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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32호] “결사항전, 임전무퇴, 조합원이 힘이다." - 기아자동차 비정규직 김수억 지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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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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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29 07:10:16, 조회:2,329, 추천:2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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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사수! 07 임단협 승리! 비정규직 철폐를 위한 전면파업 결의 투쟁문화제’가 열린 8월 23일 이후 기아자동차 비정규직지회(이하 기아차 비지회)의 전면파업이 계속되고 있다.
기아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기아차지부의 직가입 조직파괴 공격으로 현장이 혼란스러워 파업이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다시 한 번 독자적인 파업투쟁으로 생산라인을 멈춰 세웠다. 자본이 기아차 비지회를 깨부수려고 별 수작을 다 부리고, 기아차지부가 반노동자적인 작태를 서슴지 않으면서까지 현장을 흔들고 있지만 아직 기아차 비지회에는 대중파업을 할 수 있는 800여 명의 조합원들이 버티고 있었던 것이다.
조합원들은 주말 새벽에 구사대침탈이 예정된다는 연락을 받고 도망가는 것이 아니라 더 파업현장으로 모였다. 조합원들은 처음에는 긴장했었지만 이제는 흥겨운 파업 분위기 속에서 투쟁을 이어나가고 있다. 언제 구사대가 침탈할지 모르는 급박한 상황 속에서 한 쪽에서는 방어태세를 취하며 거점을 사수하려고 하고 있고, 다른 한쪽에서는 투쟁가를 부르며 대오를 유지하고 있다. 사측의 탄압에 얼어붙은 것이 아니라 뭉쳐서 싸우면 이길 수 있다는 믿음과, 옆에서 같이 투쟁하는 동지에 대한 믿음으로 여유로운 분위기이다.
파업은 노동자의 학교라는 진리가 기아차 비지회의 투쟁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수백 명에 달하는 조반장이 중심이 된 구사대의 침탈을 막아내면서 조합원들이 이제는 투쟁이 하나의 생활이 되어 투쟁하는 사람으로 거듭나고 있는 것이다. 지금 파업 현장은 활력이 넘친다. 사측이 조합원들을 이탈시키기 위해 60여명이 넘는 동지들에게 고소고발을 남발하고 있지만 전면파업 7일째인 현재까지도 조합원들은 굳건한 대오를 유지하고 있다.
원청은 한 번도 교섭에 대해 직접 공식적인 입장을 밝힌 적이 없지만 생산관리자 협의회 등구사조직을 동원해서 자신들의 입장을 간접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또한 “외부단체로 인해 폭력사태가 일어나는 것을 기아자동차는 보고 있을 수만은 없다”, “화성공장 비정규직지회 조합원들은 정규직입니다. 계약직이 아닙니다.”라는 플랭카드를 정문에 걸어놓고 연대단위가 들어오는 것을 막고 있다. 기아차 원청은 기자회견을 하려는 것조차 버스 10여대로 이중삼중으로 정문을 봉쇄하고 막아섰다.
사내협력사 대표들은 또 다시 선전물을 통해 기아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협력사의 정규직임을 강조하면서 “진짜” 비정규직들에 비해 더 나은 권리를 누리고 있는데도 “도장공장 점거농성과 같은 불법적인 방법으로 단박에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쟁취’할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유인물을 대대적으로 배포했다. ‘내직장 내 일터를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는 출처불명의 급조된 세력들도 “떠도는 소문처럼 뒤로는 온갖 묘수가 숨어있는 정치적 파업이라면 절대 용납되어서는 안 된다. … 이 모든 바람을 무시하고 만약 도장점거 파업을 계속 유지한다면 대다수 정규직 노동자들의 분노에 찬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임을 경고한다”라는 저주에 가까운 악선동을 퍼붓고 있다. 자본의 사주를 받는 조반장들 400여명은 수차례에 걸쳐 농성장 주변에서 집회를 하면서 침탈 기회를 엿보고 있다. 그 속에는 회사 관리자들도 섞여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기아자본의 악랄한 탄압과 악선동이 투쟁하는 노동자들의 의지를 잠재울 수는 없었다. 조합원들은 05년 조립라인 점거투쟁보다 더 강고한 조직력으로 거점을 사수하는 투쟁에 모든 것을 바치고 있다. 깨지고 또 깨져도 다시 일어나는 것이 노동자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급박한 상항 속에서 투쟁의 선봉에서 조합원들과 함께 강고한 투쟁을 진행하고 있는 기아자동차비정규직지회 지회장 김수억 동지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1. 정규직노조의 임협이 끝나고 직가입으로 현장이 매우 혼란스럽고 어려운 조건 속에서 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투쟁에 임하는 각오와 핵심 요구안 내용을 듣고 싶다.
‘결사항전, 임전무퇴, 조합원이 힘이다, 물러설 곳이 없으니 물러서지 않는다’는 각오로 투쟁하고 있다.
이번 투쟁의 핵심 요구안은 작년에 쟁취한 고용보장 확약서의 내용을 보강해서 단체협약에 반드시 명시하는 것이다. 사측은 단협 개악안을 갖고 나왔다가 아직 지회가 라인을 멈출 수 있는 조직력이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단협 유지안을 갖고 나왔다. 하지만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고용은 생존권의 문제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것은 반드시 쟁취되어야 한다. 그리고 아직까지 비정규직은 임금등급제 적용을 받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등급제를 폐지하고 정규직 최하 1급 1호봉 기준의 기본급을 동일하게 적용 받는 것을 요구안으로 가져가고 있다. 이 밖에 쥐꼬리만 한 임금을 받는 비정규직의 생존을 갖고 장난질하는 것을 없애기 위해 상여금 700%와 성과급을 원청과 동일하게 적용하고 비정규직 내에서도 차별받고 있는 청소, 식당 노동자들에게 동일하게 적용하는 것, 휴가비, 귀경비를 원청과 동일하게 적용하는 것, 그리고 학자금 지원 항목을 신설하는 것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임금 관련하여 정규직과 1, 3라인 잔업 수당 동일적용을 요구하고 있는데 이것은 원, 하청 4자가 이미 예전에 합의한 내용이다. 이것을 이행하는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 밖에 해고자 사내 복직과 백우와 백상 구조조정 중단, 불법파견 공정 정규직화를 요구하고 있다. 자세한 내용은 기아차 비지회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홍보물이 있는데 그것을 보면 알 수 있다.
2. 전면 파업한 지 6일이 되어 가는데 조합원들의 분위기는 어떠한가?
지금 지회 투쟁을 굳건하게 지키고 있는 조합원들은 05년 투쟁부터 함께 해 왔고, 누구보다 지회의 파업 지침에 열심히 참여했던 조합원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조합원들은 “이번에 밀리면 끝장이다”, “둘 중 하나가 깨지지 않는 한 끝나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우리가 깨질 수는 없다”는 각오로 주말을 거점에서 보내고, 주, 야간을 가리지 않고 새벽에도 거점 장소로 달려오고 있다. 지금 투쟁에 참여하고 있는 조합원들은 05년 우리가 일손을 놓았을 때 멈춰버린 라인을 보고 감격했던 기억과 우리의 투쟁으로 단협을 쟁취한 기억을 잊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고용과 생계의 문제는 비정규직 조합원에게는 생존권의 문제다. 또한 노동조합이 결코 깨어져서는 안 된다는 것을 명확히 알고 있다. 이것이 주말저녁에도 달려 나와 거점을 지키는 조합원 동지들의 의지이자 결의이다.
3. 반면 기아차 지부(정규직노조)와는 직가입을 시작으로 비정규직 임금을 일방적으로 합의해 버린 것과 전면파업에 들어갔을 때 홍보물 내용까지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고 본다. 이에 대한 생각을 듣고 싶다.
조직편제에 관한 부분은 수차례 홍보물을 비롯해서 지회의 입장을 분명히 밝혀왔다. 6월 12일 조합원 총회를 통해 무조건적인 통합이 아닌 최소 4대조건 선결이 있는 조직통합을 해야 한다고 결정을 내렸다. 1사1조직은 일방적으로 추진되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또한 지금 비정규직지회에는 임단협 투쟁을 진행하며 전면파업에 돌입한 상태이다. 그 전에도 백우/백상 등 정리해고 문제와 1,3라인 작업 문제 등 수 많은 현장문제가 산재되어 있었고 툭하면 단협을 위배하는 행위들이 계속되었다. 쉬지 않고 몰아치는 원청자본의 탄압을 어떻게 막아내는 것인지가 중요했지만 이러한 상황 속에서 기아차지부의 일방적인 직가입이 진행 된 것이다. 함께 투쟁을 해야 하는 시기에 지회를 혼란에 빠뜨린 것이다. 우리는 당장의 조직통합보다 기아차지부의 연대포고가 더 중요했다. 하지만 조직통합 없이는 연대도 없다는 입장을 전달받았을 뿐이다.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중요한 것은 07임단협 투쟁을 어떻게 하면 더 강하게 진행해서 원청의 탄압을 뚫고 나아갈 것인가이다. 그 속에서 함께 연대하고 투쟁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하는 것이다. 조합원들은 전면파업 이후 기아차지부에서 낸 홍보물을 보며 이미 직가입으로 인해 상처를 받은 상태에서 절망과 함께 분노했다.
지금 우리는 07 임단협 투쟁에 매진할 것이다. 지금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당장의 조직통합이 아닌 투쟁이다.
4. 원, 하청 공동투쟁의 조건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비정규직 투쟁을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시혜적 관점이 아니라 정규직 비정규직이 아닌 전체 노동자의 계급적 문제로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한 관점을 시작으로 억눌려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자발성과 자주성을 담보하고 견지하면서 당당하게 온전하게 정규직 노동자와 함께 할 수 있는 주체로 세워내는 것이 중요하다. 정규직 조합원 또한 비정규직 문제를 자신들의 문제로 받아 안기까지 노동조합 차원의 적극적인 교육 및 실천 활동을 통해 의식의 변화 뿐 아니라 체현될 수 있도록 조직 되어야 한다. ‘노동자는 하나다’라고 백번을 외치고 열 번의 홍보물을 내는 것보다 비정규직 투쟁 현장에 한번이라도 참가를 조직해서 직접 보고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5. 기아차 비지회의 투쟁이 갖는 의미는 뭐라고 생각하는가?
기아차 비지회는 사내하청 노조들 중에서 대중파업을 통해 생산타격을 할 수 있는 조직력을 유지해 온 유일하게 남은 대중적 거점이다. 따라서 자본과 정권에게는 반드시 깨버려야 할 대상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사내하청비정규직 투쟁의 확대와 강화는 절대로 현실이 되어서는 안 되는 자본과 정권의 사활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만약 자본과 정권의 무자비한 탄압으로 기아차 비정규직 투쟁이 파괴된다면 수많은 역경을 딛고 온 힘을 다 바쳐 쌓아온 원, 하청 공동투쟁의 성과가 사라지는 것과 동시에 전국 사내하청투쟁의 유일한 대중적 거점이 파괴되는 것이다. 이것은 향후 비정규직 투쟁에 다시금 절망의 씨앗을 뿌리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내하청노조투쟁의 핵심이자 대중적 거점인 기아차비정규직 투쟁은 반드시 사수되어야 한다. 절망속의 비정규직 투쟁에 다시금 희망의 역사를 쟁취해 나가야 한다. 이것이 지금의 기아차 비지회 투쟁이 갖는 의미이다.
6. 기아차 비지회의 투쟁을 지지하는 성명서가 끊이지 않고 올라오고 있다. 또한 이번 파업 문화제에는 3년의 기아차 비지회의 투쟁 중 가장 많은 연대대오가 함께 참여했다. 이것은 파업문화제 때 지회장 동지의 발언대로 지역과 업종을 넘어 우리의 목표가 ‘비정규직 철폐!’라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비정규직 철폐의 전국적인 전선을 만들기 위해 무엇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
2002년도 한국통신 계약직 투쟁이 패배했을 때 많은 동지들이 절망하고 다시는 비정규직 투쟁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단 7개월도 지나지 않아서, 그리고 현재까지 비정규직 노동자의 투쟁은 폭발적으로 전개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통신 계약직 투쟁은 패배가 아닌 새로운 시작이었던 것이다. 이제는 일어날 수밖에 없는 비정규직 투쟁을 승리로 쟁취하고 전체 노동자 계급의 단결로 집중시켜 내는 것이 필요하다.
전면적인 사내하청노조의 투쟁은 대공장의 특성상 자본과 정권과의 전면적 투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이러한 전면적인 비정규직 투쟁을 어떻게 조직하고 현장에서 실제로 전개하느냐에 있다. 주체의 투쟁이 시작이라면 계급적 확대와 발전으로 나아가기 위한 정규직 노동자와 활동가들의 몫이 남아있고, 전체투쟁으로 묶어내기 위한 목적의식적인 노력과 실천이 중요하다.
하반기 비정규직 투쟁은 뉴코아-이랜드 동지들의 영웅적 투쟁으로 확대됐지만 여전히 전체운동으로 발전하지 못하고 있다. 기아차 비정규직 지회는 뉴코아-이랜드 노조의 투쟁과 함께 하반기 비정규직 투쟁의 전국전선을 형성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 8월 23일 전면파업 돌입 시 투쟁문화제에 함께 하기 위해 달려와 준 경기지부와 뉴코아-이랜드 동지들의 연대를 결코 잊지 않을 것이고 끝까지 투쟁으로 보답할 것이다. 또한 힘들게 싸우고 있는 가운데 한걸음에 달려와 준 기륭전자와 이젠텍 등의 장투 사업장 동지들의 연대를 잊지 않을 것이다. 절망하지 말고 이제는 승리하는 투쟁을 현장으로부터 직접 조직하고 쟁취해 나가자!
비정규직 철폐 투쟁의 선봉 그리고 침체된 대공장 운동의 전환점
민주노총과 금속노조 역시 기아차 비지회 투쟁을 전체의 투쟁으로 받아 안아 실질적인 연대를 조직해야 한다. 기아차 비지회가 전면파업에 들어가고 나서도 기아 비정규직 투쟁에 대한 지지 성명조차 없고, 부위원장을 제외한 지지방문이나 연대조차 부족한 상태이다. 당장에 전면적 투쟁과 연대를 선포하고 전국노동자대회를 조직해야 한다.
기아차 지부는 일방적인 직가입과 임금관련 사항 합의, 전면파업 이후 발행한 홍보물 내용 등을 통해 ‘조직통합’의 전제조건인 신뢰를 무너뜨렸다. 지금이라도 기아차 지부는 무조건적인 1사1조직만을 부르짖을 것이 아니라 일방적인 직가입을 중단하고 실질적인 연대로 답해야 할 것이다. 비정규직 투쟁의 대안이 관료들이 말하는 산별노조가 될 수 없듯이 기아차 비지회 투쟁의 대안은 전면파업이다. 결코 조직통합이 아니다.
기아차 비지회는 자본에 맞선 싸움 뿐 아니라 관료주의와 맞선 싸움까지 함께 하고 있다. 또한 투쟁의 원칙을 바로 세우려고 하고 있다. 최근 남한 노동운동은 민주노총의 양치기 파업, 형식적인 총파업, 대공장 정규직 노조의 무쟁의 노사화합 선언 등 사회적 합의주의와 노사협조주의에 찌들어 있었다. 그 속에서 기아차 비지회는 진짜배기 파업을 전개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기아차 비지회의 투쟁은 관료화 된 투쟁으로 침체되어 있는 대공장 운동을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는 의미를 갖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기아차 비지회의 투쟁은 단순히 단위사업장의 투쟁을 넘어선 것이다. 그들이 내걸고 있는 요구 또한 전체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겪고 있는 생존권적인 고통을 그대로 담고 있기 때문에 더더욱 이 투쟁은 기아차 비지회만의 투쟁이 아니다.
지난 23일 뉴코아-이랜드 동지들이 정문을 뚫고 기아차 비지회 투쟁에 연대하기 위해 달려왔다. ‘비정규직 철폐!’라는 공동의 목표로 하나가 될 수 있었던 것이다. 정규직, 비정규직을 넘어 서로의 투쟁에 연대하는 것을 기본으로 비정규 악법 폐기 투쟁, 더 나아가 비정규직 철폐 투쟁의 전국적 전선으로 나아가자! <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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