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분류 :
Category |
 |
![]() |
 |
![]() |
제목 : [65호] 다시 격화되는 부동산 공황에 대해 |
![]() |
 |
![]() |
 |
|
노정협
|
2010-08-02 01:16:36, 조회:2,569, 추천:345
|
![]() |
|
|
![]() |
다시 격화되는 부동산 공황에 대해
전 국토의 두바이화
2009년 11월 이른바 ‘두바이 쇼크’라 불리는 두바이 발 경제위기가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에 이어 전 세계 경제를 또 한 차례 위기로 몰아갔다. 사막의 모래 위에 세워진 세계 최고의 초고층 빌딩, 스키장 건설, 세계 최고 테마 파크, 세계 최대 공항이라는 두바이 인공섬은 자본에게는 ‘세계 8대 불가사의’였고, 꿈과 희망의 미래 도시였다. 그러나 자본의 제어할 수 없는 이윤추구의 탐욕은 공황으로 인해 한 순간에 무너져 내렸다. 두바이 신화는 끝났다. 여전히 두바이는 부동산 과잉생산 공황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다.
두바이에서 부동산 과잉생산 공황이 터졌을 때 이명박정권과 부르주아 언론들은 한결같이 “국내 경제에 영향이 제한적”이라며 위기를 과소평가하고 봉합하려 했다. 그러나 저들이 간과한 점은 전 세계 경제가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어서 두바이 사태가 국내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더욱이 저들이 진실로 간과한 것은, 두바이만 바라보고 두바이 사태가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만을 예측하며 그 파장을 최소화 하려고 하는 사이에 한국의 전 국토가 두바이가 되고 있다는 점이다. 속담에서처럼 “제 눈의 들보 못 보고, 남 티끌만 보는 격”이 되고 있는 것이다.
용산국제지구 내의 드림타워를 비롯해서 잠실 롯데월드, 상암 DMC 랜드 마크 빌딩, 뚝섬 현대차의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 송도 인천타워, 해운대 센텀지구 내 월드비즈니스센터(WBC) 등 전국 곳곳에서 1백 층에서 150층에 이르는 초거대 빌딩이 바벨탑처럼 올라가고 있다. 하늘에 닿는 탑을 쌓음으로써 신에 도전하려 했던 인간의 헛된 욕망은 바벨탑의 붕괴로 무너져 내렸다. 자본의 이윤추구가 낳은 현대의 바벨탑인 초거대 빌딩은 신에 의해서가 아니라 과잉생산 공황이라는 자본운동 법칙의 모순에 의해 무너져 내리고 있다.
4대강 사업이 22조원, 새만금 개발 사업이 21조원, 세종시가 23조원이라면 용산국제업무지구는 단군 이해 최대의 사업이라 일컬어질 만큼 업무, 주거, 상업, 문화시설 등에 걸쳐 사업비가 31조원에 달한다. 이러한 용산국제업무지구 건설을 둘러싸고 5인의 용산 철거민에 대한 학살만행이 벌어졌는데 이 사업이 최근 좌초될 상황에 빠졌다. 부동산 호황이 막바지에 이르던 2007년에 용산개발 사업 사업자가 선정됐는데 최근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고 건설산업의 공황이 다시 촉발되면서 사업자가 건설비용을 감당할 수 없고, 건설사업이 완료된다고 해도 분양이 될 가능성이 더욱 낮아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좌초 위기에 빠진 대형건설 사업은 이뿐만이 아니다. 총사업비가 5조400억에 달하는 판교 신도시의 알파돔 시티와 2조4300억원에 달하는 광교 신도시의 에콘힐 사업도 어려움에 처해있다. 게다가 123층 규모의 잠실 제2 롯데월드와 SK건설이 주요 시공사로 되어있는 인천도화지구 프로젝트 등도 사업 전망이 불투명하다. 미분양으로 인한 이러한 개발사업의 위기는 수도권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다. 부산에서도 111층 규모의 해운대 센텀 지구 내 월드비즈니스 사업이 분양시기를 올해 하반기에서 내년 초로 연기하려 하고 있고, 117층 규모의 해운대관광리조트 사업도 분양을 내년으로 늦추려 하고 있다. 이처럼 사업이 좌초될 위기에 빠진 초거대 건설 사업이 전국적으로 44건으로 총사업비가 120조원에 달하고 있다.
이러한 초거대 사업뿐만 아니라 부동산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과잉생산 된 아파트 상품의 수요 감소라는 미분양 문제 역시 부동산 위기의 핵심적인 원인이 되고 있다. 전국 곳곳에는 미분양 아파트로 인해 공사를 중단하거나 완공됐다 하더라도 판매가 되지 않아 불 꺼진 아파트가 도시를 어두운 유령도시로 만들고 있다.
자본주의의 주요 상품인 주택상품의 과잉생산
이렇게 2008년 공황이 발발했다가 재격화 되는 부동산 발 공황을 어떻게 분석해야 하는가? 부동산 산업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주택상품의 과잉생산으로 주택가격이 폭락하고 있고, 최근에는 이 여파가 상업용 건물에까지 미치고 있다. 부동산 공황과 관련하여 맑스주의를 자처하는 학자들조차도 금융시스템의 문제라는 금융위기로만 분석하고 있다. 부르주아 이론가나 부르주아 정권에서도 주택산업 등 부동산 산업의 과잉생산 공황의 문제를 금융위기로 진단하고 이에 대한 대책으로 금융통제 강화와 시스템의 재정비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이러한 논의는 최근 G20 정상회담에서도 논의되고 있고, 국제 자본가 단체들도 스스로 금융통제가 필요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기도 하다.
특히 부동산 산업의 경우는 그것이 가지는 기생적인 성격과 투기적 성격의 강화로 인해 과잉생산 공황의 성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여기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자본주의에서 주택 역시 상품이라는 것이다. 주택은 자본주의에서 특수한 상품이다.
주택상품의 가격은 주택건설에 들어간 자본의 건축비용과 이윤, 주택상품의 비용에 추가적으로 들어가는 땅값 즉 지대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중 지대로 말하자면 땅은 마음대로 늘릴 수 없게끔 공간적으로 제한돼 있는데 땅을 소유하려는 사람들은 늘어나기 때문에 점차적으로 상승한다. 특히 도시의 경우는 보통 구매자가 훨씬 더 많기 때문에 농촌 보다 지대가 더 비싸다.
자본주의에서 상품은 사용가치를 위해 생산되는 것이 아니라 교환가치를 위해 생산된다. 즉 자신이 직접 사용하기 보다는 판매하기 위해 만들어진다는 말이다. 상품의 판매란 상품의 소유자가 상품이 가지고 있는 사용가치를 상품 구매자에게 양도하고 교환가치를 받는 것이다. 자본주의에서 주택상품 역시 거주 목적의 사용가치를 위해 생산되는 것이 아니라 판매를 목적으로 생산한다. 주택상품 구매자의 경우, 주택의 사용가치인 거주를 위해 구매하기도 하지만 자본주의에서 주택상품은 자유로운 매매가 가능하기 때문에 투기 목적을 위해 주택상품을 구매하기도 한다.
엥겔스가 ‘주택, 토지문제’라는 글에서 묘사한 것처럼, 빵 같은 상품은 상품의 사용가치를 단 한 번에 먹어 버리는데 반해 주택상품은 사용가치의 소모기간이 10년, 20년 이상이 되는 상품이다. 이렇게 소모기간이 긴 주택상품의 경우에는 그 사용가치를 일부분씩 일정한 기간을 두고 매번 판매할 가능성이 생긴다. 즉 사용가치를 여러 번에 걸쳐 임대할 가능성이 생기는 것이다. 이것이 월세나 전세다. 보통 상품의 경우에는 소유권이 구매자에게 돌아가지만 주택상품을 전세로 판매하는 특수한 상품판매의 경우에는 소유권 변동 없이 상품의 사용가치에 대해 부분적으로 지불한다. 원래는 주택임대의 일정 기간이 지나면 주택건축 비용을 다 지불하고도 남지만 지대의 상승으로 인해 전세자는 이자의 형태로 임대료를 계속적으로 내야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자본주의에서 주택은 상품이지만 아주 특수한 상품이기도 한 것이다. 이러한 부동산 상품 중에서 수요자가 가장 많아서 거래비중이 대단히 놓은 상품이 아파트 같은 거대 주택상품이다. 주택이라는 하나의 상품에는 철강, 전자, 시멘트 등 작은 상품이 대량 포함되어 있고, 주택산업이 차지하는 비율이 보통 자동차 산업의 비중보다도 높기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주택산업의 과잉생산 공황은 경제 전체에 대한 파급력을 거대하게 만드는 것이다.
전 세계 경제위기의 시발이 된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 위기의 경우에도 사실은 주택상품의 과잉, 즉 과잉생산에서 비롯되었다. 특히 자본주의에서 금융 신용기구는 점점 더 발달하고 있는데 신용기구의 발달과 확장은 처음에는 자본운동을 확장시키고 활발하게 하는 지렛대이지만 이 신용기구가 지나치게 확장하게 되면 자본주의 생산의 치명적인 걸림돌이 돼버린다.
미국에서 서브 프라임 모기지 위기는, 사실 600만 채로 예상하기도 하는 주택상품의 과잉생산에서 비롯되는데 비생산적이고 기생적인 신용기구의 확장은 이 과잉생산 공황을 더욱 더 파괴적으로 몰아가고 균형을 무너뜨리게 되는 커다란 요인이 되었다. 과잉생산 된 주택상품이 지속적으로 판매되려면 노동자계급을 비롯한 민중들의 소득이 늘어나야 하는데 자본의 착취와 수탈의 증대로 인해 노동자 민중의 빈곤은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서브 프라임 모기지 위기에서처럼, 금융자본은 신용이 좋지 않은 가난한 사람들에게도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비우량주택담보부채권을 발행해서 신용대출을 해주고 이를 통해 건설자본이 생산한 주택상품의 판매를 부추겼다. 이러한 주택담보 대출은 보통 장기대출로 장기에 걸쳐서 원금을 회수하게 돼 있기 때문에 단기간에 현금으로 돌려받을 수 없다. 또한 이 채권은 신용이 좋지 않은 가난한 사람들에게 신용대출을 했기 때문에 이자와 원금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은 위험성을 안고 있다.
이 때문에 금융자본은 장기의 주택담보 채권을 모아서 이를 증권으로 만들어 싼 값으로 판매하여 현금으로 만들어서 다시 자금을 마련하고, 비우량 채권의 손실에 대비하려고 한다. 주택상품을 담보로 만든 증권은 주택상품의 가격이 계속적으로 올라가고 주택구입이 계속되는 한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럴 때는 건설자본은 주택상품이 계속 팔릴 것을 예상하고 부채를 가지고 지속적으로 주택상품을 생산하게 된다.
은행은 건설자본에게 대출을 계속하는 한편, 주택 구매자들에 대한 대출을 확대해서 주택구입을 확대하도록 한다. 그러나 이를 통해 주택산업의 과잉생산이 도래하고 이 과잉생산 된 주택상품의 가격이 폭락하게 되면 주택구입자들은 이자도 감당하지 못하고 파산하게 된다. 담보로 잡힌 주택을 다시 내놓으려 해도 구입 당시 보다 가격이 폭락했기 때문에 다시 판매할 수도 없고 금융자본에게 차압을 당하고 집에서 쫓겨나게 되는 것이다. 결국 주택상품을 외상으로 사간 구매자들이 파산하게 되면 대출을 해준 자본 역시 위험에 처하게 되고, 주택 담보를 통해 증권화한 복잡한 형태의 파생금융 상품마저도 동시에 위기에 처하면서 건설자본은 물론이고 금융자본까지 대거 파산하게 되는 것이다.
과잉생산과 대중의 빈곤 그리고 국가독점자본주의의 위기
미국에서 서브프라임 모기지를 통한 주택산업의 과잉생산 공황은 2007년 말경에 촉발되었다. 이러한 과잉생산 공황은 주택산업뿐만 아니라 자동차, 철강 등 산업전반의 공황으로 나타났다. 이로써 GM, 포드 등 거대 자동차산업과 페니메, 프래디 맥, 리먼 브라더스 등 거대 금융자본은 파산으로 내몰렸다. 이러한 산업, 금융 거대 자본이 파산 상황에 이르자 미국 국가는 수천억 불의 구제금융을 통해 이들 기업을 국유화 시키거나 공적자금을 빌려줘서 파산을 모면하게 했다. 특히 주택가격의 폭락을 막고 주택산업을 다시 활성화시키기 위해 주택구입자에게 최대로 약 1천만 원의 세제혜택을 주면서 주택시장을 활성화 시키려고 했다.
그러나 미국경제 공황으로 인해 실업자가 여전히 10%대에 달하고, 세제혜택이 지난 4월 종료되고, 주택 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하게 되면서 다시 파산자가 속출하고 미국에서 제2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가 운운되고 있다. 미국 정부는 부동산 공황을 막기 위해서 세제지원을 9월로 연장했지만 그것이 일시적인 미봉책이기 때문에 부동산 공황의 재격화를 막지 못하고 있다. 미국의 금융자본은 비우량채권뿐만 아니라 우량주택담보대출도 함께 발행하고 있는데, 비우량주택담보부실채권의 여파에다가 공황의 격화로 인한 실업 증대와 임금삭감 확대로 우량채권도 비우량 채권으로 전락하게 되었던 것이다. 미국의 주택자본가들은 기존에 생산한 주택의 판매가 급격히 줄어들게 되면서 이후 주택 신축 계획을 잇달아 취소하고 있다.
결국 2007년 말에 터지고 2008말년에 본격화한 미국의 대공황은 국가가 개입해서 파산기업을 구제하고 주택경기를 진작시킴으로써 2009년 한때 서브 프라임 모기지를 통해 촉발된 공황이 더 격화되는 것을 일시적으로 유예시켰던 것이다. 하지만 공황을 구제하기 위한 국가의 개입은 위기를 일시적으로 연기할 수는 있어도 과잉생산 공황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 오히려 국가의 개입은 자본주의 위기의 마지막 해결사인 국가의 역할이 근본적인 한계에 부딪치는 순간에 자본의 공황은 더욱 만성화되고 심각해지는 것이다. 이 점은 부르주아 학자들도 인정하고 있다.
“부동산 가격이 다시 떨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최근에 월별 지수가 올랐던 것은 미국 정부가 개입해 최초 주택 구입시 세제 지원 등을 했기 때문이다. 이 지원책이 오는 9월 30일 만료된 다음에도 부동산 가격이 오를지는 알 수 없다. 주택 착공 등 여러 지표들은 이미 재반등하지 않고 있다. 미국 부동산 시장은 대공황 이후의 대침체를 계속 겪고 있다.”
“2006~2009년에 겪었던 부동산 침체의 길을 다시 걷는 게 아닌가 우려하고 있다. 3년 간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다가 지난 2009년에 정부의 개입으로 부동산 가격이 잠시 올랐다. 하지만 정부의 개입이 종료되면서 다시 하락 모멘텀이 찾아오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조선일보 2010.07. 21, [현지인터뷰] 로버트 쉴러, 「세계경제, 더블딥 빠질 가능성 커」)
이른바 더블 딥이라고 하는 자본주의 공황은 바로 과잉생산 공황과 국가독점자본주의 하에서 나타나는 공황의 현상인 것이다. 이 과잉생산과 국가독점자본주의의 모순은 비단 미국뿐만 아니라 영국주택산업에서도 똑같이 나타나고 있으며, 그리스를 비롯한 남부 유럽에서도 최근 나타나는 현상들이며 ‘주택거품’을 통해 나타난 일본에서도 만성적인 공황 즉 장기불황의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최근 한국에서 다시 나타나고 있는 부동산 공황의 문제도 이러한 과잉생산 공황과 국가독점자본주의의 위기를 고스란히 반복하고 있다.
“완전히 똑같지는 않겠지만 그럴 가능성이 없다고 할 수도 없다. 특히 주택시장은 일본식 장기침체로 가는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 일본은 지난 1992년부터 1994년 사이 우리처럼 부동산 위기론에 시달렸다. 그런데 당시 일본 정부는 한해 전체 예산에 해당하는 경기부양 예산을 짜서 그 절반 가까이를 건설업체에 쏟아 부었다. 구조조정을 지연시킨 것이다. 이로 인해 중앙정부는 물론, 지방정부까지 적자에 허덕이게 됐다. 이 때 살아남은 건설업체들은 뭘 했겠나? 시장수요를 넘어서는 주택공급을 지속했다. 결국 1993년이 지나자 부동산 버블기와 비슷한 수준으로 주택공급이 늘어났다. 수요는 줄어드는데 구조조정은 전혀 이뤄지지 않다보니 부실채권은 수면 아래에서 계속 늘어났다. 일본의 장기 경기침체의 주요 원인이다”(선대인 김광수경제연구소 부소장, 「부동산 거품 붕괴, 더 이상 전망 아닌 현실이다」, 프레시안 2010년 4월 22일)
한국의 경제공황은 미국발 경제공황이 촉발된 2007년 말에 뒤이어 2008년에 촉발되었다. 이명박정권은 이 위기를 건설경기를 부양시킴으로써 해결하려 하고 있다. 이명박정권이 ‘환경재앙’을 가져 온다는 숱한 비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22조원이나 투입하면서 벌이는 4대강 사업도 공황 시기에 국가 개입을 통해 공황을 극복하고자 하는 국가독점자본주의 정권의 정책에서 비롯된 것이다.
2008년에 이르러서는 공식적으로도 16만 채에 해당되는 주택산업의 과잉생산이 진행되고 있었다. 이미 2007년도부터 이러한 주택산업 과잉생산 공황의 여파로 250개나 넘는 건설업체들이 줄줄이 부도로 쓰러져 갔고, 2008년 상반기에만 이 수는 181개로 2007년도 같은 기간 보다 45%나 부도 기업이 늘어나는 상황이었다. 이러한 주택산업의 과잉생산을 금융자본은 더욱 부추겨 왔는데 은행은 주택산업이 붕괴하기 직전의 주택호황의 열기에 도취되어서 외환차입 등의 형태로 빚을 내서 마구잡이로 건설산업과 개인에 대한 대출을 늘려왔다.
이명박정권은 건설경기를 부양시키기 위해 1가구 2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 감면, 수도권 투기지역과 투기 과열지구 해제, 분양가 상한제 폐지, 소형 의무주택 비율과 임대주택 의무비율을 완화시켰다. 뿐만 아니라 미분양 주택을 직접 매입하고 9조원 규모로 건설사에 대한 자금지원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미분양 아파트 매입이 1만5천 채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미분양 아파트 문제는 이것으로는 전혀 해결의 가능성이 없었다.
더군다나 이명박정권의 부동산 활성화 정책으로 인해 아파트 미분양에도 불구하고 아파트 공급은 계속 증가해 왔다. 이 때문에 2008년에 급증하던 건설 부도업체 수는 정부의 지원으로 인해 80여개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이러한 정부의 적극적인 공황 구제 사업이 한국경제가 공황을 극복했다는 착시현상을 가져오면서 두바이 사태나, 그리스를 비롯한 남부 유럽의 경제위기 등 외부 상황으로 인한 교란으로 주식시장이 일시적으로 폭락했을 뿐 최근에는 1700대 말로 주식가가 오르고 있다. 이러한 국가의 개입에 의한 공황의 일시적인 유예 효과는 세계 경제위기와는 다른 한국경제의 예외성으로 나타나면서 부동산 산업은 미분양 등 위기의 징조가 계속적으로 경고등을 울리는 데에도 불구하고 투기적으로 생산열기를 가열시켰다.
여기에 미분양 아파트 문제와 분양된 아파트의 미입주 문제도 심각하게 떠오르고 있기 때문에 주택산업 공황의 문제는 훨씬 더 심각하다. 주택산업의 과잉생산으로 인해 처음에는 경쟁력이 없는 중소형 건설사들이 대거 파산하기 시작했는데 다시 폭발되고 있는 공황에서는 거대 건설산업도 부도를 피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고 있다. 이로 인해 상위 10개 건설사 가운데 대우건설과 GS건설, 대림산업, 포스코건설, 롯데건설, SK건설 등 주요 대형 건설사들의 상반기 수주액이 올해 목표치의 20%, 30%대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의 건설자본은 2006년-2007년 경 부동산 호황의 시기에 프로젝트 파이낸싱(PF) 형태로 자본을 조달해서 주택산업을 확장해 나갔다. 이 PF형태는 은행, 저축은행, 보험사 등 금융자본이 부동산 개발계획만을 담보로 해서 개발업체에 자금을 빌려주는 대출 상품을 말한다. 초거대 건설 사업의 경우는 시행사, 시공사, 금융사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특수목적회사(SPC)를 만들어 개발비용을 대출받아 개발사업을 진행한다. 여기서 대출 상환금은 개발사업에서 나오는 미래의 수익금으로 충당하는데 최근 용산 국제업무지구의 좌초 위기는 여기서 나오는 것이다.
금융자본은 부동산 호황이라는 상황을 배경으로 건설 상품이 미래에도 잘 팔려서 대출금을 갚을 수 있을 것이라는 가수요를 예상하고 자본을 빌려주게 된다. 하지만 이러한 맹목적인 가수요에 대한 믿음은 최근 또 다시 심화되는 부동산 공황으로 인해 통째로 흔들리게 되었다. 건설자본 역시 똑같은 근거로 대출을 통해 개발사업을 확장하게 되었는데 최근 주택가격 급락과 상업용 부동산의 미분양 속출 등으로 대출금을 갚을 수 없을 것이라는 위기감에 빠져들고 있다. 특히 부동산 호황의 시기에는 땅에 대한 수요가 대폭 증가하면서 지대가 오르게 되는데, 주택가격이 폭락하는 등 과잉생산 공황이 재격화 되자 높은 지대비용으로 인한 금융원금은 물론이고 이자도 감당하지 못하게 되면서 개발 사업 자체가 위기에 빠져들게 된 것이다.
이러한 대출부실 규모는 1백20조원에 달하는데, PF대출을 해왔던 저축은행이 대출부실로 인한 파산 위기에 처하자 정부는 3조8천억 원이나 되는 공적자금을 투입해서 저축은행의 파산을 구제해줬다. 저축은행뿐만 아니라 우리은행 등 거대 금융자본의 경우에도 PF대출 부실 여파가 심각해지고 있다. 이러한 부실 대출 규모는 실제적으로는 더욱 거대한데, 중소기업에서도 시설 운영 자금 명목으로 부동산에 투자한 대출규모가 4백45조원에 달한다고 하고 있다. 이러한 금융 대출 부실에 대해 금융자본은 추가 대출로 부실 채권을 틀어막고 있지만 부동산 공황이 다시 터져 나오면서 기업과 금융자본의 파산은 연쇄적으로 터져 나오기 직전이다. 금융자본이 부동산 공황으로 인해 이제는 대출을 중단하게 되면서 건설자본은 파산위기는 증폭되고 있다. 여기에 주택산업의 미분양은 아파트 가격 급락과 공황의 촉진제가 되면서 기업과 상업자본의 파산을 늘어나게 하면서 상업용 부동산까지 위축시키고 있다.
공황의 재격화 앞에서 속수무책인 이명박정권
이명박정권은 최근 DTI(총부채상환비율)규제를 풀겠다고 하다가 결국은 아무런 결정도 내리지 못했다. DTI규제는 소득에 따라 대출을 규제하는 제도였는데, 총부채상환 비율이 완화되면 주택대출이 증가하여 건설경기가 활성화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부양책으로 주택담보인정비율 아파트 담보를 통해 주택대출을 받는 비율을 높이는 것이다. 이 건설경기 부양 정책에 대해 건설자본은 유일한 위기의 탈출구로 기대감을 가졌다. 이 정책을 논의하는 것에 대해 자본은 기대를 가졌다. 그러나 이 건설경기 활성화 대책은 미국의 비우량주택담보대출처럼 소득이 낮은 사람들한테까지 대출이 확대되고 이것이 결국은 건설산업을 더 큰 위기로 몰아갈 수 있다는 반발이 일면서 이명박정권은 아무런 정책적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DTI규제 논의에서처럼, 건설경기 부양을 통해 공황구제 사업을 해 왔던 이명박정권은 국가의 개입에 의해서 부동산 공황이 재격화 되자 속수무책의 상황에 빠져들게 된 것이다.
“총부채상환비율(DTI)을 높이는 방안 등을 논의했지만 부처 간 입장차가 완연해 시장 상황을 좀더 지켜보고 전문가 의견을 수렴하기로 했다고 한다. 세제 완화 문제도 상당한 이견이 있어 획기적 내용이 담기기는 어렵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그러나 정작 부동산 침체의 핵심인 주택 과잉 공급을 조절하는 문제는 논의조차 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 침체는 왜 초래됐는가. ‘집값 거품’을 잡겠다며 동탄 김포 등 2기 신도시와 택지지구 등을 잇달아 발표하고 마구잡이 개발에 들어가면서 미분양 아파트가 속출했다. 2기 신도시를 비롯한 전국 택지지구 162곳의 아파트 계획 물량은 232만가구로 1기 신도시의 8배에 이른다. 보금자리주택 확대 정책도 집값 침체의 또 다른 요인이다. 반값아파트가 널려 있고 앞으로 계속 집값이 떨어진다는데 누가 굳이 집을 사려 하겠는가.”[세계일보 사설] 부동산 침체 핵심은 공급 과잉에 있다, 2010년 7월21일)
부르주아 신문의 경우에는 부동산 경기 침체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부동산 규제 완화를 해야 한다는 입장도 있지만 주택 과잉공급 즉 주택 과잉생산에 원인이 있다는 분석을 하기도 한다. 저출산, 고령화 등 인구 감소로 주택구입이 줄어들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 건설산업연구원은 1인가구가 많아지기 때문에 주택구입이 늘어날 것이라는 낙관적인 분석을 했다. 하지만 인구 감소도 주택 수요 감소의 근본 원인이 아니고 1인 가구가 증대된다고 하더라도 대부분이 빈곤자이기 때문에 주택구입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점점 더 확대되는 대중의 빈곤으로 인해 주택을 구입할 수 있는 능력이 점점 더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청년실업을 비롯한 실업자는 수백만 명에 이르고 있으며,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물론이고 정규직 노동자들의 임금도 감소하고 있다. 자본은 주택구입의 증대를 위한 수요의 증가를 기대하면서도 정작 얼마 전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서도 반대하고 나섰다. 실업과 임금삭감, 복지축소 등 노동자 민중의 전반적인 빈곤의 증대로 인해 가계부채는 한국은행의 통계로도 이미 854조를 넘고 이 중 40%인 344조원은 주택 구입 관련한 가계부채다.
소부르주아 신문인 한겨레는 이와 관련해서 금리인상을 요구하는 사설을 게재했다.
“사실 국내외 경제 전반의 상황을 고려하면 기준금리 인상을 더 늦출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무엇보다 상반기 경제성장률이 7%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된다. 경기에 후행한다는 고용시장 역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마이너스 성장을 고려해 설정된 연 2%의 기준금리를 그대로 묶어둘 수는 없다. 그런 면에서 이번 금리인상은 오히려 때늦은 감이 있다. ...일단 출구전략 쪽으로 방향을 잡은 이상 추가 금리인상이 이어져야 한다. 0.25%포인트 올렸다고 하지만 현재의 기준금리는 국내 경제성장률을 고려할 때 지나치게 낮은 수준이다”(한겨레 사설, 「점진적인 추가 금리인상 이어져야」, 2010년 7월 9일).
그러나 한겨레21에서는 금리인상을 하게 되면 가계부채가 더욱 심각해진다는 상반되는 기조의 기사를 싣고 있다.
"‘저금리 끝나고 고금리 시대가 오면 담보대출로 집 산 사람들 죽어나겠네. …스페인이나 그리스 꼴 나는 건 아닌지 모르겠네요.’ ... 우리나라의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 부채 비율은 지난해 말 현재 153%로, 주요 선진국 중에서 영국(170%대) 다음으로 높은 편이다. 중소기업 대출의 상당 부분도 부동산 관련 대출이어서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 부담 증가는 중소기업 구조조정, 부동산 시장 침체와 함께 삼중고로 이어질 공산이 높다. 이번 금리 인상으로 인한 가계나 기업들의 추가 이자 부담은 연간 2조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한겨레 21 제820호, 「금리인상과 집값 하락의 잘못된 만남」2010년 7월 23일).
이처럼 한겨레신문은 한국경제의 상황에 대한 인식도 혼란을 보이고 있고, 금리인상으로 물가인상에 대비하자는 주장과 금리인상을 하게 되면 가계부채가 더욱 늘어나면서 서민의 고통이 증가된다는 소부르주아적 인식 사이에서 오락가락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은 이러한 혼란스러운 인식은 금리인상이나 저금리 유지나 지금 한국 경제의 공황 상황을 근본적으로 극복할 수 없다는 것을 고백하고 있는 것에 다름 아니다.
자본주의 모순 철폐만이 공황의 진정한 해결책
현재 다시 격화되고 있는 한국의 부동산 공황은 결국 맑스의 말대로 “생산력을 발달시키려는 자본주의적 생산의 충동에 대비한 대중의 궁핍과 제한된 소비”에 궁극적인 원인이 있는 것이다. 생산력을 발달시키려는 자본주의적 생산의 충동은 자본간 경쟁의 격화로 인한 신기술, 신기계 도입과 새로운 생산방식의 도입으로 나타나는데 현대자본주의의 과학기술혁명은 생산력을 더욱 고도로 발전시키면서 과잉생산 공황을 격화시키고 있다. 여기에 독점자본주의의 노동자계급과 민중들에 대한 공격은 대중들의 빈곤을 심화시키고 이것이 수요를 더욱 줄어들게 만들고 있다. 이른바 자본주의에서 결코 해결할 수 없는 생산력과 생산관계의 모순인 것이다.
케인즈주의자들이나 기본소득론자들처럼 일각에서는 그렇다면 대중들의 빈곤문제를 해결해준다면 자본주의 과잉생산 공황은 극복할 수 있는 것 아닌가라는 질문을 한다. 하지만 공황을 해결하기 위해 대중들의 빈곤을 해결하고 노동자들의 임금인상을 알아서 해준다면 그것은 이미 자본주의가 아니다. 과잉생산 공황은 설사 수요를 일부 증가시킨다고 해서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자본주의는 무정부성, 무계획성과 더불어 생산력의 발전으로 인해 대중의 수요 능력에 비해 훨씬 더 빠르게 과잉생산을 만들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대중들의 빈곤으로 인한 수요의 위축은 과잉생산 공황을 더 심각하게 만드는 것이지 공황의 근본원인은 아니다.
여기에 더해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경제위기는 국가의 공황구제 사업이라는 국가 독점자본주의의 위기가 더해지면서 공황이 더욱 심각하고 만성적으로 되고 있는 것이다. 금융공황으로 표현되는 금융자본의 파산은 과잉생산 공황의 결과이자 공황을 더욱 격화시키는 독점자본주의 금융자본의 기생성의 표현이다. 문제는 금융시스템의 개혁의 문제나 개량의 문제가 아니라 자본주의 체제의 변혁의 문제인 것이다. 결국 맑스의 과잉생산 공황론과 이를 바탕으로 한 레닌의 국가독점자본주의론만이 이러한 현대자본주의의 공황을 효과적으로 분석할 수 있도록 하고 자본주의 모순을 근본적으로 철폐할 수 있게 하는 과학적 사상이자 무기인 것이다.<노/정/협>
|
|
|
![]() |
![]() |
 |
|
![]() |
|
전국노동자정치협회
(150-898)
서울시 영등포구 신길4동 215-3 301호
노동자정치신문 Tel. 070-8254-1917 / E-mail labor04@jinbo.net
copyleft by 노정협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