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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40호]도시철도 구조조정, 결코 우연이 아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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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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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29 20:34:11, 조회:2,611, 추천: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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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철도 구조조정, 결코 우연이 아니다!
-도시철도 현장활동가
지난 4월10일 도시철도공사는 창의조직관련 조직개편과 그에 따른 인사발령을 단행하였다. 공사 직원의 49%, 사업소 내 인사를 포함하면 전 직원60%의 인원이 퇴출을 목적으로 하는 새로운 일자리를 위해 그리고 구조조정 된 조직개편에 따라 인사이동이 된 것이다. 그 충격은 가히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었다. 인사발령의 여파는 인사태풍, 아니 쓰나미, 핵폭탄으로도 표현되기에 부족했다. 현장은 쑥대밭이 되었고 조합원은 공황상태에 빠졌다.
조직개편의 핵심은 무엇인가?
음성직사장은 지난 노사특별위원회에서 노동조합에게 구조조정 요구를 명확히 하였다. 그것은 희망퇴직의 퇴출을 통한 총정원 10%의 정원축소(총정원 6,920명) 그리고 불성실 업무태만 자를 퇴출시키기 위한 상시적 퇴출구조를 갖는 것이다. 이러한 목적에 맞는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것이 이번 조직개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발생한 것이 “서비스지원단과 창의업무지원단”이라는 “인력풀장 즉, 인력대기소”다. 이곳으로 발령난 54년생 이상의 고령 노동자와 3급 이상의 고위직급에게는 정년이 보장되지 않는 희망퇴직이 강요될 것이다. 상대적으로 낮은 연령과 직급의 직원에게는 불성실과 업무태만이라는 명분으로 퇴출의 협박 이 가해질 것이다. 이러한 상시적인 퇴출 협박 속에 조합원 길들이기를 위한 상시적이고 효율적인 구조조정이 자행될 것이다.
서비스지원단으로 빠지는 인원을 현장에서 메우기 위해 역무직능의 매표실 폐쇄는 필수적이다. 또한 창의업무지원단으로 인원을 보내기 위해서는 기술직능의 직렬통폐합과 차량직능의 점검주기의 변형 그리고 승무직능의 실동기관사 정원 축소도 필수적이다. 뿐만 아니라 노동시간과 근무형태의 일방적인 변경을 자행함으로써 교섭에서 노동조합의 기선을 제압하고 이후 노동조합과의 합의를 위한 협상의 거래조건으로 활용되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서비스지원단과 창의업무센터의 직능별, 직급별 배치인원(총정원 6,920명)>
직 종 3급 이상 4급 5급 6급 7급 8급 9급 계
기 술 50명 83명 6명 28명 24명 41명 140명 375명
시 설 22명 24명 3명 10명 2명 2명 36명 99명
역 무 73명 44명 12명 12명 32명 24명 112명 309명
차 량 7명 14명 - - - - - 21명
승 무 21명 - - - - - - 21명
인원 173명 165명 24명 50명 58명 67명 288명 825명
예상된 구조조정 준비되지 않은 구조조정분쇄 투쟁
그렇다면 이런 엄청난 충격을 안겨준 조직개편과 그에 따른 인사발령이 공사와 음성직사장에 의해 갑작스럽게 그리고 기습적으로 우연히 발생한 것인가? 결코 그렇지 않다. 도시철도 공사에서는 음성직사장 부임 이후 노골적으로 구조조정을 향한 시도를 끊임없이 계속해 왔다.
노사협조주의적 노동조합과의 주5일제쟁취투쟁의 무력화를 시작으로 공사내의 직고용 비정규직동지들을 대상으로 하는 외주용역화를 시도했으며, 신사업개발단을 통해 새로운 효율창출의 구조조정을 위한 사업을 지속적으로 진행해 왔다. 또한 지난해 8월 구조조정의 결정체인 “5678창의조직 만들기 실행프로그램”을 예고하고 이후 발표 확정했다. 그리고 창의조직인 조직개편을 기어이 실행한 4월10일까지 8개월여라는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 흘렀다. 이러한 조직개편이 갑자기 또는 기습적인 우연이라고 표현하기엔 너무나 긴 시간 이었으며 필연적인 상황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제대로 된 구조조정분쇄 투쟁은 조직되지 않았다. 그러면 공사와 음성직사장이 이렇게 생존권을 유린하는 일방적 구조조정을 할 수 있는 자신감은 어디서 오는 것인가? 왜 속수무책으로 당하고만 있어야 하는 것인가?
구조조정에 익숙한, 투쟁이 없는 실리에 익숙한 조합원
도시철도의 역사는 구조조정의 역사다. 하지만 도시철도 역사에서의 구조조정은 생존권을 위협하는 치열한 투쟁의 대상이 아니었다. 동종업체에 비해 30%의 구조조정으로 탄생한 도시철도 노조는 또다시 1999년 20% 정원감축의 구조조정에 합의(현 노동조합위원장 하원준)했다. 이러한 정원감축은 지하철이 완전개통 되지 않은 시기에 자행된 것으로 미래에 충원될 총정원에 대한 구조조정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구조조정투쟁은 생존권을 담보하는 치열한 투쟁이 될 수 없었다.
또한 이후 비정규직 고착과 확산을 위한 시기가 도래했으며 정규직 노동자로서의 상대적 만족감은 노동자의 계급성을 거세하기에 충분하였다. 이러한 길지 않은 역사의 시간과 과정을 거치면서 현장조합원은 투쟁의 방법을 잊어버리고 노동자계급성은 거세되었다. 아니 아예 잊어버릴 투쟁자체를 갖고 있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투쟁이란 단어는 왜곡되었고 실리를 위해서는 필요 없는 것이 되었다. 투쟁은 쟁취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노동조합이 보여주기 위한 형식적인 것이었을 뿐이다.
하지만 현재 발생하고 있는 구조조정은 이전의 구조조정과는 전혀 성질이 다르다. 구조조정이 이렇게 생존권을 위협한 적이 결코 없었기 때문이다. 관을 봐야 눈물이 난다고 했던가? 그것은 자신에겐 전혀 발생하지 않을 것 같은 구조조정의 상황이 결국 발생했기 때문일 것이다. 남의 일처럼 느껴졌던 구조조정의 대상이 이제 내가 될 수 있다는 생존권의 위협을 뼈저리게 느끼기 때문일 것이다.
끝없는 구조조정 타협을 시도하는 노동조합
‘노동조합9단’, ‘노동조합의 전설’을 자신의 수식어로 하는 도철노동조합 하원준위원장은 지난 도시철도20% 구조조정의 장본인임에도 불구하고 구조조정분쇄의 적임자로 노동조합 선거를 통해 화려하게 등장하였다. 실질적인 투쟁이 아닌 보여주기 식 투쟁으로 일관한 노동조합은 구조조정에 대한 조합원의 들끓는 분노를 조직하지 않고 오히려 분노를 산산이 분산시키고 소진시키는 투쟁으로 일관하였다.
투쟁은 거짓 투쟁이었다. 전혀 공사와 음성직사장에게 위협이 될 수 없는 지리멸렬한 투쟁으로 일관하였다. 지난 2월1일의 파업전야제에서 볼 수 있듯이 노동조합은 일방적으로 구조조정을 예고하는 공사와 노동조합 스스로를 옥죄는 합의안을 작성해야 했다. 다시는 투쟁은 없다. 교섭과 타협만이 존재한다. 이러한 교섭중심의 노동조합은 주고받기식의 협조와 타협으로 얼룩진 노동브로커로 변질되었다.
이제 노동조합이 해야 할 것이란 구조조정 합의를 위한 명분만 만들면 되는 것이다. 그 방법으로 사장과 함께하는 직능현장간담회와 변형된 현장교섭을 진행하겠다고 한다. 그런데 이것은 위원장과 사장이 각 직능의 현장을 방문하여 공사에서 일방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창의조직을 합리화하고 조합원을 설득하는 자리를 만들고자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일정을 소화한 노동조합은 구조조정 합의를 시도할 것이다.
현장의 공황상태는 분노로 바뀌고 투쟁으로 바뀌고 있다
어용노동조합이 구조조정의 분노를 공황상태로 방치한다면 민주파 간부와 활동가들은 공황상태를 분노로 바꾸고 투쟁으로 바꾸고 있다. 투쟁하지 않는 정규직 귀족노동자들로 불리는 서울도시철도 노동자들은 이제 혹독한 구조조정의 체험을 통해 다시 투쟁하는 노동자로 거듭 태어날 것인가 아니면 끝없이 생존권이 유린되는 착취의 구조조정 나락으로 빠질 것인가의 기로에 서 있다. 이제 조금씩 현장의 조합원들은 구조조정분쇄를 위한 투쟁 없는 생존권사수와 쟁취는 있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 공사가 가장 두려워하는 투쟁하지 않을 수 없는 노동자의 처지를 자각하는 것이다. 그것을 깨닫는데 우리는 값비싼 대가를 치르고 있는지 모른다.
공사와 음성직사장에게 어용노동조합 간부가 있다면 민주파 간부와 활동가들에게는 현장의 조합원이 있다. 현장은 민주파 간부들의 실천적인 활동을 통해 구조조정 분쇄투쟁의 파열구를 내고 있다. 특히 역무본부의 투쟁이야 말로 가장 치열한 투쟁의 접점을 만들고 있다. 결코 꺾이지 않는 가열찬 투쟁은 활동가들을 집중시키고 현장조합원을 집중시키고 있다. 그리고 현장조합원이 투쟁의 주체로 나서지 않을 수 없음을 확인시키고 있다. 반드시 굴욕적인 구조조정 합의를 저지하고 현장조합원의 힘으로 구조조정을 분쇄할 것이다.
도시철도의 구조조정이 우연이 아니라면 현장조합원 주체의 투쟁을 통한 구조조정의 분쇄는 필연이 될 것이다.<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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