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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노동자정치신문 26호(통합 38호) 목차 / 누가, 왜 이주노동자들을 죽였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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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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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3-02 13:17:01, 조회:4,263, 추천: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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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노동자정치협회(노정협) 홈페이지 : http://lmagit.jinbo.net
TEL : 02-6414-1917 / E-mail : labor04@jinbo.net
노동자정치신문창간26호입니다.
[쟁점] 누가, 왜 이주노동자들을 죽였는가?
[노동1] 현대자동차 전주공장에서의 주야맞교대 부결의 의미
[노동2] 비정규직 조직 편제! 왜 독자성인가?
[노동3] 재난안전기본법! 대공장 죽이기 본격 시동!
[노동4] 자본주의 사회 내에서의 기계도입의 두 얼굴
[현장기고] 대우건설하청노동자들의 투쟁에서 무엇을 배울 것인가? -서울경인 공공서비스노조 현장 활동가
[서평] [임노동과 자본]을 읽고 : 노자간의 적대적 관계를 중심으로 -현장 활동가
[기획연재-교육] 자본주의가 어떻게 생산력의 발전을 왜곡시키는가?
[기획연재-혁명사] 1905년 제1차 러시아혁명(2)
[기고] 공공성의 환상을 넘어 자본에 대항한 교육투쟁으로 나아가자! -실천학회 사람세상-
누가, 왜 이주노동자들을 죽였는가?
인권의식의 부재가 원인인가?
이주노동자들이 참혹하게 죽었다. 평소에 이주노동자들을 테러리스트로 취급하거나 범죄의 온상으로 취급했던 반동적인 부르주아 언론조차도 명백한 이 사실을 부정하지 못한다. 그러나 이주노동자들이 여수보호소 내에서의 화재로 집단 떼죽음을 당했다는 사실은 모든 것을 말하는 것 같지만 사건의 본질과 실체에 접근하는 데 있어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것과 같다. 하지만 부르주아 언론은 아무 것도 말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예의 그 자본가 언론의 눈과 방식으로 사건을 구부리고 조작하고 왜곡하고 은폐한다.
부르주아 언론과 부르주아 정치인들은 너무나 참혹하게 이주노동자들이 죽어갔기 때문에 노골적으로 이주노동자들에게 적대감을 보이지는 않고 있다. 대신에 현상적인 진단과 사건 본질 은폐, 관심을 다른 데로 돌리기 등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들은 이주노동자들의 죽음에 대해 보호소 내의 이주노동자 관리통제의 허점, 소방시설과 방화시설의 미비, 보호소 직원들의 업무태만 등이 사건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외쳐대고 있다. 또한 한 중국인 노동자의 방화에 의해 화재가 발생했다고 하는 의심스런 사실을 기정사실로 몰아가면서 사건의 본질과 아무런 상관이 없는 물 타기를 한다. 그리고 국가배상이 과연 올바른지에 대해서도 슬쩍 문제제기를 한다.
여기서 부르주아 언론과 부르주아 정당, 자본은 근본적인 해결의 방식을 남한 사회에 제안한다.
인권 침해의 소지가 있는 법규는 고쳐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의 마음가짐이다. 외국인 근로자도 똑같이 인간의 존엄성을 지닌 소중한 사람이라는 인식이다. 그들에게도 글로벌 스탠더드에 따른 노동권과 인권을 인정해야 한다.(중앙일보, 똑같이 소중한 외국 근로자 인권)
이들은 인권의식의 부재가 여수참사를 낳았기 때문에 인권의식을 높이는 것으로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자고 외치고 있다. 지극히 관념론적이다. 태초에 행동이 있었던 것처럼 태초에 억압과 차별이 있었다. 자본주의에서 여성에 대한 멸시와 무시는 어디에서 나오는가? 단지 의식의 부재로부터인가? 여성이 자본주의에서 억압받고 있고, 무시당하는 현실이 있기 때문에 여성은 멸시와 무시를 당하고 있는 것이다. 자본주의에서 왜 비정규직 노동자는 무시당하고 차별 당하는가? 마찬가지로 비정규직 노동자는 자본에 의해서 차별당하고 억압과 초과착취를 당하고 있다는 물질적 조건 때문에 무시당하고 차별을 당하는 것이다. 차별의식 이전에 차별이 존재하고 있다. 단순히 차별의식을 없앤다고 해서 현실적인 차별과 억압이 없어지지는 않는다.
물론 여성과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현실적, 물질적 차별과 억압의 조건에 의해서 만들어진 차별의식은 현실의 차별을 더욱 크게 만든다. 그래서 의식개혁 운동은 필요하다. 그러나 의식개혁 운동은 현실의 물질적 모순들을 구체적으로 해결해 나가는 실천과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 부르주아 언론은 국제적 기준에 따른 노동권과 인권을 인정해야 한다면서도 노동조합 인정, 사업장 이동의 자유 등 구체적인 요구에 대해서는 게거품을 물면서 반대하고 있다.
자본에게 있어서는 자유와 마찬가지로 인권도 보편적인 개념이 아니고 제한적이고 자본을 위한 자유와 인권이다. 자본은 자유와 인권을 말하면서도 자본의 권리와 질서를 조금이라도 침해하는 자유와 인권을 말하면 곧바로 적대적으로 변한다. 자본에게 자유와 인권의 본질은 누구나 누려야 하는 보편적 원칙이 아니라 부르주아적 권리의 지평을 넓히고 침해받지 않을 권리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1793년 헌법) 제16조 : 사적 소유의 권리는 각자의 재화와 수입, 각자의 노동과 근면의 과실을 자기 의지대로 향유하고 처분할 수 있는 모든 시민의 권리이다.
맑스는 프랑스 부르주아 혁명에 의해 만들어진 헌법을 인용하면서 “사적 소유라는 인권은 타인과의 관계는 일체 단절한 가운데 사회와도 무관하게 자신의 재산을 마음대로 향유하고 처분할 수 있는 권리, 즉 자기만의 이용의 권리이다.”(유태인 문제에 대하여)라고 자본가적 편협함과 이기주의를 비판했다. 또한 “이기적 인간의 자유와 이 자유의 승인은 차라리 그 이기적, 인간적 삶의 내용을 형성하고 있는 정신적, 물질적 요소들의 고삐풀린 운동의 승인이다.”라고 통렬하게 덧붙이고 있다.
실제 그랬다. 이주노동자의 죽음의 직접적인 원인을 제공했던 고용허가제에 대해 자본은 “정부의 방안은 사용자에게 원활하고 신속하게 외국인력을 공급하면서，동시에 산업연수제에서 노정(露呈)됐던 문제점을 예방할 수 있는 나름의 시스템을 갖춘 것이라 할 수 있다.”고 찬성했다. 이들은 “고용허가제에 의한 외국인력 도입 등으로 5인 이상 사업장의 인력부족 현상이 다소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한국경제)면서 철저하게 자본의 입장에서 고용허가제 도입을 바라봤다.
자본이 고용허가제를 비판한 것은 고용허가제의 도입에도 불구하고 ‘불법체류자’가 늘어났다는 점과 “중소기업은 여전히 인력난을 겪고 사업주들은 처벌의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심지어 “고용허가제 도입 당시 외국인력 도입을 경제적 문제가 아니라 인권문제로 접근하는 모습마저 보였다.”고 하고 있다. 프랑스에서 불법체류자를 눈감아주고 나중에 합법화하는 정책으로 인해 인종폭동의 문제를 겪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인권문제로 접근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자본은 고용허가제가 도입되면서 생긴 이주노동자에 대한 폭력적인 단속과 강제추방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눈을 감았고, 이주노동자의 노동3권의 보장, 사업장 이동의 자유에 대해서는 침묵했다. 결국 자본이 여수참사에 대해서 인권문제를 운운하는 것이 얼마나 기만적이고 위선적인 것인지를 알 수 있다. 따라서 자본주의 사회의 근본적인 모순을 은폐하면서 이주노동자에 대한 감상적인 동정이나 인권의식의 보장을 말하는 것은 문제를 본질적이고 근본적으로 바라보지 못하게 하고 직접적인 해결을 가로막는다.
이주노동자의 인권의 상실과 참혹한 죽음은 자본주의의 재산권을 보호하는 자본가를 위한 인권이 거침없이 행사된 결과이다. 우리 사회의 급진적인 지식인임을 자처하고 있는 박노자의 경우에도 이주노동자 문제에 있어서는 근본적으로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그들을 사면하여 차후 귀화 자격이 부여되는 합법 체류자로 만든다면 다민족 공동체 만들기에 기여하고, ‘불법체류’와 같은 약점으로 말미암아 생기는 인권 침해를 줄이고, 노동자가 필요한 경제에 도움을 주는 일거삼득의 묘책일 것이다.(한겨레신문, 박노자, ‘이민 받아들이기를 왜 거부하는가?’)
박노자는 체류기간을 3년으로 제한하고 사업장 이동의 자유를 제한하는 현행 고용허가제를 노동허가제로 단계적으로 대체해가면 인권 보호나 다민족 사회 만들기 차원에서뿐만 아니라 ‘경제’차원에서도 ‘이로움’이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주노동자 문제에 대한 박노자의 이러한 주장은 자본주의의 현실을 이해하지 못하는 어설픈 급진적 지식인의 모습을 보여준다.
박노자의 말대로 고용허가제를 폐지하고 노동허가제를 도입하면 자본이나 노동자나 다 좋은 일인가? 이주노동자에게 억압적이고 폭력적인 현재의 이주노동자 정책은 남한 자본의 이해를 위해 만들어졌다. 자본주의에서 노동자와 자본가의 이해는 서로 적대적이다. 노동자에게 도움이 되는 노동허가제는 자본의 이해에 치명적으로 타격을 입힌다. 그래서 자본은 이주노동자에 대한 인권보장을 말하면서도 이주노동자의 인권을 보장하는데 있어서 핵심이 되는 노동허가제에 대해서는 단 한 마디의 언급도 하지 않는 것이다.
강제단속, 강제추방, 인권유린, 화재참사는 직접적으로 고용허가제를 실시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졌다. 단속반원들은 자본가 정권의 이주노동자 정책을 시행하기 위해 이주노동자가 도망치다가 죽는 한이 있더라도 강제단속을 한다. 여수보호소는 또한 이주노동자가 불에 타 죽는 한이 있더라도 자본가 국가의 정책에 충실하게 이주노동자의 탈출을 무조건적으로 막아야 한다.
누가 여수 보호소의 이주노동자들을 죽이고, 왜 죽였는가? 이러한 질문은 이주노동자를 죽인 책임주체와 그 원인에 대해서 묻는 것이다. 우리는 남한 자본과 자본주의 체제가 여수에서 이주노동자들을 참혹한 죽음으로 몰아넣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면 왜 죽였는가? 남한 자본과 자본주의 체제가 일부러 이주노동자들을 죽이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주노동자들을 죽인 원인은 자본이 이주노동자를 고용하고 이주노동자에 대한 억압과 폭력, 야만적인 탄압을 할 수밖에 없는 남한 자본주의의 이해를 분석함으로써 파헤칠 수 있다.
남한 자본주의는 왜 이주노동력을 사용하는가?
자본은 이주노동자들을 고용하는 것은 마치 저출산으로 부족한 노동력을 메우기 위해서인 것처럼 말한다. 하지만 남한에서 노동력은 절대적으로 부족하지 않다. 오히려 남한에서는 한편으로는 실업문제가 심각하다. 남한 자본이 이주노동자를 받아들이는 것은 절대적인 인력이 부족해서라기 보다는 효과적으로 착취할 수 있는 노동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남한 자본은 초저임금으로 이주노동자를 고용하여 비용을 줄이려 하고 있다. 남한의 노동자들의 임금은 이주노동자들보다 상대적으로 높다. 그것은 자본주의가 발전하면서 남한의 노동자들이 투쟁하여 노동력의 재생산비를 전반적으로 높였기 때문에 이주노동자들만큼의 초저임금을 감내하면서 일하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노동력의 재생산비는 그 사회의 역사적, 사회적, 문화적 배경에 따라 달라진다. 그러나 이 노동력의 재생산비는 한 국가 내에서 똑같이 적용되지 않는다. 남한의 노동력 재생산비는 조직된 대공장 노동자들을 사회적 기준으로 하여 차별적으로 적용된다. 자본은 미조직 노동자, 여성 노동자들과 비정규직에게는 노동력의 재생산비를 차등적으로 적용한다. 따라서 자본은 고임금론, 노동귀족론 등의 이데올로기적 공세를 통해 조직된 노동자들의 임금을 낮추고 이를 기준으로 전체 노동자들의 임금지급을 낮추려고 한다.
남한 자본은 이주노동자에게는 남한의 미조직, 이주, 비정규직 노동자들보다 더욱 더 낮은 임금을 지급한다. 그것은 보통 남한 보다 노동력의 재생산비가 낮은 국가에서 이주해온 노동자들이기 때문에 가능하다. 남한 자본은 이주노동자들의 노동력의 재생산비를 남한의 사회적, 경제적 수준에 맞춰 지급하지 않고 오직 국적에 따라 지급한다.
이주노동자들의 노동력의 재생산비는 이주노동자들이 자국에서 노동력을 형성하면서 쌓은 교육, 숙련 등 과거의 재생산비와 남한에서 거주하면서 자고, 먹고 생활하는 현재의 노동력의 재생산비를 합해서 지급해야 한다. 그러나 이주노동자들이 남한에서 오래 거주하게 되면 자본은 점차적으로 남한의 노동력의 재생산비를 기준으로 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자본에게 이주노동자 고용의 필요성은 점점 더 떨어지게 된다.
남한 자본에게는 이주노동자들이 언제나 타국의 노동력이어야 한다. 이런 점에서 노동자의 국적을 따지는 민족주의와 남한 국가의 우월성을 강조하는 국가주의는 자본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타국의 노동자들을 차별할 수 있는 이데올로기적 근거가 되기 때문이다. 자본은 이주노동자가 언제나 타국의 노동력이 되게 하기 위해서 체류를 3년으로 한정한다.
정부정책의 기조는 ‘로테이션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로테이션 정책’이란 서국국가들이 이주노동자 유입 초기에,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하며 자국의 경제적인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만든 정책이다. 국내 경제 상황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이주노동자들을 받아들이기는 하지만, 일정기간 체류한 이주노동자들을 계속 새로운 이주노동자들로 교체시키면서 그들의 정착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겠다는 의지다.(인권운동사랑방 사회인권위원회, ‘인간답게 살 권리’)
자본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2년 계약으로 해서 시장 상황에 따라 언제나 내치고 받아들이고 이를 빌미로 노동력의 재생산비를 높이지 않으려 한다. 자본에게 이주노동자는 국적이 다른 비정규직 노동자이다. 자본은 3년 동안의 한시적 고용으로 3년이 넘으면 이주노동자들을 추방하고 시장수급 상황에 맞춰 적정한 규모의 새로운 노동력을 받아들인다. 남한 자본가 국가는 여전히 미등록 이주노동자에 대한 강제추방 정책을 쓰면서도 올해에만 10만 9600명의 새로운 해외 노동자들을 받아들이려 한다. 추방과 새로운 유입 같은 자본의 로테이션 정책은 이주노동자들의 조직화를 막고 효과적으로 통제관리 하기 위한 수단이다.
자본이 이주노동자의 사업장 이동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은 이주노동자가 시장의 수요공급 원리에 맞춰서 임금을 높이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만약 이주노동자들에게 사업장 이동의 자유가 주어진다면 이주노동자는 임금을 더 주는 사업장에 취업하거나 사업장 이동을 무기로 기존 업체에서 임금을 더 줄 것을 요구할 것이기 때문이다.
자본은 해외 식민지를 통해 값싼 노동력을 사용해왔다. 현재 대자본은 직접적인 해외 현지 생산을 통해 자본이 진출한 국가의 값싼 노동력을 사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중소자본은 해외에 직접 생산공장을 건설하고 값싼 해외 노동력을 사용할만한 자본력을 갖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자본을 위해 자본가 국가는 해외의 이주노동자들을 수입해서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국내공장을 가지고 있는 대자본의 경우에도 해외의 이주 노동력을 사용하고 싶어 한다. 최근 조선업종의 자본가들도 이주노동노동자 고용의 확대를 원하고 있다. 다만 총자본은 모든 산업에서의 이주노동력의 사용은 남한 노동자들의 실업문제를 높여서 사회를 불안하게 할 것이기 때문에 이주노동자 사용의 업종을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남한의 자본이 원하는 한 전체 산업으로 이주노동력의 사용은 점차적으로 확산될 것이다.
이주노동자들은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마찬가지로 반실업 상태의 노동자들이다. 자본주의에서 실업자(산업예비군)의 존재는 자본에게는 마르지 않는 노동력 제공의 저수지 역할을 한다. 자본은 실업자와 취업자의 단결을 봉쇄하여 실업자를 근거로 해서 취업노동자를 협박한다. 자본은 취업노동자가 말을 듣지 않고 임금을 높이려 한다면 언제든지 대기하고 있는 실업노동자를 대체해 쓰겠다고 하여 취업노동자의 요구를 봉쇄해 버린다.
이주노동자들의 반실업 상태는 이주노동자로 하여금 이중적인 역할을 하도록 한다. 자본은 이주노동자들의 초저임금과 열악한 노동조건과 장시간 노동을 통해서 국내 노동자들의 임금과 노동조건을 낮추고 노동시간을 연장하려 한다. 반면에 해외에서 입국을 기다리는 수많은 미취업 노동자들의 존재는 국내 이주노동자들이 남한 노동자들만큼의 임금과 복지, 노동조건을 요구하는 것을 가로막는다. 결국 “과잉인구는 자본축적의 지렛대”이고 “언제나 착취할 수 있는 인간재료”이다.
자본주의는 노동자의 자유의사에 의해 노동력을 팔 수 있는 법적인 자유가 있다. 그러나 이 자유는 생산수단이 없는 노동자가 취업하지 않으면 굶어죽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강요된 족쇄가 채워진 자유이다. 현대의 노동자들은 오랜 투쟁을 통해서 식민지 노동자들에 비해서 법적권리를 향상시켜왔고, 인격적 권리를 보장받아 왔다. 그러나 이주노동자들은 이러한 발전된 자본주의의 성과물들을 국적이 다르다는 이유로 전혀 누리지 못하고 있다. 이주노동자들은 자국에 들어온 현대의 식민지 노동자들과 같다. 자본은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초과착취를 통해 초과이윤을 벌어들인다.
사업장 이동의 자유 박탈 같은 인신의 억압과 욕설, 폭력, 성희롱 등 비인격적 대우를 받으면서도 극도의 저임금과 임금체불, 열악한 노동조건 속에서 장시간 노동에 시달린다. 발전된 자본주의 속에서도 여전히 봉건적 조건으로 준노예적 억압과 착취로 신음하고 있다.
자본주의적 생산을 추진하는 동기, 그리고 그것을 규정하는 목적은 자본을 가능한 최대한으로 증식시키는 것 다시 말하면, 가능한 한 최대한의 잉여가치를 생산하는 것, 따라서 가능한 한 최대규모로 노동력을 착취하는 것이다(맑스, 자본론 1권)
이주노동자들은 이러한 자본의 냉혹한 착취욕 앞에서 제도적, 법적, 사회적 권리의 영역 밖으로 내동댕이쳐져 죽어가고 있다. 자본의 끝없는 착취욕에 맞서는 투쟁이 없다면 이주노동자에 대한 폭력적인 단속과 야만적인 추방, 보호소 인신감금, 여수에서 참사 같은 비극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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