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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57호] 4대강은 재앙을 부르는 대운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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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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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1-30 14:15:48, 조회:2,554, 추천:2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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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은 재앙을 부르는 대운하다!
명칭이 바뀐다고 본질이 바뀌는가?
사물의 명칭이나 이름을 바꾸면 사물의 본질과 성격이 변화하는가?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위대한 관념 철학자인 이명박은 그렇게 주장하고 또 실행하고 있다. 이명박정권은 공기업 사유화에 대한 국민적 반발이 있자 공기업 선진화라고 말만 바꿔서 그대로 진행하고 있다. 이것은 수돗물 민영화 반대가 있자 수돗물 민간위탁이라고 했던 것의 연장선상이다. 이명박은 “내 임기 중 대운하는 없다”, “국민이 반대하면 경부운하를 추진하지 않겠다고 했다.”고 했다. 위대한 철학자 이명박은 이번에는 대운하가 아니라 4대강 정비사업이라고 명칭을 바꿔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국회 예산심의가 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지난 10일에는 하천 물막이 공사를 시작하였고, 22일에는 영산강, 금강 등에서 4대강 사업 선포식을 일방적으로 진행하였다.
이번 4대강 사업 역시 이름을 바꾼다고 사물의 본질과 성격이 조금도 달라지지 않는다는 유물론의 정당성을 다시금 확인시켜주고 있다. 이명박은 지난 6월29일 제18차 라디오연설에서 “사실 대운하의 핵심은 한강과 낙동강을 연결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 정부에서는 그걸 연결할 계획도 갖고 있지 않고 제 임기 내에는 추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다음날 조선일보와 중앙일보 사설에서는 “‘대운하’라는 말 더 나오지 않게 해야”, “‘대운하’ 논쟁 끝 …… 이젠 ‘4대강’에 힘 모으자”는 사설을 발표하고 4대강 사업에 집중할 것을 주장했다.
이명박은 한강과 낙동강을 연결시키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대운하 사업이 아니고 4대강 살리기라고 강변하고 막무가내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의 본질은 한강과 낙동강을 연결할 것이냐 배를 띄우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니었다. 한강과 낙동강을 연결하지 않고 배를 띄우지 않는 4대강 사업이라도 대운하 사업이 가져올 여러 가지 재앙을 똑같이 초래할 것은 조금도 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대운하 사업이 건설자본, 토목자본 등 독점자본의 이익을 위해 후손대대로 물려줘야 할 우리의 강토를 난도질하고 환경을 파괴한다는 것이 반대의 핵심이었다. 그리고 대운하 사업에 투여되는 막대한 예산으로 인해 복지예산 등이 삭감되고 예산부족을 노동자민중의 희생으로 메워야 한다는 것에 대한 반대였다. 이런 점에서 대운하나 4대강 살리기는 막대한 예산규모나 환경 파괴, 복지예산 삭감 등 그것이 미치는 재앙은 대운하와 하나도 다를 게 없는 사업이다. 그 사업이 미치는 악영향뿐만 아니라 사업의 구체적인 내용도 별다른 차이가 없다. 더군다나 강바닥을 파헤치고 강폭을 넓히고 강 한 가운데 16개의 보를 설치하는 4대강 사업은 보 중간에 배가 다닐 수 있는 갑문만 설치하고 4대강의 뱃길을 연결하기만 하면 그대로 대운하가 된다는 것을 몇몇 언론에서 폭로했다.
이명박은 대운하 사업을 임기 내에 하지 않겠다고 하면서 4대강 사업을 밀어붙이고 있다. 결국 이명박정권은 대운하 대신에 4대강으로 명칭을 바꿔서 사업을 추진하면서도 한강과 낙동강의 연결문제를 부각시켜서 마치 대운하와 전혀 다른 사업으로 둔갑시키고 임기 이후에 한나라당이 다시 집권하면 대운하를 만들려 하는 것이다.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는 것 보다 어려운 4대강 사업의 성공 조건
조선일보는 사설에서 ‘4대강 사업이 성공하기 위한 6가지 조건’을 다음과 같이 들고 있다.
첫째, 보설치에 따른 수질악화를 생각 못했다가 뒤늦게 수질 대책비를 책정하는 바람에 사업비가 14조원에서 22조원으로 늘었다는 점.
둘째, 교육예산의 59%, 국방예산의 70%나 되는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는데 그 예산이 정말 필요한 곳에 쓰이고 있는지를 따져야 한다는 점.
셋째, 인허가, 입찰을 둘러싼 비리가 없어야 한다는 점.
넷째, 공사 중 수돗물과 생태계 파괴 등의 수질악화를 막아야 한다는 점.
다섯째, 4대강 634km의 전체 구간이 자연이 수십만 년에 걸쳐 만들어낸 본래의 모습을 잃을 수 있기 때문에 지역특성을 살리는 하천정비가 돼야 한다는 점.
여섯째, 환경영양평가를 3개월 만에 끝낸 것은 정상이라고 보긴 힘들며, 2012년 대선을 염두에 두고 무조건 끝내야 한다고 조급하게 사업을 서둘러서는 안 되기 때문에 4대강 프로젝트를 성역처럼 여기는 경향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점.
4대강 사업을 지지하고 있는 조선일보에서 내세우고 있는 4대강 사업의 성공 조건은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보다도 더 어려운 조건이다. 조선일보가 제시한 6가지 조건은 이미 사업 시작 전과 이제 막 ‘삽질’을 시작한 지금 시점에서도 마구잡이로 파기되고 있다. 환경영양평가는 고작 3-4개월에 걸쳐 진행되었다. 이 평가는 구체적으로 사업계획이 나오지도 않은 상황에서 사업을 추진하는데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 형식적으로 진행되었다.
낙동강 제2 권역의 경우 6월25일 환경영향평가 용역 계약을 한 뒤 1개월 만인 7월31일 보고서 초안이 만들어졌다 …… 금강은 7월2일 환경영향평가 용역에 착수했는데 1개월 만인 7월31일 보고서 초안이 작성되었다. 남한강은 7월20일 환경영향평가 심의위원회를 개최했는데, 심의위원회에 제출된 보고서를 살펴보면 하천 수질과 동·식물상에 대한 현장조사를 전혀 수행하지 않았다 …… 4대강 사업을 완료하면 수질이 개선된다는 논리 또한 검증되지 않았다 …… 영산강 하굿둑과 낙동강 하굿둑은 수문이 설치되어 있는 가동보인데, 이것이 4대강에 설치될 보의 미래 모습이다. 가동보를 설치하면 홍수 때 오염된 퇴적물을 하류로 흘려보낼 수 있는 만큼 수질 악화 문제는 심각하지 않을 것이라고 정부는 주장한다. 그러나 영산강 하굿둑 상류지역에는 퇴적된 오염물질이 썩어 생물이 살 수 없는, 산소가 없는 층이 존재한다.(시사인 114호, 박창근 관동대 교수.시민환경연구소 소장, 4대강 환경영향평가를 평가한다)
이처럼 조선일보가 4대강 사업의 6가지 성공조건 중 4가지에 해당될 만큼 핵심적으로 지적되는 환경보전의 문제가 시작 단계부터 조건을 마음대로 벗어나고 있다. 4대강 사업은 수십만 년에 걸쳐 만들어 놓은 하천과 하천주변을 고작 2012년까지 3년도 안 되는 시기에 다 망가뜨릴 수 있는 엄청난 재앙의 공사인 것이다. 그러나 이 엄청난 재앙이 될 수 있는 거대 공사가 2012년 대선을 염두에 두고 추진되고 있으며 환경단체, 일반 시민단체와 지식인, 야당, 노동조합뿐만 아니라 65% 정도의 국민 다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으로 강행되고 있다.
4대강 사업은 정부 공식 예산만 하더라도 22조원이 들어가고 실제 부대비용으로 따라 들어가는 지자체 예산과 토지가 보상 등 추가예산을 합치면 32조원이 넘게 들어가는 사업이다. 이러한 사업이라면 조선일보의 말대로 “필요한 곳에 쓰이고 있는지를 따져야 한다”. 그러나 수질과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4대강을 추진한다고 하면서도 정작 도심의 메마른 하천인 복개천을 생태하천으로 바꾼다는 명목으로 진행되던 ‘수질개선 사업’도 예산이 삭감되고 있다. 이명박정권은 이러한 거대 사업에 드는 예산마련을 위해 공기업을 매각하고 이 과정에서 노동자의 정리해고와 임금동결 등으로 재정을 마련하려고 한다. 이명박정권은 부자들을 위한 종합부동산세와 자본가들의 법인세를 낮춰 추면서도 4대강 등 예산사용으로 인한 재정적자를 결식아동 급식비, 보육시설 운영 및 관리비, 기초생활보장예산, 장애인의료비지원금 등 복지예산과 교육예산을 전체적으로 삭감하고 간접세인 부가가치세를 늘려서 메우려고 한다.
조선일보가 말한 4대강을 둘러싼 인허가 입찰을 둘러싼 비리는 또 어떠한가? 벌써부터 현대건설을 주도로 삼성물산, GS건설, SK건설, 대림건설 등 건설독점자본 6개사가 4대강 사업을 나눠먹기 위한 담합비리 의혹이 구체적으로 폭로되었다. 이명박의 모교인 동지상고 출신 건설자본에 대한 특혜 의혹 등 비리 의혹이 폭로되고 있다.
누구의 희생을 바탕으로 한 누구의 성공인가?
4대강 사업을 적극 지지하고 있는 조선일보가 4대강 사업의 성공조건으로 내세운 6가지 조건은 사업이전과 사업초기부터 산산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조선일보는 같은 사설에서도 “4대강 사업만한 초대형 국책사업이 착수 1년 만에 환경영향평가까지 끝내고 첫 삽을 뜨게 되는 건 이례적이다”라고 하여 이미 그 전제조건이 무너지고 있음을 잘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4대강 사업의 6가지 성공조건이 총체적으로 무너지고 있는 것을 단순히 ‘이례적’이라는 말로 피해갈 수 있는가? 4대강 사업이 자신들이 내걸고 있는 6가지 조건을 전혀 충족시킬 수도 없고, 이미 그 전제조건을 완전히 파괴하면서 진행되고 있음을 잘 알고 있음에도 조선일보가 4대강 사업을 적극 지지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이명박정권이 독점자본의 정권인 것과 마찬가지로 조선일보 자신이 언론 독점자본인 동시에 독점자본을 대변하는 기관지이기 때문이다. 중앙일보나 동아일보의 경우에도 환경파괴의 문제를 언급하고 있으면서도 4대강을 지지하는 데서는 조선일보의 논조와 하나도 다르지 않다. 이들 독점자본의 노골적인 대변자들은 4대강 사업이 가져올 수질오염과 환경악화의 문제 등이 독점자본이 얻을 거대한 이익에 비해서는 단지 ‘이례적’인 일에 불과한 것으로 보기 때문에 이 사업을 적극 지지하고 있는 것이다.
4대강 사업과 같은 거대 사업에 있어서 건설 독점자본들의 담합행위 역시 자본주의에서는 이례적인 일이 아니라 필연적인 일이다. 개개의 독점자본과 독점자본 간에 생산, 시장과 가격, 판매를 둘러싼 담합이 발생하는 것은 이례적인 것이 아니라 독점자본 성립의 강력한 조건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독일어 카르텔은 기업 간에 생산이나 판매를 둘러싼 담합 혹은 짬짜미를 의미하는데 그것은 바로 독점의 한 형태이다. 불법과 탈법을 오가면서도 독점 자체가 필연적으로 담합을 그 조건으로 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4대강 사업과 같이 수조원의 이익이 날 수 있고, 이 사업에 참여하느냐 마느냐에 따라 독점기업의 흥망이 걸려 있는 상황에서 건설독점자본 간의 담합은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사건인 것이다. 이명박이 사장으로 있었던 현대건설이 이 담합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담합비리를 수사한다고 하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이 문제를 은폐하거나 설사 담합비리를 일부 들춰낸다 하더라도 소주시장 담합이나 정유사 담합비리에서 보듯 낮은 과징금 부과로 이 사건을 대충 마무리 하려 할 것이다.
4대강 사업은 수질과 환경을 개선하고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킨다는 명목으로 진행되고 있지만 이 사업의 실질적인 성공 여부는 여기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다. 명목적인 4대강 사업의 목표가 달성되지 못한다 하더라도 독점자본의 이익이 달성된다면 이 사업은 실질적으로 성공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미 4대강의 6대 성공조건이 무너지고 있음을 잘 알고 있는 조선일보 같은 독점자본의 언론에서는 이 사업을 적극 지지하고 있는 것이다.
4대강 사업은 수조 원 대의 막대한 이익을 건설독점자본과 토목자본에게 안겨다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4대강 사업을 하는데 있어서 부족한 예산을 국민연금 등 연기금을 사용하여 충당하려고 하는데 이를 통해 금융자본도 4대강 사업의 막대한 이익분배에 참가하려 하고 있다. 4대강 사업의 일방적인 착수에 대해 수많은 반대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벌써부터 4대강 관련 토목, 건설사업의 주가가 올라가고 있다.
4대강 사업은 경제를 활성화 시킨다는 명목으로 진행되고 있는데 거대 건설사업으로 전 세계적인 과잉생산 공황을 극복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고, 설사 경제가 살아난다고 해도 그것은 노동자민중을 희생으로 하는 독점자본의 이익에 불과할 것이다. 이명박정권은 4대강 사업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한다고 하는데 그것은 고작 건설산업의 일용적 일자리를 부분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을 뿐이며 아파트 과잉공급 등 과잉생산으로 인한 수백 개 건설사의 부도로 인한 수많은 건설노동자들의 실업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어림도 없을 것이다. 더욱이 4대강 비용을 마련하기 위한 공기업 매각과정에서 오는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대량 정리해고를 볼 때 일자리 창출이라는 논리가 얼마나 기만적인지 알 수 있다. 삼성.현대차.LG.SK텔레콤 등 4대 그룹은 올 상반기에 9조6천 억 원 이상의 순이익을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일자리는 늘어나지 않았다. 오히려 세계적인 공황 속에서 독점자본이 거대한 이익을 올릴 수 있었던 것은 구조조정과 분사 등의 비정규직화의 결과였다.
이명박정권은 ‘대한민국 정책포털’에서 “4대강 살리기의 기본 취지는 강을 정비하고 댐을 만들어 자연의 거친 도전에 선제적,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것”인데도 반대할 것인가 묻고 있다. 이명박정권의 말대로 인류의 역사는 자연의 거친 도전에 선제적, 능동적으로 대처해오면서 발전했다. 맑스주의는 인간이 노동을 통해 자연을 변화시키고 통제하면서 미지의 자연에 대한 인간의 인식능력과 지배를 확대해 왔다고 한다. 그러나 맑스주의는 인간을 자연의 일부로 인식하고 있고, 자연에 대한 인식의 확대와 자연을 변화시키고 통제력을 강화하는 것은 오직 인류의 발전과 사회전체의 발전을 위해서이다.
이명박정권은 4대강 사업이 지구 온난화에서 오는 기후변화로 물부족을 막기 위해서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지구온난화는 자본주의의 환경파괴로부터 기인하는 것인데 강 중간을 거대한 콘크리트 보로 막아 세우고, 강주변의 늪지와 생태를 파괴하고 강주변에 위락시설을 건설하여 환경을 파괴하는 4대강 사업이 과연 지구 온난화의 대비책일 수 있는가?
이명박정권이 말하는 개발은 인류와 사회 전체의 발전을 위한 것이 아니라 독점자본과 4대강 주변에 땅을 소유한 땅부자들과 땅투기꾼 등 지배계급을 위한 사업에 불과하다. 4대강 사업은 독점자본의 이익을 위해 전체 사회의 이익을 짓밟고, 우리가 살아가야 하고 후손대대로 물려줘야할 아름다운 국토를 파괴하는 반사회적 범죄행위에 불과하다. 이명박을 김명박으로 이름을 바꾼다고 해도 독점자본의 대변자라는 본질이 바뀌지 않는 것처럼 4대강은 곧 대운하고, 4대강이나 대운하나 우리에게 재앙을 가져온다는 사실은 바뀌지 않는다.<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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