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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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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29 07:24:27, 조회:2,171, 추천: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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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한용 신길운수 해고자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의 궁극적인 목표는 재해를 당한 노동자가 건강한 몸으로 현장에 복귀할 수 있도록 만든 제도이며 법이다. 하지만 현실은 근골격계질환이나 뇌심혈관계질환으로 쓰러져 가는 노동자들에 대해서 자본과 권력도 책임을 지려 하지 않고 있다.”
사업주의 횡포로 그리고 근로복지공단의 횡포로 제대로 된 권리조차 누릴 수 없는 노동자. 건강하게 일할 권리 그리고 다치더라도 제대로 치료받고 현장으로 복귀할 권리를 위해 투쟁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이러한 현실. 하루에 노동현장에서 8명이 사망하고 그 수가 일 년이면 자그마치 3천여 명에 달한다고 한다.
나 또한 산재로 인한 부당한 해고로 고통받고 있던 노동자였다. 나는 1993년 10월 버스회사에 취업하기 전 5년 간 경부선(서울-부산)을 오가는 대형화물차를 몰았다. 일주일 내지 2주일 집에 들어가지 못 할 때가 태반이었다. 월급은 적었지만 가족들과 생활할 수 있고 출퇴근이 가능한 버스기사로 새로운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버스기사로 10여년 쯤 일하던 2003년 6월 어느 날 버스종점에 도착한 뒤 돈 통을 들고 계단을 내려서다 넘어져 허리를 다치는 사고가 일어났다. 그러나 회사는 5~6차례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산재처리를 거부했다. 자력으로 근로복지공단을 찾아가 산재로 인정받고 1년 여간 급여의 일부를 받으면서 치료를 받았다.
근로복지공단의 치료가 종결된 2004년 8월 회사 노무부장을 찾아가 일하겠다고 요청했다. 그러나 사측은 새로운 노선에 견습발령 후에도 배차발령을 거부했다. 이에 항의하여 내용증명을 회사로 보냈으나 그 해 11월 사측은 오히려 "업무를 거부하여 해고한다"는 통보를 했다.
노조도 해고를 당연히 받아들이면서 사측의 입장으로 돌아섰고 노조가 나서지 않은 상황에서 서로 살아남기 위해 다른 조합원들은 모두 침묵으로 일관했다. <신길운수 현장>이라는 소식지를 79호나 발행하면서 침묵하는 조합원들에게 사실을 알려나갔다. 2006년 5월에는 회사 앞 농성과정에서 연행되어 구속되기도 했다.
담당검사는 잘못했다는 탄원서를 쓰면 풀어주겠다고 회유했지만 너무나 정당한 투쟁이었기에 이를 거부했고 두 달 넘게 구치소에 갇혔다가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지방노동위원회, 중앙노동위원회, 지방법원, 행정법원 등을 거치는 동안 모두 패소하거나 기각 당했으나 굴하지 않고 1000일을 버텨냈다. 한국노총과 자동차연맹이 상급단체였으나 도움이 되지 못했다.
사측은 해고초기부터 복직을 단념하고 돈으로 해결하자고 경찰, 검찰, 법원에 까지 영향력을 행사하여 회유와 협박을 하였지만 현장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일념으로 이를 거절했다.
계속해서 사측에 맞서 매주 정기 집회, 선전전, 법원 앞 1인 시위, 각종 기자회견을 전개했다. 복직투쟁을 지지하는 노동자들과 연대함으로써 큰 힘을 얻었다. 돈과 권력으로도 버스노동자의 의지를 꺾지 못한 것이다.
지난 8월17일 서울고등법원 제15민사부(재판장 김병운부장판사)는 신길운수 산재해고자 박한용씨가 신길운수를 상대로 제기한 해고무효소송 항소심에서 “1심 판결 파기, 해고무효, 해고기간동안 매달 180만원의 임금을 지급하라”고 원고승소판결을 했다.
집회, 선전전, 기자회견, 법원 앞 1인 시위 등 원직복직투쟁을 벌인지 1037일째 만이다. 1심에서는 패소했지만 2심에서는 승소했다.
아직 판결문은 손에 쥐지 못했지만 이번 고법의 승소판결은 조합원들의 관심, 투쟁동지들의 연대투쟁, 공정한 판결을 요구하는 노동자들의 탄원서, 민주노총을 비롯한 산재관련단체들의 연대투쟁과 사회여론의 결과라고 생각한다.
아직도 많은 노동자들이 부당하게 해고당하고 복직되지 못한 채 고통스런 나날을 보내고 있다. 한국노총사업장, 비정규직 사업장, 무노조 사업장 등의 해고노동자들 대부분은 생계비 한 푼 받지 못하고 처절하게 복직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많은 해고노동자들의 가정이 무너져 내리기도 한다. 해고노동자들은 끔찍한 상황에서 복직투쟁을 전개하면서 자본의 가혹한 탄압과 회유 공세에 시달리기도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해고노동자들은 고통 속에서도 자본의 이러한 회유를 단호하게 거부하고 복직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심지어 자본은 일부 대법에서 복직 판결을 받은 해고노동자들한테는 원직으로 복직시키지 않고, 일을 시키지 않으면서 임금을 지급하기도 한다. 이는 자본가들이 어떠한 비용을 치르더라도 해고노동자가 현장 대중들과 함께 투쟁을 전개하는 것에 더 부담감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하기에 해고노동자들의 끈질긴 원직복직 투쟁은 그 자체로 민주노조 운동의 발전에 복무하는 것이며, 이를 힘있게 지지, 엄호하는 것은 민주노조 운동의 기본인 것이다.
노동자와 연관된 전국의 버스현장에서 신길운수투쟁의 고등법원 판결은 선례로 남아 부당해고, 산재해고의 판례로써 산재요양중인 노동자의 권익에 많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 생각한다.
나 또한 이번 복직판결을 소중한 성과로 간직하고 더욱더 가열찬 투쟁으로 싸워 투쟁으로 복직하고 앞으로도 해고자 복직과 민주노조 운동의 발전에 복무하기 위해 끈질기게 투쟁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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