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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87호] 6. 25 화물연대 파업 그 이후! -화물연대 부산지부 조합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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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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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7-30 21:58:02, 조회:5,055, 추천:3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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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25 화물연대 파업 그 이후!
화물연대 부산지부 조합원
전국운수산업노동조합 화물연대본부의 2012.6월 파업이 전국에서 5일 동안의 위력적인 투쟁을 접고 막을 내렸다. 돌이켜 보면 아쉬움을 넘어서 허탈과 상실감만이 가득한 결과를 안고 투쟁을 접은 것이다.
이는 여러 가지 현실 조건과 주변 상황의 제약에 의해 만들어진 측면이 있을 수 있겠으나 가장 큰 요인을 꼽으면 중앙지도부의 투쟁의지가 조합원대중들의 끓어오르며 분출하는 폭발적인 투쟁성, 그 분노와 증오에 비해 나약하기 그지없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그 나약한 의지에 의해 파업상황이 확대되고 투쟁의 불길이 번지는 것을 걱정하고 경계하며 서둘러 투쟁을 종료하고 마무리시키는 것만 골몰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 같다.
실제 운송료 30% 인상, 표준요율제, 기름값 인하, 노동기본권 등의 제 투쟁목표 중 그 어느 것 하나 쟁취하지 못하고 고작 화물운송연합회와의 CTCA(컨테이너 운송사업자협의회)교섭 부문에서만 애초의 30% 인상요구에 절반에도 못 미치는 지키나 마나한 법적근거도, 턱도 없는 9.9% 인상안에 합의하고 그 합의결과를 조합원찬반투표에 부쳤다.
그 결과 지도부의 투쟁의지가 없음을 확인한 조합원들과 비조합원들의 파업파괴 행위를 보며 상실감에 가득찬 조합원들이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합의안에 찬성표를 던졌고 투쟁은 계속되어야 한다는 결의에 찬 조합원들의 분노의 함성은 메아리로 묻히고 말았다.
이는 명백히 지도부의 조합원대중에 대한 기만이며 스스로의 존재가치에 대한 부정이다. 화물운송노동자들의 업종과 지역은 물론 운송하는 화물의 형태는 말 그대로 천태만상이다. 컨테이너는 그 많은 형태중의 한 분야에 불과할 뿐이다. 그런데 이 땅 38만의 전체 화물운송노동자를 대변하는 투쟁의 구심조직이라는 화물연대가 고작 CTCA 교섭이라는 특정분야의 콩고물 하나에 파업을 접는 기가 막힌 현상으로 귀결된 것은 결국 지도부가 스스로 투쟁을 하려는 의지가 없이 아래로부터 분출하는 대중들의 분노와 함성, 아우성에 의해 어쩔 수 없이 투쟁하는 시늉만 적당히 하다가 약간의 파업종료 재료인 콩고물이 나타나자 조합원들의 투쟁의지에 찬물을 끼얹으며 몰염치와 계급협조로 본성을 드러내며 나타난 결과이다.
언론에 '더 이상 파업으로 인해 국가물류가 마비되는 상황을 두고 볼 수 없어서 파업을 종료 한다'는 어처구니없는 발언이나 하는 정신의 소유자들이 지도의 위치에 있는 이상 조직의 발전이나 투쟁의 승리를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파업이 종료되자마자 화물연대 홈피 조합원게시판에는 투쟁의 결과와 투쟁을 회피하는 지도부에 대한 성토와 비판의 의견들이 줄을 이었다.
특히 현장조직인 화물현장노동자회의 성명서는 투쟁패배에 대한 책임을 지고 지도부전원 사퇴와 함께 비대위를 구성하고 하반기에 치룰 예정인 임원선거를 연기하고 하반기 총력투쟁을 준비해야한다는 주장이다. 일면 타당하고 정확한 지적이다. 그러나 지도부는 꿈쩍도 하지 않을 뿐더러 일언반구도 자성의 표현조차 없다.
매 투쟁마다 지도부가 사퇴하고 비대위가 구성될 수는 없는 일일 것이다. 하지만 이번 투쟁처럼 봇물처럼 터지는 조합원들의 자발성에 기초한 역동적인 투쟁의 기운을 사그라트린 지도부의 반조직적인 행태는 양심이 있는 지도부라면 스스로 자신의 과오와 지도의 부실에 대해 책임을 지고 사퇴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그러나 천박한 관료주의의 지도부는 자신들의 과오를 인정할 줄 모른다.
결성 이후 이때까지 10년의 투쟁동안 투쟁의 결과에 책임을 지고 사퇴한 지도부가 화물연대의 역사에서는 없었다. 얼마나 시간이 더 많이 흘러야 투쟁 패배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하는 지도부를 볼 수 있을까?
화물연대 파업은 조합원이 중심이 되어 비조합원들을 견인하여 함께 생존의 극한까지 치달으며 조직의 명운을 걸고 벌이는 계급간의 전투이다. 이러한 전투에 임하는 지도부는 말로만이 아닌 진정으로 조직과 조합원을 위해 구속이나 일신의 안위를 돌아보지 않고 그 어떠한 탄압에도 굴하지 않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그러한 지도부의 모습이 조합원들이 지도부를 신뢰하고 투쟁의 일선에서 가열차게 싸울 수 있는 힘으로 나타날 것이다.
그러나 본부장부터가 투쟁하다가 구속되기 싫다고 한다는 이야기가 조합원 대다수가 알고 있는 암암리에 공유되는 비밀인 상황이다. 그러나 공식석상에서의 본부장의 “구속을 포함한 어떠한 탄압에도 목숨을 걸고 투쟁할”거라는 발언과 연설들이 조합원들에게 혹시나 하는 기대감을 갖게 만든 것도 사실이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말장난에 불과한 역시나가 되어버린 것이다. 이런 나약한 지도부의 조합원에 대한 배신과 사기에 어떻게 투쟁의 승리를 바랄 것인가? 화물연대 지도부의 목숨 건다는 발언들은 그야말로 립서비스에 불과하다.
탄압이 몰아친다!
파업 이후 후유증을 시급하게 극복하자!
투쟁을 조직하지도, 투쟁의 선봉에 서지도, 조합원을 위한 협상도 하지 않고 오로지 투쟁을 접을 묘책만 강구한 결과가 당연한 수순처럼 투쟁패배의 후과로 나타나고 있다. 투쟁이 끝난 이후 지배계급의 무자비하고 야만적인 화물연대 조직파괴를 위한 사냥은 예상보다 훨씬 광범하고 악랄하게 자행되고 있다.
화물차량 방화의 주범으로 화물연대를 지목하는 보수 찌라시들의 준동과 도움으로 자연스럽게 탄압이 진행되고 있다. 증거도 없이 조합원을 구속하고 변호사외에는 일체의 면회도 불허하고 허위와 거짓자백을 요구하며 조합원과 그 가족들에게 법에서 허용한 수준을 무시하고 압수수색을 하고 그 과정에서 조합원과 그 가족에게 무릎을 꿇리고 일명 원산폭격의 머리박기를 시키는 등의 조폭보다 더 한 행동으로 인권유린과 탈법을 자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탄압의 연장으로서 화물연대가 조직적으로 방화를 했다며 부산과 울산의 지부와 지회,분회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화물연대 부산지부는 7월23일 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안탄압을 자행하는 경찰의 비열한 태도에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며 탄압에 대한 저항을 예고하고 있다. 이러한 지배계급의 탄압은 투쟁이 승리할 때는 약하고 보잘것없는 수준이지만 패배한 투쟁일 때는 여지없이 휘몰아친다는 것을 우리는 지난 10년의 세월동안 충분히 경험했다.
그러나 알면서도 또다시 과오를 되풀이 하는 것은 관료주의에 찌든 지도부의 타성과 계급협조주의에서 기인할 것이다. 또한 이러한 저급한 지도부를 척결하지 못하는 현장 활동가들의 무능력에서 비롯되는 문제이기도 하다.
예견된 탄압 수순이 착착 진행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투쟁은 여전히 희망적이다. 전투적이고 변화를 열망하는 건강한 조합원들이 조직의 확대, 강화, 발전을 염원하며 현장을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땅 노동자계급의 전투부대로서의 화물연대조직은 비정규직 특수고용노동자라는 암울한 자신의 처지를 딛고 일어나 저항과 투쟁을 스스로 조직할 것이기 때문이다.
탄압이 몰아쳐도 화물연대 조직은 굳건하다. 또한 더욱 강력해질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의 투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시 전개될 우리의 투쟁을 위해서 너무나도 절실하고 꼭 필요한 것은 지도부의 거듭남과 조합원대중의 의식의 개혁, 현장의 활기찬 생동이겠다. 이제까지의 통과의례와 성장의 진통을 반면교사로 삼아 우리는 전진해야 하고 또한 승리해야 한다.
노동해방의 그날을 위해 한발 한발 진군하는 우리의 내일을 위해 투쟁! <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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