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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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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1-28 20:38:48, 조회:2,564, 추천: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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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대 기업 대한항공 뒤에 가려진 대한항공 노동자들의 현실
인터뷰 기고: 성공회대 실천학회 사람세상
대한항공 조종사 파업이 있었을 당시 많은 부르주아언론에서는 ‘노동귀족의 파업’이라는 수식어를 붙였다. 그리고 파업에 참여하는 조종사 노동자들을 ‘연봉이 억 단위를 넘는 귀족집단의 이기주의적인 행동’이라고 매도했다. 현실은 어떠한가?
매년 수천억 원을 벌어들이는 대한항공에서도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엄청난 노동탄압과 현장통제를 통하여 노동자들의 권리를 말살하는 일들은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그리고 상시적인 고용불안을 가져오는 구조조정이 매년 어김없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 화물운송 세계1위라는 대한항공의 이면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다.
대한항공은 조종사노조와 객실승무원과 정비를 포괄하고 있는 일반노조, 이렇게 두 개의 노조가 공존하고 있다. 조종사노조는 민주노총에, 일반노조는 자본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해 만들어진 자본노총인 한국노총에 소속되어 있다. 사측에 빌붙어 콩고물을 주어먹고 있는 어용노조(일반노조를 뜻하는 것임)에 맞서 민주노조를 건설하겠다는 강한 의지로 활동하던 11명(조종사3명, 승무원7명, 정비사1명)의 노동자들이 해고되어 작년 10월에 ‘대한항공해고자동지회(이하 대해동)’를 만들어 민주노조 건설을 위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였다.
해고노동자들의 해고 사유는 기내에서 흡연, 노조민주화준비를 위한 기금마련, 2001년 조종사파업에 참여, 대의원홈페이지 운영 및 언론기사를 퍼서 올렸다는 등의 말도 안 되는 이유이다. 결국 11명의 노동자들이 해고된 시기와 사유는 약간씩 다르지만, 공통점은 사측과 어용노조에 맞서 파업의 깃발을 세우고, 민주노조건설을 위한 행동이 사측의 눈에 거슬렸다는 사실이다.
민주노조건설을 위해 해고도 마다하지 않고 열심히 투쟁하는 대해동의 회장을 맡고 있는 류승택동지를 이른 아침 대해동사무실에서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매년 수천억 원을 벌어들이는 대한항공이 그것에 만족하지 못하고 끊임없이 비정규직을 양산해내고, 현장통제를 통해 노동자들을 탄압하고 있는 현실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사측의 오른 팔 역할을 하고 있는 대한항공 어용노조에 맞서 대해동이 민주노조건설을 위해 어떠한 활동을 하고 있는지 이야기를 나누었다.
문) 대한항공의 고용형태는 어떠한가?
답) 총 직원은 16,000여 명으로 조종사 1,340여 명, 객실승무원 4,000여 명, 그 외 10,000여 명 정도의 노동자들이 있다. 현재 객실승무원 같은 경우, 남성은 신규사원을 뽑지 않고 있는 상태고, 여성은 3년 인턴 후 정규직으로 채용한다는 전제하에 고용을 한다. 하지만 워낙 승무원이 3D업종처럼 힘들어서 이직률이 높다. 국내선 같은 경우는 거의 비정규직 고용형태를 띄고 있고, 국제선 같은 경우는 정규직을 위주로 하고 부족한 인력은 계약직 노동자들을 통해 충원하고 있다. 대략 비정규직은 3~4천 명 정도 된다.
류승택동지는 무엇보다 승무원들의 노동강도와 노동탄압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다. 예전에 있었던 민주객실지부의 경우 강력한 투쟁으로 인해 현재 가장 탄압이 크며, 이직률도 엄청나게 높은 실정이다. 또 여승무원 같은 경우에는 생리휴가와 연차휴가를 신청하면 승무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사측에서 거부하는 부당노동행위가 당연한 일처럼 되어버렸고, 비행을 하면 기압차가 많이 나서 비행 중에 많은 사고가 일어나는데 그에 따른 산재신청 역시 승무원들에게는 꿈같은 이야기라고 한다. 학창시절 때 주변 친구들 중에는 하늘 위를 날아다니며, 아름다운 미모를 가진 스튜어디스가 꿈인 친구들이 몇몇 있었다. 외국어에도 능숙하고, 이 나라 저 나라 여행도 하면서 일하는 스튜어디스가 학창시절에는 동경의 대상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현실 속에서는 기본적인 노동자의 권리조차 박탈당하는 3D업종임을 알 수 있었다.
문) 대한항공 하청업체의 실태는 어떠한가?
답) 해고당하기 전에 부산에서 일을 했었다. 부산사업본부 같은 경우에는 항공기제작 등을 하는 사내하도급이 노조와 합의 없이 계속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신규물량, 추가물량을 확보했을 시에는 대한항공에서 일했던 명예퇴직 대상자들을 다시 고용하여, 비정규직으로 채용해 인건비를 축소하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일이 힘들기 때문에 이직률이 엄청나게 높은 상태다. 그러므로 생산성이 낮아지는 현상이 나타나게 되면서 정규직이 OJT명분으로 사내도급 직원에게 교육을 시켜준다면서 함께 근무를 하기도 하고 도급을 준 사업에 생산성이 오르지 않으면 다시 정규직이 사업을 맡는 경우도 나타났다. 이러한 하청업체에서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일하는 공간과 하는 일은 같지만, 식당을 제외하고는 복지, 임금부분에서는 엄청난 차이가 난다. 또 공항, 화물을 담당을 하는 곳은 아웃소싱을 진행하고 있으며, 객실승무원 같은 경우에는 여름 성수기 때 사원을 뽑지 않고 대학생들을 인턴직 비정규직으로 채용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그러므로 승객들의 안전을 담보해내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지만, 이를 통해 사측은 인건비절감을 확실히 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돈 벌이에 혈안이 되어 승객의 목숨과 인건비절감을 바꿔치기 하는 악랄한 자본의 모습을 대표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대한항공은 화물운송 세계 1위를 자랑하며 엄청난 순수익을 남기고 있지만, 그것에 만족하지 못하고 계속적으로 하청업체를 늘려가고 있다. 매년 수 십 억을 남기는 대기업이지만, 돌아오는 것은 강도 높은 노동과 열악한 노동조건뿐이다.
현재 많은 사업장에서는 원청 사용자성의 책임을 회피하고 하청을 두는 경우가 많다. 하청을 두는 이유는 원청의 부담도 줄이고, 생산규모를 늘림으로써 돈도 버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가져가기 위한 자본의 음모이다. 대한항공의 경우는 사내하청업체를 관리하고 총 지위하는 사람이 대한항공 전직 임원들이 되는 경우가 상당수를 차지한다. 이러한 현실에도 불구하고 엄격한 현장통제 하에 하청업체 노동자들은 투쟁에 대해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문) 대한항공에서 구조조정은 어떠한 방식으로 일어나고 있는가?
답) 우선 1년에 한번은 기본이고 많으면 2~3번까지 명예퇴직이 진행되면서 상시적인 고용불안에 노동자들은 시달리고 있다. 하지만 어용노조는 어용노조답게 이러한 상황에 대해 투쟁은 물론 반대조차 하지 않는 상태다. 그리고 신인사제도를 통한 현장통제로 평가제, 팀원제를 도입하고 있다.
대한항공을 포함해 많은 사업장에서는 노동자들의 단결을 무력화시키고, 노동자들 사이를 분열시키기 위해 신인사제도를 도입하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평가제는 더 이상 옆에 있는 동료가 같은 노동자라기보다 내가 밟고 올라가야 할 경쟁상대임을 인식시킴으로써 노동자들의 경쟁을 유도한다. 또 팀원제는 팀원에게 피해가 갈까봐 산재를 당해도 휴가를 낼 수 없게 되는 등의 노동자들의 권리를 말살하는 의도에 의한 구조조정으로 자본의 악의가 물씬 묻어나는 현장통제 방식이다. 이러한 신인사제도는 사회보험, 도시철도, 서울지하철, 철도 등 많은 공공사업장에서 도입되고 있다. 더불어 1년에 1~3번씩 명예퇴직이 진행되면서 상시적인 고용불안을 만들어내는 사측은 그 빈자리를 비정규직으로 채워나가면서 엄청난 인건비절감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대한항공 자본의 탐욕의 끝은 어디인가?
문) 한국노총 산하에 있는 많은 노조들은 사측과 똑같은 태도로 활동하는 활동가들을 억압한다. 대한항공의 어용노조는 어떠한가?
답) 대한항공 일반노조의 경우는 유니온샵도 오픈샵도 아닌 어중간한 형태다. 입사하게 되면 자동적으로 조합에 가입되지만, 언제든지 자유롭게 탈퇴가 가능하다. 일반노조는 조합원수가 만 명 정도로, 한해 조합원비가 17억 정도이다. 대한항공의 어용노조는 노동자들을 위한 움직임은 고사하고, 사측과 하나 되어 노동자들의 탄압을 자행한다. 대한항공의 위원장 선출은 직선제가 아닌 간선제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일반 조합원들은 투표의 권리가 박탈된 상태고, 조합원 총회역시 존재하지 않는다. 부산의 경우는 95년부터 직선제를 요구했지만 철저히 차단된 경험이 있다. 조합원 총회가 없기 때문에 대대가 중요하며, 대의원의 역할이 중요하지만 노조는 사측과 하나 되어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대의원을 밀어주고 있는 상태로 대의원까지 통제하고 있다. 대의원 선거의 후보로 나가기 위해서는 100명중 20명의 추천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민주파적 요소를 가진 조합원이 후보로 나가려고 하면 사측은 가족들에게 협박하는 경우는 물론이거니와 추천인이 사측에 공개될 것을 염려하여 민주파 후보의 추천을 꺼리게 되는 현상이 나타나는 환경을 만들어 낸다. 이러한 최소한의 민주의의도 보장되지 않는 대의원 선거는 99명중 2명만이 민주파 대의원이 뽑힌 작년의 결과를 보여준다.
오히려 사측과 하나 되어 노동자들을 탄압하는 어용노조를 보고 어른들이 쓰는 말을 빌려 쓰자면 이렇다. “가만히 있으면 밉지라도 않지.”
17억의 조합원들이 모은 조합비는 도대체 어떤 구멍으로 새 나가는 것인가? 노동자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지는 못하면서, 사측에서 주는 떡고물에 좋다고 실실대는 대한항공의 어용노조는 이미 노조로써의 존재의미를 상실한 것이다. 현재 대한항공 외에도 어용노조가 있는 사업장에서는 사측과의 싸움은 고사하고, 어용노조라는 벽에 부딪혀서 힘겨운 투쟁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용노조를 부수고, 민주노조건설을 만들어가기 위한 대한항공의 투쟁은 실로 소중하고 중요하다. 민주노조건설을 통한 승리를 이루어 대한항공 자본에게 공세적인 투쟁을 벌이기 위한 힘찬 발걸음을 내딛자!!
문) 대해동의 목표는 무엇인가?
답) 원직복직을 통해 현장으로 들어가 무너져있는 현장을 일으켜 세우기 위해 우선은 복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조합원들을 만나가면서 자주적이고, 민주적인 노조를 건설해 나가는 것이 우리의 큰 목표다. 그리고 현재 ‘대한항공민주노조건설추진위원회(이하 노민추)’가 건설되었다. 대한항공 노민추는 5월에 만들어졌고, 20~30명 정도의 대한항공 활동가들이 활동하고 있으며, 현재 공공연맹에 가입한 상태다. 현재는 복수노조를 통해 민주노조출범을 목표로 하고 있고, 현장조합원들과 함께 투쟁하면서 단사를 뛰어넘는 투쟁을 계획하고 있다. 우선, 실천 활동을 통해 현장활동가 중심으로 현장을 세우는 것이 먼저 선행되어야 한다.
현재 대해동의 경우는 대한항공 해고자들의 모임이기 때문에 원직복직을 통해 현장으로 돌아가 조합원들을 조직해내는 것이 무엇보다 활동에 있어 중요한 문제다. 그 이유는 현장 속에서 조합원들을 직접 만나감으로써 조직해나가기 위함이다. 그렇기 때문에 법이라는 것이 제일 중요한 것이 되면 안 되겠지만, 복직을 위해 놓치고 갈 수 없는 부분이다. 그래서 대해동은 실천투쟁과 법정투쟁을 병행하고 있다. 하지만 사측은 해고사유와 관계없는 복직투쟁 과정 속에서 고소고발 관련한 건들을 법정에 계속적으로 제출함으로써 사건을 질질 끌어가고 있다. 현재 해고된 3명의 조종사들의 경우는 대법까지는 마친 상태고, 객실해고자의 경우 지노위에서 승소된 상태다. 하지만 사측은 가택연금을 통해 복직도 시켜주지 않고 대기만 시켜둔 상태로 투쟁에 참여하지 못하게 수를 쓰고 있다. 그러나 현장활동가들의 민주노조건설을 위한 힘찬 몸짓이 있는 한, 사측이 어떠한 수단과 방법 가리지 않고 탄압을 가한다고 해도 그들의 투쟁은 끝까지 이어질 것이다.
현재 한국노총 산하에 있는 많은 어용사업장에서는 복수노조를 통해 민주노조건설을 이뤄내려고 한다. 하지만 복주노조가 건설된다고 해서 자동적으로 민주노조가 건설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한 과정 속에서 어떻게 투쟁을 계획하고, 실천하는지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다. 이러한 확실한 목표를 가지고 투쟁에 임하는 자세 속에서 우리의 투쟁을 만들어가자!!
위와 같은 질문들을 통해 공식 인터뷰는 마무리 되었다.
이 외에도 활동하면서 “가장 힘들었을 때와 가장 행복했을 때가 언제인가?” 라는 질문에 동지는 우스게 소리로 “술 먹고 난 다음 날이 제일 힘들다.”라는 코믹한 답변을 했다. 그리고 “노동자의 마음은 노동자들이 제일 잘 안다.”라며 함께 일했던 부산에 있는 동료들을 생각하면 행복하고, 활동함에 있어 힘을 받는다고 웃음을 띠며 말했다. 동지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활동가로 살아간다는 것이 때론 힘들지만,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느낄 수 있었다.
또 이번 인터뷰를 통해 현장에서 활동하는 활동가들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류승택 동지의 "현장활동가들이 바로서야 현장에서 조합원들도 조직해 낼 수 있다."는 말은 앞으로 활동가의 꿈을 가지고 있는 학생들에게 결의를 다지게 해주고, 앞으로 열심히 하라는 조언이기도 했다. 류승택 동지의 경우는 17년 동안 사원으로 입사해 단 한 번도 진급을 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 이유는 사측을 반대하는 활동가들이 현장에서 존재하지 않았으면 하는 사측의 발악 때문이다. 현재 많은 사업장에는 활동가들이 부족하기 때문에 현장을 조직하는데 있어 많이 힘든 상태다. 그렇기 때문에 적은 수의 활동가들이지만, 그들의 역할이 더욱 큰 시점에 와있다. 현재 대해동은 집회와 선전을 통해 조합원들을 만나가고 있으며, 이를 통해 대한항공이 어떠한 탄압과 착취를 자행하는지 폭로해내고 있다. 또, 대한항공 노민추 건설을 통해 민주노조 건설에 신호탄을 날렸다. 악랄한 대한항공 자본과 어용노조에 맞서 ‘앞으로 어떻게 투쟁을 만들어갈 것인가?’는 앞으로 대해동과 노민추의 과제이며, 더불어 전체 노동운동 속에서 풀어내야할 우리들의 문제다. 앞으로는 구체적인 계획을 통해 끊임없는 활동을 이어나가자!! 어용노조에 맞서 민주노조 건설을 향해 달려가자!! <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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