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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25호] 왜 택시 현장에서는 끝없이 열사가 만들어지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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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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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3-02 01:10:30, 조회:2,849, 추천: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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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택시 현장에서는 끝없이 열사가 만들어지는가?
사측과 진행한 임금협약 최종안이 임금삭감 등 개악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민주택시연맹 인천본부는 조합원 총회도 거치지 않은 채, 직권조인 했다. 이에 항의하며 2007년 1월 23일 민주택시연맹 조합원 전응재 동지가 우창기업 노조사무실 앞에서 분신 사망했다. 민주노총 소속인 민주택시연맹 조합원이, 노조의 어용 짓거리에 항의하며 분신한 것이다!
민주노총 내에서 어용노조에 항거한 열사
임금협약을 두고 김익환 분회장의 불신임투표를 주도한 적이 있던 핵심 조합원 3명이 부당하게 해고됐다. 여기에 노동조합이 동참했다. 민주노총 내에서 노동조합과 사측의 합작품으로 해고자가 발생한 것이다. 이렇게 노사협조주의가 이미 팽배한 상태에서 일어난 이번 분신은 더 이상 자본과 정권만 열사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노사협조주의가 일상화 된 어용노조도 열사를 만들어낸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해준다! 우리의 과제는 명확하다! 자본과 정권은 물론이고 어용노조와의 투쟁도 끈질기게 이어나가야 한다!
노동조합은 현장에서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사안에 대한 투쟁은 물론, 임금인상투쟁과 단협 갱신투쟁 등 모든 것을 철저하게 노동자계급의 입장에서 진행해야 한다. 그렇지 않은 노동조합은 자본의 하수인인 ‘어용노조’일 뿐이다! 이러한 노조의 행태에 조합원들이 농성과 항의를 하였지만, 노조는 사측이 하는 짓거리를 똑같이 배워 사탕발린 말속임수로 어영부영 넘어가려고 했다. 노동조합이 노동자의 권익을 대변하기는커녕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몰았다!
자본과 정권 뿐 아니라 이제 노조에서도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 얼마나 분하고 원통했으면 노동조합 사무실 앞에서 분신을 했겠는가! 노동자의 생명을 송두리째 자본과 정권에게 헌납한 비정규법안 야합에 맞서 한국노총을 점거하며 항의하던 노동자를 공권력을 동원해 끌고 갔던 한국노총처럼, 아니 더 기막힌 작태가 민주노총 안에서 일어난 것이다. 경악을 금치 못할 일이 우리 눈앞에서 계속 펼쳐지고 있다!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에서 민주택시연맹으로... 그러나 달라진 것은 없다!
“97년 2월, 전택노련 위원장 선거에서 연맹의 어용성과 부패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하고 나서 본격적인 전국조직건설에 박차를 가하게 되었다.”(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 연혁)
“택시노련이 설립된 지 10년 동안 사업주와 결탁하여 택시노동자들의 삶을 질곡으로 빠뜨리고 택시제도를 후퇴시킨 기존 전택노련의 어용성과 모든 비민주적이고 반노동자적 요소를 반대하며 …… 그동안의 질곡의 삶을 깨뜨리고 철저히 현장중심의 사업을 통해 진정 조합원이 주인 되는 민주연맹으로 거듭나 조합내의 민주주의 실현과 택시노동자의 숙원인 완전월급제의 쟁취와 택시제도 개선, …… 택시노동자의 비참한 현실을 타파하고 택시노동자의 인간다운 삶의 쟁취를 위해 투쟁할 것이다.”(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 창립선언문)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의 어용성에 억눌린 택시노동자들의 염원을 모아 택시노동자들은 민주택시연맹을 건설했다. 그러나 전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이자 전 민주택시연맹 위원장이었던 강승규는 지난 2005년 택시사업자 협회로부터 사업자 측의 부가가치세 경감분 관련 정책에 협조를 부탁받고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민주택시연맹은 부가가치세 경감분을 택시노동자 전원에게 공평하게 배분하라는 입장에서 부가가치세 경감분 중 일부를 조합기금으로 쓰는 입장으로 바꾸었다. 이것은 노조원 모두에게 돌아가게 하는 입장에서 후퇴한 것이며, 노조 집행부가 개인적으로 쓸 수 있는 유인이 존재하는 것이다. 민주택시연맹이 그동안 보여주고 있는 모습은 택시노동자의 민주노조를 향한 염원들을 외면하는 모습뿐이다.
전응재 동지가 분신한 이유가 무엇인가!
밀실에서 진행된 협상을 조합원들에게 수용하기를 강요하고 이에 항의하여 조합원들이 합의서에 대해 찬반투표를 묻는 조합원 총회소집을 요구하였는데도 불구하고, 노조는 한 술 더 떠서 그 총회를 임금협약 설명회 형식으로 대체했다. 민주택시연맹 인천본부는 이미 민주노조의 기풍을 상실했다. 위에서 간부들끼리, 그것도 회사와 결탁하여 짜고 치는 행태는 관료주의이자 노사협조주의이다! 전응재 동지도 이러한 비민주적인 노조에 항의하며 분신한 것이다!
그러나 민주택시연맹은 “분신에 이르게 된 이유에 관하여 유서가 없어 보다 구체적이고 정확한 진상규명이 필요하다. 그리고 참혹한 택시노동의 고통에 시달려 왔던 택시노동자가 택시회사를 상대로 분노와 항의의 의사표시로 분신한 것이고 열악한 택시노동조건과 택시회사에서 일상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노동탄압, 잘못된 택시정책이 빚은 결과라 하지 않을 수 없다”는 입장을 발표함으로써 자신들의 반동성을 은폐하고 있다.
또한 조합원들이 항의하자 연맹위원장은 “교섭위원 교체 및 재교섭 가능”을 약속하며 해산시켰다. 하지만 약속은 이행되지 않았다. 상급단체인 연맹에서도 인천본부의 행태를 방관한 것이다. 이렇게 전응재 동지는 택시자본 뿐 아니라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과 다를 바 없는 민주택시연맹의 어용성에 의해 죽임을 당한 것이다!
조직된 힘으로 다시 민주노조를 건설하자!
택시 현장에서는 20명이 넘는 동지들이 열사가 되었다. 한 사업장에서 이렇게까지 많은 열사가 나온다는 것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일이다. 이렇게까지 된 것에는 그만큼 택시자본의 노동탄압이 거셌기 때문이다. 인천지역 택시노동자들만 보더라도 월평균 최저임금 727,320원에 크게 미달하는 584,160원의 통상임금을 받고 있으며, 통상시급 또한 시간당 최저임금 3,480원에 미달하는 2,655.4원을 적용받고 있다. 또한 택시자본 뿐 아니라 노조도 거기에 발맞춰 반동화 되었다는데 원인이 있다. 그리고 활동가들이 조직되지 못하고 각개격파 되어 있다는 것에도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그렇다면 택시활동가들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민주택시연맹의 연혁과 창립선언문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것들을 쟁취하기 위해서라도 택시노동자들은 내부투쟁을 통해 민주노조의 깃발을 세우고, 전망을 찾아나가야 한다. 지금 작지만 이러한 움직임들이 일어나고 있다. 전응재 동지의 분신에 원통해하고 분노하며 조합원들은 “지역본부와 연맹이 조합원을 죽였다.”, “왜 전응재 조합원이 분신을 했는지 택시연맹은 다 알고 있다. 얼마 전에도 택시연맹을 찾아가 규약을 위반하고 있는 지도부를 징계해야 하는데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고 항의했다. 이런 상황에서 분신한 이유를 모르겠다는 것은 사용자들의 자세와 한 치도 다르지 않다.”는 말을 하고 있다. 또한 민주택시연맹 자유게시판에는 어용노조에 항의하는 글들이 빗발치고 있다. 이러한 분노들을 모아내는 작업이 지금 택시사업장 내의 활동가들의 과제다. 지금부터 임금협약 폐지와 완전월급제 쟁취를 위해 현장에서부터 싸움을 만들어나가자! <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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