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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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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5-27 11:09:39, 조회:7,984, 추천: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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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장 노조가 야간노동철폐 투쟁의 걸림돌이 될 것인가?
자본과 정권이 유성투쟁에 적극 개입하는 이유
규모가 작은 부품업체에 불과한 유성지회 투쟁에 현대차 독점자본이 직접 개입하고, 경총과 자동차공업협회까지 첨예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명박정권도 자본의 요구에 화답하여 초단 시간 내에 공권력을 투입해서 투쟁을 파괴하려 하고 있다. 자본은 그 이유를 굳이 숨기지 않고 있다.
완성차업체도 실시하지 않는 “주간연속 2교대제”와 “월급제”를 요구하면서 비롯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요구는 노동시간이 줄어 생산량이 감소하는 데도 불구하고, 임금은 종전대로 지급하라는 터무니없는 요구인 것입니다....이러한 사태가 5월말까지 지속될 경우 5만대의 생산 차질과 8500억 원의 매출액 손실이 발생되고, 6월말까지 이어질 경우 생산 차질은 28만대, 매출액은 5조원 손실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2011. 5. 24. 한국자동차공업협회
이렇듯 유성투쟁은 연관산업인 자동차산업의 특성상 완성차에서 곧바로 생산물량조절을 검토하게 하고, 기아차에서는 잔업과 특근을 자본이 일방적으로 취소하도록 하는 등 생산타격을 가했다. 그러나 이러한 직접적인 타격보다도 저들이 밝힌 앞부분 내용에 우리는 주목한다. 그것은 현재 노동운동 진영의 적나라한 상태를 보여주고 있으며, 자본이 가장 첨예한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성명이 밝히는 것처럼, 이 투쟁은 “완성차 업체도 실시하지 않는 ‘주간연속 2교대제’와 ‘월급제’를 요구하면서 비롯”됐다.
물론 현대차지부와 기아차지부에서도 오랫동안 야간노동 철폐와 월급제 쟁취가 주요 요구로 제시돼 왔고, 올해 임단협과 임협에서도 최대 현안이 되고 있다. 자본은 노동시간 단축과 마찬가지로 노동자들의 오랜 투쟁 요구인 야간노동 철폐 요구를 완전히 외면할 수 없게 되었다. 그러자 자본은 ‘현대차 시행 후 3개월 내 시행추진 등의 형태로 도입을 위한 실무TFT 구성 등'이라며 현대차, 기아차에서 주간연속 2교대제 합의가 먼저 이뤄진 뒤에 그것을 기준으로 유성이나 다른 사업장에서 합의가 이뤄질 것을 주문하고 있다.
이와 관련 현대차 윤여철 부회장은 지난 12일 ‘제8회 자동차의 날’ 행사에 참여하여 “주간 2교대는 노사 모두에게 좋은 일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현대차에서는 노사가 합의하여 근무형태변경추진위원회가 가동 중에 있다. 총자본은 현대차에서 노사가 합의한 모델을 가지고 주간연속 2교대제를 실시하려 하고 있다.
현대자동차지부(윤해모집행부)는 이미 지난 2008년 9월 임금손실 없고, 노동강도 강화 없는, 고용불안 없는 이른바 ‘3무’ 원칙을 훼손하는 잠정합의안을 들고 나왔다가 대의원대회와 총회에서 부결된 적이 있다. 현재 현대차지부 이경훈집행부가 어떠한 내용으로 주간연속2교대제 합의를 하려 하는지는 전면적으로 알려져 있지 않다. 그러나 윤여철부회장의 발언, 현대차 시행 후 유성에서 시행 추진을 한다는 문건내용이나 일부 언론에서 알려진 것처럼 현대차 노사가 주간연속 2교대제 실시의 조건으로 시간당 생산대수(UPH)를 30대까지 늘리는 등으로 반노동자적 방식의 합의가 추진되고 있다. 이렇게 되면 3무 원칙의 야간노동 철폐 대신에 노동강도 강화와 임금삭감에 협조하는 형태로 주간연속 2교대제가 실시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유성 노동자들의 투쟁은 이 점에서 자본에 협조적인 근무형태 변경으로 가고 있는 ‘현대차/기아차 본 교섭에 일부 변수’가 되는 것이다.
현대차 노사에 막혀버린 유성 야간노동 철폐 투쟁
일부 진보언론에서는 “현대차에 막혀버린 유성기업 주간연속2교대제”라고 하지만 사실은 현대차 자본과 지부의 합작으로 유성기업의 주간연속 2교대제 투쟁이 막혀버릴 수 있다. 이는 단순히 유성기업뿐만 아니라 3무 원칙으로 지긋지긋한 야간노동을 철폐하려는 염원을 가지고 있는 전체 노동자들의 투쟁을 파괴할 수 있다.
그 동안 노동운동 진영 내에는 ‘대공장의 사회적 책임’ 운운하며 자본과 함께 불우이웃 돕기, 사회공헌기금 운운하는 협조주의 세력들의 움직임이 있었다. 대공장 노조의 진정한 사회적 책임은 비정규직 철폐와 야간노동 철폐에 앞장서서 자신들뿐만 아니라 전체 노동자의 이해를 전면에 내걸고 투쟁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대차지부는 오히려 유성기업의 공권력 투입 이후에도 바로 자신의 요구이기도 한 야간노동철폐 총파업에 나서기는커녕 ‘노사 모두에게 좋은’, 사실은 노동자들의 염원을 굴절시키는 방식의 협상에 집중하고 있을 뿐이다. 현대차 비정규직 파업에 대해서 보였던 현대차 이경훈집행부의 반노동자성이 이번에는 야간노동 철폐 투쟁에서도 또 다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기아차김성락집행부 역시 선전물에서는 공권력 투입을 강력하게 비판하고 있지만 유성 노동자들의 투쟁에 실질적으로 참여하기 위한 행동에 나서지 않고 있다. 화성지회는 기아차 자본이 유성지회 투쟁으로 인해 생산물량을 줄이기 위해 엔진3부에서 일방적으로 잔업을 취소하고 합의된 조립 1, 2, 3 라인의 잔업을 일방적으로 취소하자 “특근 관련 회의록을 준수하라”(화성 함성소식, 2011년 5월 24일)며 6월 생산협조를 거부하고 강력하게 투쟁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하고 있다.
자본의 일방적인 합의파기에 대해 분노하며 투쟁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노동조합이 특근을 요구하며 투쟁한다는 것은 야간노동 철폐, 장시간 노동 철폐라는 노동자들의 염원을 왜곡시키는 것이다. 야간노동과 교대제는 자본이 야간에 사용되지 않는 생산수단의 손실을 만회하고 자연적 한계를 넘어 노동일을 야간까지 연장함으로써 잉여노동을 착취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야간노동 철폐는 같은 노동시간이라 하더라도 야간노동이 노동강도가 배가 되어 사실상 노동시간 연장과 같은 결과를 낳는 것을 막는 노동시간 단축투쟁이다. 이 투쟁은 이윤탐욕을 위해 노동력을 파괴적으로 소모시키는 자본에 맞서서 노동자의 인간다운 삶을 쟁취하기 위한 투쟁이다. 따라서 기아차 노동자들은 장시간 노동을 부르는 특근요구 투쟁이 아니라 특근과 잔업 없이, 야간 노동 없는 실질적인 정취근무만으로 생활임금을 쟁취하기 위한 투쟁에 나서야 한다.
자본은 야간노동으로 노동자를 착취하여 잉여노동을 착취해 왔으면서도 이제 와서는 생산성 향상, 임금삭감 운운하며 근무형태 변경의 대가로 또 다시 이윤을 늘리려 하고 있다. 현대차지부가 3무원칙을 저버리고 노동강도 강화와 임금삭감에 합의하는 근무형태 변경을 합의하게 되고, 기아차지부가 현대차 지부의 눈치를 보며 투쟁을 뒤로 미루는 것으로 야간노동 철폐 투쟁이 패배해서는 안 된다.
유성기업 노동자들의 선도적인 야간노동 철폐 투쟁이 대공장노조의 외면과 타협으로 패배해서는 안 된다. 현대차, 기아차지부가 노동자의 염원을 배신하고 외면하지 않도록, 유성기업 노동자 투쟁이 고립되지 않고 승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현장에서의 대대적인 압박이 필요하다. 자본의 미친 듯한 탐욕에 맞서 승리하는 야간노동 철폐 투쟁에 나서자! <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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