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기고>
현대자동차 5공장 비정규직
정리해고 반대와 불법파견 투쟁
5공장 정리해고 반대투쟁
현대자동차 비정규직노조는 5공장 42명에 대한 정리해고 투쟁을 마무리하고 불법파견 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5공장 정리해고 반대 투쟁과 관련하여 합의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농성중인 비정규직 노동자 10인 중 기합의 된 4인은 10월12일 5공장 내로 즉각 복직한다.
▶농성중인 비정규직 노동자 10인 중 5인은 1개월 안에 5공장 내로 복직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2개월을 넘기지 않는다.
▶농성중인 비정규직 노동자 10인 중 한시하청 1인은 1개월 안에 5공장 내로 복직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2개월을 넘기지 않는다. 단, 공정이 없는 경우 타 공장으로 전환배치 할 수 있다.
▶임금은 해고 시 임금에 8월 임금인상 분 316원을 적용하되 근속은 불인정한다.
▶출입문제와 관련해서는 방문목적을 정확히 명시할 경우 출입을 허용한다.
▶현대자동차(주)를 상대로 한 부당해고구제신청을 취하한다.
▶이 외 면책합의와 관련해서는 현대자동차(주)가 이번 사안관련 고소 고발을 하지 않는 것으로 현자노조와 약속하고, 퇴거강행가처분신청은 취하 한다.
비정규직 노조는 5공장 갤로퍼부 42명 정리해고 반대 투쟁을 평가조차 할 겨를도 없이 숨 가쁘게 새로운 투쟁을 하고 있다. 5공장 정리해고 문제는 비단 5공장의 문제로만 국한될 수 없었다. 2공장 에쿠스 부서와 1공장 모듈합리화 공사, 3공장 해외공장에 따른 구조조정 등의 문제로 현장은 정리해고의 칼바람 앞에 놓여 있었기 때문이다. 이미 전공장에 걸쳐 정리해고를 당하고 있거나 정리해고를 앞둔 상황에서 5공장 문제는 한 사업부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공장의 문제로 대두될 수밖에 없었다.
모듈화에 따른 5공장 갤로퍼부의 42명 정리해고 문제는 올 임단협 투쟁이 있기 전부터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비정규직 임단협(정규직 노조는 임투였다)투쟁이 사실상 종결되고 2,3차 노동자들의 파업투쟁으로 인해 비정규직노조의 공식적 첫 파업이 성사된 후 비정규직 노동조합의 임단협은 마무리되었다. 그리고 이어진 5공장 갤로퍼부 42명의 정리해고 반대 투쟁은 주체 노동자들에게는 어렵고 힘들었던 투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정리해고를 분쇄하는 대중투쟁으로 나아가지는 못했다.
그 이유는 첫 째, 비정규직 노동자(정리해고자)들은 애초부터 낮은 단계의 요구를 잡았다.
5공장 갤로퍼부에서 42명 해고와 동시에 같은 공장 내의 산타모부는 정규직 신규충원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이때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정리해고 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정규직화’를 요구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무급휴직 반대’, ‘산타모부로의 기득권 저하 없는 전환배치’로 낮춰서 요구했다. 이후 이러한 요구는 나중에 더욱더 후퇴하여 합의될 수밖에 없었다.
둘 째, 42명에 대한 조직화를 사실상 포기함으로써 현장 대중을 조직하지 못했다.
비정규직 노조는 단기계약직, 한시하청이란 이유로 42명 전체를 투쟁의 주체로 만들지 못했다. 이는 처음부터 비정규직노조 내부에서 한시하청을 스스로 인정함으로써 10여명의 조합원만의 투쟁으로 가져가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이로 인해 5공장 다수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반드시 정리해고를 분쇄해야 함을 설득하지 못하게 되었으며 다른 사업부 노동자들도 설득하지 못하게 되었다.
세 째, 정리해고 투쟁은 아래 현장으로부터 분쇄될 수밖에 없다.
10여명의 정리해고 동지들이 철야농성과 단식농성, 안기호 위원장의 40여일의 단식농성은 그자체로 어렵고 고단한 투쟁이다. 그리고 10여명의 동지들이 가열차게 투쟁을 전개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현장대중 투쟁을 만들지 못함으로써 사측을 상대로 한 정리해고 반대투쟁이 정규직 노동조합과 정규직 대의원 및 활동가들을 압박하는 투쟁이 되어 버렸다.
5공장 정리해고 투쟁은 끝났지만 앞으로 현장은 구조조정의 칼바람으로 소용돌이 칠 것이다. 1공장 모듈합리화와 2, 3공장 생산물량의 해외생산 가동 등으로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정리해고에 이어 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구조조정도 본격화 될 것이다.
불법파견 투쟁
비정규직 노동조합은 5월 27일 12개 업체를 대상으로 불법파견 진정서를 제출하여 9월 22일 10개의 업체에 대한 불법파견 판정을 노동부로부터 받았다. 또한 현대자동차노동조합은 8월 20일 울산공장 101개 업체, 전주공장 12개 사내 협력업체에 대한 집단진정을 하였다.
현대자동차노동조합과 비정규직 노조, 아산사내하청지회, 전주 하연투 등 4주체가 모여 ‘연대회의’를 통해 큰 틀 내에서(노동부, 양재동 본사 항의투쟁/뺏지 달기/교육선전 등) 공동 투쟁을 모색하고 있으며 비정규직 노동조합은 9월 22일 총력투쟁본부로 전환하여 불법파견 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비정규직노조 각 사업부는 불법파견 투쟁이 활동가만의 투쟁이 아닌 현장 아래로부터의 대중투쟁으로 전개되어야 하고 그러한 투쟁이 전개되지 못한다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고 인식하고 있다. 따라서 업체 간담회 및 개별간담회, 현장 보고대회와 함께 교육선전을 강화하고 있으며 18일부터는 현장순회 집회를 기획하여 실천투쟁을 전개하고자 한다.
문제는 아래로부터의 현장투쟁과 더불어 정규직 노동조합(노동자)과의 연대 투쟁이다. 연대회의를 통해 전체적인 틀 내의 항의방문 투쟁이나 24일 간부파업투쟁 등을 기획하고 실천한다고 하지만 정작 현장 아래로부터의 현장 투쟁과 관련한 연대 투쟁은 아주 협소하거나 실천이 미약하다.
불법파견 투쟁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정규직화 쟁취의 목표도 있지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사용자가 업체 사장이 아닌 현대자동차임을 명확히 하는 것이다. 이는 이후 비정규직 노동조합이 임단협 투쟁과 구조조정을 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부분이 될 수밖에 없다. 불법파견 투쟁은 불법판정을 받은 10개 업체를 중심으로 하는 투쟁에 그쳐서는 안된다. 불법파견 투쟁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대중투쟁을 촉발시켜 내면서 2,3차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권리의식과 투쟁의식을 일깨우는 자극제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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