설립했다는 이유로 2년 넘게 투쟁을 진행하는 노동자들이 있다. 바로 하이닉스매그나칩 노동자들이다. 하이닉스매그나칩 노동자들은 투쟁한지 2년이 넘도록 현장으로 돌아가지 못한 상태에서 하이닉스 사태를 조속히 해결하겠다는 약속을 지키라는, 부당해고자 복직시키고 불법파견자를 정식화하라는 요구로 06년 9월 14일에 충북도청 기습점거 투쟁을 진행했다. 그리고 노동자들의 당당한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 노동조합을 설립했다는 사유로 부당해고 된 이래, 현재까지 계속적인 투쟁을 벌이고 있다. 그리고 상경투쟁과 충북도청 점거투쟁을 진행하면서 노동자들의 끈질긴 힘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2년 동안 투쟁을 전개하면서 비정규직 노동조합을 절대로 인정할 수 없다는 자본의 완강한 태도로 제대로 된 교섭 한 번 진행하지 못했다. 그리고 해고 상태이기 때문에 현장과 고립된 투쟁들이 진행될 수밖에 없는 점과 자본에 실질적인 타격을 주기위한 투쟁전선이 형성되지 못하면서 투쟁이 장기전으로 흘러가고 있다.
8. 화물노동자들의 총파업
12월 1일을 기점으로 화물노동자들이 총파업에 돌입했다. 총파업 투쟁의 핵심요구안은 ‘노동기본권보장’과 ‘운임제도 개선’이었다. 총파업투쟁 중에 건설운송노조 위원장이 긴급체포 되는 일이 발생되기도 했으며, 경찰과 언론에서는 화물노동자들의 정당한 파업을 왜곡하며 무력화시키려 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화물노동자들은 강고한 파업을 진행했지만, 12월 5일 1단계 총파업을 마무리하면서 현장으로 돌아갔다. 국회에서 비정규개악안이 통과 되냐 마냐 말이 많아진 시점에 민주노총은 ‘총파업에 돌입한다.’라는 파업선포는 했지만 실질적인 총파업전선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하지만 화물노동자들의 총파업은 잠잠한 정세 속에서 실질적인 총파업으로 물류대란을 만들어냈고, 자본에 타격을 주는 파업을 진행했다는 점에서 유의미하다. 이러한 성과 속에서 12월 5일 국회 건설교통위 범안심사 소위원회에서는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이 논의되었다. 하지만 건설교통부는 표준요율제, 주선료 상한제 도입을 골자로 한 이 법안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 실질적인 논의가 2월로 연기되었고, 큰 성과를 얻어내지 못한 상태에서 총파업은 마무리되었다.
9. 국회 앞 민주노총 집회투쟁
06년 투쟁의 흐름은 국회일정에 맞물려 돌아갔다고 이야기해도 과언은 아니다. 국회에서 비정규관련 법안들이 논의되면 민주노총은 총파업을 선언했다가 국회 일정이 연기되면 바로 꼬리 내리기를 반복하면서 ‘양치기소년’을 자처했다. 결국 비정규개악안과 노사관계로드맵은 민주노총의 아무런 대응 없이 국회에서 통과되었다. 민주노총 투쟁에 의한 성과라고 하면 노동자들에게 더 이상 민주노총에 마냥 기대면 안 된다는 것을 비정규개악안과 노사관계로드맵을 통해 여실히 보여주었다는 것이다. 민주노총은 현장 조직화에는 관심을 갖지 않고 실질적인 총파업 한 번 하지 못한 채,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벼랑 끝으로 몰아버리는 노동악법을 국회에서 통과시키는 어이없는 결과를 만들어 냈다. 민주노총은 노동악법이 통과된 것을 보고 ‘날치기법안’이라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사실에 근거해서 말하면 민주노동당 단병호의원 역시 노사관계로드맵에 사실상 합의했고, 민주노총 역시 양보교섭을 통해 자본과 정권과 타협을 이루었다. 이러한 의회주의는 현장의 조합원들은 고려하지 않은 채 흘러가는 관료주의를 유감없이 보여준다.
10. 장기투쟁 사업장들의 투쟁
06년 이전부터 현재까지 장기적인 투쟁을 진행하고 있는 사업장들을 하나하나 짚고 넘어가기에는 너무나 힘들다. 노동자투쟁을 무력화시키기 위하여 자본과 정권은 손배·가압류, 공권력, 해고 등을 들이대고, 직장폐쇄를 통해 대량 해고자를 발생시킨 사업장들이 무수히 많기 때문이다. 코오롱, 대한항공, KTX 승무원, 신길운수, 기륭전자는 1년 이상 투쟁을 진행하고 있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는 사업장들이다. 현장에서 고립되어있는 장기투쟁 사업장들의 일상적인 연대를 만들어가기 위해 현재 ‘장기투쟁연석회의’가 구성되기도 하였다. 장기적으로 투쟁이 전개되면 주체들이 점점 육체적, 정신적으로 지쳐가는 한계에 부딪칠 수밖에 없는 조건 속에서 노동자들의 연대는 강력한 무기이다. 하지만 장기투쟁 사업장에 대한 실질적인 전술에 대한 고민 없이, 자신의 사업장에 대한 현장투쟁 없이 연대만 강조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 장기투쟁사업장 내의 현장조직화의 노력과 실질적인 고민을 함께 나누는 관계 속에서 연대를 키워나간다면 조속히 장기투쟁사업장들을 승리로 이끌 수 있는 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06년에는 위와 같은 노동자들의 투쟁들이 진행 되었고, 그 외에도 노동자들은 크고 작은 사업장들에서 자본과 정권에 대한 울분을 투쟁으로 토로해냈다. 하지만 각 사업장의 투쟁은 자본과 정권의 탄압에 의해 각개격파 되면서, 단사의 투쟁들을 전국적인 전선으로 형성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비정규개악안과 노사관계로드맵이 국회에서 통과된 시점에서 07년에는 자본과 정권의 탄압의 폭풍은 더욱 거세게 몰아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내부의 적인 조합주의와 관료주의는 현장 안에서 더욱 고개를 뻣뻣하게 쳐들 것이다.
이러한 객관적인 조건들에 대항할 수 있는 것은 노동자계급의 힘이다. 뿔뿔이 흩어져 있는 사업장의 투쟁들을 모아서 07년에는 전국적인 투쟁전선을 형성해내보자. 그것이 현장 내에서 노동자계급이 ‘현장권력’을 쟁취하기 위한 방법이다. 07년에는 구체적인 계획들을 세워 실천해나가자!! 우리들의 요구를 자본과 정권에게 구걸해서 얻어내는 것이 아니라, 강력한 투쟁 속에서 쟁취하자!! <노/정/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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