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정협
|
2007-08-27 17:55:26, 조회:2,261, 추천:240
|
![]() |
|
|
![]() |
파업 파괴 법! 노사관계로드맵 시행령을 분쇄하자!
비정규직 악법이 시행된 이후 노동자계급에게 가해지고 있는 탄압과 횡포는 날이 갈수록 거세어지고 있다. 자본과 정권은 가짜 정규직인 무기계약직을 현장에 도입하고 계약직 노동자들을 해고하는 등 노동자계급에 대한 대대적인 탄압을 자행하고 있다. 노무현 정권은 홈에버 상암점과 뉴코아 강남점을 점거하여 비정규직 악법의 본질을 투쟁으로 폭로한 이랜드-뉴코아 노동자들에게 ‘불법 점거를 두고 볼 수 없다’며 공권력을 투입하고 130여 명의 노동자들을 폭력적으로 연행했다.
자본과 정권은 노동자계급에게 협력과 타협을 부르짖으며 ‘이제는 투쟁이 아니라 교섭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설파하고 있다. 하지만 그 속에는 전국적인 투쟁의 중심으로 서 있는 이랜드-뉴코아 투쟁을 무력으로 진압함으로써 비정규직 악법에 대한 투쟁을 말살하려는 음모가 담겨져 있다는 것을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리고 7월 11일, 노동부는 비정규개악법안 못지않게 노동자계급의 투쟁을 파괴하는 노사관계 로드맵의 일부가 포함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 관한 시행령을 발표했다. 비정규직 악법 시행령이 직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외주화와 계약해지, 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비정규직화에 핵심을 두고 있다면, 노사관계 로드맵의 시행령은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파업권을 무력화하는 내용들로 가득하다. 노동자계급의 투쟁을 탄압하고 봉쇄하려는 쌍두마차 중 하나인 노사관계 로드맵 시행령을 살펴보도록 하자.
파업권 원천봉쇄! 그 실체를 드러내다!
작년 12월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노사관계로드맵은 정리해고의 조건을 완화하고 노동조합이 파업을 할 때 직장폐쇄 허용 범위 확대, 파업찬반투표에 대한 자본의 개입 허용, 노조전임자 제한 등 노동운동을 말살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법안이다. 이 중 필수공익사업장의 파업권을 제한하는 것을 강화하는 부분은 철도, 병원, 발전 등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투쟁을 초기에 무력화할 수 있는 직권중재제도를 폐지하는 대신, 기존 필수공익사업장에 항공과 혈액공급을 추가하고 필수유지업무제도를 도입해서 파업을 금지하고 대체근로를 쓸 수 있도록 했다. 자본과 정권은 ‘공공기관에서 벌이는 파업은 국민의 안전과 권리를 위협하는 사회적 재난이다.’라며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투쟁을 법이라는 굴레에 얽매려고 하고 있다. 이번에 입법예고된 시행령에서는 필수유지업무의 범위를 설정하고 필수공익사업 대체근로 사용을 위한 파업참가자 수의 산정방법을 명시하는 것을 핵심적 내용으로 담고 있다.
첫 번째, 필수유지업무 범위를 확대하고, 파업투쟁 시 자본의 이윤 타격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분야를 필수유지업무에 포함시키면서 실질적인 파업 투쟁을 봉쇄한다. 시행령에서는 필수유지업무의 기준을 ‘그 업무가 정지, 폐지되는 경우 공중의 생명, 건강 또는 신체의 안전이나 공중의 일상생활을 현저히 위태롭게 하는 업무’로 규정하고 있다. 이 필수유지업무에 포함되는 노동자들은 파업을 할 때, 대체근로가 가능하도록 되어 있어 사실상 파업권이 박탈된다. 그리고 필수유지업무에는 철도와 도시철도사업은 운전, 정비, 선로점검, 보수, 항공운수사업은 탑승수속부터 조종, 정비, 전기사업은 발전설비의 운전, 정비, 병원사업은 응급의료 업무, 중환자 치료, 분만, 수술, 혈액투석 그리고 이 업무수행을 지원하기 위한 업무들을 지정했다. 자본의 이윤에 실질적인 타격을 가할 수 있는 대부분의 공공사업장이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자본은 이제 공공부문의 노동운동 자체를 초토화시키려 하고 있다!
두 번째, 직권중재제도를 폐지하는 대신, 합법파업을 하려면 노자가 필수유지업무 유지, 운영 수준을 결정해서 협정문을 만들어 노동위원회에 신청해야 하며, 만약 노사 간 의견의 불일치가 있을 경우는 노동위원회의 의견을 따르도록 되었다. 그동안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파업에 정부가 직권중재라는 이름으로 초기부터 직접적으로 개입해서 파업을 무력화시켰다면, 이번 개정법은 노자가 합의서를 작성해야만 합법파업을 할 수 있게 함으로써 정권은 자본의 뒤에 숨어서 협정문만 살랑살랑 흔들며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파업권을 이중, 삼중으로 박탈하는 법안이다. 파업을 하지 못하는 업무는 실질적으로 자본의 이윤에 타격을 입힐 수 있는 업무가 대부분인데, 어떻게 필수유지업무에 관해서 노자 간 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겠는가? 결국 합법파업의 굴레에서 노동조합을 빠져나오지 못하게 하려는 국가의 본질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직권중재라는 이름과 형식만 없어진 것일 뿐, 공공노동자들의 파업을 무력화하려는 국가의 속셈은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이다.
세 번째, 필수공익사업 대체근로 사용을 위한 파업참가자 수의 산정방법을 신설했다. 개정법에 따르면, 쟁의행위 기간 중 사업장 파업참가자의 50%를 대체근로로 허용하고, 이를 하도급으로 줄 수 있게 했다. 그리고 적정 대체근로 사용을 위해 파업 참가자 수를 1일 단위로 산정하도록 되어 있다. 이는 국가가 파업참가자 명단을 자본이 확보할 수 있도록 법적인 장치를 놓아준 것에 불과하다. 자본은 노동자들이 파업을 할 때마다 파업에 참가하는 노동자들을 갖은 회유와 협박으로 통제해왔다. 90년대 중후반 현대자동차 노동자들의 파업이 있을 때 현대자본은 파업에 참가한 노동자들을 가려내는 ‘B-55 코드’를 적용하기도 했다. 자본은 이러한 통제수단을 필수공익사업장 전반에 확대하려 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번에 발표된 시행령의 핵심이 필수유지 업무를 확대하고 이윤에 타격을 주는 업무의 파업을 금지시키고, 파업을 하겠다는 계획서를 노자합의문으로 작성케 하여 파업 자체를 어렵게 하며, 대체근로를 전면 허용해서 파업을 해도 국가와 자본을 보호하려는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파업 무력화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국가와 자본이 이야기하는 ‘사회적 재난 예방’은 노동자계급의 최고 무기인 파업권을 박탈하면서 각종 구조조정을 통해 전 노동자 비정규직화를 이루기 위한 그들의 시나리오의 소제목일 뿐이다.
노동자계급의 파업권을 지킬 수 있는 것은 파업뿐이다!
시행령 입법예고 이후 철도노조는 “교통기관에 종사하는 모든 노동자들 가운데 안전업무와 연관이 없는 사람이 누가 있는가? … 철도 현업의 경우 운수분야를 제외한 전 직종을 필수유지업무로 규정한 것이다.”라며 “그 어떤 악법의 제한 속에서도 필요하면 언제나 파업투쟁을 결행할 것이다.”라며 시행령의 기만성을 폭로했다.
노사관계로드맵 시행령의 파괴력은 필수공익사업장으로 한정되어 있지 않다. 노사관계로드맵법안 논의에서 자본과 국가는 필수공익사업장에 현대기아자동차 등 대공장도 포함하려 했었다. 이는 남한 전체 노동자들의 파업권을 아예 없애버리겠다는 목적이 아닌가? 이 시행령으로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파업권이 봉쇄되면 다른 산업 부문의 노동자들의 파업권 또한 부르주아 언론의 악선동과 파업혐오 여론몰이로 인해 제한되거나 박탈될 것이다.
파업권은 노동자계급의 수백년간의 피어린 투쟁으로 쟁취한 최고의 무기이다. 이 무기를 아무런 투쟁 없이 그대로 적들에게 내어줄 것인가? 파업을 해도 불법파업이라고 떠들어대는 국가와 자본의 목소리에 기가 죽어 아무것도 쟁취하지 못한 합의문에 도장을 찍을 것인가? 비정규개악법안 시행령처럼 통과를 앞두고 이를 막아내는 제대로 된 총파업 투쟁 한 번 없이 법 재개정을 외칠 것인가?
이 사회의 법은 언제나 자본을 위한 것일 뿐이다. 그들을 위해 존재하는 법에 파업이 불법이라고 해서 현장에서 들어오는 구조조정과 노동탄압을 당하고만 있을 것인가? 이제라도 노동자계급의 파업권을 사수하기 위해 노사관계로드맵 시행령 철폐 투쟁을 전개하자!! <노/정/협>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